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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 조회수 : 2,330 | 추천수 : 4
작성일 : 2019-04-20 04:04:14
복사꽃 

                                     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송찬호, 문학과지성사,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에서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남동생놈의 카톡에
동네에 진창으로 핀 꽃으로 답을 했더니

누나도 늙어 가는구나
꽃으로 도배나 때리고..한다

순딩순딩하던 놈을 잡아간
사납은 세월이 미워라

그리 패폭했다간
또 부아를 돋울까

아..네..
당신의 분노덕에 
내 꽃구경해요 
하트뿅뿅~

살 수록 처세빨이 늘어나니,
세상에 못 터득할 기술은 없는듯

꽃미모만이 넘사벽일세. 쳇!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 사진 속 됴화는 동네 듕국언늬네 집앞에서 찰칵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빗줄기
    '19.4.24 7:29 AM - 삭제된댓글

    아ㅁ부터 호들어진 꽃과 시와 남매간 따스한 정을...
    님 하루에 축복있으시길!

  • 2. 혀니랑
    '19.4.25 8:34 AM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남동생놈의 카톡에...^^
    산책길 수수꽃다리를 진창으로 찍어 보냈지요, ㅎㅎ

    간간히 소식을 전하는 남동생놈이
    한국엔 지금 라일락이 한창이구먼,,,,,

    자슥아~~~~~
    라일락만 뿐이더냐, 정말 온 산천에 지천으로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너무 이뻐서 이 봄의 산책을 아끼다간
    한이 될 듯 하단다. 부지런히 쏘댕기고 있다, 했네요,,,,
    이젠
    푸름이 눈을 시리게 합니다. 다가올 여름은 또 핫핑크의 베롱나무로
    뜨거운 땡볕을 즐기게 하겠네요.
    재미없은 머스마동생도 나이가 드는지 꽃얘기를 섞네요, ㅎㅎㅎ

  • 쑥과마눌
    '19.4.25 9:21 AM

    우리 동생놈도 평생 누나에게 퉁수와 면박으로 점철된 삶을 살지만,
    내 알지요..
    내 숱한 문장의 도용과 표절이 그 놈이 다 하는 것을요.
    나는 지 껏을 베껴 쓴 거구만 말이죠. ㅋ

    혈육은 좋은 것이라죠^^

  • 3. wrtour
    '19.4.28 2:06 PM

    신윤복 사시장춘이 생각나
    토방위 남정네 삐뚤어진 신발~~
    복사꽃은 궁금했는지 툇마루쪽으로 빼꼼이 내밀고
    복사꽃 밭에 들어가면 정말 저리 될까요?
    유혹 당하고 싶다.

  • 4. 雲中月
    '19.7.7 8: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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