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에서 만나 친하게 지낸지 7년 정도 되는 친한 동생입니다.
10월 초순 추석연휴에, 제가 해외여행 갔을 때, 문자를 주고 받았고,
10월 중순에 제가 귀국 했을 때 잘 다녀왔느냐고 그 동생이 먼저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도 잘 다녀왔고, 10월 말이나, 11월 초순에 날 잡아서 보자고 바로 답문자 보냈었구요.
그러다가 저도 몸이 안좋고 정신이 없어서 11월 말에야 만나자고 연속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더라구요.
이전에는 바로바로 답문을 보내던 친구 였는데...제가 뭔가 이상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이 전화는 결번이 되었다"는 안내가 흘러나오더라구요.
차암...전번이 바뀌었으면 바뀐번호 안내가 나오던지 해야되는데...이건 뭔지...
휴대폰이 완전히 박살이 났는지, 분실이 됐는지...암튼 그래도 번호가 바뀌었으면 안내가 나오지 않나요?
하필 제가 그동안 카톡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애가 휴대폰을 복구해도 내 번호가 뜰 것 같지고 않고...
고민 끝에 전에 그 동생과 제가 다니던 회사의, 동생 팀의 팀장이었던 분에게 연락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먼저 퇴사를 했었고, 그 동생은 저보다 몇년 더 다니다가 작년 초에 퇴사를 했는데, 같은 팀 팀장님가 친하고 계속 연락하는걸로 알고있었거든요.
어찌어찌 본사로 전화해서 어찌어찌 휴대폰은 개인정보라서 못알려준다고 해서 어찌어찌 그 팀장님 자리 내선전번을 알게되서 그 분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 휴대폰 카톡 번호에도 그 동생의 결번된 번호가 그대로 등록되어있고, 그 번호가 사라지지도 바뀌지도 않았으며 본인도 연락해 보았더니 결번 안내만 나온다고 하시더군요...
그 동생과 친했던 다른 동료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이고...그 동생이 워낙 술을 좋아하고 사교성이 좋아서 퇴사후에도 이전 동료들과 자주 만나서 술자리를 가진걸로 알고있거든요.
마지막 만난것이 언제인지 까지는 분위기 상 물어보지를 못하고...그 팀장님도 본인도 걱정이 된다면서 만약 바뀐번호가 뜨거나 연락이 오면 저 한테 바로 연락을 주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허...참...꽤 자주 만나던 동생이었는데, 어느 동네 사는 지 까지는 알고 있는데, 같은 서울 하늘아래 있으면서 이렇게 영영 소식이 끊기는 건지...
혹시 사고가 나거나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것은 아닌지...
이 쯤되면 그 친구가 무슨 괴로운 일이 있어서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탄 걸 거라고 말하실 분이 많으시겠지만, 워낙 성격이 무던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큰 굴곡없이 자란걸로 알고있고,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항상 이리저리 모임이 많아서, 제가 살짝 질투가 날 정도로 인기가 많던 친구라서 그런 친구가 잠수를 탄다는 것은 정말 정말 괴이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지만, 어떤 친구는 연락이 끊기면 아마 잠수 탔나보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드는 친구가 있고, 그래도 잠수를 탈 거라는 것은 전혀 상상이 가지않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 동생이 바로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생한테 택배선물이라도 보내서 집 주소라도 저장해 두는 거였는데...
가족구성은 그 친구는 혼기 넘긴 미혼이고, 가족소유의 건물에서 윗층에는 친구 혼자살고, 아랫층에는 어머님과, 같은 미혼동생과 다른 동생이 친정에 맡긴 조카가 함께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층은 세를 줬구요.
만약 이 친구가 휴대폰이 완전 부서져서 연락처가 복구 불가능 하게 되었다면, 전에 다니던 회사랑 집도 가깝고, 회사에 친구도 많아서 퇴근시간에 회사로 찾아가서 전 동료들에게 직접 연락처를 받았을 친구 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전에 자주 전 회사로 놀러가기도 했구요.
제가 알고 있는 거라고는 이 친구의 결번된 번호와 생년월일, 그리고 현재 살고있는 동의 이름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니 7년이나 알고 지냈으면서 이 친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네요.
예전에 그 친구가 집에서 나와 먼 동네에서 혼자 자취할 때 집에 놀러간 적은 있는데, 본가로 돌아간 다음에는 방문하지를 못했구요.
제가 일가친척도 아닌데, 친구 동네 파출소에 가서 생년월일을 말하고 주소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쌩판 남인데도 알려줄까요?
이런 경우에 친구의 전번이나 연락처를 알아내신 경험이 있는 분 계실까요?
주변에서는 걍 기다려라, 그 친구도 사정이 있겠지, 곧 연락이 올꺼라고 말하지만...내가 아는 그 동생은 전혀 이런 상태를 잠깐이라도 유지할 그런 동생이 아닙니다ㅠㅜ
자꾸 자꾸 불길한 생각만 들고, 정말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은 아닌 지, 이대로 영영 그 친구와 소식이 끊기는 것은 아닌 지 회사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로 걱정이 됩니다.
친구라는 것은 친구가 연락이 끊기면 그러려니 하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존재인 걸까요?
그게 그 친구를 위하는 길이고, 불안감도 꾹꾹 눌러두어야만 하는 걸까요?
이런 경우였다가 친구와 연락이 닿은 적이 있는 경험이 있는 82쿡 회원님의 현명한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