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눈물의 전복죽
우리 가족, 전복죽이라면 이성이 마비됩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엄만지, 아빤지, 아들인지, 딸인지 완전히 잊게 만드는 음식이죠.
명절 연휴 시작 전날 (쌔러데이),
가정 경제의 파탄을 무시하고, 거의 제 정신을 놓은 채
전복을 6마리나 때려넣고 죽을 쒔습니다.....미쳤지.....
곰솥말고 젤 큰 냄비에 반이 넘는 양이 나오더만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죠,,,,.
음.....낼이랑 모래 아침 먹고, 반은 냉동했다 아침 부실한 날 먹고....흐뭇흐뭇....
간 봐준다며 계속 떠다 먹는 남편, 그날은 봐줬습니다. 워낙, 양이 많았으니까....
전, 음식 만들면 꼭 간 봐달라고 합니다.
자기가 절대미각이라고 믿는 남편, 무쟈게 뿌듯해하죠.....
담날 아침 (썬데이),
느즈막히 일어나 냄비 뚜껑을 열었는데....
아 ~아 ~악 ~~~
그 큰 냄비가 텅 비었습니다.
나 : 뭐야? 이거, 누가 다 먹었어?
아들 : 난 한 그릇 밖에 안 먹었어요.
딸 : 난, 지금 일어났어....
남편 : ......
나 : 이거 뭐야? 그럼, 누가 먹었어?
아들 : 아빠가 계속 먹었어요....
남편 : ........
나 : 기가 막혀서. 내가 조금이면 말을 안해, 아니, 조금이라도 그렇지, 콩 한쪽도 나눠먹는게 가족인데.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먹어? 딸이랑 마누라가 안 먹었는데, 자기가 남편이고 아빠 맞아? 어머나....
남편 : 누가 늦잠자래:? 그만해라, 먹는거 갖고 치사하게 굴지말고...
전, 딸 먹으라고 냄비 바닦 박박 긁어 반공기도 안 되는 양 덜어놓고 설겆이했습니다. ㅆㅂㅆㅂ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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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딸 아인 안 먹겠다고 하데요.
그날, 저녁, 세 식구 밥차려주고.
전복죽을 찾는데, 안보이네요.....
나 : 이게 어디 갔지?
아들 : 엄마, 죽 찾아? 아까 아빠가 먹던데.....
나 : 뭐야~~~~~~
저, 완~전~히~ 돌아버렸습니다.
기가 막혀, 인간이 어쩜......어머, 사람이 왜 그러냐? 왜 먹는 것 같고 사람 비굴하게 만드냐?
어떻게 그것까지 먹냐? 기가 막혀. 기가 막혀.....
남편, 마구 화를 내며 수저를 놓곤,
아침에 한 번 해댔으면 됐지, 또 하냐?
나 : 아침엔 조금 남았을때지. 그렇게 화를 냈는데도 그걸 마져 먹냐?
남편 : 삭을까봐 먹었다. 니가 만든거 이제 다신 안 먹는다.....하더니,
자기가 더 화를 내며, 수저를 팽개치며 거실로 가데요.
애들은, 눈치 보며 밥수저 놓고,
전, 애들한테 좀 미안하긴했지만, 막 눈물이 나는게...너무 화가 나서.,...
뒷배란다로 가서 눈물을 질질 흘렸답니다....허., 기가 막혀. 지가 뭘 잘했다고 큰 소리야....
잘 됐네, 낼 시댁가야 하는데,
안가면 되겠네....건수 하나 건졌다....
담날, 아침,
이 인간 일어나더니.
그렇게 먹고 싶었어? 니가 만든게 너무 맛있어서 내가 이성을 잃었다. 미안해,
전복죽 파는데 어디냐? 내가 사다줄게....화 풀어.....온갖 애교 떨며
자기 집 데려가 부려먹으려고 애를 쓰데요.
전, 그 순간에 왜.....
나도 전복죽 먹고 싶단 말야.....하는데 눈물이 마구마구 솟냐구요....ㅠㅠㅠㅠㅠㅠ
명절에 시댁 가서도
시부모님께 일렀답니다.
시부모님,....흐이구, 나이가 40인데, 넌 대체 왜그러니....하며. 괜히 제 편 들어주는 척 하고....
오늘, 단골 생선가게 아자씨가 생물전복 좋은 거 있다고 부르데요.
그날의 한이 불끈불끈 일어나 덥썩 사버렸답니다.
당근, 죽 쒔죠.
애들 아빠 오늘, 못 온다는군요.....ㅋㅋ
애들이랑 저랑 홀랑 다 먹어버리려구요.....나쁜 눔.....
예전에
키톡에 올린 울남푠 식탐야그 읽으신 분들은 아시죠? 어느 정돈지....아이구, 내 팔자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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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m1000
'04.10.18 9:21 PM계속해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전복죽 해 드리세요..
어느날 질리실 겁니다..
그날까지만,, 이 악물고,, 쭈~~~욱!!! ^^;;2. 카푸치노
'04.10.18 9:22 PM에구 눈물까지 흘리시고..
전복죽 진짜 좋아하시나봐요..
담부터는 울지마시고..
맛있는건 잘 감춰두세요..
검은봉다리가 있잖아요!!!3. 다시마
'04.10.18 9:32 PM죽 쒀서 *준 거보담 훨~ 낫잖아요... 에구에구~ 이걸 위로랍시고... 깨갱깨갱..
4. 김새봄
'04.10.18 9:46 PM흐흐흐흐흐.......웃으면 안되는데 자꾸 웃음만 비실비실 나와요.
자스민님~ 오늘 죽 실컷 드세요.
근데 이상하네..어제 오늘 피곤해서 기운 없는데 갑자기 전복죽이 먹고 싶더라구요.
눈 딱감고 한마리 사서 아이들이랑 나만 먹을까 어쩔까 하다가
집 근처 생선가게에는 없어서 멀리가는거 귀찮아 주말로 넘겼는데..5. 샘물
'04.10.18 9:52 PM모년 모월 모일 우리집 저녁식탁.. 남푠과 달랑 둘이 사이좋게 시작한 그 저녁식사...
작은 조기 네마리중 난 입도 안댄 세마리가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 급기야 마지막 놈에게 접근하는 젓가락 ...순간 막아선 용감한 젓가락이 있었으니.."내꺼야!!! 나도 먹구 살자!!!"
화들짝 놀란 남푠, 그 후 달라지더이다.. 바뜨 아주 조금...6. 키세스
'04.10.18 10:05 PM흐흐흐흐
문제는 jasmine님이네요.
왜 그리 맛있게 전복죽을 쒀서 남편분을 중독을 시키냐구요???
반성하시고 레시피 빨랑 올리셔요. 스릅~ ^^7. 하루나
'04.10.18 10:17 PM에구에구...얼마나 속상하셨을꼬...얼마전 입맛이없고, 몸이 안좋아서 저녁 못하겠다고 전화했더니 저희 남편왈..."그래? 그럼 내밥은 내가 알아서 해결하고 들어갈께~" ㅡ_ㅡ;;;
하여튼 지배고픈건만 알고 마누라 배는 고프던말던...밥도 먼저 먹다가 다차리고 같이 먹자고 뭐라고 한소리했더니 그제서야 숫가락을 놓고 뻔히 보더만요...으휴...마누라가 밥안해주면 가출할꺼에요...
그나저나 저 전복죽 진짜 맛있겠당...먹고 싶다고하면 즉석전복죽이나 사줄 남편...으휴...엄마에게 만들어 먹으러 가야겠네요...저는...ㅋㅋ8. 김혜경
'04.10.18 10:18 PMㅋㅋㅋ...그렇다고, 그걸 가지고 우시다니...싸랑하는 서방님이 드신 걸...ㅋㅋㅋ
9. 쮸미
'04.10.18 10:20 PMㅆㅂㅆㅂ 라구요? ㅋㅋㅋㅋㅋ
그게 뭔소릴까요....?ㅎㅎㅎㅎㅎ
죽 맛있게 다 드셨어요?
이제 기분 푸세요....ㅎㅎㅎㅎㅎ
죄송해요, 자꾸 웃음이 나서..ㅎㅎㅎㅎ10. 미스테리
'04.10.18 10:27 PMㅎㅎㅎ....
전복죽과 눈물^^;
것두 쟈~님의 눈물???....상상이 안가는데 함 보여줘요 =3=3=311. 아기와 나
'04.10.18 10:28 PM우히히~jasmine님 귀엽당.
12. 오렌지피코
'04.10.18 10:39 PMㅋㅋㅋ...전복죽 맛있게 드셨나요???
우리집은요, 반대예요.
울 남편, 뭘 해줘도 잘 안먹어요.ㅠ.ㅠ
기껏 뭔가 근~사하게 한상 차려놓고, "이거 지금 함 먹어볼래?" 하면, 울 남편, 열이면 아홉은 아니래두 일곱 정도는 "지금은 싫다."이럽니다.
그래서...힘들여 만들어 놓고 배터지게 혼자 먹어치우거나,
그러다 남아서 가끔 버리기도 한다는...흐흐흑! ㅠ.ㅠ13. 나루미
'04.10.18 10:46 PM쟈스민님..너무 재밌어요...
사소한일로도 싸우고 울음나는게 부부사인것같아요..
저도 오늘 아침 진짜 별거 아닌일로 한번 째렸죠..
어제 마카디아가 들어있는 초콜릿을 남편.저 아들하고 먹다가
4개남겨놓고 뚜껑덮고 정리했죠..너무 많이 먹으면 살쪄~~(낼 다 내보내고 커피랑 우아하게
먹어야지)..흐흐..제 속셈이였죠..
아들재우고 나왔더니 남편이 초콜릿을 주섬주섬먹고있더군요..
자꾸 살찌는데 왜그래...그만 먹어..
보니 하나남았더군요..으씨..ㅡ.ㅡ
미안한지' 이건 자기가 먹어'하며 줍디다...
아쉽지만 하나라도 낼 먹어야지...
하고 담날 아침먹고났는데 아들이 초컬릿찾습니다...
모른척하고 시선을 피한 이 못된엄마는 괜히 학교보낼준비하는데
남편이 말하더군요...
"아빠가 니꺼 하나남겨놨어..얼른 먹어..."
ㅜ.ㅜ
전 아들보다 절 더 사랑해주는 남편이 갖고싶습니다...
본론이 이게 아닌데 길었습니다..
쟈스민님..눈물나게 맛난 전복죽은 어떻게 만든건가요?14. 깜찌기 펭
'04.10.18 10:47 PMㅋㅋㅋ
쟈스민님 눈물에 왜 펭은 웃음만 날꼬..15. 헤스티아
'04.10.18 10:51 PM크헐헐. 부럽습니다. 진정으로.. 제 남편도 그리 먹으면 큰 통으로 날마다 대령할 수 있는데...-.-;; (가정경제가 파탄나더라도, 정신없이 먹일겁니다--;; 남편, 50킬로도 안되요!! 잘 먹지도 않아요!! 좀 많이 먹으면 체해요!! 엉엉...)
헤헤 이렇게 부러워 하면 안되는데,,, 별게 다 부럽네요...^^;; 자스민님은 속상한 일인것을... 지송..16. 두들러
'04.10.18 11:08 PMㅎㅎㅎㅎ..저도 한참 웃었네용...너무 웃겨서 남편한테 중계방송도 하고...ㅎㅎ
17. 오렌지피코
'04.10.18 11:18 PM핫! 헤스티아님, 으허헝....(동병상련...)
...우리, 언제 만나서 손붙잡고 남편 흉 죽도록 봐주어야 합니다.
울 남편, 56키로, 허리 사이즈 28입니다. ㅠ.ㅠ;;;18. beawoman
'04.10.18 11:30 PMㅎㅎㅎㅎㅎㅎ
그정도여요, 우리 집 냉동실의 전복이라도 드리구 싶네요19. 레몬트리
'04.10.18 11:33 PM쟈스민님만의 전복죽 레시피..올려주세요.
저도 한번 먹어보구..울고 싶어요...
왜? 너무 맛있으니까.........20. 마농
'04.10.18 11:45 PM그게 참... 엉엉 운 그 마음 그냥 알 것같아요.
먹는 것만큼 사람을 서럽게 하는게 없는 것같아요.
그만큼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도 없겠지요.^^.....
전복죽 많이 많이 드세요..21. 이론의 여왕
'04.10.19 12:06 AM으흐흐흐흐...
그러게 맛없게 좀 만드시지... 언냐의 솜씨를 탓하셔욧! ==3=3=3=322. 아라레
'04.10.19 12:10 AM음..음... 있잖아여... 만약 무인도에 표류되면 가족의 인연이 끊어질 듯...
어쩌다 잡힌 생선이 과연 무사히 쟈스민님과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_-;;==3=3323. 강아지똥
'04.10.19 12:44 AM정말....그냥 그게...그렇더라구여...^^;
아무리 작은 먹거리여도 맘이 무지 상하게도 하고 좋게도 하고...ㅋㅋ
그래도 힘내시와여..눈물 닦으시고 ...토닥토닥...24. 박하맘
'04.10.19 1:50 AM남편님이 무슨 죄겠어요....
그눔의 식탐이 죄지요...^*^
그러게 대강대강 만드세요......헤헤....25. tazo
'04.10.19 4:13 AM하하 쟈님 저 우신 그맘 알아요.안단게요.^_______^;;;
하지만 한참웃었어요...그러니까 적당히 맛있게 만드시는것이?
=3=3=326. 똥그리
'04.10.19 4:40 AM우하하하하 쟈스민님~ 꼭 제 경우와 너무 비슷하셔서 놀라워요~
제 남편도 뭐 맛난게 있으면 일단 먹고 보는 편이라서
첨에는 저 너무 놀라고 서럽고 분하고 원통하고.. -.-
모 이런 경우가 다 있냐 싶은 것이 니가 인간이냐 이럼서 따지고 들다가,,,
결국은 눈물로 바다를 이루는... 흑흑...
이젠 그러려니 하구 저두 "너두 당해봐" 작전으로 나갑니다.
걍 맛난 거 있음 홀라당 저두 다 먹어 버리기두 해요. 흐흐흐...
치사하다고 하지만 이래야 속이 풀리는 걸 우짜겠어요. 에헤헤~ ^^27. plumtea
'04.10.19 8:09 AM저도 전복죽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요. 저거 비싸서 잘 사먹지도 못 하는데...
시엄니께선 시댁에 좋은 선물 들어오면 죄다 저를 주시는 좋은 습관이 있으세요^^ 저 먹으라는 게 아니라 아들 먹여라 뭐 이런 의중이신 것 같기는 한데...
얼마 전 활전복 한 박스가 그냥 시댁에서 저희집으로 바로 공수되었네요. 바로 냉동시키려고 손질하는데 어찌나 군침이 나는지 저녁을 먹었는데도 남편도 자는데 저 혼자 2마리 데쳐 초장에 찍어먹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전복이 비린 거에요. 전엔 그런 적이 없는데...
담날 남편도 좀 먹으라고 2인분에 2마리 넣고 끓였는데 역시 비리더군요.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그로부터 며칠 후 저 임신한 줄알았어요.
그 맛있는게 비리다니...입덧하느라 전복 맛난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28. 경빈마마
'04.10.19 9:13 AM예전 같았으면 ㅆㅂㅆㅂ 이 뭔지 몰랐을 터인데....
이제 전 알지요.....ㅋㅋㅋㅋㅋㅋ29. candy
'04.10.19 9:13 AM전 전복죽 먹고....욕 먹어도 좋아요!~^^
30. 글로리아
'04.10.19 9:20 AM자스민님 마음 어떤지 알지요.
지난 여름 황도복숭아 3박스 사서 새벽까지 복숭아병조림을 담아
냉장고에 뒀는데 그것 전부다 술취한 남편이 뜯어서 먹었잖아욧!
그것을 왜 뜯지 말아야 하는지 전혀 모름. 이런~~
일주일만에 다 먹은 병조림이 무슨 병조림이예요?
크리스마스때 하나, 설날 하나 이런 식으로 명절때 개봉하려 했는데 하나도 없어요.
끓어오르는거 꾹꾹 참았어요. `그래도 이렇게 좋아하는 음식 있는게 얼마나 좋으냐'하고.31. 포항댁
'04.10.19 9:22 AM쟈스민님 !
저희 집 모습 그 자체네요.
그런데 전복죽을 냉동해두어도 괜찮은가요.
저는 팥죽과 호박죽은 냉동해 보았는데, 전복죽도 괜찮은가봐요.32. 냉동
'04.10.19 9:32 AM완전 전복집 맞는것 같네요..하하
간혹 자연산 전복이 쌀때가 있습니다.
혹시 필요 하시면 연락 하세요.,,,아자!33. yuni
'04.10.19 9:39 AMㅎㅎㅎ 남편분이 간 봐주신다면서 계속 떠다드실때 알아봤지.
내 그럴줄 알았다니께. 크크크...34. 선화공주
'04.10.19 10:40 AM하하하하....맞아요...ㅠ.ㅠ
음식 ...그게 사람의리를 젤 상하게 한다니까요^^
쟈스민님의 눈물...".나도 먹고싶단 말이야!" 이해가 갑니당..
저도 그 케이스로 눈물바가지 흘린뒤엔
울 오빠 꼭 마지막 한개있는건 안먹습니당!!(뒷수습 무서워서리..헤헤..)
선생님...울 부부 ...넘 사랑하는데...
싸랑하는 서방님이 다 먹어버리면 그리 서럽고 눈물이 나는데..생님은 안그러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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