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데도 여전히 음식 사진이 모이질 않네요 ㅎㅎㅎ
뭘 만들었다 하면 다 먹은 후에야 사진을 안찍었다는 것이 생각나고, 기껏 요리해서 차려주어도 라면을 더 좋아하는 가족들 때문에 요리 의욕을 상실하기도 하고요...
뭐, 가족들이 식탐이 없는 덕분에 저도 덜 만들고 덜 먹게 되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은 됩니다만... ㅠ.ㅠ
암튼, 있는 사진 없는 사진 긁어 모아 또 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발견한 탄소배출 줄이는 법을 보여드릴께요 :-)
요건 저희집 코난 아범과 코난군이 좋아하는 옥수수 칩 입니다.
토스티땡땡이 미국에선 가장 많이 팔리는 칩 제품인데요, 과자 봉지를 잘 살펴보면 이스터 에그가 있어요.
두 사람이 칩을 살사에 찍어먹는 모습이 보이시죠? ㅎㅎㅎ
살사에 찍어먹고, 과카몰리에 찍어먹고, 치즈를 얹어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 먹고, 그냥도 먹고...
그러다보면 이렇게 됩니다.
다른 과자에 비해 옥수수칩이 유난히도 가루가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어지간만 하면 그냥 봉지를 입에 대고 와르르 쏟아부어 먹어치우겠지만서도...
일단은 남은 과자 가루의 양이 배를 불릴 정도로 너무 많은데다...
짜요!
짜도 너무 짜요!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깝고 - 양이 너무 많으니까요 :-)
일단은 잘 모아 두어 봤습니다.
버리는 것은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짠 맛을 이용해서 소금 대신 써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고보면 옥수수의 고소한 맛도 있고 짠맛도 있고...
코난군 친구들을 일 년에 몇 번씩 불러다가 그릴링을 해서 먹이는 일이 있어요.
고등학교 가까이 살아서 친구들이 오기도 편해요. 명왕성에서는 차 없이는 친구집에 놀러도 못가는 형편이거든요.
그런데 아이 친구들 중에는 고기를 안먹는 아이들이 제법 많아요.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안먹는 아이, 육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키는 아이, 음식 알러지 때문에 먹는 것이 제한적인 아이 등등...
고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 아이들도 물론 많지요.
하지만 이솝우화 여우와 황새 처럼 되지 않으려면 초대한 친구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야하죠.
과일과 샐러드는 어쨌든 몸에 좋은 음식이기도 하니 기본으로 준비하고...
만두는 고기가 든 것과 안들어간 것을 모양을 달리 해서 빚어요.
여우도 황새도 모두 맛있게 배불리 먹으라고요 :-)
그리고 대망의 김치 볶음밥!
여기에 바로 저장해둔 옥수수칩 가루를 양념처럼 넣었어요.
보통은 베이컨과 김치를 볶다가 그 기름에 밥을 넣고 볶아서 먹는데 (코난군이 베이컨을 좋아해요), 이 날은 채식을 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기도 하고, 불에 구운 고기가 많으니 밥은 채식으로 만들기로 했거든요.
옥수수칩이 꼬들하게 씹히는 맛도 있고 밥에 간을 더해주어서 아주 맛있었어요.
내친 김에 김치전에도 조금 넣었어요.
바삭함과 간간함이 더해져서 이것도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옥수수칩은 멕시칸 요리와 곁들여 먹는데, 멕시칸 음식이 한국 음식과 많이 닮아서 그런가봐요.
(사먹었던 멕시칸 음식)
지난 번 노숙자 무료 급식소 버전을 조금 개선해서 아이들이 의자에 앉아서 먹었어요 :-)
허접하고 비루하지만, 음식을 가치있게 활용하고 다양한 문화와 선택을 존중하려는 노력이 괜찮은 결과물을 낳았던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키친토크 게시물에는 꽃 사진이 트렌드인 듯 하여...
ㅎㅎㅎ
꽃 사진으로 마무으리!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