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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름다운 제주살이11~소박한 밥상과 달빛에 부서지는 밀감꽃향기^^!

| 조회수 : 10,233 | 추천수 : 31
작성일 : 2011-05-23 08:21:53




제주의 어느 밀감과수원 농가집에 이렇게 소박한 밥상이 차려졌습니다.ㅎㅎ
잡곡밥에 우거지 된장국을 끓이고, 이곳 제주도의 무밭에서 이삭이라는 상품성 없는
무우를 줏어 담근 무짠지 그리고 남편과 이른 아침 꺽어 말린 고사리나물과
무항생제 자연먹이로 유정란을 생산한다는 양계장을 방문하여 선물받은 유정란을
두알 부치고...오늘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살이의 하루를 엽니다.



그동안 남편과 꺽어 말린 고사리를 판매(?)한다고 나물 한번 푸짐히 못해 먹다가
한줌을 물에 담그었답니다.



물에 담근 지 두어시간도 채 안되어 한줌의 고사리는 이렇게 푸짐하게 불려지고^^



말린 지 얼마 안된 햇고사리인지라 불린 그대로도 아주 부드럽지만
물에 살짝 삶아 고사리 쓴맛을 빼기위해 하루저녁 담그었어요~



물에 담근 고사리 꼭 짜서 우묵한 웍에 집간장과 대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살살 버무려 약한 불에 뚜껑덮어 두었다가 살짝 뒤집어 조금 더 익히니,
제주도 고사리 이름값 하듯 그 맛이 소고기보다 더 맛난 듯 합니다.^^
조만간 육계장도 한번 끓여 먹어얄 듯 싶네요~



울집 소박한 밥상에서 가장 우리 부부에게 맛난 음식은 이 우거지 지짐입니다.
남편은 이 우거지 지짐을 먹으며 연실 엄지손가락을 들곤 하지요~ㅎㅎ

앞집 제주할망의 고사리를 82쿡 장터에 팔아 드렸더만 연하디 연한 무우청을 말려
두신 것을 푸욱 삶아 꽤 많은 양을 가져다 주셨어요~ㅎ
물기 꼭 짜서 식용유 조금 넣고 된장 파마늘 고추가루 잘은 멸치 한줌넣어 조물조물
무쳐서 약한 불에 올렸다가 자작이 물을 부어 푸욱 끊이면 세상천지 이리 맛난
음식은 없는 듯...남편과 둘이 한 뚝배기를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먹는답니다.



가끔은 아침밥 먹기전에 서귀포시장에서 향기에 취해 사가지고 온 더덕을 우유에
꿀을 넣어 이렇게 갈아 먹고는 아침밥을 조금 먹기도 합니다.
맛도 상큼하니 일품이지만, 한잔으로도 배가 든든해 집니다~~

아침을 급할 일없이 이리 먹고는 한라산 자락에 일군 텃밭에 나가기도 하고
가끔 제주 생산물 구매 부탁 전화를 받고 서귀포 시장이나 한라봉 하우스농장에
가서 택배 배송도 하고...
날씨 좋은 날은 사징기 들고 제주 야생화에 엎어(?)지기도하고요...ㅎㅎㅎ
남편은 축구를 하러 가기도 하며 그런대로 한가롭던 제주살이가
나날이 나날이 이렇게 바빠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름을 이틀 앞두고 해 저물어 가는 과수원 하늘을 올려다 보니~
하현달이 심상치 않아 보이더군요^^
(사진 왼쪽 밑으로 다닥다닥 피어오는 귤꽃이 보이시나요?)





남편도 축구 야간경기를 나간지라 저녁밥 혼자 간단히 먹고는
밤하늘을 주시하여 보았습니다.



우리 침실(?)이라고 일컬은 방의 창으로 달빛이 쏟아 지는 데....
그 달빛이 어찌나 아름답던 지...가슴이 다 아릿해져 오더라구요^^~

별이 총총하진 않치만 옛시조를 읇조리게 하는
이화에 월백하고.....때마침 귤꽃이 하얗게 부서져 간간이 부는 바람에
매혹적인 귤꽃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들며~

어렸을 적 동화 알프스의 소녀를 읽으면서
하이디가 다락방에서 마른풀을 깔고 창밖을 내다보던
늘 내꿈으로 간직하던 그 풍광이 이게 아니였을까? 하는 환희로움에
사로 잡혀 버렸습니다.



어젯밤 울집의 창밖에 풍광입니다.
사진엔 잘 안나왔지만, 하얀 귤꽃과 나무잎새에 달빛이 흐르고...



창안으로 스미는 달빛을 담아 보았는 데....
내눈으로 보았던 그 느낌이 표현이 되질 않아 너무 아쉽군요^^ㅠㅠ

그래도 늦은(?) 나이에 어려서부터 꿈꾸어 왔던
다락방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던 하이디가 된 느낌이
오랜 꿈을 이룬듯 싶어 너무 황홀하기까정 하였답니다.

지난 밤 그렇게 달빛이 심상치 않게 비추더니
오늘 아침 제가 머물고 있는 밀감과수원에는 하얀 귤꽃이
이렇게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침햇살에 부서지듯이 피어오르던 밀감꽃들!
요즘 제주 전역에 퍼지고 있는 귤꽃향기입니다.
자아~~오늘은 오월의 제주 밀감꽃 향기에 취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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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빠오코끼리
    '11.5.23 8:28 AM

    정말 제주에 사시는 것처럼 사시네요,,,,

    저는,,,껌딱지를 키워서 그러는가,,,여기가 제주인지,,대전인지,,,전주인지,,,

    당췌,,구분이 안가고 있는데,,,ㅡㅡ;

  • 2. coco
    '11.5.23 8:55 AM

    제주 음식의 맛, 삶맛, 맛의 극치를 느낍니다! 귤꽃이 이리 아름답군요. 귤향을 닮은 꽃향인가요? 상상만 해봅니다. 저도 어려서 하이디의 건초 벼개향을 킁킁 거렸던 겅험이 있어요.

  • 3. 엑셀신
    '11.5.23 9:14 AM

    고사리볶음 참 맛나보여요. 편안한 사진과 소소한 듯 세련된 글솜씨가 참 좋습니다. ^^*

  • 4. 진선미애
    '11.5.23 9:55 AM

    제주살이 글 올리실때마다 맘이 아파요 -부러워서 ㅎㅎ
    요즘 줌인줌아웃에 못 들러봤는데
    시간나면 가서 밀린 사진과 글들 한번 읽고 마음 정화시켜야겠습니다^^

  • 5. 분당댁
    '11.5.23 10:22 AM

    만약에 직장과 상관없이 국내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하면
    전 당근 "제주도" 입니다...너무 부럽습니다..
    고사리도 참 맛나 보입니다...
    꽃사진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요~~!!!

  • 6. 상큼마미
    '11.5.23 10:25 AM

    82에서 뵈니 이또한 또 새롭네요^^
    안나돌리언니의 제주생활 부럽습니다
    멋진 한 주 시작하세요~~~

  • 7. jasmine
    '11.5.23 12:19 PM

    세상에......염장 제대로네요....따라할 수도 없는 재료와 환경과....흑....꿈만같아요...ㅠㅠ

    얼마전 한 82회원을 만났는데.
    몇해전, 안나돌리님이 제주도에서 택시합승시켜주셨다구요.
    사람 인연이 참...대단해요....
    안나돌리님, 주변에 싱싱한 제주산 식재료들...장터에 많이 풀어주세요. 부탁드려요.

  • 8. 베로니카
    '11.5.23 12:53 PM

    우거지지짐 엄청 맛나겠어요^^ 쓰읍~

  • 9. 표고
    '11.5.23 1:50 PM

    우리 부부의 로망입니다.... 제주살이가..
    부럽기만 합니당.. ㅠ.ㅠ

  • 10. 제주/안나돌리
    '11.5.23 2:45 PM

    빠오코끼리님
    저도 처음 제주로 올때는 전원주택에 적응을 못할까봐
    제주시나 서귀포시 아파트 알아 보았는 데...
    요즘은 이리로 이사온 것이 너무 다행이다 싶어요~
    언제 껌딱지(?) 델꼬 울집으로 놀러 오세요^^

    쵸쵸님
    반갑습니다.
    밀감꽃을 처음 보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귤을 드시면서도 귤꽃이 핀다는 생각을 안하시는 것 같더라구요^ㅎㅎ

    coco님
    농가주택이 불편한 것도 많이 있어요~ 귤꽃향기는
    아카시아 향기에 달콤한 느낌이 더 나는 듯 싶습니다.

    엑셀신님
    부족한 사진과 글에~ 감사드립니다.

    진선미애님
    부러우시면 지는건 데...ㅎㅎ
    저도 생각지 않았던 제주도행에 무척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분당댁님
    제주고사리 정말 맛있어요~ 부족한 사진에...감사드립니다.!

    상큼마미님
    잘 지내시죠? 오늘 제주에는 비바람이 몹시 부네요^^
    바람소리까지 사랑하려고 합니다요~ㅋ

    jasmine님
    82의 유명인의 댓글..정말 영광입니다. ㅋ
    싱싱한 제주산 식재료들 열씨미 찾아 볼께요~ 응원 감사드려요!

    베로니카님
    우거지지짐 너무 맛나는 데 할망께 더 달라 할 수도 없공^^
    서귀포 시장 한번 뒤져 볼까..합니다.

    표고님
    꿈은 이루어집니다....에 한표 더합니다.ㅎㅎ
    차분히 준비하셔서 멋진 제주살이 하시길 바랍니다.

  • 11. 북book
    '11.5.23 4:03 PM

    이화에 월백하고!..보름달도 아닌데..휘영청..꽃내음이 가득합니다.

  • 12. Terry
    '11.5.23 10:04 PM

    어머...밀감꽃이 저렇게 생겼군요.
    달빛도 아름답고..아...제주도 가고 싶어라...

  • 13. 제주/안나돌리
    '11.5.23 11:37 PM

    북님
    정말 환상의 밤이었답니다. 진정 보름날엔 보름달을 못 보았네요^^ㅠㅠ

    Terry님
    밀감꽃이 청초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 꽃내음이 환상이랍니다. 밀감꽃 필때 한번 제주도 다녀 가세요~!

  • 14. 그린
    '11.5.24 12:33 AM

    돌리님~
    저도 우거지 지짐 완전 싸랑해요~~^^
    덕분에 밀감꽃은 처음 보는데
    알지도 못한 환상적인 꽃내음이 맡아지는 듯 힙니다.ㅎㅎ

  • 15. 제주/안나돌리
    '11.5.24 2:42 AM

    그린님 방가~!ㅎㅎ
    밀감꽃 향기는 아카시아 향기보다
    조금 더 달콤한 로맨틱한 향이랄까?
    한병씩 담아 보내고 싶어 집니당^^ㅋㅋ

  • 16. 자작나무
    '11.5.25 10:58 PM

    어제까지 제주도에 있었어요..
    근데 어디선가 향긋한 향기가 나는거예요..
    이게 무슨 향일까하고 주변분들한테 물어봤는데 모르신다는거예요..
    근데 그게 귤꽃 향기였나봐요..
    정말 향긋하고 좋은향기던데..
    2박3일예정으로 갔었는데 비가 계속와서 슬퍼하다가 마지막날 날이 개서
    하루 연장하고 하루 더 있다 왔네요..
    두번째 가족여행이었는데 제주도는 갈때마다 다른 모습이네요..
    제주도 가도 또 가고 싶은 제주도에 사시니 부러울 다름입니다..
    귤꽃 향기를 내내 맡으시니 너무 좋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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