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지난주에는 몇 가지 밥을 만들어 제게 먹였어요 . 혼자 먹을 분량의 밥을 하기가 애매해서 집에선 '밥'을 잘 안먹었었는데 , 몇 번 하다보니까 이제 제 필요한 만큼만 멀쩡한 밥을 짓게 되었네요 ?
꽁치 덮밥 .
올리브쇼에 나온 굴비 덮밥을 먹고 싶었는데 , 굴비도 조개도 없어서 냉장고의 꽁치로 대체해 보았습니다 . 꽁치 바삭하게 구워서 , 표고랑 홍고추 넣고 끓인 간장 소스를 버터 올린 밥에 부어 먹었어요 . 마땅한 채소가 없어서 한 덩이 남은 청경채를 잘게 썰어서 같이 올렸고요 . 한 번에 산 잎채소 – 깻잎 , 미나리 , 배추 – 들이 번번이 냉장고에서 시무룩해질 때마다 죄책감이 드는데 ... 어떻게 해야 두고 먹을 수 있는 거죠 ? 냉장고에 얼려 버리면 되는 건가 ...
규동 .
냉장고에 애매하게 차돌 몇 장이 남았더라고요 . 전에 카츠동을 만들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돈부리엔 재능이 없구나 다신 만들 생각 안하고 있다가 , 날도 추워지고 따뜻하게 밥에 얹어 먹으려고 규동을 만들었습니다 . 마늘 양파 생각 볶다가 고기랑 간장 넣어 익혀주고 , 계란물과 대파 풀어서 완성 ! 밥에 얹어 주었습니다 . 이번에도 맛이 없었으면 먹는 내가 만든 나에게 뭐라고 밥투정을 해야 할지 난감했을 텐데 , 다행히 맛있었어요 .
버섯 파스타 ?
조개 관자 파스타를 만들고 싶었는데 ... 관자도 없고 , 관자를 써본 적도 없어서 ... 새송이를 수평으로 잘라서 먹는 저를 눈속임해 보았습니다 . 어라 버섯 맛이 나는 관자로구나 ? 소스에 크림과 굴 소스를 약간만 칠해 주었는데 , 어차피 주재료가 없는 파스타여서 맛은 있지만 뭐가 맛있는 진 잘 모르겠구나 , 넌 참 예쁜데 예쁜 구석은 못 찾겠다 싶은 파스타가 나왔네요 ...
된장 볶음밥
이번 주는 냉장고에 조금씩 남은 재료를 비우는 밥들이었는데 , 먹고 남은 오리고기가 한 줌 얼려져 있더라고요 . 그래서 볶음밥을 만들었습니다 . 볶은 마늘 양파에 굴 소스와 매실청 , 된장으로 간 해주고 밥과 스크램블 해 둔 달걀을 마구 볶았네요 . 엄청 뜨거운 팬에 계란물을 치익 부어서 밥알을 쌀겨처럼 감싼 계란 코팅을 만들 수는 없지만 ... 부지런히 볶아서 밥알이 꽤 분리된 볶음밥을 만들었습니다 . 밥알 반 공기 반 입 안에서 바스러지는 볶음밥을 만들고 싶은데 ....
스테이크
주말엔 고기죠 . 새로 장을 본 김에 별다른 소스나 곁음식 없이 , 간단히 구워 먹었습니다 .
날도 추워지고 오늘은 비까지 와서 , 이제 뜨끈한 것들을 먹으려는데 , 이번 주에는 저는 제게 무엇을 해 먹일 수 있을까요 . 아직 스스로의 밥으로 4 계절을 나지 못한지라 , 고민 해 보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