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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지겹다 표고~

| 조회수 : 14,177 | 추천수 : 8
작성일 : 2014-10-18 13:28:27

 

지겹던 밤수확이 끝나기가 무섭게 표고가 핍니다.

같이 산지 4년차라고 이것들도 눈치가 빤해서인지

잠시 쉴틈을 주지않고 멱살을 잡고 늘어지네요.

 

1차수확을 끝내고 서둘러 재배장정리에 들어갑니다.

작년봄 산불에 홀라당~ 해버린 그래서 그냥 방치하다시피 했었는데

그럼에도 이쁘게 잘 피어주는 녀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산불에 나무들이 타죽는 바람에

재배장 여기저기 하늘이 뻥~ 뚫려 햇빛이 쏟아지는 곳을 피해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또 옮기고......

 

올봄에 새로 접종한 녀석들도 자리를 잡아주고......

 

 


그리고 며칠이 지나 2차표고발생이 시작됩니다.

폭우이후로 비가오지 않기에 고압분무기로 인공강우 한차례 해주었더만

이것들이 미쳤나~ 

불에 탔던 그래서 내다버린 표고목에서도 표고들이 피어나네요.

 

아까운 표고목을 왜 버렸냐는 마님의 추궁에

"가서 따오면 될거 아니여~"

 


그 한마디 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지겹도록 이어지는 표고밥상......

 

표고된장찌개에 표고밥에......

정말 질립니다.

 

눈치챘는지 모처럼 콩을 갈더만 콩비지......

 


친정다녀와서 구워주는 장어구이~

그나마도 장인어른이 막내사위를 위해 별도로 포장해서 보내주신......

 

그와중에도 지겹다~  표고된장찌개~ㅠㅠ

 

표고가 질린다는 말씀 올리자

표고가 우리몸에 얼마나 좋은지 알기나 하냐~

표고란 무엇인가~

표고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표고와 인간의 상관관계~

표고가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

표고와 건축구조물의 역학관계......

 

아휴~  그냥 조용히 처먹을테니까 일절만 해라~

 

 


어느 휴일에는 아이들과 고구마를 캤습니다.

 

"얘들아~  오늘 고구마 캘까?"

"이야호오~~~"

 

고구마를 캐는 내내 아이들의 웃음과 환호가 끊이질 않습니다.

감자, 고구마캘때 가장 신나서 미친*  치맛자락 날리듯 하는 녀석들~

 

고구마순은 닭들먹이로 쓰고

순무우 조금 무우 조금 뽑아서 차에 실으니

짐칸에 한가득......

 

에휴~  당분간은 또 고구마로 연명하게 생겼구나. ㅠㅠ

 

 


고구마수확이 끝나고 농장에서 먹는 점심식사~

 

아이들이 좋아하는 등갈비구이와

성질급한 제가 술안주로 먹어야 하는 목삼겹~

 

배추 한포기 뽑아다가 쌈으로

순무우 한개 씻어서 속쌈으로......

벌써 제법 맛이 들었습니다.

 

후식으로 먹을 것도 없고

알밤 몇개 주워다가 구워먹고

윗밭에 올라가 토마토 몇개 따다가 하나씩 먹고......

 


끊이지 않는 표고......

아~  이젠 뭐 회덮밥이나 고추장에 쓱쓱비빈 보리산채비빔밥이라도......

 

아침부터 표고밥에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며

모처럼 숲속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농장과는 또 다른 상쾌함~

머리가 맑아지고 더부룩했던 속이 뻥 뚫리는 느낌과 더불어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저녁은 모처럼 일식으로 해결해볼까?

 

해서 마누라한테 문자를 보냈더만

쓸데없는 생각말고 일이나 하라는 단호하신 화답의 문자......

 

그려~  앓느니 죽지~~~ ㅠㅠ

 

 

 

보름전쯤에 아랫집 형님댁에서 데려온 강아지 한쌍~

 

이제는 제법 커서 차소리 발자국소리을 알아듣고

집에 돌아오면 죽기살기로 쫒아와 바지가랭이를 물고 늘어집니다.

 

회충약을 먹였더니 숫놈이 물도 안마시고 빌빌거리길래 병원에 델구갔더만

이따금 뱃속에서 회충이 뭉치는 경우가 있다고......

주사 세대에 먹는약 3일치에 링거까지 꽂고 금의환양하신 이후로~

 

강아지들은 북어국에 카레밥에 고구마밥에......

제 팔자보다 녀석들이 훨 나아 보입니다.

 

다음생에는 나도 개로 태어나봐~~~?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티지맘
    '14.10.18 2:38 PM

    게으른 농부님 댁에서는 아이들도 닭들도 강아지들도 행복하겠어요^^

  • 게으른농부
    '14.10.22 1:14 PM

    아이들, 닭들, 강아지들, 고양이...... 녀석들 덕분에 제가 행복합니다. ^ ^

  • 2. 딱따구리
    '14.10.18 3:10 PM

    강아지 정말 예쁘네요 품종이 뭔가요? 상근이 품종인가요?

  • 게으른농부
    '14.10.22 1:14 PM

    음~ 다문화품종~ 입니다.
    제가 잡종이라서 그런지 족보있는 개는 별로라......^ ^

  • 3. 변인주
    '14.10.18 4:02 PM

    농사 보다 더 빨리 자라는 이쁜 따님과 아드님이네요.
    허식없이 사시는 모습 행복해 보여요.

    후식없어서 군밤이라....
    너무 호화판 아니신가요?

  • 게으른농부
    '14.10.22 1:16 PM

    이따금 농장에 오시는 분들은 후식용으로 과일도 가져오시고 하는데
    저희는 따로 후식을 준비못해서 궁한대로 줍다 남은 밤 주워다가...... ^ ^

  • 4. 우화
    '14.10.18 11:34 PM

    아~ 부럽다...

  • 게으른농부
    '14.10.22 1:16 PM

    자랑질...... 죄송합니다 ~~~ ^ ^

  • 5. 백만순이
    '14.10.19 1:44 PM

    고기 굽고 밭에서 배추랑 순무 가져오고, 후식으로 토마토 따서 드시고~ 호화스럽네요~
    울애들은 고구마대신 제법 여문 생강이나 캐자고 해봐야겠네요

  • 게으른농부
    '14.10.22 1:17 PM

    에휴~ 호화라뇨~ 그저 궁한대로 밭에서......
    어째 생강은 캐셨남유~? ^ ^

  • 6. 9988234
    '14.10.19 3:47 PM

    전 표고버섯 너무 필요한데용~
    부럽습니다.

  • 게으른농부
    '14.10.22 1:18 PM

    첨엔 그냥 우리가족 먹을것만 재배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표고장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

  • 7. 도룡뇽
    '14.10.20 12:18 AM

    잘 봤습니다 ^^

  • 게으른농부
    '14.10.22 1:18 PM

    감사합니다. ^ ^

  • 8. 모카빵조아
    '14.10.20 10:11 AM

    행복한 투정맞죠 ㅋㅋㅋㅋ 무우청 말려서 겨울철 고등어 넣고 찌져 먹으면 꿀맛인데 ..ㅎㅎㅎㅎ

  • 게으른농부
    '14.10.22 1:19 PM

    어휴~ 좋은것도 하루이틀인가봐요.
    매일 먹으니까 정말 질리더라구요. ^ ^

  • 9. 고독은 나의 힘
    '14.10.20 10:17 AM

    얼마나 많이 드셨으면 표고밥에 속이 울렁거리시기까지 할까요..

  • 게으른농부
    '14.10.22 1:20 PM

    오늘점심도 표고된장찌개로......
    방금전에 소화제 먹었습니다. ㅠㅠ

  • 10. 아이둘
    '14.10.20 11:08 AM

    표고는 그래도 말리면 저장성이 좋잖아요^^

  • 게으른농부
    '14.10.22 1:24 PM

    예~ 시원찮은 것들은 해에 말려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표고나올때까지 먹습니다. ^ ^

  • 11. 부겐베리아
    '14.10.20 3:40 PM

    귀여운 강아지^^
    표교 지겹다?
    행복한 말씀 아니실까요...

  • 게으른농부
    '14.10.22 1:25 PM

    첨엔 표고가 그렇게 맛나더니 매일 먹으니까 이젠 거부반응이 오네요. ^ ^

  • 12. 자전거
    '14.10.21 1:22 PM

    일 능이,
    이 표고라지요?
    그것도 죽은 나무에서 회생하는 표고?
    정말 몸에 좋을 거 같네요.
    강아지들 귀엽고 너무 순해 보이네용.유난히 귀가
    축 쳐져서 더욱 순하게 생긴 녀석은 이름은
    순둥이'라고 하면 어떨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
    아이들이 벌써 다 지었다고요? ㅎㅎ

  • 게으른농부
    '14.10.22 1:26 PM

    ㅎㅎㅎ 담에 저녀석들이 2세를 낳으면
    그중 하나는 순둥이라고 꼭~ 이름을 짓겠습니다.
    근디 생긴거랑 딴판으로 장난이 을매나 심한지 몰라요.
    집뒤 남의 콩밭 일부를 아작내서 콩값물어줘야 할 것 같아요. ^ ^

  • 13. 닥out
    '14.10.28 6:47 PM

    이 와중에 아이들이 이쁘네요. 강아지들도요. 사진만으로도 행복해 보여요. 저 등갈비와 삼겹살... ㅜㅜ

  • 게으른농부
    '14.10.29 6:54 PM

    저는 아이들보다 강아지들이 더 이쁜데...... ^ ^
    돈이라는 문제를 벗어던지니 일상이 더욱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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