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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밥에 그나물~ ㅠㅠ

| 조회수 : 10,341 | 추천수 : 5
작성일 : 2014-08-02 18:36:38

 

더워도 정말 너무 덥습니다.

요즘은 새벽 네시 반이면 닭들 풀베어다 먹이고

이것저것 잡다한 일들 잠깐 하고 아침을 먹으러 집에 돌아오면

그야말로 땀에 흠뻑 젖어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네요. ㅠㅠ

 

 

 

하물며 점심때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실컷 땀흘리고 돌아온 어느날에는

마님께서도 기력이 딸리시는지......

 

냉장고에서 반찬 대충 꺼내다가 말고는

'그냥 대충 먹어~'

 

그러면서 자기는 입맛없다고 어디에 짱박아두었는지 모를

컵라면을 혼자 처잡숫습니다.

 

너만 먹냐?  나도 좀 얻어 먹자~

 

ㅋ~  오랜만에 맛보는 컵라면~

맛이 진짜 끝내줍니다.~

이러니 애들이 좋아할 수 밖에......

 

 

 

그래도 저녁은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합니다.

뭐~  저녁에 많이 먹으면 뭐가 어떻다고요~?

 

저녁에 배터지게 먹어도 새벽이면 배가 고파요~ ㅠㅠ


 

 

사람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닭들이 먹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입니다.

누군가의 건강에 해를 입히면 않되는 일이니까요.

 

풀을 먹이면서도 아쉬운 점은

과일이 넉넉해서 천연비타민등의 영양분들 먹여야 하는데

아직은 그럴 여건이......

 

어떤날은 복숭아 몇개~

어떤날은 자두 몇개~~~ ㅠㅠ

 

정 않되면 수박밭에서 수박도 사다가 먹이고......

 

 

 

밥생각이 없던 어느날은

따뜻한 밥에 마아가린 녹여서 외간장넣고 비벼먹고

물대신 오이지국물 들이키기도 하고......

 

며칠전에는 고향을 찾았었습니다.

다부지게 맘먹고 4박5일정도 푸욱~  쉬겠다고......

 

처가에서 하룻저녁 푹욱~  쉬고

다음날 새벽부터 할머니산소 벌초를 하러 갔는데

제법자란 나무들위로 칡넝쿨이 뒤덮여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여기가 공동묘지라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지경......

 

올해는 제가 동네에서 처음으로 벌초작업을 하는 모양입니다.

다음에 벌초하러 오는 사람을 위해 가급적 넓직하게 풀을 베어내고......

 

그래도 40년간 다니던 할머니 산소이니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확실히 알겠는데

지름길로 길을 내며 가다보니 말벌이 떼거지로......

 

일선공격수 후선으로 빠지고

2선 대기조가 달려들어 에프킬라 칙칙~ 뿌려가며

말벌소탕작전을 벌여보지만

우거진 풀숲속에서 말벌집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할수없이 우회로를 찾아 풀을 베며 나가다보니

이번에는 땅벌~ㅠㅠ

 

간신히 할머니산소에 도착해보니

세상에나~   작년 한해 못찾아뵈었을 뿐인데

주변에 나무들이 정말 놀랄정도로 엄청나게 크게 잘 자랐네요.

 

할머니산소 옆의 애기산소에는 직경 30cm쯤 되보이는 참나무가

정말 낯설은 모습으로 우뚝 서있고......

 

매년 형님들이 하던 일을 이제부터는 내가 해야지 싶었는데
그간 형님들이 을매나 힘들었을까 싶고

괜히 형들이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할머니산소 벌초를 마치니 세시간이 넘게 걸렸고

아버지, 어머니, 큰형님산소에 들러 절 한번하고 

후배녀석 산소에 벌초하고나니 네시간이 훌쩍~

 

에라이~

그렇게 1박2일을 보내고......

 

이제부턴 슬슬 달구들 밥이나 챙겨주며 쉬어야지 했더만

우라질노무 밤벌레들이 왜그리 눈에 잔뜩 들어오는지......

 

한낮더위를 피해 3일간 방제작업을 하고는

큰맘먹었던 4박5일 휴가의 마지막날 농약중독사고...... ㅠㅠ

 

큰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헛구역질에 세상이 뱅글뱅글~

지 맘대로 도는 것이

그렇구나~  지구가 도는것이 진짜 맞구나~ 싶은......

 

병원에서 해독치료받고 나와서 땡기는 것은 콩국수~

게다가 올해 처음 맛보는 고구마줄기......

 

계란후라이에 소주한잔 곁들이면서 못내 아쉬운 것은

내 휴가 4박5일 돌리도~~~~~ ㅠㅠㅠㅠㅠㅠㅠ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라이주부
    '14.8.2 11:37 PM

    휴가를 이리 고되게 보내시다니..

    손바닥만한(침대만한 ㅎ) 밭 농사 두어해 지어 본 것도 경험이라고, 게으른 농부님 글 읽을때 마다 얼마나 힘드실지 그냥 지나칠 수 가 없어요.
    더위먹는 것에 농약 까지... ㅠ ㅠ

    무조건 홧팅하세요!

    (고향에 처가? 소꿉친구셨나보다.. ㅎ)

  • 게으른농부
    '14.8.8 12:44 AM

    ㅎㅎ 두번째 직장에서 만났는데 알고보니 친구동생이더라는...... ^ ^

    밤나무를 얼른 없애야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텐데
    아직은 마님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아 마음한켠이 좀 그렇습니다.

  • 2. willow tree
    '14.8.4 1:42 PM

    힘들게 보내셨네요. 더운데 건강 잘 살 피시길. 이 효리씨네도 소길댁이라는 블로그를 하시는데. 닭을 키우는데 족제비가 하루는 와서 닭 두마리 죽였더니 어젯밤에 열마리 모두를 죽였다네요. 남편 상순씨가 상심이 커. 담배만 피워물고 있단 소리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게으름 농부님 생각이 또 나서 들어와보니 새러운 글이 있네요. 수고 하시구요.

  • 게으른농부
    '14.8.8 12:46 AM

    예~ 족제비는 닥치는대로 물어죽여서 피해가 큽니다.
    덕분에 이효리씨 블로그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연예인블방을 찾기는 처음...... ^ ^

    간단하게 산짐승을 막는 방법이 있어 알려줄까 싶었는데
    유명인이다보니 댓글이 하도 많아 좀 그렇기에 그냥 나왔네요. ^ ^

  • 3. 열무김치
    '14.8.4 9:08 PM

    여름 휴가 엄청나게 보내셨네요.
    힘든 농부의 삶일텐데, 힘들다 고단하다 소리없이(별로없이?? 히히) 대단하세요.
    닭들이 행복하겠어요 ^^

  • 게으른농부
    '14.8.8 12:49 AM

    휴가라고 정말 제대로 일만하다 끝났습니다. ^ ^

    헌데 어느날 닭들에게 풀을 주면서 생각해보니
    이녀석들로 인해 제가 더 행복하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맛있는 것을 먹으며 꾸꾸꾸꾸~ 소리를 낼때는 저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게다가 싱그러운 풀냄새 실컷 맡고...... ^ ^

  • 4. 백만순이
    '14.8.6 10:12 AM

    이런! 농약중독이라니요!!!
    농사일이 참 고되긴 고되다싶네요
    저희 부모님 귀촌하고 첫해에 새벽부터 일나가시는 허리굽은 동네 할머니께 이새벽부터 나가시냐고 여쭈니
    '자네는 그 쬐끄만 텃밭도 하루종일 붙어있는데 저 큰밭 농사야 말해뭐하겠나~'하셨다는게 생각나네요

  • 게으른농부
    '14.8.8 12:53 AM

    ㅎㅎ 맞아요. 시골어르신들 쉴틈이 없으시죠. ^ ^

    당초계획은 2천평정도만 밤나무를 남기고 닭들이 뛰어놀 수 있는 초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실행이 늦어지는 바람에 닭들을 방목하는 2천평을 제외한 나머지 5천평정도에는 매년 농약을 쓰게 되네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친환경밤농사~ 라는 것은 거짓이거나 과장이거나...... ^ ^)
    덕분에 농약을 사용하고나면 항상 맘 한켠이 무겁습니다. ^ ^

  • 5. 푸른강
    '14.8.7 11:56 AM - 삭제된댓글

    아궁
    고생 많이 하셨네요.
    몸보신좀 자주 하셔야겠어요.
    벌초하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처 삼촌 묘에 벌초하듯?한다는 말이 있다더니 농부님한테는 해당이 안되네요 ㅋㅋㅋ
    남은 여름 건강 잘 지키시고 농약도 조심 하세요 !!

  • 게으른농부
    '14.8.8 12:58 AM

    그나마 먹는것을 잘 먹어서인지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3일간 방제작업을 했다는 얘기에 체력이 버텨주니까 그나마 이정도라고......
    저희동네 한분은 아예 쓰러져서 아직도 입원중이시거든요.

    벌써 입추가 되었네요. 푸른강님도 건강하세요. ^ ^

  • 6. 애블린
    '14.8.11 11:53 AM

    아이구..고생하셨네요. 휴가 다시 가셔요. 계곡물 좋은 곳으로 책한권들고, 수박 두통, 맥주 몇 캔쯤 띄워 놓고 한나절..ㅎㅎ
    어릴적에 큰집 우리집 오빠들만 가는 벌초 나도 가겠다고 떼 써도 니는 짐만 된다며 안델고 가서 많이 울었는데 크게? 재밌어 보이지는 않군요. ㅎㅎ
    예쁜 달구지들 보니 덕분에 행복합니다.
    농부님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셔요, 저래 많은 식솔들이 아부지 발자국소리 듣고 큰다는거 아닙니까요?^^

  • 게으른농부
    '14.8.15 4:34 PM

    ㅎㅎㅎ 그러게요. 휴가 정말 다시 다녀왔으면 좋겠습니다.
    8월이 다 가기전에 말씀처럼 어디 가까운 계곡에 가서 하루쯤 맥주나 마시다가 와야 겠습니다. ^ ^

  • 7. 시골아낙
    '14.8.13 7:17 PM

    괜찮으신거죠?
    고생하셨겠네요.
    그래도 콩국수가 땡기셨다니~~ 그나마 다행인걸요.

    어릴적
    갓 지은 따끈한 밥 한 가운데 살살 파 헤쳐 마아가린 한 수저 넣고
    외간장 넣고 밥 비벼 먹으면 참 고소하고 맛있었지요.
    노각에 제대로 밥 비벼드셨는네요.

    조석으로 선선하네요.
    건강 단디 챙기시구요.

  • 게으른농부
    '14.8.15 4:36 PM

    마아가린에 외간장...... 오늘 한번 더 먹어봐야 겠는데요. ^ ^
    더위가 한풀 꺽이면서 몸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시골아낙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 ^

  • 8. 12358153
    '15.7.26 11:13 PM - 삭제된댓글

    ㅎㅎ 눈팅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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