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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2.8 퍼센트만 있으면 된대요

| 조회수 : 14,590 | 추천수 : 12
작성일 : 2014-07-31 05:08:21
나라가 51퍼센트와 49퍼센트로 나뉜듯 한 느낌...

공부만 잘하면 다른 모든 건 다 용서가 되는 나라인 듯한 느낌...

게다가 얼굴마저 예쁘니 그 어떤 "저지레"를 해도 다 용서받는 언냐가 있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무척 심란하던 차에, 다음 아고라에 누가 예쁜 남매 사진을 올리셨는데, 그 가장 아랫쪽에 써있던 말이 인상적이라 여기에 옮겨 봅니다.

바닷물속에 녹아있는 2.8%의 소금이 바닷물을 썩지않게 한다고합니다.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2.8%면 충분합니다. 이세상을 아름답게할 2.8%... 우리들의 몫입니다.

2.8 퍼센트만 있으면 되는데, 우리는 49퍼센트나 되잖아요?
모두들 힘 냅시다!



반듯하게 살고파서 반듯한 깍두기를 담아봤슴다, 행님!
(여담이지만, 산토끼 행님 너무 귀여우시지요? 옥이이모 할 때 선생님 역할도 잘 하셨지만, 그보다 더 젊었을 적에 "이거이 서양떡이지 에이요" 하던 요리 드라마에 숙수로 출연하셨던 것이 기억나요.

암튼, 어떡하면 조금이라도 떳떳하게 게으름을 부릴수 있을까를 항상 연구하는 소년공원은 무 껍데기를 깎지 않고, 솔로 박박 씻기로 했습니다.
사과도 껍데기에 영양분이 많다잖어?
그리고 빨간 양념이 묻으면 이런 흠집도 안보이게 될거야!
ㅎㅎㅎ




여름인데도 무가 어찌나 단단하던지 고작 세 개를 썰었을 뿐인데 손가락이 마비될 정도로 얼얼했어요.
(호~ 해주째여~~~        <-- 무로 한 대 쳐주고싶죠? ㅋㅋㅋ)
반듯한 무에 바닷물에 2.8퍼센트 들어있다는 그것을 뿌려주고 기다리는 동안에 양념을 만들었습니다.




찹쌀풀을 쑤어서 식힌 다음에 색깔 고운 고춧가루를 넣어서 불렸어요.
녹말 성분이 발효하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서 김치가 맛있게 익는다는 말을 꿈에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말고요...
^__^




그리고 다른 양념은 이렇게 준비했어요.
마늘과 양파는 차퍼에 갈아서 준비했지만 생강은 이렇게 페이스트로 된 걸 사서 썼어요.
경험으로 배운 바, 모든 재료는 가장 자연적인 상태의 것을 구입해서 (예를 들면 통마늘>깐마늘>마늘 페이스트) 요리를 하는 것이 가장 음식의 맛을 좋게 하더군요. 그래서 정 바쁠 때는 할 수 없지만, 가능하면 날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생강은 한 쪽씩 사다 놓으면 결국 10분의 1 정도만 소비하고 나머지는 말라 비틀어지거나 곰팡이가 생겨서 버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생강은 살짝 치팅을 했습니다.




아참, 깍두기에 새우젓도 좀 넣어줘야 맛이 좋더군요.
차퍼를 다 씻은 뒤에 새우젓이 생각나서 갈지 않고 그냥 새우 본연의 모습이 보이는 채로 넣어서 섞었습니다.
이것도 꿈결에 어디선가 들은 듯 한데...
김장 김치처럼 오래 두고 먹을 김치 양념에는 양파를 넣으면 좋지 않다고 해요.
하지만 금방 먹을 김치나 깍두기에는 양파를 넣으면 김치국물이 시원하고 상큼하다더군요.





잘 절여진 무를 소쿠리에 건져서 물기를 잘 빼고, 위의 고춧가루와 찹쌀풀의 혼합물과, 나머지 양념을 넣고 잘 버무려 줍니다.

깍두기의 새콤한 맛을 빨리 보고 싶다면 냉장고에 넣지 말고 하루쯤 상온에 두면 된대요.
하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쳤다가 팍 시어버리면 곤란하니까, 저는 모험 대신에 안전을 택했습니다.
큰 김치통에 담아서 통째 냉장고에 넣었죠.
그리고 작은 반찬통에 조금 덜어서 상온에 두었어요. 그렇게 하면 조금씩 잘 익은 깍두기를 오래도록 먹을 수 있으니까요.

(참, 냉장실에 사흘간 두었더니 새콤하지는 않아도 발효가 잘 된 듯 하여, 그 다음엔 김치 냉장고로 옮겨두었어요.)

김치를 버무릴 즈음부터는 아이들이 방해를 해서 사진이 없사와요.
그냥 식당이나 반찬가게에서 흔히 보는 깍두기의 모습을 상상해 주시길...



깍두기 완성본이 없는 죄를, 홈메이드 카푸치노 사진으로 사함받고저 하나이다.

아멘....








2.8 퍼센트의 힘, 잊지 말아요!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브리엘라
    '14.7.31 6:18 AM

    어제 속속 발표되는 꼬라지를 보니 더는 티비를 켜두고싶지도 않아서 간간히 다른사람들에게서 개표결과만 듣다가...
    내사랑 82에 들어오니 왼갖 벌레들이 창궐하고, 힘이 빠져서 이제 앞으로 어떡하나...기막혀 하다가 잠들었어요.

    그래도

    이 아침에 소년공원님 글을 읽고,
    2.8프로의 힘 아니, 41프로의 힘을 생각하면서 조금 더 버텨볼랍니다.
    짭짤한 부산바다를 보면서 .....

  • 소년공원
    '14.7.31 9:53 PM

    저도 그랬어요...
    다~ 꼴뵈기 싫고 밉고 기운빠지고...

    그러다가 저 글귀를 발견하고서 조금 기분이 나아졌어요.
    여기에 저와 같이 느끼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서 얼른 복사 붙이기 하러 왔던 거예요.

    우리 잘 견뎌봐요!

  • 2. 제닝
    '14.7.31 8:04 AM

    저도 그생각하고 있습니다. 49%…
    아니 50프로 훌떡 넘지만 좌절하고있을 우리들에게 셀프 화이팅을 외치면 나라도잊지말고 내새끼라도 교육 잘시켜야겠다고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같은 분도 계셨잖아요.

  • 소년공원
    '14.7.31 9:54 PM

    네...
    그냥 남한테 뭐라고 할 것없이, 나 혼자라도 열심히 바르게 살면, 아무것도 안하고 좌절하는 것보담은 몇 배 더 좋은 결과가 올거라고 믿어요.

  • 3. 맘대로
    '14.7.31 8:56 AM

    지금의 절망과 슬픔을 견뎌낼 수 있는 위로네요.. 49%가 51%가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 소년공원
    '14.7.31 9:55 PM

    어쩌면 지금의 51퍼센트가 우리한테 바라고 있는 것이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힘 냅시다! 들꽃처럼요!

  • 4. 고독은 나의 힘
    '14.7.31 9:39 AM

    저도 생강은 언제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식재료에요... 버리는 양이 너무 많아서요..

    그나저나 그 놈의 51:49 숫자에 저주가 걸렸는지... 이젠 저 숫자만 보면 경기할라그래요.

  • 소년공원
    '14.7.31 9:56 PM

    경기하시면 안되죠~
    ^__^
    키친토크 활성화로 우리의 굳은 결의를 보여주자구요!

  • 5. 깡깡정여사
    '14.7.31 9:50 AM - 삭제된댓글

    저도 다시 힘내봅니다. 아자!!!

  • 소년공원
    '14.7.31 9:56 PM

    아자아자!!

  • 6. rose
    '14.7.31 10:08 AM

    소년공원님 덕분에 다시 힘을 내 보렵니다!
    그놈의 51%들 때문에 멀미가 나서 밥맛도 없던 참인데!

    생강은 한 번 쓸 크기로 잘라서 냉동실에 넣으면 두고두고 쓰실 수 있어요. 생거 일때보다 껍질도 잘 벗겨지고 잘 갈린답니다.

  • 소년공원
    '14.7.31 9:57 PM

    밥맛을 회복하시고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서 잘 드시고, 이웃에 착한 사람들과도 나누어 드시고, 그렇게 힘내어 봅시다!!

    생강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되는 거였군요!

  • 7. detroit123
    '14.7.31 10:16 AM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투표 결과에 정말 화가 납니다. 한국에 계신 모든 정의로우신 아줌마들, 우리 모두 같이 힘내요!

  • 소년공원
    '14.7.31 10:08 PM

    디트로이트에 살고 계신가봐요?
    저는 버지니아랍니다.
    힘내요!

  • 8. 살구색제라늄
    '14.7.31 11:02 AM

    어제 투표를 하러갔어요
    저희 아파트 라인의 노인분들 다 투표하셨더라고요
    그때 아~ 안되겠구나했어요
    이제 포기해야하나했는데
    2.8%되는 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말아야겠어요
    새로운 세상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이 되기위해
    다시 열심히 노력해야겠어요

  • 소년공원
    '14.7.31 10:09 PM

    평일에 치르는 보궐선거이니 직장 다니고 학교다니는 젊은이들은 투표하기가 쉽지 않았겠죠.

    노인분들 중에도 새누리 미워하시는 분들 많으실거예요.
    (울엄마아빠도...:-)

  • 9. 쓸개코
    '14.7.31 11:15 AM

    지혜로운글 .. 많이 위로됩니다.

  • 소년공원
    '14.7.31 10:34 PM

    저도 좋은 글귀를 발견해서 무척 기뻤어요.
    위로가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 10. 김토깡
    '14.7.31 12:20 PM

    소년공원님 글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저도 어젯밤 속 터져서 티비 보다가 껐었네요--;;

    올리신 사진 보니 깍두기 급 만들고 싶어졌어요... 하하하

  • 소년공원
    '14.7.31 10:35 PM

    깍두기는 라면과 함께 먹어줘야 진리...
    라고 저는 믿어요 ㅎㅎㅎ

  • 11. 달팽이엄마
    '14.7.31 2:24 PM

    저도 생강때문에 고민많이 하다가 1년에 한번씩 연례행사를 합니다
    김장철 생강쌀때 듬뿍 구입해서

    1. 2/3가량은 다져서 같은양의 설탕에 재워놓는다

    2. 나머지 1/3 은 슬라이스해서 소주에 담근다

    요 두가지면 모든 요리가 해결되지요

    설탕과 생강이 들어가는 음식이나 차로마실때에는 1번을

    고기삶을때라든가 생강술이 필요할때는 2번을

  • 소년공원
    '14.7.31 10:37 PM

    생각을 요리에 잘 활용하시네요.

    제가 사는 곳에는 사시사철 생강이 싼 값에 판매되고 있어서, 더더욱 냉동실이나 다른 방법으로 장기보관할 필요를 못느끼고 있나봐요.
    생강이 몸에 무척 좋다던데, 여러 가지로 활용해서 자주 먹어줘야겠어요,

  • 12. 다깍지마시오
    '14.7.31 6:33 PM

    소년공원님 82에서 뵌분중 제일 이쁘십니다.
    .
    .
    다른 분 사진은 아직 못봤습니다.
    죄송합니다.

  • 소년공원
    '14.7.31 10:38 PM

    아하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른 분 사진을 못봐서... ㅋㅋㅋ


    정말 재치가 넘치는 분이시군요.
    저희 남편 지금 잔디 깎으러 나갔는데 "다깍지마시오" 라고 경고를 줄까봐요 :-)

  • 13. 큰맘
    '14.8.1 2:54 AM

    말 장난에 불과하죠.
    소녀적 감성으로 엄혹한 현실을 살아낼 수는 없고요.
    정치적으로는
    엄중한 현실을 희화화 시키고 중성화 시키는 악질 푸락치라고도 합니다.
    근데 여기서까지 그런 정치적 발언 할 필욘 없겠죠?
    ㅎㅎ
    너무 나이브한 발언은 자제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욕심이구요~
    ㅎㅎ
    깍뚜기 맛있겠네요. ㅎ

  • 소년공원
    '14.8.1 6:20 AM

    커헉, 말장난에 불과...




    그렇다면, 깍두기도 손장난에 불과한 일이었을까요?

  • 14. 연못댁
    '14.8.1 4:14 AM

    여기서는 저런 무우를 구할 수가 없어요.
    차이나타운 식재상에 가서 물어봐도 비쩍마른 단무지 무우 정도만 있거든요.

    한번 반바지를 입고 가서 제 종아리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크고 퉁퉁한 걸로 쫌 갖다 놔달라고
    해볼까봐요.

    갓 지은 밥에 잘 익힌 깍두기 얹어서 먹고 싶어요~

  • 소년공원
    '14.8.1 6:21 AM

    영국에는 자랑스런 우리 무가 없나보군요?

    날씬한 일본무도 괜찮을 듯 한데요...
    전에 치킨무를 만들어봤더니 맛있었어요.

  • 15. 열무김치
    '14.8.1 6:03 AM

    소년공원님네는 진정 제 다리와도 똑같이 생긴 한국무가 있군요!! 연못댁님네는 말라비틀어진 일본 무라도 있지요, 여긴 것도 없습니다. 콜라비로 깍두기 만들면 그럭저럭 맛이 나는데, 그것도 지금 여름이라 사는 콜라비마다 바람이 슝슝슝 어흐흑
    선거 결과도 내 가슴에 구멍을 슝슝슝
    고등학교 때 교훈이 소금 같은 사람이 되어라...였는데 말이죠..하후

  • 소년공원
    '14.8.1 6:22 AM

    여기는 명왕성인데...

    거기는 어디인가요?

    안드로메다 은하?

  • 16. 흐르는물7
    '14.8.1 6:52 AM

    깍두기 너무 맛있겠어요. 저도 2.8프로 안에 드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소년공원님 감사해요.

  • 소년공원
    '14.8.5 2:17 PM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

  • 17. 게으른농부
    '14.8.1 8:58 PM

    그렇군요. 2.8%~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주 필수적인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누군가의 말처럼 천일염과 합성나트륨을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그 2.8%가 아무리 지나쳐도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은 전혀 없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0.01%만 섞여도 인체에 해가 되는 것은 아무 문제없는듯 여기는 현실......

    아마 그럴거예요.
    내가 중산층이다 여기며 남들에게 돌을 굴리더라도 나는 괜찮겠지 싶은 분들은
    멀지않은 미래에 그게 상당한 치명적오판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겠죠.

    역사는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대동소이하게 흐르는 것을 감안한다면 말입니다. ^ ^

  • 소년공원
    '14.8.5 2:19 PM

    네... 오랜 시간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는 날이 오겠죠...
    그 때 까지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도 말고...
    그렇게 살아야겠어요.

  • 18. 한계령
    '14.8.4 4:35 PM

    소년공원님 글은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마음을 다시금 잡게 합니다.
    2.8%의 소금이 되도록 힘껏 살아볼께요.

  • 소년공원
    '14.8.5 2:19 PM

    과분한 칭찬의 말씀을...

    감사합니다.

  • 19. 석류꽃
    '14.8.4 7:57 PM

    세월호 단식에 김장훈님 동참한다는 기사보고
    여러가지로 속상해서 신경썼더니 목이 부어버렸어요.
    여름감기걸리면 안되는데 말이죠.
    소년공원님 글 읽고 마음 다잡고 갑니다.
    2.8%소금으로 살겠습니다.

  • 소년공원
    '14.8.5 2:20 PM

    사회적으로 저명하신 분들이 김장훈씨 처럼 좀 나서주시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유가족들은 응급실에 실려가면서도 아직까지 단식을 하고 계시다지요?
    너무 걱정되어요.

  • 20. 개안네
    '14.8.8 10:39 PM

    주사위 모양같은 반듯바듯 하면서도 맛난 깍두기,,,

    찬물에 밥말아 두어개씩 집어먹으면,,,

    밥한그릇 게눈감추듯~~


    소금이 소금으로 있을땐 그냥 소금일 뿐,,,

    소금이 제 녹을곳에서 녹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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