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세월호 서명받는곳에서 난리부르스를 춘 노인네들 사진을 보고 열이 받아 매운 짬뽕밥으로~
이건 솔직히 간단한 한그릇요리는 아닙니다
제법 손이 많이 가거든요~
대신 재료준비만 착실히 해두면 꽤 그럴듯한맛을 냅니다
1. 채썬 돼지고기는 소금, 후추로 밑간해둡니다
2. 해물은 깨끗이 손질해두세요(오징어는 채썰고, 새우나, 게, 조개등등 준비)
3. 배추, 양파, 호박도 한입크기로 썰어서 준비하세요
4. 웍에 고추기름을 두르고(지난번에 고추기름 만드는법 알려드렸죠?!) 돼지고기를 볶다가 반쯤 익으면 해물과 야채를 넣어요
5. 어느정도 야채가 숨이 죽으면 굴소스, 소금, 고춧가루를 넣고 닭육수나 다시마육수등을 부어줍니다
6. 국물이 끓으면 간을 보시고 싱거우면 소금으로 덧간하세요
짬뽕밥에다가 매운 겉절이도 후딱 만들어 입안이 얼얼하게 먹어줍니다
애들은 너무 매울꺼같아 오이지냉국도 뚝딱 만들어냈구요
이것들외에
82에서 배워온 베이컨덮밥으로 한끼 해결하고
또 계란볶음밥도 해먹구요(파를 듬뿍 썰어넣고 볶다가 밥과 계란을 볶아주면 엄청 맛나요)
주말엔 에어컨 틀어놓고 오랫만에 요리질~
연잎보쌈했어요
요즘 연잎이 많이 나올때라 혹시나해서 로컬푸드직매장에 갔더니 얼린 백련잎을 팔더라구요
수육할 돼지고기랑 같이 사와서
너무 큰 연잎이라 사등분해서 고기를 돌돌돌 싼뒤 밑쪽에 기름빠지라고 이쑤시개로 구멍 뽕뽕 뚫어서 삼십분간 쪗어요
고기가 쪄지는 동안 노각도 좀 무치고
갓김치 준비하고
묵은지는 씻어서 매실효소, 참기름에 조물조물
갈치속젓은 다진마늘과 다진고추, 매실효소 넣고 섞어주고
쫀득한 비계가 맛있는 연잎수육
생강이나 된장같은거 하나도 안썻는데도 냄새가 없어요
오늘의 후식은 에스프레소에이드
탄산수에 에스프레소 넣고 기호에 따라 시럽 넣어줍니다
에스프레소 그라데이션이 환상이예요
지난주 내내 밥은 한그릇음식으로 때우고 시간날때마다 노란 헤어밴드 만들어 서명받으러다녔어요
동네 엄마들이야 자기야~ 부탁해~하고 끝냈지만
단골병원 간호사님은 이거 내밀며 뇌물이니 병원식구들꺼 다 받아주세요~막 이러고다녔거든요
노란 헤러밴드 머리에 하실때마다 잊지말아달라는 기원을 담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 예상보다는 제법 많이 모아진 서명지
받으러다니는 중간
매일 나가는 엄마한테 맘이 안좋아진 큰아이가 어디가냐고 묻길래
세월호특별법 촉구 서명지에 서명받으러 다닌다고 하니
그런거해도 안바뀔텐데 뭐하러 그리 힘들게 하냐고 묻기도했어요
안바뀐다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백년, 이백년이 지나고도 아무것도 얻는게 없을꺼라고,
그리고 혹시 바뀔수도 있는거라고.........그리 말했지만 이날 내내 기운이 없기도햇네요
또 제일 먼저 회사에 서명지 가져가서 서명을 엄청 많이 받아와서 제게 다이아등급 칭호를 들은 남편은
서명지 모아놓은거보고 '열사났네~ 열사났어~'한마디했다가 진짜 성난 열사를 만났지요
이인간은 백개 잘하고 말한마디로 다 까먹는데는 재주 있어요! 쳇!
그리고 오늘
동네 문방구 아저씨가 센스있게 골라주신 노란봉투에 담아 택배로 보냅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서명 받아놓으셨는데 보낼곳을 모르시는분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67번지 화랑유원지내 유가족대기실로 보내시면됩니다
저처럼 택배로 보내실분은 전번이 필요하실텐데
제가 가진 전번이 유가족분중 한 아버님의 전번이라 여기에 올리긴 좀 주저되니 저한테 쪽지주세요
신영복 교수님의 책에 이런말이 있다더군요
인생의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냉철한 머리보다 따뜻한 가슴이
그만큼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입니다
현장이며 숲입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머나먼 여행에서 주저앉거나 길을 잃으신 82님들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