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에, 아픈 5월을 보내고,, 조금은 희망찬 6월을 맞고 싶습니다.
준비는 하셨나요..
우리 손으로 되찾아야죠..
모르겠으면 은근 자게에 띄워보세요..
나, 어디산다.. 워쩌냐... 하구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실겁니다..
전, 메밀전을 부치지 못했습니다.
맨날 찢어먹고 너덜거리고 두툼해서 떡인지 부침개인지..
그런데 드디어 메밀전을 성공하고 메밀전병까지.....ㅠㅠ
답은 메밀가루더군요.
비싼 순도 100% 국산메밀가루를 5시간 물에 불려놓으니
쫀득히 질감이 살아나서 얇게 부쳐지기도 하고 탄력도 생기고...
묵은 김장김치와 된장에 박아둔 무짠지를 꺼내 속을 만드니 천하 별미가 따로 없습니다..
제가 어쩌다보니 이것저것 만들어 먹게 된 이유는 딱 하나,, 맛입니다.
메주도 직접 띄우고 간장도 된장도 직접 만들고,
요로코롬 고추장도 직접 만드는 이유는...
대충 만들어놔도 마트표는 감히 명함도 못내민다는거죠.
이런 기본 조미료들이 맛이 있으면 뭘 해놔도 맛깔스럽습니다..
(어후.. 좀 민망하긴 하지만.. 제 입맛엔 맛있더군요...ㅠㅠ)
요 아리꾸리하게 생긴 애들이 뭔지 아십니까..
된장에 박아놓은 무짠지입니다..
지난 겨울 김장하고 남은 무를 소금을 듬뿍 뿌려 절여놓았습니다.
이른 봄, 꺼내서 찬물에 한번 헹군뒤 햇빛에 꾸들하게 말려
갈무리해놓은 묵은 된장에 넣어두었어요..
한달 정도 지난 후 꺼내보니........... 바로.. 이거였어요..ㅠㅠ
한여름, 이거 한조각이면 밥한그릇 뚝딱 한다는 그 무짠지..
간장에 절인게 아니라 꼬순 된장맛이 밴 무짠지...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올핸 김장무를 많이 심기로 했습니다..
뭐 하나 해먹고 맛나면 다음 해에 많이 심자..로 귀결되는 참으로 단순한 저..
그래서 처음 맛본 이 엄나무순에 반해 텃밭 공터에 엄나무를 잔뜩 심었죠..
올해 솔찬히 수확이 되어서 냉장고에 꽉꽉 채워넣고, 가족친지들에게 선심(!)좀 쓰고,
장아찌도 담고 묵나물도 만들어놓고, 무엇보다 봄내 질리도록 먹었습니다..^^;;
뿐만아니라 고대하던 두릅튀김도 느끼할 정도로 해먹었죠..
또, 삼나물도 맛보곤 홀딱 반해 조금 심어놓았는데 이녀석도 올해 효자였습니다.
조금 부풀려 아기 손가락 정도 굵기의 고비다.. 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부드럽고 쫄깃한 질감이 자꾸 손이 가게 되네요..
이것도 역시 필 받아 뿌리를 캐내 포기나누기 해서 수를 늘려놨습니다..
그렇게 야금야금 늘려놓은 묵나물 단지들... 음홧홧홧~~~~~!!
겨우내 밑반찬으로 쓸 생각을 하니 벌써 입맛이 돕니다..^^
사실.. 푸성귀만 먹고 산건 아닙니다..
올봄의 하일라이트는 이... 멍게비빔밥입니다.
싱싱한 멍게를 소금, 고춧가루, 다진마늘과 함께 무쳐 잠시 숙성 후
뜨거운 밥에 올려 상추, 김, 약간의 참기름과 함께 비벼먹는... 그 맛...!!!
뭐... 제가 해산물을 못먹는다는게 반전은 반전이지만
고기보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울 엄마는 비벼놓은 밥을 찍는다고
핸폰 찾으러 간 사이 반을 뚝딱... 해치워.. 절 멘붕오게 만들만큼 만족하셨죠..
그리고, 진정 제가 자랑하고픈건 이겁니다..
떠 먹는 술..^^;;
이화주입니다~
들어보셨나 모르겠는데 전통주중에 이화주라고 요구르트처럼 떠먹는 술이 있습니다..
제가 이 이화주에 꽂힌 이유는 거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ㅎㅎㅎ
전통주를 만드는 건 재밌는데 술이 되고 나면
걸러서 지게미 버리고.. 뭐 .. 이래야 하는게 번거로워 손이 자주 가지 않았는데,
이화주는 거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예요.
술이 완성되면 윗사진처럼 수저로 더먹는거에요~
당도가 높기 때문에 알콜도수는 낮은 편이고 대신 새콤하면서 달달합니다.
그래서 제가 또.. 이걸 그냥 놔두지 않았죠..
쨘... 원래 이름처럼 하얀 술인데,
이걸 가져도 저렇게 노랗고 빨갛게, 거기서 모자라 아이스크림과 스무디까지~
완성된 술은 냉장고에서 몇달은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 담아놓고 덜어내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스무디도 만들고~~~~
요즘 이러고 삽니다..........만,
역시.. 제가 술은 하나도 못한다는 반전이.....ㅋㅋ
만든 술은 모두 울 엄마의 디저트나 손님접대용이라는.....
올봄, 마지막 작업으로 아카시아발효액을 담았습니다..
꽃송이를 따면서 이걸 뭐하러 따지.. 했는데 알고보니 제 코가 다 막힌거였어요..
엄마는 뚜겅만 열어도 집안에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찬다고 했는데,
전.. 왜 꽃에서 향기가 나지 않는지 내내... 의문스러웠거든요..
이렇게 봄은 비염과 함께 추억으로 새겨집니다..
간혹 자면서도 갑자기 심장이 벌렁이면서 깨는데 저만 그런거 아니겠죠...
40평생을 잘 살다가 갑자기 어둔 방이 무섭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도 저만 그런거 아닐거구요...
그래도 마음으로 빌고 또 비는 것 밖에 못하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게 힘겹네요..
가볍게 아님 말지 뭐.. 하고 넘어갔던 한 표의 책임이.. 모두 꽃다운 어린 생명에게 쏟아질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엔 꼭... 사죄하는 마음을 담아 꼭... 꼭.. 눌러 찍어봐요..
꼭 눌러준 한표가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든 아이들을 깨워
따듯하고 환한 하늘로 올라가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