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이죠.
저희 일행도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기대가 컸어요.
그래서 햇반이나 밑반찬, 라면 등을 준비해 가면서도 되도록이면 현지음식을 많이 먹어보자 다짐했죠.
특히 첫 도착지인 두브로브니크의 레스토랑에 기대가 컸습니다.
(차라리 여길 갔어야 했다....)
저녁 무렵이 되니 두브로브니크도 삐끼(?) 들의 활동이 활발해 집니다.
특히 저희처럼 떼로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은 그들의 제 1 목표인듯 했어요.
저희 일행 중 사전조사를 해간 분이 있었으나, 막상 가보니
그곳이 여러 군데 지점을 갖고 있는 레스토랑이라 헷갈리는데다가
배는 점점 고파오고 해서 어느 친절한(!) 남성분이 이끄는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름하여 Bistro-Caffe Bar Gusti. 이태리 음식을 몹시 제대로 할 듯한 분위기가 풍기는 곳인 듯 했는데
(이 때만 해도 좋았던 것이다...)
웰컴드링크로 그라빠도 주고
(마시고 꽐라되면 뒷처리는 누가?)
몹시 짭짤한 치즈샐러드도 나왔어요. 이 때까지만 해도 치즈가 짤 수 있지 뭐, 이러면서 패스.
뭔가 찜찜하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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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이, 사람은 좋지 않은 기억은 남기고 싶지 않은 무의식이 있나봐요.
우리 일행 전체 중에 이 날 음식을 제대로 찍은 사람이 하나도 없네요.
저희는 볼로네 파스타와 오징어 먹물 리조토, 해물 플래터, 튀긴 칼라마리 등을 주문했는데
음식이 다들 무척 짰고 명색이 항구도시라는게 무색하게 해산물이 싱싱하지 않았어요.
다들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주부들인데 왜 모르겠어요. 딱 한 입 먹어보면 알죠.
결론은 이태리 음식을 먹으려면 맨해튼에서...
근데 계산하려고 영수증을 보니 뒷목잡게 생겼네요.
일단은 Couvert라고 테이블 세팅비가 인원수대로 청구되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couvert를 청구하는 것이 불법은 아닌데 메뉴판에 반드시 명시하도록 되어 있대요.
이걸 못보고 넘어간 우리 불찰이죠.
그리고 사이드 디시로 나온 채소 요리 일일이 청구한 거 하며,
여러 가지 이상한 점이 많았는데 아무튼 우리가 먹은 거니 그냥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이번 여행 통틀어 가장 비싸게, 가장 짜게 사먹은 음식이에요;;;
결론은...삐끼가 활동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 날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훗날 저희는 프라하 성 밑의 하수상한 레스토랑에서
자리잡고 앉았다가 과감히 뛰쳐나오는 기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ㅎㅎㅎ
다음날 아침, 전날 몹시 짜게 먹은 음식때문에 물을 들이킨 우리 일행은
퉁퉁 부은 얼굴들을 하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로 향했습니다.
햐~
유후~
태호군의 소개로 1시간 가량 모스타르 시내를 안내해 줄 가이드를 40유로에 구하고는
먼저 시내에 현지인들 많이 가는 식당이 어디인지 물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가이드 마야 양이 갈쳐준 곳.
Sur-Konoba Sadrvan
스타리 모스트 진입로 오른쪽에 있어요. 다리랑 거리는 약 2-3분?
사람이 몹시 북적거리는 레스토랑이었어요.
저희 일행은 웨이터의 도움을 받아 현지 음식이 모듬으로 나오는 플래터와
태호군이 급관심을 보인 생선요리 등을 주문했어요.
닭고기와 비프 스테이크
이건 소세지와 순대(?) 비슷한 요리에 구운 양파, 빵 등을 곁들인 것.
특히 왼쪽의 저 빨간 것이 매콤 짭짤했는데 음식에 같이 곁들이면 맛있어요.
케밥과 그 밖의 고기 모듬
현란한 손놀림의 한국 아짐들과는 달리 생선 요리 앞에 얌전히 두 손 모은 우리의 태호군 ㅎㅎㅎ
예쁜 병에 담긴 콘디멘츠. 저 레드와인 비네거가 음식에 곁들이면 맛있어요.
모스타르에서의 음식은 대성공이었어요.
저희 입에도 아주 잘 맞고 음식가격도 팁까지 모두 해서 약 $163 정도의 착한 가격.
이틀에 걸쳐 저희가 얻은 결론은 줄을 서서 먹더라도 사람 북적이는 레스토랑에 가야 한다.
삐끼는 믿지 말자!
무조건 현지인들 많이 가는 레스토랑이 갑이다.
뽀너스로 모스타르 풍경 몇 개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