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꽃놀이에 취하는 중이지만
여기 산중의 봄은 조금 느리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봄은 봄~
닭들도 봄바람이 난 모양입니다.
얼마전 매에게 혼나고는 일절 바깥나들이를 않더니
어제는 몇녀석이 울타리까지 넘어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나무들도 일제히 몽우리를 맺는 와중에
표고목으로 사용하고 남은 잔가지들도 맹아가 올라오네요.
ㅎ~ 이놈들아~ 너희들은 그래봐야 소용없어~
이미 너희들은 귀신이 되어 있어야 할 처지인거여~ ㅠㅠ
개울 한쪽에는 엉겅퀴들이 여기저기 피어납니다.
이녀석들이 암에 좋다나 어쨌다나 해서 보기 힘들다는데
사람발길이 뜸한 산중이라
농장에서는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왼쪽 윗사진은 취나물입니다.
녀석들도 며칠후면 식탁에 올릴 수 있을 것이고......
한편 개울가에는 당귀들도 피어납니다.
이것도 무쟈게 많이 있는데
참당귀인지 개당귀인지 몰라서 아직 먹어보질 못했는데
올해는 한번 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훈이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이니......
비닐온실에는 봄기운이 아닌 여름기운입니다.
한낮에 온실문을 열면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김이 나옵니다.
그 안에서는 열무와 상추, 완두콩, 고추, 옥수수, 토마토, 오이, 보리싹, 밀싹......
상추, 완두콩, 옥수수, 토마토, 오이들은 모종을 키워
날이 더 따뜻해지면 정식을 해야하고
고추는 모종을 사다가 심은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기 위해 파종을 해 보았습니다.
표고재배장의 표고들도
봄기운속에 그럭저럭 잘 피어나는 중입니다.
작년봄 산불이후 접종목이 모자라 대충 나무를 준비해 접종했던 것들도
불에 타서 못쓰게 되어 버리려 했던 것들도
죽기살기로 수피를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봄이되면 그 무엇보다 설레이는 것이 밥상의 변화~
어제는 참나물과 돌미나리 취나물
그리고 부추 쬐끔 뜯어다가 무친 것을
상추에 듬뿍 올려 고기한점 놓고 원샷~
혹은 그 위에 밥한숟갈 올려 입에 밀어넣거나......
괜시리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그제 저녁은 두릅에 손두부~
키작은 두릅나무에 핀 녀석들은
고라니들에게 빼앗기기 전에 잽싸게 먼저 먹어야 합니다.
봄이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가 피거나 말거나
그저 무식한 농부의 눈에는
발딛는대로 먹을 것들이 피어나는 것들이 더 예쁘고 소중한
정서라고는 삭막한 모래사막같은 황량함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