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길에 만난 에드나 할머니께서 모니터의 글자가 작아져서 읽을 수가 없다고 하셔서
제가 봐드리마고 할머니 댁에 갔더니 제인 할머니께서도 거기 계셨어요.
글자 크기 바꿔드리고,
제가 82에 포스팅 한 걸 보여드렸습니다.
제인 할머니는 실패한 것들을 올렸다고 펄쩍펄쩍 뛰시고,
에드나 할머니는 본인의 장점인 많은 머리숱이 바람 때문에 잘 안 나온 것 같다 하시고.^^
두분 모두 제 계란빵을 보시고 깔깔.
82 첫 화면 왼쪽에 제 포스팅 사진이 나온 걸 보고 너무 좋아하셨고,
조회수를 보시고 많이 놀라셨고,
한글이 참 예쁘게 생겼다고도 하셨습니다.
댓글도 제가 대충 읽어드렸는데,
할머니들 귀여우시다고, 아름다우시다고, 젊어보이신다고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두 분 살짝 수줍어 하시면서 볼이 발그레지셨어요.
할머니께서 연못댁이라는 세 글자가 자주 나오는데 이건 뭐냐고 하셔서,
Yuen Mot Dack 이라고 소리나는 제 이름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무슨 뜻의 이름이냐고 물으시길래,
목소리를 쫙 깔고
My name is Pond, Mrs Pond 라는 뜻이라고.
히히^^;;;
암튼 할머니들께서 82를 둘러보시면서 어린아이들처럼 즐거워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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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뭐 먹을까 했더니 뽀킹 형제분들께서 배달 피자를 먹어야 한답니다.
하나 시키면 두개를 주는 날이거든요.
그러기로.
근데 막내가 가만히 저한테 오더니 귓속말로 저는 피자보다 쏘세지 요리 먹고 싶다고
형들은 피자 먹으라고 하고 자기만 해주면 안되냐고 해서
막내 몫으로 간단히 쏘세지 감자 요리를 준비했어요.
아주 간단하고, 아이들이 좋아해요.
한국 아이들이 저희집에 오면 이걸 해주곤 했는데 모두 잘 먹습니다.
그래서 소개해드립니다.
감자와 양파를 슬라이스 해둡니다. 감자 3개에 양파 1개 정도의 비율.
바닥에 오일이나 버터를 좀 깔고 양파부터 넣습니다.
그래야 눌러붙지 않아요.
그 다음 감자, 양파, 다시 감자의 순으로 올립니다.
쏘세지 연결된 건 잘라줍니다.
양파 감자 층층이 쌓은 위에 쏘세지 올려놓습니다.
월계수잎 하나는 순전히 82에 포스팅 하려고 얹어봤습니다.
소금 후추 취향대로 뿌려줘도 됩니다.
거기에 육수 (아무거나, 그냥 물도 괜찮아요.) 한컵 정도 넣습니다.
저는 만두국을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항상 준비해두는 (다시마, 멸치, 잔새우, 북어, 말린 표고) 육수를 넣었습니다.
200도에서 40분 정도, 감자가 쏘세지보다 더 천천히 익습니다.
바닥까지 찔러봐서 부드럽게 들어가면 꺼내서 쏘세지를 한번씩 돌려눕힌 다음
뚜껑을 덮지 않고 오븐에서 5분쯤 더 굽습니다.
이 정도면 완성. 간단하죠?
비트루트와 피클은 꼬마가 고른 곁들임.
월레스&그로밋에서 월레스가 환장하는 wensleydale 치즈,
이렇게 담고 있는데 입이 댓발이나 나오면서 자기가 뽀킹 게이 같냐는 소리를 열번쯤 하길래,
접시 바꿔줬습니다.
그 사이 치즈 한쪽은 뽀삐가 슬쩍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