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집이 퍽 가난했었던 것 같다.
친구들하고 놀고 있는데 친구 하나가 왠걸 들고 다니며 먹더니 나에게 맛있는 부분이라며 조금 떼어주는데...
(맛있는 부분이 아니라 제가 먹기 싫어 버리고 싶었던 부분이였던 것같았지만)
아고.. 이게 뭐랴?? 너무 맛있는것..
그때 처음 먹어봤던 후라이드 치킨이였다.
그길로 엄마한테 달려가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그것을 사달라고 했다.
군것질을 잘 시켜주지 않았던 우리엄마. 엄마가 무서워 뭐 사달라고 얘기도 못했던 나였지만.
그날만은 그게 참으로 먹고 싶었나보다.. 그런 맘을 엄마도 읽으셨는지..
내가 요구한 돈 100원을 주셨다..
그때 난 100원이면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다.
신이나 100원을 들고 그 치킨집으로 달려가서 이름도 모르는 그것을 설명해서 달라고 하는데..
거금 600원이나 하는 것이 아닌가?? (그땐 닭다리만 따로 팔기도 했었다)
나에겐 너무나 큰 돈으로 생각되어 차마 엄마한테 돈을 더 달라고 얘기 할 엄두도 나지 않아,
아이스크림으로 달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했다..
그 후로 엄만 아빠 월급날이 되면 종종 치킨을 사주시곤 했다.
나중에 커서 들은 얘기지만, 우리 엄마 나를 가졌을때 치킨은 너무 먹고 싶은데 돈은 없고해서 이모집으로 아빠와 같이 가서
치킨은 드신 적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 싸고 흔한 음식이지만 그땐 너무 귀하고 특별했던 음식.
지금 쌍둥이를 임신중인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있는 치킨집에서 나는 냄새를 맏으면,
나를 가졌을때 엄마가 얼마나 드시고 싶었길래 동생한테까지 가서 사달라고 하셨을까??
엄마를 데려가는 아빠의 맘은 어떠셨을까??
먹고 싶어하는 자식을 보는 엄마는 또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요즘은 맘껏 먹을 수 있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참고 있지만.. 그래도 후라이드 치킨은 언제 먹어도 참 맛있다.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 통닭
정현경 |
조회수 : 2,948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6-10-18 10: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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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코
'06.10.18 12:11 PM저의 기억속의 후라이드 치킨은
면소재지에 유일하게? 있던 닭집-닭장속에 닭들이 웅크리고 있었지요.
그 닭집에 가서 닭한마리 튀겨주세요..하면 닭을잡아 튀기고...(시간까지 꽤 걸렸겠지요.)
그리곤 사료푸대 속지에 둘둘 말아 줬었어요.
그게 제 기억속엔 3,000원 했었는데요.
그 귀한 닭튀김은 우리집에서 큰농사일을 할때 엄마가 언니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자전거를 타고 가서 사오던 그 통닭이 어찌나 맛있던지요.
논둑에 앉아 먹어서 더 맛있었는지... 옛생각이 나네요..ㅎㅎ
영화 -집으로-도 생각나요. 후라이드치킨~2. 티아
'06.10.18 1:57 PM맞아요 치킨은 언제 먹어도 참 맛있어요 어릴적에 아버지가 통닭한마리 사가지고 오시면(그때는 지금처럼 조각이 아니라 통으로 구워진) 그 하얀 새콤한 무와 함께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또 그 야채사라다(?) 도 참 기억난다는 단순히 케첩과 마요네즈 범벅이었는데도 너무도 좋았던...^^ 옛날 생각 나요~~
3. 김정희
'06.10.18 2:06 PM엄마얘기에 가슴이 찌~잉 !!
치킨은 냄새부터 먹고 싶죠.....
다요트중일 땐 기름을 웬수보듯 하라는데........
후라이드치킨 먹고 싶다. ㅇㅇ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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