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살면 절기따라 꼭 먹어줘야 하고.
안 먹으면 시골 산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고 말예요.
ㅋㅋ
실은 작년 팥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핑계삼아 팥죽 먹어야 해요.
엊저녁에 끓였다가..아침에 뜨끈하게 먹어줬어야 하는데 ..
어젠 집에 손님들이 늦게까지 과메기 소주파티를 하느라..피곤한 관계로.
갠적으로 새알심 뻑뻑해서 무지 싫어라하는 일인.
새알심 안 넣고 찹쌀 좀 많이 넣어
팥죽 한 그릇.
액귀는 모두 물러가고 쉬 늙지 않을 것이며 잔병도 없을 거라네요.
제발 그러길.
팥죽 끓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그렇지
한 솥 끓여놓으면 며칠은 간식걱정 없고.
아침에도 내 놓고..한 사나흘은 팥죽팥죽.
울 둥이..또 엄마손 묶어놓기 전에 커단~한 솥을 끓였네요.
겨울이 시작되었는데..할 일은 없고
일이 없으면 입은 더 심심한 법.
울 영감은 허구헌날 6시 내고향이니 생생정보통이니
그런걸 보면서 먹는 거 나오면 침 질질 흘리고..먹고 싶다고 징징거리고.
과메기 .
것두 통과메기로 2묶음 40마리 사 줬네요.
택배로 과메기 배송되어 온 날.
약간 덜 마른 것 같은..
냥이들이 건들지 못하게 높이높이 매달아서 좀 더 말리고요.
신문지 펴 놓고 울 영감 덜덜 떨면서 과메기 손질하더니
쪽파랑 물미역이랑 김 차려줬더니 사진 찍을 시간도 안주고 폭풍흡입.
매너가 없어 매너가.
김장김치는 좀 일찍 담궜더니 벌써 신김치 냄새 풍기고
..파릇파릇한 것들 생각나서
배추 뽑아다가 (아직도 밭에 배추가 남아있음동) 겉절이 해서 한 이틀 행복하고
그 배추 씻어서
가을ㅇㅔ 담군 새우젓무쳐
아래 가르침데로 된장도 커피도 안 넣고 삶은 맛난 수육. 앞다리살로다.
공주 밤막걸리임돠. 빠지면 서운치요.
공주밤 막걸리는 좀 달어서 파이고..마 내사 면천막걸리가 최곤데.(울동네 막걸리)
먹다가 기둥뿌리 뽑히겄어요.
장어 1kg 사다가 초벌구이해서
소스랑 같이 조려냈더니...ㅋ
울 둥이는 생강을 무신..겁도없이 듬뿍듬뿍 올려서 싸 먹네요.
가끔은 김치볶음밥을 해선 이쁘게 담고
깍두기 달랑 하나 올려 먹어줍니다.
샐러드도 부티나게..숙주나물에 소고기 넣은 샐러드냐 머냐?
배추는 쪄도 먹고요
생으로도 먹고요. 우리집 일용할 양식임다.
간바지락살 넣은 미역국도 가끔 끓여먹구요.
요조마님 가르침대로 스테이크 좀 한다고 했는데
이 날 사온 살치살은 스테이크라고 하긴 민망하게
베이컨 수준에다가
젤루 중요한 발사믹소스가 없네요.
아수운데로..그냥 넘의 살이니까 맛있게 먹어주고
고추씨를 아주 듬뿍 넣어 담근 백김치가 요즘 제 주식이랍니다.
밥보다 백김치를 더 많이 먹는 듯..ㅎ
아주 시원하니..매콤 칼칼 끝내줍죠.
잘 익은 갓김치도 있구요.
어느날은 김치만 3종세트로 꺼내서 상 차려줬더니
보따리도 못싸고 쫒겨날 뻔 했시유.
그래서 담 날은 김치 3종세트에 표고듬뿍 넣은 된장찌개 하나 더 추가해서
보따리는 쌀 시간 주겠다..하더이다.
아...이게 몇천년만의 외식인고?
둥이가 수학경시대회 나가서 상금 100만원을 타서 엄마 맛난거 사준대나 머래나
타 도시까정 원정경기 나가는데..온 가족 총출동하여
영감과 둘이 추운 날 부들부들 떨면서 기다렸는데..
다섯문제나 못 풀고 나왔다고 죽을상을.
난..상금에 눈 멀어서 맛난 거 좀 얻어먹나 기대했다가
매운 칼국수로 땀 뻘뻘 흘려가며 분노를 삭혔네요.
그쯤되면 칼국수는 지들이 사야지. 왜 안사는겨?
것두 내가 샀네.
그런데 그 집 매운칼국수 참말로 맛나더이다.
메뉴가 딸랑 둘 입디다.
아그들 먹을 약간 덜 매운 칼국수
매운 칼국수.ㅎㅎ
둥이 미워서 그냥 엄청 매운 칼국수로 주문하고
아주 맛난 총각김치 아그작아그작 깨물어 먹었어요.
비쥬얼은 내가 담군거랑 얼추 비슷한데 맛은..희한하게 좋더이다.
도대체 총각김치에 뭔 짓을 한겐지..비법이 궁금해.
겨울이라고 식탁이 우중충하면 되겠쓰?
그럴수록 샐러드는 더 자주.
구운 닭가슴살 샐러드
요리교실 마지막수업에 맥시칸요리 비프화지타.
어디선가 먹어 본 맛인데..한 ㄲㅣ 해결해서 더 좋구.
그런데 이쁘게 싸 지지가 않네그려.
마트는 연중행사로 백화점 가듯이 한번씩 가주고
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저는..시장가서 한 보따리 사다 풀어놓고 마냥 행복해요.
장보따리 풀자마자 잔멸치 듬뿍 멸치볶음을 하구요.
흙이 잔뜩 묻어있는 연근 한보따리 풀어
씻고 손질해서
연근조림도하구요.
엄니집 하우스에서 잘라온 시금치로 시금치무침도 잔뜩 해 놓구요.
담벼락에 잔뜩 말려둔 시래기 걷어다
시래기 밥 했네요.
시래기밥도 약간 눌게 해서 밥을 다 푸고
누룽지를 끓여 먹으면 아주 제대로 겨울느낌 나지요.
양념간잔 만들어서
슥슥 비벼 먹습니다.
머 별 거 없이도 겨울이 가고 있답니다.
뜨개질하다가 책 보다가 신문보다가
tv도 보다가 음악도 듣다가..집안에서 되도록이면 몸을 많이 놀리고
손도 많이 놀리고..그러는 중이예요.
그래도 봄여름가을에 비하면 움직임이 훨 줄어
쓰지않는 몸뚱이는 갈수록 둔해지고 무거워지고..큰일이군요.
저희집 체중계는 봄여름가을에 먼지 폭폭 덮여있다가
겨울이면 꺼내놓고 제가 수시로 올라갑니다.
겨울은 경계대상 1호입니다.
그 와중에 울 큰 녀석은 방학을 일주일 남겨 둔 시점에
학교에서 넘어져 발목을 접지르고..좀 심하게 접질렸는지
골절까지 되어선 깁스라니요.
좋아하는 눈싸움도 못하고
만들다 만 이글루는 다 녹아버렸고
방학하면 냅다 가서 꼭 스노보드를 배우겠다고 벼르고 별렀는데
스노우보드는 커녕 스키도 못타고 겨울을 나게 생겼네요.
그놈들 집구석에 앉혀놓고 먹을거 해 댈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합니다.
추운 겨울 감기조심 하시구요.
또 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