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치한 11월.
다 가기 전에 10월 집밥 헤쳐모여봅니다.
우왕 한 페이지에 내 글이 두 개나.
10월 어느날 일행이랑 너죽고나살자 치고박고 싸웠어요.
아오 육두문자.
밥이고 나발이고 다 엎어버리고 싶지만
숙자언니가 늘 그랬던것처럼
제 의지와는 다르게 쌀을 박박 씻고 있지뭐예요.
유전자는 겁나 무서운거예요.
그 와중에 국 끓이고 해물두부 계란물 부쳐서 굽고
닭도리탕 해서 차려주고 방에 들어왔는데
나가보니 쌀밥에 깍두기만 드셨어요.
흡
그 다음날도 제육볶음에 쌈밥 손도 안 댔길래 소고기 국밥을 끓여주었어요.
밥 주고 딴짓하다 가보니
손.도.안.댐
ㅅㅂ
자린고비 코스프레하냐.
밥 한술뜨고 국 한 번 쳐다보게.
공은 공이요.
사는 사로다.
베즐리 슈크림빵 하나먹고 힘내야지.
마이쪙!!!
먹을때까지 한다.
당근, 양파, 감자 숭덩숭덩 쓸어서 준비해요.
당근 보호색 돋네.
카레가루 두 가지 섞어서 쓸거예요.
오뚜기카레랑 일본 고형 커리 대략 1:2 정도 비율.
일본커리 정말 좋아하는데 그동안 찝찝해서 거의 못 썼어요.
국내 브랜드에서 비슷한 느낌으로 하나 내주면 좋겠는데...정마트, 보고있나?
게으른 여자는 냉동고를 미리 여는 법이 없어요.
구워먹으려고 아껴둔 떡심박힌 등심을 꺼내서
잉여 기름은 적당히 발라내고 큼직하게 썰어줘요.
혐샷 죄송.
소금 후추로 살짝 간 해뒀다가 밀가루옷 살짝 입혀주고
겉면이 충분히 익도록 냄비에 달달 굴려줘요.
스튜나 커리에 들어가는 고기는
이렇게 밀가루 옷을 입혀서 겉면을 익힌 뒤에 끓여주면
고기의 육즙이 갇히는건지 어쩐건지 차원이 다른 풍미와 식감을 느끼실 수 있....나요?
한마디로 꿀맛이라고요.
고기 대충 익으면 단단한 순서로 채소 투척해서 끓이다
카레가루 넣고 늘어붙지 않도록 중간중간 저어줘요.
음~스멜~
중간에 허기져서 먹은 아이허브표 와사비에다마메.
맛있어요.
카레 간 봐야되니까 샘플 시식.
한 그릇으론 잘 모르겠어서 한그릇 더.
곁들이로 단무지 무침이랑 샐러드 준비.
꼬들꼬들한 치자 단무지에 설탕+식초+고추가루+챔기름 두뱅울 넣고 무치면 맛있어요.
대충 버무려두고
기름 넉넉히 두르고 돈가스 하나 튀겨서
카레위에 올려주면 돈가스카레.
돈가스카레가 별건가요.
일케 주고 나중에 거실로 나와보니 빈 접시가 덩그러니.
이 것 봐라?
물론 카레 외에는 손도 안 댔어요.
파리바게트 모카크림 샌드 빵.
후레쉬 크림 샌드 빵과 함께 투 톱을 달리고 있어요.(내기준)
흐어어엉엉. 사이사이에 모카크림이 막막!!! 막막!!!! 일케일케! 마이쪙마이쪙!!
오늘은 콩나물 밥.
어디 한 번 밥알이랑 콩나물 분리해서 먹어보라고.
왼 쪽은 된장찌개 파트.
오른쪽은 마른표고.
불려서 버섯은 밥에 넣고 국물은 찌개에 넣을건데 이게 바로 일타쌍피.
소불고기 재워둔 것과 콩나물.
소고기 다짐육 대신에 불고깃감 적당히 잘게 썰어줬어요.
물기가 잦아들때까지 팬에 충분히 볶아서 고슬고슬 소고기 소보로를 제조해요.
색 좀 내려고 당근 채 썰어 약간 추가하고 쿠쿠에 넣어 취사버튼 눌러주면
쿠쿠님이 알아서 콩나물 밥을 지어주십니다.
주물냄비에 하면 더 맛있는데 실패 확률이 높아 오늘은 안전빵으로 갔어요.
밑반찬으로 볶음김치 하나 제조.
멸치육수에 뭉근히 지져주면 맛있어요.
볶음 김치와 달달한 일식 계란말이.
콩나물밥 위에 아까 소고기 소보로 듬뿍 얹어서
달래간장이랑 내줬더니 알뜰살뜰 긁어먹은 빈 그릇이 덩그러니.
요즘 대세라는 쁘티첼 푸딩 시리즈 중 커스터드 푸딩.
일단 한 입 퍼먹고
카라멜 소스 부어서 퍼 먹으면 마이쪙!!!!!!!!!!!!!!!
밥도하고 고구마도 찌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고구마도 먹고 말라 비틀어진 밥풀도 먹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참고로 일주일넘게 하숙집 아줌마 모드라 사진을 더 못 찍었는데
다른 날은 충무김밥, 초밥, 안따로국밥을 주었어요.
맨밥먹기방지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그동안 쳐묵쳐묵 해놓은 게 있는데 이제와서 새침떨진 못하겠지.
닭볶음탕으로 슬슬 마지막 수를 둬야겠지 뭐예요.
일행이 닭다리 좋아하니까 오늘은 닭다리볶음탕.
닭볶음탕
닭다리 500g 기준.
감자 중짜 1.5개
양파 0.5개
당근 없어도 그만
고추장 3T
고추가루 2T
간장 2T
설탕 2T
다진마늘 1T
후추,청주,대파 약간
챔기름 두뱅울
망했을 경우를 대비해 산들애
초벌로 데쳐낸 닭 + 재료 넣고 끓였어요.
양파는 금새 물러지니 기다렸다 넣어주면 좋은데
내가 나를 못 믿으므로 그냥 처음부터 넣어줬어요.
20~30분 정도 중약불에 끓여주는데 국물이 졸아들 것 같으면 물을 좀 더 보태줘요.
그리고 얼큰한 맛 좋아하시면 청양고추 한 개 정도 넣어주세요.
저는 매운요리에 청양고추 꼭 한두개씩 넣어줘요.
암튼 이렇게 1인용 팬에 덜어서 챔기름 두뱅울 톡톡 두르고 상에 내기 전에 살짝만 끓일거예요.
시간 좀 있으니까 콩나물 한 봉다리 데쳐서
콩나물 맛살 겨자무침 하나.
그리고 내일 먹을 오리지날 콩나물 하나.
은근 괜찮은 반찬인데 다음에 계량해서 올려볼게요.
요즘 한사발씩 먹고 있는 꿀맛 깍두기
일케 줬더니 야무지게 슥슥 비벼먹었쟈냐.
올ㅋ
닭볶음탕을 먹고 화해의 주먹이 두어번 오가며
그렇게 다시 우정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