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슬쩍 워밍업
가볍게 몸 좀 풀고 갈께요.
김장대비해서.
아는 동생이 식당하는데 김장 1000포기 한다고
점심 밥 한그릇 멕여놓고
김장날 와서 도우미 하라네요.
밥 먹다가 놀래서 숟가락 집어던질뻔 했네요.
어찌 우리집하고 김장날 좀 같은날로 맞춰야쓰겄어요.ㅎㅎ
제가 사는 곳은 오늘 아침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된서리가 제대로 내려서
부랴부랴 다육이들 입주시키느라..힘들었네요.
주말 아이들 간식.
매운청양고추까지 넣어도 ..아주 좋아라 합니다.
그 매운것을 먹었으니 입안이 얼얼하지요.
머루포도 사다놓고 맛 없다고 시들새들..
몽땅 꺼내서 헬스믹에 넣어 쥬스 만들기.
포도 3송이에 쥬스 저 만큼 나와요.
제법 많죠?
냉장고 맛없는 과일 처치하는데는 이만한게 없다는..ㅎ
그 주말에 아이들 닭발로 조용히 시켜놓고
종일 생강을 깠네요.
깐 생강이 5kg이더라구요.
손이 얼얼~~
저녁밥 먹고 생강썰기.
하루종일 생강냄새가 ~~
몽땅 생강청 만들기.
이것두 여기저기 나누다보면 별루 없어요.
제주사는 이웃이 극조생 감귤 한박스를 보내더니
마지막 나무 정리한다고 효소용 한 박스를 또 부쳤네요.
완전 귀요미.
공기놀이라도 해야지 않을까요?
무공해 귀한 감귤이라 단지에 특별히 담아서
감귤청을 만들었어요.
하루는 생강냄새에 쩔고
하루는 감귤 향에 쩔고..
저녁밥은 간단하게 먹으려고
계란찜을 할까? 하다가..국을 끓일까? 하다가..
보니 계란탕도 아닌 국도 아닌..국적불명의 요상시런 것이 탄생했네요.
맛은 좋았어요.ㅋ
가끔 실수도 좋은 것 같네요.
앞으로 종종 이렇게 해 먹어야지 싶었다는요.
어느날 아침 불현듯 팥죽이 먹고 싶더라구요.
팥을 불려 팥죽을 쑤는데
새알심은 금방 퍼져서 별루고
쌀알이 씹히는 것도 해 봤는데..것두 별루고
이날은 그냥 스프처럼 묽게 먹고 싶어서
찹쌀가루를 갈아서 넣었어요.
설탕 달달구리 넣어 단팥죽스프로 먹었네요.
점점 국적이 없어지는 느낌.
손이 어찌나 큰지 한 냄비 끓여두고
아이들 남편 학교에서 돌아오면 한 그릇씩 먹이기를 3일.
간식 따로 안 만들고 좋드구만
지겹다고 난리난리.
그래?
그럼 노란걸루 해주께.
팥죽 다 먹자마자 늙은호박 한 덩이를 통째로 썰어서
팔이 빠지도록 저어줍니다.
찹쌀이 익도록 익혀주고
삶은 팥도 넣어서 호박스프.
앞으로 3일은 걱정없다요.
요거 끝나면 녹두죽으로 한 3일 가보자규~~
울 둥이 학교가면서 엄마손을 꽁꽁 묶어놓고 가야한다네요.
암것도 못 만들구로.ㅎㅎ
마트갔더니 청국장이 딱 보이네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겠지만 날씨 추워지니 고 녀석이 눈에 똭^ 띄네요.
청국장 끓이고
제철 만난 물미역도 살짝 데쳐주고
그렇게 한끼를 또 해결하고
안개낀 대문앞 풍경이 아름다워 한컷 찍어주고요.
붉게 물이든 담쟁이잎도 찍어주구요.
이..아이비는 쫌 그렇다 그쵸?
한겨울에도 요렇코롬 있으니 쪼매 무서븐 생각이..ㅎ
계절을 모르고 핀 박태기나무 꽃이 너무 수상하여 한 컷.
얘들은 원래가 4.5월에 꽃이 피는 아이거든요.
요 며칠 푹했다고 봄인줄 아나봐요.
느티나무 낙엽이 수북하니 쌓여가는데
멀리서 우리 강쥐녀석이..요염하게 앉았네요.
요리수업을 한 날은 소고기치즈말이도 해 먹구요.
아이들에겐 완전 인기만점인 치즈가 듬뿍^
요즘 제가 포스팅때마다 망둥어얘기죠?
제 밥도둑입니다.
압력솥에 밥 지을때 스뎅그릇에 망둥어 3마리 잘라 넣고
들기름 살짝 부어서 쌀위에 살포시 얹어 밥 지으면
밥에 냄새 안 베이고 반건조 망둥어는 부들부들하니 어찌나 고소한지
손가락 쪽쪽 빨면서 뜯어먹네요.
그 비싼 꼬득한 조기 살 발라먹듯이..
요 방법은 김장 1000포기 한다는 동생이 갈치줬는데..
아주 편리하고 맛나요.
추억돋는 맛이라고들 하시던데..전 그런 추억은 없지만 맛있어요.
아놔~~
저 요즘 정신줄 빼놓고 살아요.
고등어가 싱싱해서 3마리 오천원에 업어왔는데
고추장으로 조림을 해 보고 싶은거예요.
그런데..그날 밖에 일이 많아서 탈까봐 다시물을 좀 넉넉히 부어놓고
왔다갔다 했더니 이것도 고등어조림이 아닌 탕이 되어버린.
모든 요리를 탕으로 만드는 재주가 생겼어요.
그래도 먹어야지요.
이날 반찬은 돌산갓김치랑 딱 3개.
이정도면 양호하지 뭘 그래?
김장모드 워밍업 한다고 시작해놓고
제가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ㅎㅎ
제가 이래요.
동치미부터 담그까 하다가
맘이 바껴서 적색무 깍두기 좀 담자.
무 하나가 어찌나 큰지.
제 다리는 절대 아니어요.
이 무시통으로 치자면..울 영감 허벅지정도?켁^
헥스믹으로 생강과 마늘을 컷트해봤더니
너무 곤죽이 되게 갈아지긴 했지만...편하긴 해요.
김장때도 요렇게 갈아버리기로 작정.ㅎㅎ
생콩을 불려서
갈아요. 잘 갈려요.
생콩과 마늘생강.
생고구마 말려서 갈아놓은거
좀 묽게 양념을 만들었어요.
고춧가루.까나리액젓.새우젓.생강.마늘.고구마가루.생콩가루.매실액기스.양파즙2봉지.
찹쌀풀쑨거. 다시육수 우린거.
확실히 색은 별루네요.
깍두기는 흰무우로 담그고
빨간무는 동치미만 담구기로.
다음부터~~
요렇게 3통.
담은 밭에 남은 알타리 반을 뽑아다
알타리김치 담구기.
바로 땅속 항아리에 묻을거라
김장비닐 두 겹 포개어 담았어요.
무거워 들도 못하겠드라구요.
생콩이 의외로 톡쏘는 맛이 나요.
고추씨도 있으면 좋은데..아직 방앗간에 못가서 고추씨가 없어 아쉽네요.
오늘도 마저 알타리 담고
이제 파김치 쫌 담고
동치미도 담고
돌산갓김치 담아 꼭꼭 땅에 묻어두면
겨울이 무섭지 않은..아짐.
퇴근해 돌아온 남편이 느티나무 올라가더니
가지를 몽땅 톱질해서 베어버리네요.
제가 낙엽쓸어 태우기 힘들다고.
진짜 멋진 남편이죠?ㅎㅎ
실은...느티나무는 저렇게 가지를 몽땅 쳐 줘야 그곳에서
푸른 이파리들이 마구 자라요.
내년엔 더 푸른 이파리들이 평상위를 잘 덮어주겠죠.
이젠...낙엽 한번 쓸어 태우고
김장만 하면..어디 온천이라도 함 댕겨올까 궁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