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낮의 기온이 덥긴 하지만,
그 더운 기온속에서도 바람은 차가웁게
가을을 선연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어제,
동네분들 몇분 나무토방에 오시라 해서
점심을 함께 하며 같은 동네에 사는 동네이야기들 하며 즐긴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의 나무토방 옆집에 감나무가
우리 작은방 창문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조랑조랑 열린 감들이 유혹하기에
저 감들 몇개를 가을엔 서리를 하리라 했는 데...ㅎㅎㅎ
미리 서리방지를 하시려는 지 지난번 유정란을 건네 주시면서
감을 꽤 많이 보내 주셨어요~
자잘한 감이 어찌나 구엽게도 생겼던지....
종이봉지에 나란히 나란히 넣고 신문 한장 깔고 하면서
사과를 두개 넣어 꽁꽁 묶어 두었다가
3일후에 열어보니 말랑해졌습니다.
나머지 후숙을 위해 주방 개수대 위에 저리 올려놓고
오며가며 말랑해진 홍시를 골라 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숫자로는 꽤 많았는 데, 자잘한 토종감이어서인 지
선 자리에서 서너개를 먹어야 된다능^^
그래서 그 수효가 아주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서
서운함 마저 듭니다.ㅋㅋ
몇개 안남았죠? ㅠㅠ
이 홍시맛이 어찌나 달코롬하니 좋은 지?
아무래도 땡감좀 사다가 이리 홍시로 물려 먹어얄 듯 싶어요^^
시장에 나가보면 잘 익은 홍시가
가게마다 즐비하지만, 모두 약품처리로 익히지 않았을까
싶은 데.....
땡감을 사과넣어 물려 먹으면 맛도 더 좋고
안전한 먹거리가 되면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
조만간 서귀포 오일장에서 땡감 한박스를 구입해야겠어요~
어제,
점심 먹으러 오면서
효돈사거리에서 치킨집하는 똘망동생이
파김치와 함께 장아찌 4종을 저리 담아 왔습니다.
모두 맛깔스러우면서 심심하니, 밑반찬으로 잘 먹을 듯 하네요^^
제주도의 양하맛이 궁금하던 차에
양하맛을 음미하며 오늘 아침밥을 먹었어요^^
살짝 톡쏘는 맛에 진핑크빛 양하가 제 입맛에 잘 맞더라구요~
톳으로 담근 장아찌도 가늘게 채썰어 말린 무장아찌도
너무 맛있게 먹었답니다.
똘망동생이 향토음식을 배우러 열심히 다니는 데
제주향토 음식 보급에 큰 역활을 할 듯 싶습니다.
덕분에 나도 제주 향토음식에 관심이 생겨
내년 봄엔 똘망동생 따라 다니며, 이런 장아찌들을 담가 보아야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저는 만세를 불렀답니다.ㅎㅎㅎ
작은 아들을 제 짝 맺어주지 않고 훌쩍 제주로 내려와서
늘 마음 한켠이 불편했는 데 드뎌~ 장가를 보냈습니다.
옛말에 아들을 장가 보낼 땐 웃고
딸을 시집 보낼 땐 운다던 데....
작은 아들 결혼식에서 아들 장가보내는 데
이 엄마는 눈물이 났답니다.
큰아들은 참 든든한 데...
작은아들은 왜 그리 마음이 짜안한 지 모르겠어요~
이 작은 아들 첫 돐도 되지 않아 시어머님께 맡기고
일을 시작해서 인 지...장가를 보내려니
유독 잘해 준 것은 전혀 기억에 남질 않고 섭섭히 했던 것만
생각이 나고...장가 보내기전 꼭 한번 품에 안아 보고 싶었는 데
다 큰 아들이란 생각에 마음속으로만 그리 생각하였는 데
결혼식중 주례선생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 지
양가 부모님이 신랑신부를 한번씩 안아 주는 그런 시간을 주더라구요~
장모는 사위를, 장인은 시집가는 딸을...
그리고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시어머니는 아들을...
아들을 품에 꼭 안고 등을 다독여 주는 데 눈물이 주르르 흐르더라구요~
아주 짧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폐백 절을 받고 절값을 주는 자리에서
절값은 미리 신혼여행비로 쓰라며 통장으로 이체를 한지라...
무슨 선물을 줄까? 며칠 고민한 끝에 새며느리와 아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아주 기다랗게.....
그리곤 공항에서 수제쵸코렛 하나 거금주고 사서
정성껏 포장하여 편지를 넣고 며칠 전
태몽꿈인 듯한 황구렁이 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아들 며느리 결혼선물로 주었답니다.ㅋ
34년, 29년을 두 아들을 키워 교육을 마치고 사회 일원으로 발을 딛게 한 후,
이렇게 제 짝을 모두 맞추어 놓았으니 부모로써 큰짐을 모두 벗은 듯
마음이 홀가분 하면서도 잘들 살아얄텐데 하는 걱정이 또 밀려 오는 것은
우리네 부모들의 영원한 숙제가 자식인 가 봅니다.
그렇게 작은 아들 결혼식을 모두 끝내고
일산의 시노모님 아파트 작은 방에 임시 신방을 마무리해 놓고
일요일 남편과 함께 제주로 왔습니다.
작은 아들이 직장에서 외국으로 나가게 될 지도 몰라서
임시로 신방을 마련해 주었는 데...국내 현장에 남아서
오붓하게 신혼생활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동물의 세계처럼 새끼가 제 둥지 찾아 떠나면
나도 자식들 잊어 버리고 홀가분히 살리라 늘 다짐하는 데
인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주로 훌쩍 떠나 온 이유중에 하나인 데도..... ㅜㅡ
이제 제주에 정말 우리 부부만 남은 듯
서울에서 돌아온 제주 서귀포집에 발을 디뎌 놓으니~
빈둥지처럼 마음이 허전하기만 합니다.
왜 또 제주공항부터 비는 추적히 내리던 지~!
이제 빈둥지를 채울 우리 부부의 할 일은
두 아들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루기를 원하는 간절한 기도와
우리 부부의 건강이겠지요?
이제 제주입도한 지...30개월차
내년 3월이면 만 3년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경제적인 기반의 뿌리를 내리느라 힘들고 바쁜 시기였지만
이즈음에서 그래도 운좋게 좋은 결실들을 맺어 가고 있다고
우리 부부 내심 자축을 하고 있답니다.ㅎㅎ
이쯤에서 우리 부부도 이젠 집들이겸 지난 달 아들 결혼 피로연겸겸 으로
어제 손님을 나무토방으로 초대를 했어요~
처음엔 남편 축구소속 회원님들 열명정도라 하길래
흔쾌히 나무토방에서 바베큐를 하기로 하고
남편에게 콜~~한 것인 데...
우찌된 일로 일이 커져 버렸는 지?
한 30여명이 온다지 몹니까?@@
일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다 해야 하는 데
너무 감당이 되질 않아서 못 한다고 버팅기며
옥신각신 하다가 일이 커진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간에
우리 부부가 생각지도 못하게 커져 버린 초대, 그야말로
서귀포 잔치가 되어버렸는데, 어제 무사히 30여명을
치루웠답니다.크으~~~!
남편은 서귀포의 한라축구팀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데
그곳에 소속된 회원들이 서귀포 곳곳에 살고 계시니
서귀포 잔치가 될 수 밖에요~^^
장보고 음식장만하고 어제까지 사나흘 준비끝에
그래도 한꺼번에 30명이 오시질 않고 시간대가
나뉘어져 오셔서 그나마 다행으로 일을 치룬 듯 싶어요
오후 5시부터 오시기로 했는 데....
나는 음식 셋팅 준비로 바빴고 남편은 숯불피면서 정신없이 고기굽고
에휴~~지금 생각해도 어찌 치루었는 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부족한 것이 많치 않았나 싶어
오신 손님들께 죄송스러웠지만, 그래도 모두
즐겁게 시간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처음엔 이 고생을 시킨 남편이 밉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아직도 괸당문화가 남아 있는 제주도에서
열심히 축구를 한 탓에 이런 초대에 흔쾌히
30여명이 선뜻 와 주심이 감사하고 운동하면서
남편이 그리 밉상은 아니었나 싶어 대견(?)하기도 했답니다.ㅋㅋ
11월초에는 육지에서 사진하며, 사이트 활동하며 알고 지낸
82쿡 회원님들 몇분 초대하여 출사 같이 할 예정이고
중순엔 두 아들의 가족이 내려 옵니다.
남편은 어제로 초대가 끝난 것이 아니고,
가끔씩 공천포 운동장에서 뛰는 남원 축구회원도
초대하고 싶어 하는 데...그것은 내가 아직 허락을 하지 않았답니다.
나한테 하는 것을 보고 콜~~ 하겠다고....으름장을 놓고 있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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