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새빨간 립스틱을 그것도 진하게 발랐었거든요.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딱히 "춥다.덥다" 궁시렁 거리는 사람들도 없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짜증 잔뜩 들어간
말투가 없으니 영 재미 없는 요즘이네요.심보도 참 웃기죠?) 옷차림도 여름처럼 짧게 겨울처럼 풍성하게 입을수도 없고..
그래서 새빨간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고 나타났더니 다들 제 모습을 보고 한 마디씩 합니다.
"어...어......어...........................(이건 좋은 반응인지? 아닌지?) 뭐야...?
"뭐가?"
(차마 "입술"이 어째저째 소리도 못하고 얼버무리고 있을 때...) 제가 바로 공격을 했죠.
"방금 뜨끈한 쥐잡아 먹고 왔지.."쓰릅
가을!!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들을 보니 괜시리 저도 좀 발라줘야겠다 싶어서 오래 전 바바리도 꺼내고
입술 좀 발랐더니 잠시나마 주위 사람들 반응이 좀 있더라구요.
제 입술 색깔에 10초쯤 즐거웠던 사람도 있을테고 하루종일 재수없다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을테고요..
그건 본인들 몫이니 전 여기까지...
주변 색깔 탓이었을까요? 음식도 좀 강력한(?)뭔가가 먹고 싶어지더라구요.
자극적이면서 먹고 나면 "맛있게 먹었다.'하는 느낌이 남는걸로요..
주꾸미 제철이 봄인지? 가을인지? 요즘 또 주꾸미가 보여서 한동안 주꾸미 잔치를 했었네요.
다섯 번 째 자취녀의 계절밥상으로 소개할 건 바로 "주꾸미"랍니다.
주꾸미
이 정도 크기가 입에 들어가니 씹는 재미가 쏠쏠하던데요.
거기다 냉동도 아니고 생물인데 가격이 좀 있어서 그렇지 먹을 맛 나더라구요.
주꾸미에 꽂히니 매일매일 마트에 가면 주꾸미를 사들고 옵니다.
(생물은 괜찮은데 언젠가 냉동을 샀던 적이 있었는데요,
냉동은 염장을 했는지 꼭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생물 생각하시고 설렁설렁 씻기만 해서 조리를 하면 너무 짜서
맛있게 만든 요리 망칠 수가 있거든요.)
주꾸미를 통째로 드시기도 하던데..?
저는 크기도 커서 통째로 먹을 수도 없지만 일단 깜장물과 내장이 싫어서 하나하나
떼어내고 절단을 했어요.
생물을 그대로 손질할려면 시간도 많이 걸려서 일단 잘 씻은 후
뜨거운 물에 데쳤어요.
뜨거운 물에 들어가 다리가 돌돌 말리면 불을 끄면 됩니다.
완전히 데치는 건 아니고 다리가 살짝 오그라들면 불을 끄고..
얼음물에 담가 더 이상 오그라드는 걸 방지하면 됩니다.
얼음물에 잠깐 넣어 차갑게 식으면...
내장과 다리 정리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됩니다.
일단 주꾸미가 너무 작으면 씹는 맛이 덜 하니까 저는 큼직하게 절단을 했어요.
큼직하니 데쳐도 보기 좋더라구요.
완전히 익혀서 초고추장에 숙회로 드셔도 맛있겠더라구요.
1.식용유에 고춧가루,다진생강,편마늘(다진마늘없으므니다.),청양고추,설탕,간장,후추.....를 넣고
양념장을 되직하게 만듭니다.
맛있게 매운 맛!!
무턱대고 맵기만 하지 않고 맵지만 맛있는 맛,왜 그 맛 있잖아요.
맛있게 매운 맛이요...
딱 그랬어요.
주꾸미를 크게 손질했더니 볼륨감은 물론 씹을 맛 나더라구요.
주꾸미 비빔밥을 좀 더 맛있게 먹는 팁을 알려 드리면요..
1.밥은 금방 지은 뜨거운 밥 보다는 한김 나간 살짝 미지근한 밥을 준비하세요.
차가운 채소와 뜨거운 밥의 버무림은 별로거든요.
2.야채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준비하세요.
볶음에서도 국물이 나오는데 야채 물기가 너무 많으면 밥이 너무 질척해요.
3.비빔밥엔 마지막 참기름 한 방울이 맛과 기분을 좌우하지만
기름의 양을 되도록 줄이시는 게 개운합니다.
이 비빔밥도 마찬가지로 양념장을 만들 때 이외 참기름을 따로 넣지 않았어요.
자주 해 먹는 비빔밥이지만 이 세 가지만 주의하면 더 맛있는 비빔밥을 드실 수 있으실겁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온 세상이 이 비빔밥과 같은 온통 붉은색깔로 물들겠죠?
주꾸미비빔밥은 가을에 먹어야겠어요.ㅋ
2.주꾸미매콤볶음밥
주꾸미랑 자투리 야채 넣고 매콤한 굴소스 넣고 볶음한 밥인데요..
이것도 주꾸미로 해먹을 수 있는 별미밥이랍니다.
볶음밥에 들어간 야채로는
청,홍피망과 편마늘,대파인데요...
야채는 있는대로 자투리 야채를 활용하시면 될 거 같은데
저는 이래뵈도 "중국식 볶음밥"이랍니다.ㅋ
1.넉넉한 식용유에 대파,편마늘기름을 충분히 낸 후...
2.절단한 주꾸미를 파,마늘기름에 넣어 먼저 볶아줍니다.
(생물 주꾸미를 사서 손질해 냉동했다가 해동했더니 비린내가 좀 나서
대파,마늘기름에 먼저 볶아 코팅?을 좀 했어요.)
3.2의 볶음에 찬밥을 넣고 센불에서 밥알 탱글탱글하게 볶아줍니다.
4.3의 밥이 충분히 볶아졌으면 굴소스를 넣고 굴소스가 타지 않게 가볍게 볶아줍니다.
5.4에 굴소스가 밥에 골고르 섞였으면 준비한 야채를 넣고 센불에서 가볍게 숨만 죽일 정도로 볶아줍니다.
짜잔...주꾸미볶음밥 완성 됐어요.
청피망이 들어가서 다소 우중충했던 볶음밥이 산뜻해 보이긴 하죠?
이건 또 다른 주꾸미볶음인데요....
이때 양념장을 만든 후 데치지 않은 주꾸미를 넣어서 볶는겁니다.
주꾸미를 볶다보니 외계인 발견....
이 주꾸미 덮밥은 색깔이 조금 검게 나왔지요?
이건 주꾸미 작은 걸 사서 통째 먹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통째 볶음을 했더니
먹물이 빠져나와서 소스가 검게 되더라구요.
비린내도 살짝 나면서 색깔도 탁해져서 통째로 볶음하는 건 별로더라구요.
3.주꾸미파스타
주꾸미,밥으로만 맛있게 먹을 순 없겠죠?
매운 고추랑 마늘,액젓이 들어간 한식 파스타랍니다.
언제나 제가 해 먹는 파스타는 가장 기본만 넣고 만드는 오일파스타인데요..
1.넉넉한 올리브오일에 다진마늘,건홍고추를 넣고 매운기름을 만든 후...
데친 주꾸미를 넣고 볶아줍니다.
2.1의 주꾸미가 볶아지면 삶은 면(면은 완전히 익히지 않고 하얀 심이 있게 덜 삶았어요.)과 삶은 면 국물을 조금 넣고 면을 더 익힌 후...
3.액젓과 후추,실파를 넣고 마무리 합니다.
(면을 삶을 때 소금을 넣고 삶았으면 액젓으로 간을 맞출 때 주의 하세요.)
4.파다노 치즈 좀 갈아 뿌리면 끝...
4.주꾸미매콤비빔밥
이건 어제 해 먹은 따끈따근한 비빔밥인데요..
이게 말이죠..정말 지금도 생각날 만큼 맛있었어요.
얼큰 매콤하게 먹어 볼려고...
매운고춧가루랑 고추장을 반반씩 섞어 양념장을 만든 후.....
애호박,당근,청양고추,살짝 데친 주꾸미를 넣고..
주꾸미가 꼬리를 돌돌말아 올릴 때까지만 볶아줍니다.
밥 위에 다른 야채 넣지 않고 볶음만 얹어서...
입안이 얼얼하리만큼 매워서 맑은 콩나물까지 곁들였어요.
먹을 땐 제대로 먹어줘야 스스로도 잘 먹었단 소리 나오잖아요.
이런 밥이 되는데요...
보기에도 얼큰해 보이는 게 제법 맛있어 보이죠?
제가 잘 먹긴 해도 맛없는 것도 만든 사람의 성의를 봐서 잘 먹어주는 성격 좋은 여자는 아닙니다.
물론 제가 만들었다고 해도 맛없으면 저는 절대로 제 성의를 생각해서 먹지는 않거든요.
근데 이건 정말 제대로 맛있었어요.
솔솔솔....위에 뿌려진 깨마저도 좋아보인다는...
5.주꾸미볶음/소면
이 맛있는 주꾸미볶음을 밥이랑만 먹을 순 없겠죠?
국물 좀 있게 볶아서 소면이랑 먹어도 또 별미랍니다.
소면에 비빔을 할꺼라서 국물을 좀 잡고 볶았어요.
어찌보면 주꾸미가 아닌 낙지 같아보이는데
약간 뚱보 주꾸미라서 그런지 씹으면 입안이 꽉 찬 느낌이더라구요.
비비고,비비고...
바로 골뱅이무침에 골뱅이의 크기가 작아도 너무 작고 양도 너무 적다는 거...
그 생각에 주꾸미 아쉽지 않게 먹을려고 큼직하게 썰고 넉넉하게 넣어서
제대로 먹어봤네요.
이 새벽에 한 잔 생각 제대로 나는걸요?
오이지가 있는 걸 보니 8월이었나 봅니다.
제가 8월에 오이지를 또 엄청 담가서 먹었었거든요.
오이지 담가서 맛있게 먹었던 자랑도 좀 얼른 해야하는데 말이죠.
벌써 여름은 훌떡 지나고 추워추워 소리 저절로 나오는 11월이 됐네요.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주꾸미는 밥과 면과 함께 먹어도 맛,있,어,요.
마지막으로 이건 언젠가 제대로 사진 좀 찍어볼려고 멋부림을 좀 했던 주꾸미볶음밥인데요..
이건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그런 볶음밥이네요.
음식 만드는 거 뭐 하나 만만하게 볼 거 없는데요..
유독 볶음밥을 자주는 만들어 먹지만 제대로 된 맛을 내는 건 어떤 음식보다 어렵지 않나 싶어요.
1.밥도 고슬고슬 질지 않아야 하고..
2.곁들임 야채에도 물기가 없어야 하고..
3.밥과 야채가 잘 어울려야 하고..
4.무엇보다 양념을 넣고도 밥알이 한 톨 한 톨 살아 있어야 하고..
5.간도 쌀과 야채에 골고루 섞여야 하고...
젤 중요한 포인트는 ...? 6.기름기는 적당히 있으면서도 느끼하지 않아야 하고... 아후..
조건이 좀 까다롭긴하지만 위의 조건이 맞아야 "맛있는 볶음밥"이 되잖아요.
위 조건에 가장 거슬리지 않게 만들어 봤어요.
만드는 방법은...
위의 볶음밥과 차이점이 있다면
쭈꾸미랑 모둠야채를 버터에 볶았구 들어간 야채류는 캔을 사용해서 물기가 없어요.
사진엔 밥이 조금 질적해 보이는데 소스를 넣고 아직 볶지 않아서 그런 상태예요.
고슬하게 볶은 볶음밥만 먹어도 맛있는데 저는 여기에 치즈를 좀 더 얹어서 살짝 오븐에 치즈를 녹였어요.
렌지에 살짝 돌려 치즈만 녹여도 맛은 괜찮은데
눈도 좀 더 즐거우라고 색깔까지 내 봤어요.
뭐 여기까지만 해서 먹어도 맛은 있지만 눈이 더 즐거우라고..
한 번 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어요.
솔솔솔 파슬리가루 흩날려 주고..
밥알 상태도 색깔도 괜찮죠.
기호에 따라서 파마산 치즈도 가볍게 뿌려서 드세요.
반드시 기호에 따라서....
이렇게 치즈까지 얹으면 아이들 친구 초대했을 때 준비해도 별 서운함 없을 듯 해요.
한 뼘 정도 크기의 사각 그릇에 2,3인분 가능하니까 적당히 양 조절 하시면 되겠네요.
"찍찍 늘어나는 저 치즈가 뭐라구?" 하면서도
그래도 늘어나야 더 맛있긴 하잖아요.
또 한 가지 맛있는 볶음밥을 만드실 때 포인트가 있는데요..
볶음밥이라고 해서 준비한 재료를 반드시 다 잘게 같은 크기로 자를 필요는 없으세요.
(사실 모든 재료를 다 잘게 써는 것도 번거롭긴 하잖아요.)
볶음밥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가장 멋내고 싶은 재료 있으면 그 재료만 큼직하게 썰어서 돋보이게
하시고요..
나머지 야채는 잔잔하게 썰으세요.
예를 들어 "쭈꾸미야채볶음밥"인데 쭈꾸미도 모둠야채 크기로 썰면 주인공인 쭈꾸미가 슬퍼 할지도 몰라요.ㅋ
크기가 맛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주재료의 싸이즈를 살려 볼륨감을 주는것도 작은 포인트가 됩니다.
굵직한 주꾸미 다리 때문에라도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더 끄집어 내면 주꾸미 요리가 더 있긴 할텐데...
더 길어지면 너무 길어서 바로 클릭 당할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요..ㅋ
아..오전 4시닷!!
주꾸미 너 책임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