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두부....가 더이상 서민반찬의 대표주자가 아닌 건 벌써 오---래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가 됐잖아요.
비싼 두부는 애기 손바닥만한 게 3,4천 원이고 무슨무슨 콩으로 길렀다는 헐렁하게 담긴 콩나물 한 봉지에 2천 원이 훌쩍 넘어가니
어디 서민들이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겠어요?
다른 반찬거리에 비하면 크게 부담은 없지만 분명한 건 더이상 "서민반찬"은 아니라는거죠.
두부장사를 해 보고 싶을 만큼 두부를 너무 좋아하고 콩나물은 장사까지는 아니더라도
팍팍 무친 콩나물 너무 좋아하거든요.
쑥갓은 매운탕,샤브샤브에 넣으면 쑥갓만 건져 먹고 싶고 쑥갓 색깔 좋게 데쳐서
으깬 두부랑 무침하면 보는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잖아요.
지난 주엔 콩나물,두부,쑥갓...을 사서 일주일 내내...아주 행복 했답니다.
팍팍 무친 콩나물에 자투리 야채 넣어 해 먹는 한 그릇...
따라올 반찬, 부러울 게 없어요.
"자신 있는 반찬있음 여기 붙어봐..ㅋ"
콩나물밥,간편하면서도 한그릇으로 손색없잖아요.
아삭한 콩나물에 양념간장 넣고 싹싹비벼서 먹으면 최고!!
보통은 콩나물을 밥할 때 맨 위에 얹는데 저는 따로 콩나물과 표고버섯을 소금물에 삶은 후
밥 위에 얹었어요.
밥에 하는 것보다는 맛이 덜한데 콩나물밥은 한 끼만 맛있게 먹는 게 젤 맛있어서
따로따로 했어요.
이렇게 하면 물조절 잘못해서 질척한 콩나물밥 먹을 일은 없거든요.
쑥갓도 큰 한단이 천 원이라 "쑥갓두부무침"을 해서 먹을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시간을 미루다보니 쑥갓 상태가 나빠져서 쑥갓은 이 포스팅이 끝났을 때까지
주연은 못 해봅니다.
콩나물밥의 양념장에 조연으로 얹어졌지만 주연을 더 돋보이게 하는 조연은 분명했어요.
콩나물만 양념장에 비빔하면 색깔이 조금 부족해 보여서
푸른색 야채를 얹어 봤는데 훨씬 푸짐하면서도 맛있어 보이죠?
콩나물밥 하나만 있으면 다른 찬 필요없겠지만 조금 밥상이 서운해서 (?)
삼치 굽고 와사비간장과 곁들였어요.
쑥갓겉절이,분명 얹지 않은 거 보다는 훨씬 맛있어보이죠?
훨씬 맛있었어요.
쑥갓겉절이 얹어 비빔하면 이런 느낌인데요, 쑥갓 향과 맛을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콩나물밥에 쑥갓겉절이 얹는 게 더 맛있어요.
저는 햇반을 냉장고에 넣어둔 게 아니라 햇반을 주구장창 먹고 그 용기를 재활용하고 있는데요..
쑥갓이 당당한 조연으로 빛을 낸 자취녀의 볶음밥
자취하시는 분들에게 제일 만만한 게 "볶음밥" 아니겠어요.
만만은 하지만 제대로 맛 내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볶음밥을 해 먹을려고 재료를 찾던 중,냉동고에 언제적 먹다 얼린 떡갈비가 있더라구요.
그 떡갈비랑 볶음밥용 햄과 야채를 썰어 얼린 걸 찾아서 볶음밥을 했죠.
볶음밥이요, 이렇게 하면 대강 맛있어요.
아시죠? 볶음밥의 생명은 고슬고슬 질지 않은 "찬밥"이라는 거요..
1.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마늘을 우선 달달 볶아요.
2.마늘이 갈색빛깔 날 때까지 볶아지면 밥을 마늘기름에 코팅이 될 때까지 센불에서 볶아줍니다.
3.2의 밥이 기름에 코딩이 되면 준비한 재료를 넣고 휘리릭 볶아 줍니다.
야채가 볶아졌으면 굴소스(매운굴소스) 넣고 골고루 섞어 주고 기호에 따라서
참깨,깨소금,후추,참기름 넣고 마무리..
굴소스,조미료 덩어리라서 맛있는 거 아시죠?
굴소스,자주 먹는 거 아니라서 한 번 먹을 때 생각없이 맛있게 먹고 있어요.
매콤한 굴소스가 더 맛있더라구요.
3번까지 했으면 마지막으로 비쥬얼을 위해 쑥갓 넣고 마무리...
꼭 쑥갓을 볶음밥에 넣어야 맛있다는 건 아니고요...
저는 쑥갓이 넉넉히 있으니 마지막에 비쥬얼을 위해서 넣었어요.
만약 쑥갓이 안 들어갔으면 맛이야 있겠지만 밥이 얼마나 우중충했겠어요.
완성하면 이래요.
밥알 고슬고슬하고 큼직하게 썰은 떡갈비랑 햄,야채....
역시 저희집 냉동고는 보물창고 인정해줘야 겠어요.
가능하면 예쁘게 먹고 살려고 하는 전데요..
가끔은 반찬 통째로도 꺼내 놓고 먹고..
껍질째 사과도 아그작아그작 먹기도 합니다.
(곧 단풍도 절정, 난 귀찮음이 지금 절정 )
두부구이/쑥갓 양념장
가끔 저희동네 마트에서 두부쎄일을 하는데요..
큼직한 두부 한 모가 천 원이라서 한 모 샀어요.
국산콩으로 만든 애기 손바닥만한 고급(?)두부는 아니예요.
두부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어떤 날은 그 좋아하는 밥 대신 두부부침해서 양념장으로 든든하게 먹을 때도 있어요.
두부를 들기름에 노릇하게 부침한 후..
양념장인데요..
보통의 양념에 쑥갓이 들어가요.
쑥갓,있으니까 ...
노릇하게 구운 두부를 한김 나가게 한 후..
위의 양념을 넉넉히 얹으면 됩니다.
밥중독자인 저도 가끔은 밥을 이렇게 두부에게 양보할 때가,때도 있어요.
두부!!!
좋아요.좋아해요.좋죠,맛있어요.맛있어....
두부인데,좀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두부 좋아하는 사람은요,두부가 고급스럽게도 보여요.ㅋㅋ
그러고보면 옛날 우리네 밥상이 참 건강한 밥상인 거 같아요.
인스턴트 없고 달고 기름지지 않고요...
흑백으로 찍어보니 옛날 생각나네요.
저도 따라해 본건데요...
보통의 양념장에 내장제거한 멸치를 넣으면 됩니다.
멸치가 딱딱해서 간장물에 불려야 한다고 하는데..
딱딱한게 싫으시면 물에 살짝 불렸다가 넣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양념간장을 깻잎에 얹어 물을 약간 넣고 찜을 하면 되는데요..
저는 딱딱한 멸치 느낌도 괜찮아서 그냥 그대로 했는데 먹기엔 괜찮터라구요.
남은 양념장으론 두부조림도 했었는데..
멸치 넣은 두부조림도 괜찮터라구요.
부글부글 끓는 정체불명의 뭔 음식 위에 얹어진 콩나물!!
뭘 만들고 있는걸까요?
두구두구...두구...
바로 해장라면이예요.
콩나물,해장에 좋은 거 아시죠?
지난 주 밥을 더 열심히 차려먹지 못하고 1식 1찬으로 먹은 이유가 바로 한 잔을 자주 해서 였어요.
해장라면에 콩나물 넣고 청양고추 하나 넣고 먹다 남은 두부부침도 하나 얹으니 잡탕스럽지만 푸짐하네요.
두부까지 얹어서 해장및 끼니 해결까지 한방에...
혼자 사는 자취녀만 할 수 있는 일,것...
(뭐 자랑이라구...)
콩나물,두부,쑥갓,깻잎....반찬에 뭔 호들갑이여?
그냥 이런 천 원짜리 반찬 해 먹으면서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그런 잔잔한 늙은 처녀의 먹고사는 얘기네요.
지인이 편찮으셔서 찾아뵈었는데요,그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손사장, 하루하루 재미나게 감사하며 살아..."
이 말씀에 다시 한 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나는 행복합니다."
"물론 당신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