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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고추장물-밥도둑보다 더 무서운 밥귀신이여...

| 조회수 : 28,27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9-30 00:18:53



"오늘은 또 뭘 해먹지?"
이런 고민은 주부님들뿐만 아니라 저처럼 자취를 하는 사람들도 매일매일 하는 즐겁지 않은 괴로운 고민이네요.

그래도 요며칠은 "고추장물" 때문에 이런 고민 하나를 줄일 수 있었는데요...

고추장물, 처음 봤을 땐 신기(?)하긴 했어도 "정말 맛있을까?" 갸우뚱 했었는데

정말 고추장물은 신기하게도 맛있더라구요.

밥 위에 얹어서 꿀꺽...

"누가 내 밥 먹었어" ㅋ 소리 나오게 눈 깜짝할 사이에 밥이 없어지더라구요.


저는 첫 날 이렇게 만들어 봤어요.


자취생들에게 넘치게 있는 밑반찬 "멸치볶음"

한 번 볶으면  냉장고에 들어갔나 나왔다 몇 번하다가 남으면 먹기 싫어지잖아요.

저도 얼마 전 볶은 멸치가 있었는데 더이상 먹기 싫어서 냉장고  깊숙히 넣어뒀었는데 

일단은 이걸로 해 보기로 했어요.

(볶음이긴 하지만 저는 단 걸 좋아하지 않아서 단맛이 많이 나는 볶음은 아니라 활용해도 괜찮았어요.)


멸치볶음을  잘라줍니다.

(일단 한 번 볶음을 했던거라 딱딱해서 잘라줘야 하지않을까 해서 잘랐는데 자르지 않아도 되겠더라구요.

불,필,요,한 과정이었어요.)



청양고추만으로 하면 너무 매울 거 같아서 아삭이 고추 아닌 퍼펙트고추를 반반씩 준비했어요.

고추는 세로로 칼집을 길게 두번 낸 후 송송 썰었어요.


 

멸치볶음에 기름기랑 양념이 된 상태라 두가지를 한꺼번에 달궈진 팬에 넣고 센불에 볶았어요.

(멸치 비린내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센불에 볶았어요.)


멸치랑 고추를 충분히 볶은 후 물을 자작할 정도로 넣고 보글보글 끓으면 액젓을 넣고

간을 맞췄어요.




다진마늘과 깨소금을 넣고 마무리....

(다진마늘을 넣을까? 말까? 하다가 혹시 멸치 비린내가 나면 어쩌나 싶어서 나중에 넣었는데

넣는 게 더 낫긴했는데 넣지 않아도 괜찮겠더라구요.)


"고추장물"은 쌈에 싸서 먹으면 맛있다고 하던데

저는 오밤중에 먹는 저녁이라 쌈종류 준비를 못해서 밥에만 얹어서 먹었어요.


"아니 이거 왜캐 맛있어...".

.

.

.

.

먹다보니 찬밥 남을 걸 데워서 먹는거라 밥이 모자르더군요.

그냥저냥 먹었음 적은 찬밥이 아닌데 이거이거 후딱 한 그릇 밥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밥을 다시 하긴 그렇구 해서 소면을 조금 삶았지요.

(이런저런 거 귀찮은 게 많은 요즘이지만 먹는 거엔 귀,찮,은,거.....그거 없어요.)



소면을 삶고 천연조미료로 만들었다는 가루 조미료 넣고 국물 만들어서

그 위에 고추장물을 얹었지요.



이런 스타일인데 이것도 그럭저럭 먹긴 했지만

밥 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밥이 워낙에 맛있었거든요.

이렇게 일단 멸치볶음으로 "고추장물"을 해서 먹고

그 여운이 오늘까지도 남아서 다시 저녁에 했지요.


지난 주에 대구가 고향이신 분에게 "고추장물"에 대해서 여쭤보고 확인했거든요.

그 분이 고추장물 만드는데 젤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 주셨어요.

"멋부리지 마라."

"촌스러운 음식은 촌스러워야 명품이다."

고추장물에 꼭 필요한 말씀이시더라구요.


 고추장물 시작!!

청양고추 3개,퍼펙트고추 4개

(청양고추 3개 넣었는데 요즘 고추 너무 맵더라구요.

매운 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매운고추 한 개만 넣으세요.)



1.내장 발린 다시 멸치(30여개)를 뜨겁게 달군 팬에 다진마늘1T,들기름1T과 함께 충분히 볶아 줍니다.

2.1의 멸치를 충분히 볶아서 이런 상태로 만듭니다.

(멸치를 마늘과 충분히 볶는 건 멸치 비린내 때문이거든요.

멸치 비린내에 너그러우신ㅋ 분은 그냥 볶지 않으셔도 됩니다.)


3.2의 볶은 멸치에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 후...

멸치액젓으로 간을 짭짜름하게 맞춥니다.

(국물이 조금 자작하게 있어야 하거든요.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쌈싸 먹기에 적당치 않으니

물을 적당히 넣으세요.

그리고 국간장도 넣으신다고 하시던데 저는 국간장이 없고 평상시 액젓 맛에 크게 거부반응이 없어서

액젓으로만 간을 맞췄어요.)



4.3의 멸치가 국물에 물러 물렁해지고 간이 들면 준비한 고추를 넣고 센불에서 색 죽기 전까지

살짝 익힌 후 불을 끕니다.

제대로 먹어보려고 깻잎도 데치고 쌈다시마도 준비했어요.



밥이 이만큼..

"태산이 높다한들 내 밥보다 높을꼬...ㅋ"



고추을 좀 더 익히면 색깔이 죽어서 고추 색깔을 최대한 살렸어요.

고추가 덜 익어도 아삭아삭 고추향도 있고 괜찮은데

푹 익은 게 좋다하시면 색깔은 양보하시고 충분히 익히세요.



먹어볼까요?


쌈다시마에 척!! 올리고..



깻잎에도 척!! 올리고..


다시마랑 깻잎에 척!! 올리고..



얼마나 맛있었으면 제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진도 "모르쇠 모드"로

대충 서너장 찍고 정신없이 먹었겠어요.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사진보다 빨리, 많이 먹는 게 더 급했어요.)

언제까지, 몇 번 째까지 이렇게 맛있을지 모르지만 오늘까지도 디게디게 맛있게 먹었거든요.


울릉도 통멸치젓깔에 싸 먹는 것보다..

해남 통멸치조림에 싸 먹는 것보다...

고추장물에 싸 먹는 쌈이 보기보다 생각보다 더 맛있더라구요.


경기도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도에서만 살았던 저는 "이거야" 할 만한 고향음식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역음식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데요, 새콤달콤한 음식을

그닥 좋아하진 않는 저는 이런 맛이 꽤 잘 맞는 거 같아요.

저는 맛있게 잘 먹었고 앞으로도 몇 번은 더 맛있게 먹겠지만 이 음식은 액젓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으시거나

짠음식, 멸치 냄새 싫어하시는 분들은 "에게게 이게 뭐야?" 소리 하실 수 있으실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디게디게 맛있게 먹었어요.

만들기 쉽죠. 재료 간단하죠.

근데,그럼에도 맛있죠.

이 정도면 100점 주고 밥귀신이라고 해도 되겠죠?


3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itial
    '13.9.30 6:51 AM

    저두 이거 너무 좋아해요.저두 해 봤는데 울 시어머니꺼 못따라가서 해 주심먹어요.어머니팁은 완전히 익히되 다 익혀서 냄비채 찬물에 중탕으로 식히세요.그럼 색도 맛도 끝내줘요~~~^^

  • 손사장
    '13.10.3 1:51 AM

    오호...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중탕...감사합니다.

  • 2. 시골꿈꾸기
    '13.9.30 7:28 AM

    저도 이거 몇번 해 먹곤 다시는 안 해 먹겠다고 다짐 했어요? 심오한 철학적인 이유가
    .
    .
    있는게 아니고 느무느무 맛있어서 뱃살 책임을 질수 없다는 거에용

    전 약간 맵게해서 속에서 불이나고 입에서 미치게 매워서 물도 마셔가면서 먹으며
    이거 너무 맵잖아 이러다가 제 밥 그릇을 보면 어느새 바닥...

    전 다시마쌈도 좋아하는데 그느무 젓갈 만들기가 귀찮아서 항상 식당에서 쬐금먹으면서 만족했었는데
    제가 쩰로 좋아하는 다시마 쌈도 또한 쩰로 좋아하는 고추장물 같이 섞어서 먹는단 말쌈 이시죠?

    오늘 접수했어요.

    당장 해 먹으렵니다.
    가들도 왔겠다 동물도 일부러 가을에는 살을 찌우려 안간힘을 해 두는데
    저도 겨울을 위해서 제 뱃쌀쯤이야...ㅋㅋㅋ

  • 손사장
    '13.10.3 1:51 AM

    정말 맛은 있는데 밥을 너무 많이 먹게 되더라구요.
    밥귀신이 딱 맞는 거 같아요.

  • 3. 각시붕어
    '13.9.30 8:40 AM

    ㅋㅋ 저 어제 고추장물 했어요..
    모처럼 집에 오신 친정엄마가 입맛이 없어하시기에 고추장물이나 해 보자..하고 해 드렸더니 깔꼼하다고 잘 드시네요..
    청양고추가 없어서 그냥 고추 8개로만 했는데도 맛있어요^^
    청양고추 1개 정도 들어가면 더 맛있을꺼 같네요..

  • 손사장
    '13.10.3 1:51 AM

    역쒸....
    살짝만 매운 게 훨씬 제 입맛엔 낫겠더라구요.

  • 4. 귀요미맘
    '13.9.30 10:24 AM

    여름 내도록 고추장물덕에 잘 먹었네요
    친정엄마도 넘 좋아하시고
    근데 위가 안 좋은 편이라 속이 쓰린건 함정 ㅋ

  • 손사장
    '13.10.3 1:50 AM

    역시 이 맛을 아시는 분들이 꽤 있으시군요.

    저는 매운 걸 그닥 즐기지 않는데 이건 꽤 맛있더라구요.

  • 5. 무당벌레
    '13.9.30 11:06 AM

    오늘 해 봐야겠어요. 해 먹고 소감댓글 할께요. 고맙습니다.

  • 손사장
    '13.10.3 1:49 AM

    무당벌레님, 맛있게 해서 드셨어요?
    어땠어요?

  • 6. 둥이모친
    '13.9.30 11:21 AM

    친절하신 손사장님..ㅎ
    제게도 몇몇분께서 물어보셨는데..정말 저는 간단간단 휘리릭~~ 알려드려요.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하죠. 친절한 사람과 덜 친절한 사람.ㅎㅎ

  • 손사장
    '13.10.3 1:49 AM

    ㅋㅋㅋ 저는" 덜 친절한 사람"이 더 맞아요.

  • 7. 마토
    '13.9.30 4:33 PM

    항상 맛이 궁금했던 반찬 중에 하나에요.
    손사장님이 이렇게 친절히 설명해 주셨으니,
    한번 꼭 해봐야겠어요.
    항상 손사장님 글을 보면서 느끼지만, 정말 손끝이
    야무지신거 같아요.
    고추 다져놓으신거 보고 허거 했네요

  • 손사장
    '13.10.3 1:48 AM

    저도 맛이 어떨지 무지 궁금했었는데 직접 만들어 맛을 보니 간단하면서도 맛은 최고더라구요.

    야무지다...잘,못,보,셨,는,데,요.ㅋㅋ
    칭찬 감사합니다.

  • 8. 로렐라이
    '13.9.30 6:06 PM

    고추장물 딱 제 스탈입니다...

  • 손사장
    '13.10.3 1:47 AM

    저도 제 입맛에 이렇게 맞을지 몰랐네요.
    밥,너무 많이 먹었어요.ㅋ

  • 9. Puzzle
    '13.9.30 9:10 PM

    고추장물 해본다 하구선 잊고 있었는데, 만들어 봐야겠내요...

  • 손사장
    '13.10.3 1:46 AM

    액젓에 거부반응 없으시면 해 보세요.
    밥 너무 많이 먹게 되더라구요.

  • 10. 안잘레나
    '13.9.30 11:27 PM

    고추장물?

  • 손사장
    '13.10.3 1:46 AM

    네...고추장물이요.
    고추랑 액젓,집간장, 물이 들어가서 이름이 이런가 봐요.

  • 11. 드넓은초원
    '13.10.1 10:02 PM

    저는 고추장물을 한번도 먹어보지 못해서 어떤맛인지 잘 모르겠지만
    매콤하면서도 구수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 손사장
    '13.10.3 1:45 AM

    저도 처음인데 밥귀신이었어요.ㅋ

  • 12. 비바
    '13.10.2 8:08 AM

    이거 변형도 가능한데요, 저희집은 젓새우 말린 거에 해요..
    (일반 국물 다시 내는 새우보다 더 연하고 보들보들한 게 젓새우인데 나오는 시기가 있어요. 국물맛은 더 은은하게 나고 다른 건새우보다 부드러워요)

  • 손사장
    '13.10.3 1:45 AM

    젓새우,알 것 같아요.
    저도 다음엔 젓새우 넣고 해 먹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13. 된장골
    '13.10.2 2:07 PM

    처음 들어보는 반찬이에요..^^

  • 손사장
    '13.10.3 1:44 AM

    저도 처음 만들어 맛봤는데 밥귀신이었어요.

  • 14. 나우시카
    '13.10.2 5:49 PM

    예전에 함 본거 같은데~왠지 내입맛일꺼 같은~도~저언~!!

  • 손사장
    '13.10.3 1:44 AM

    보기보다 생각보다 맛있더라구요.한 번 만들어 맛보세요.

  • 15. 리본
    '13.10.3 2:17 AM

    저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82에서는 너무 너무 유명한 반찬이죠
    자게 어느 분이 1일7식 하셨다기에 ^^
    궁금해서 와보니 레서피 설명 너무 자세히 해 주셨네요. 사진들도 예쁘고 ㅎㅎㅎ
    이번 주말 꼭 만들어 먹어봐야 겠어요.
    감사해요. 사장님 !!

  • 16. 천사의한숨
    '13.10.10 2:33 PM

    소면위에 넣어먹는 거 맛있겠네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17. 알흠
    '13.10.16 1:36 AM

    이거 만들어뒀다가 차게 먹어도 괜찮을까요?? 이 야밤에 남편은 옆에서 코골며 자는데 혼자 침만 꼴깍 삼키고 있어요 아하하하..좋은 레시피 감사합니다:)

  • 18. 호호맘
    '13.11.15 10:27 AM

    일단 저장!!! 함 만들어봐야겠어요^^

  • 19. soccermom
    '13.11.15 2:01 PM

    이거 무진장 맛있어요.. ㅎㅎ

  • 20. 하늘하늘
    '15.8.21 12:58 PM

    고추장물 레시피 저장요~^^

  • 21. 엘리자
    '15.8.22 12:44 AM

    고추장물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맛있겠네요

  • 22. 루비나무
    '15.8.28 3:38 PM

    이제야 봤네요.
    얼른 시장가서 고추 사와야 겠어요.
    레시피 감사합니다

  • 23. 진달래
    '21.8.23 9:08 PM

    고추장물 저장합니다

  • 24. 반달
    '22.7.10 10:49 PM

    고추장물 레시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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