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
부추가 심어만 놓으면 벌레 걱정없이 쑥쑥 잘 자라긴하던데...?
(제가 조금 길러 본 부추는 다른 야채에 비해 크게 신경(?) 쓸 거 없어서 수월하더군요.)
키우기는 쉬워도 밑둥 잘라 한 단 묶음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
야채 비싸,비싸해도 묵직한 부추 한 단의 가격이 1500원!! 이라니...
딱히 뭔가를 해 먹겠다는 계획(?)도 없이 "1500원"이란 가격에 혹해서 일단 구입!!
막상 묵직한 부추 한 단으로 뭐를 해 먹을까 곰곰히,꼼꼼히 생각했는데
부추전, 부추무침,부추찹쌀가루범벅,오이소박이.......이거 이외엔 없더라구요.
"그래, 일단 비 오니 부쳐보자.."
비오니까...
달랑 부추 한 단으로만...?
요리 잘 하지 않는, 백 만년 만에 한 번 요리하는 자취생들도 냉장고에 유일하게 있는 "당근"이 저는 왜 없을까요?
겨우 남은 애호박 강판에 갈고 송송 썰은 부추와 밀가루만을 넣고...
애호박과 부추가 비슷한 색깔이라서 바탕색깔을 달리해 봤어요.
반죽을 하면 이렇게 애호박의 연한 빛깔에 진한 녹색깔의 부추가 포인트로 섞인 반죽이 됩니다.
참 여기에 소금, 소금간도 했네요.
전에는 간장을 찍어 먹어도 약하게 나마 간을 하는 게 좋아요.
흰 밀가루 반죽에 부추만 보이는 것 보다 발랄해 보이지 않나요?
"애호박 넣어서 너무너무 발랄해요,발랄해...그렇죠, 발랄하죠?"
일단 애호박과 부추만을 넣은 반죽을 큼직하게 한 장 붙여서 맛을 보니..?
맛은 부추전맛ㅋ
달랑 한 장만을,똑같은 맛으로 두 장 먹으면 손사장이 아니라지요..낄낄...
강판에 갈은 애호박과 부추 섞은 반죽에 고추장을 넣고 장떡 반죽으로 변신!!
역시나 빨간색깔엔 눈이 한 번 더 갑니다. 가요..
넉넉한 들기름에 지글지글 ...
어떤 부추전을 드시겠습니까?
선택해 보세요.
저는요...
고추장 넣은 거, 넣지 않은 거 두 가지 다......맛,있,었,어,요...
불질은 며칠 전부터 슬슬 시작을 했지만 "기름질"은 오랜만이거든요.
부추가 많으니 간장에 찍어 먹다가 부추,액젓 넣고 살짝 무침해서 전과 함께 ..
이것도 괜찮턴데요?
누가 뭐래도 비오는 날엔 집에서 전 한 장 부쳐서 먹고 배깔고 호떡놀이 하는 게 최곱니다. 최고!!
왜 비 오는 날 발 다 적시고 끊어진 머리카락 온통 세우며 밖에서 우왕좌왕,휘청휘청...
이런 건 20대 시절 다 끝내서 이젠 싫네요.
오늘도 비가 하루종일 온다면 몇 시쯤 집에 들어가서
비오는 날을 위해 특별히 뭘 해서 먹어야 할까요?
수제비,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