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피자 만드는거 올린다고 해놓고서 만들기는 진작 만들었는데
82cook 에 올리는걸 깜빡했네요
혹시라도 기다리신 분 계시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맛난 피자 사진 올려드릴께요. ㅎㅎ
사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전직) 이태리 요리사였답니다.
예전에 이태리에서 요리공부를 하기도 했었는데
이탈리아에서 요리 공부했다고 하면 사람들이 항상 묻는 말은
' 우와~ 피자 공부 하고 오셨어요? '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 피자 공부한 적도 없고
만들어 본 적도 별로 없어요. ㅎㅎㅎ
물론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피자 만드는 법을 배우긴 하지만
정작 현지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피자를 만들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는데
우리나라에서처럼 이태리 식당에서 파스타도 팔고 피자도 팔고
스테이크도 팔고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태리에서는 음식을 파는 식당과 ( 리스토란떼, 뜨라또리아 등등)
피자를 파는 피제리아로 나눠져 있답니다.
그래서 정말 맛난 피자를 드실려면 레스토랑이 아닌 '피제리아' 로 가야 한다는 사실. ^^
사실 가정에서는 요새 소위 말하는 '화덕피자'의 맛을 내기는 어려운데
일단 가정용 오븐의 온도가 '화덕'의 온도만큼 높지 않고
업장에서 만드는 것 만큼 제대로 발효 시키기도 쉽지 않고
여러가지 제약이 있어서 밖에서 먹는 맛이 쉽사리 나지 않아요.
하지만 나폴리에서 먹는 화덕피자 만큼은 아니지만
집에서도 꽤나 그럴싸한 피자를 만들 수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
일단 피자 도우 만들기
강력분 150g 을 체에 내려서 볼에 담고
이스트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소금 1작은술을 넣어주세요.
이때 이스트가 설탕이나 소금과 닿지 않게 해야 발효가 잘 되는데
일단 이스트 설탕 소금을 각각 밀가루와 살살 섞어준후
다시 한번 고루 섞어주시기.
전자렌지에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 1/2컵을 넣어서 반죽이 한 덩어리가 될때까지 반죽하다가
반죽이 대충 한덩어리로 뭉쳐지면 올리브유 1작은술을 넣어서 잘 쳐대는데
이때 오일이 좀 겉도는 느낌이 들지만
열심히 반죽하다 보면 오일이 조금씩 스며든답니다.
미지근한 우유를 넣는건 이스트의 발효가 잘되게 하기 위해서이고
우유 대신 물을 넣기도 하지만
우유를 넣으면 조금 더 폭신한 느낌이 나니 참고하시길.
이렇게 반죽이 매끈해질대까지 15분에서 20분 정도 열심히 쳐대는데
이렇게 쳐대는 과정에서 글루텐이 형성되서 쫄깃한 빵의 질감이 생겨요.
이 과정을 생략하면 딱딱한 돌덩어리 피자를 먹게 되니
꼭 열심히 쳐대주세요. ^^
저같이 팔힘 약한 연약한 아가씨들은
(으흐흐 저 아직 미혼이예요.
좋은 남자 있음 소개좀... 쿨럭.. -.-;; )
반죽이 이렇게 되기까지 대략 2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여자분들.이런건 팔힘 좋은 남친or남편 시키세욧!
전 혼자 했음.. 어흐흐흑
볼에 랩을 씌어서 반죽이 두배로 부풀어 오를 때까지 발효를 시키는데
요새같은 더운 날씨에는 실온에서 1시간만 두어도 발효가 충분히 되고
겨울에는 큰 볼에 따뜻한 물을 담고 반죽이 담긴 볼을
중탕으로 30~40분 정도 담궈두면 발효가 잘 되니 참고하시길.
이 상태에서 공기를 빼고 냉장고에서 천천히 저온숙성으로 하룻밤정도 2차 발효를 시키면
좀 더 맛있어요. (이게 업장용 비법 ^^ )
하지만 가정에서는 1차 발효만 해도 괜찮아요~
저는 이 반죽을 반으로 나눠서 두가지 스타일의 피자를 만들어 볼텐데
동그랗게 밀어도 되고
나처럼 네모낳게 밀어도 되고
뭐 취향껏 하트모양으로 밀어도 되니 상상력을 발휘하시길. ^^;;
먼저 고르곤졸라 피자를 만들어보아욧
소스팬에 우유나 생크림 두스푼을 넣고
고르곤졸라 치즈 크게 한스푼을 넣어서 치즈를 잘 녹여주기.
고르곤졸라 치즈는 숙성도에 따라
dolce ( 연한 맛. )과 piccante (강한맛)으로 나뉘는데
어떤 제품을 쓰냐에 따라 치즈의 양을 조절해야 하니 참고하시길.
제가 쓴 치즈는 piccante.
dolce 를 쓸 경우 치즈 양을 조금 늘려주세요 ~
피자 도우위에 녹인 고르곤졸라를 잘 발라주고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주면 완성.
저처럼 기름에 노릇하게 구운 마늘을 얹어주면
마늘 향이 솔솔 나는 갈릭 고르곤졸라 피자~!!
(사실 마늘 태워먹었음. -_- 티나나요? -_-; )
220도 오븐에서 10분간 구워주시는데
이런 이태리 피자는 최대한 고온의 온도에서 재빨리 구워내야지
특유의 맛이 제대로 살아난답니다.
요새 소위 말하는 '화덕피자'집에 가면
고온의 화덕에서 아주 짧은시간 동안 순식간에 피자를 구워내지만
가정용 오븐이 낼 수 있는 화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을 하자고요~
피자 반죽의 질감은 얼마나 오래 반죽하냐가 관건이니
꼭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반죽하시길!
피자 위에 그라나 파다노도 솔솔 갈아서 뿌려주고
바질잎도 채썰어서 올려주니 이제야 피자스러운 자태가 얼추 나네요.
꼬릿꼬릿한 고르곤졸라의 향도 참 좋고
노릇하게 구워진 마늘향도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위에 꿀도 살짝 뿌렸더니
고르곤졸라의 콤콤한 향기와
달콤한 꿀의 조합이 너~ 무 어울리네요.
근데 사실 이태리 현지에서는 꿀 안 찍어먹어요.
뭐 어찌됐든 맛만 있으면 되지 ^^;
전 없어서 안 넣었는데
마른 무화과를 얹어서 같이 구워줘도
고르곤졸라랑 무화과의 궁합이 기가 막혀요~~
생각보다 무지 간단하답니다. ~~~
피자 반죽하기가 번거롭다면 시판 또띠아를 사용해도 괜찮아요~~~ . ^^
남은 반죽으로는 또다른 맛의 피자를 만들어 보기.
(제가 만든 피자 사이즈는 4인용 피자반죽을 절반으로 나눠서 만든건데
4인용 피자 하나를 만들고 싶으면 소스나 토핑의 양을 두배로 늘리시길. )
피자 반죽 위에 니나표 바질 페스토를 듬뿍~ 한큰술 발라주고 ...
(요새 바질을 키우고 있는데 바질이 정말 무섭게 쑥쑥 자라나네요.
한줌 뜯어서 바질 페스토를 만드니 어찌나 향긋한지~ )
느타리 버섯은 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볶아준후 소금 + 후추를 살짝 뿌려주고
바질 페스토 위에 잘 볶은 버섯을 얹고
모짜렐라 치즈 + 그라나 파다노를 뿌려서 220도 오븐에서 10분간 구워내기
무지무지 맛있는 바질 페스토 피자 완성.
바질 페스토는 열을 받으면 색깔이 약간 우중충?하게 변해서
전체적으로 먹음직스러운 색깔은 아니지만
이거
보기보다 무지무지무지 맛있더라고요. >.<
향긋한 바질페스토와 쫄깃한 식감의 버섯이 정말정말 잘 어울려요.
쫄깃하면서 폭신한 도우와
향긋한 바질페스토.
쫄깃한 버섯.
쭈욱 늘어나는 모짜렐라 치즈
제가 만들었지만 요거
진짜 맛있네요 . ^^;;;
고르곤졸라 피자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요 바질 페스토가 더욱더 맘에 드네요~
피자 모양은 네모낳든 동그랗든 원하시는 모양으로 만드시면 되고요
피자 반죽 만드는게 번거로우시면 또띠아를 사용하셔도 되요. ^^
제가 얼마전에 포스팅한 또띠아 명란젓 피자도
간단하면서 맛나답니다. :)
요새는 화덕피자도 인기지만
깔조네도 꽤나 인기있는 메뉴죠?
깔조네는 밀가루 반죽 사이에 여러가지 재료와 치즈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서 오븐에서 구운 피자의 한 종류예요.
깔조네는 '큰 양말'이란 뜻이 있는데
실제로는 양말보다는 만두.
그것도
왕.만.두
에 가까운 모양이라는. ㅎㅎ ㅎㅎㅎ
깔조네 반죽 만드는 방법은 아까 위에 올려드린것과 똑같이 하시면 되요.~
반죽을 지름 20cm 정도 크기의 원 모양으로 밀어주고
반죽을 밀때는 반죽을 조금씩 돌려가면서 밀어주면
균일한 모양으로 밀어진다는 작은 팁. ^^
깔조네에 들어갈 버섯크림소스를 만들어보아요.
요건 이태리 요리연구가이신 박주희 쌤의 레시피를 살짝 변경했어요.
냉장고에 있는 각종 버섯들 듬뿍
느타리 새송이 표고 양송이..다 가능합니다~!
양에 크게 구애받지 마시고 그냥 듬뿍 듬뿍 넣어주세요.
팬에 오일을 약간 두르고 다진 마늘 1쪽 다진 양파 1/4개를 넣어서 볶다가
버섯을 넣고 수분을 날리면서
꼬들꼬들하게 볶아주다가
녹말이나 밀가루 반큰술을 넣어 살짝 더 볶아주고
(버섯의 수분을 흡수해서 나중에 피자가 질척해지지 않게 하는 역활)
크림 1/3 컵 + 우유 2/3 컵을 넣어서 수분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약불에서 졸이다가
그라나 파다노 갈은것 20g (1/2c ) 을 넣어서 녹여주고
소금 + 후추로 간을 하기.
버섯 토핑을 피자 도우 위에 얹고 가장자리에 물을 바르고 피자를 반 접은 후
가장자리를 포크로 꼭꼭 눌러주면
요렇게 근~~ 사한 반달 모양 .
아니 만두 모양 ㅎㅎㅎㅎㅎ
의 깔조네가 완성.
생각보다 모양내기 참 쉬워요 ~~
뭐 한국 사람들치고 명절때 만두 안 빚어본 사람 없을테니
다들 잘 만드시겠죠? ^^
전 귀하게 자라서 ( ㅋㅋㅋㅋ) 명절때 만두 빚어본 적 별로 없는데
8 2 cook 분들은 훨씬 더 잘하실듯.~~
반죽을 220도 오븐에서 14분간 구운후
표면에 달걀물을 발라 2분간 더 구워주세요
달걀물은 노릇한 색깔을 내기 위해서 발라주는데 생략해도 맛은 무관함.
저 빵빵한 왕만두(?:) 의 자태~~!
터질듯한 왕만두...
아니 깔조네의 자태가 괜시리 낯설지 않다 했더니
거울속에 비친 내 볼살 같구나아.............
아아 터질것 같아
저 요새 살쪄서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어요 어허허허헝.
제 볼처럼 빵빵한 깔조네를 반으로 가르니
주르륵 흘러내리는 버섯크림소스와 치즈.
안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하니.
그래도 맛있네요. ㅠㅠ
아무리 봐도 빵빵한 깔조네의 자태는
내 볼따구와 닮았다는....... ㅠㅠ
그래도 맛은 최고... ㅠㅠ
바삭한 도우와
고소한 버섯크림소스의 조화가 일품!
버섯을 반죽로 감싸서 구운거여서
버섯의 향이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살아있어서
향긋하고 더욱더 맛있네요
엄지 척!! ^^*
두번째로 만들 깔조네는
바질페스토와 버섯을 올린 깔조네.
(아까 올린 바질페스토 피자를 깔조네로 응용했어요.
근데 이게 더 맛나더라는. ^^; )
레시피 분량 그대로 만들면 지름 20cm 정도의 반죽을 만들 수 있는데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반죽을 반으로 나눠서 하프 사이즈로 깔조네를 만들어도 괜찮을듯. ^^
저는 그냥 통채로 만들어 봤다는.
홈메이드 바질페스토를 두큰술 정도 고루 발라주고
집에서 직접 말린 선드라이드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 페스토를 얹고 ( 이거 무지무지 맛있음 ㅎㅎ )
노릇하게 볶은 느타리 버섯을 얹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뿌리기.
아직 굽기도 전인데
무지무지 맛나 보이지 않아요? 후훗.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내면 끝.
오늘 만든 깔조네 모두 맛이 좋지만
그중 최고로 맛있었다는. ^^
향긋한 바질 페스토와
달콤한 토마토 페스토
쫄깃한 버섯과 치즈의 조합이 너어무 너어무~~~ 맛나요.
마지막으로 참치 깔조네.
위에 올린 두가지 깔조네가 조금 복잡할지도 모르는데
요 참치 깔조네는 반죽만 남친 or 남편 시키시면
비교적 쉽게 만드실 수 있을거예요. ^^
캔 참치 (150g) 기름을 쭉 빼고
씨겨자 1작은술 , 마요네즈 1큰술 반, 설탕 1작은술, 소금 후추를 넣어서 잘 섞어주고
그리고 양파 1/4개를 채썰어서 볶은 걸 얹어주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서 반으로 접어서 포크로 꾹꾹 눌러주고
이때 체다치즈나 슬라이스 치즈 이런거 있으면 같이 넣어주시면 더 맛있어요~~~
오븐 220도에서 14분간 굽다가
위에 계란물 발라서 2분간 더 구워주면 완성.
위에 올린 다른 깔조네에 비하면 초간단 레시피이지만
맛은 결코 간단하지 않아요 ^^
노력대비 아주 맛있는 맛.
노릇하게 잘 구워진 도우.
꺄~~~~~~~ 바삭바삭 >.<
바삭한 반죽 사이로
주르륵 흘러내리는 모짜렐라의 저 매혹적인 자태. 후후훗.
씨겨자가 들어간 참치도 고소하고 담백하고 맛있어요~ ^^
반죽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공갈빵 먹는 듯한 느낌도 나고 참 재미있는 맛이예요~
으흐흐.
치즈가 주르르륵.........
깔조네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또 노력대비 아주 폼나고 근사한 음식이니까 꼭 한번 만들어 보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반죽 대신 쳐줄 튼튼한 팔뚝을 가진
남친 or 남편님은 옵션이고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