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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여름 밥상-호박잎과 두부강된장,오이소박이

| 조회수 : 10,91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7-03 09:35:05


요즘이야 4계절이 아닌 "2계절"(봄과 가을이 은근슬쩍 휘리릭 지나가 버리는 짧은 두 계절)이 더 도드라져 보이지만

어이됐든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인 건 맞죠.

특히나 무더운 여름만 1년 내내 있다면 짜증폭발일텐데 적당히 3,4달 여름이 있어주니

그 더위에 샤방샤방한 원피스도 입을 수 있고,수영은 물론 맛 제대로인 수박도 싸게 먹을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여름이란 계절엔 그 어떤 것보다 먹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저는 유독 좋아하는 여름찬 3가지가 있는데요..

1.오이지무침 2.열무김치 3.호박잎

이 좋아하는 3가지를 남의 나라에 살면서 못 먹었던 게 한이 된지라

부지런히 직접 담가보고 맛 보고 있는 요즘이네요.

젤 많이 먹고 싶은 음식 중에 하나가 바로 호박잎쌈!!

제가 살고 있는 곳엔 호박잎 구하기가 어려워요.

이 동네 사람들은 호박잎을 안 먹는건지? 모르는건지?

여러곳 찾아 헤매다 여차저차해서 결국 호박잎을 한 단 샀어요.

(어렵게 호박잎을 구하긴 했는데..?

어릴 적 먹었던 그 여리여리한 호박잎은 아니고 억센 그런 대문짝만한 호박잎이었어요.

그래도 아쉬운 대로 푹 쪄서 맛을 봤지요.)

"울뻔했다."라고 말하면 유난스럽다 하겠지만 정말 여름에 먹는 그 어떤 것보다 맛있었어요.

호박잎을 백 번쯤 씻은 후..

줄기쪽에 껍질을 쭈욱 벗겨 주고 호박잎 물렁하게 푸욱 찜을 했지요.

(억센 잎이 많아서 오래오래 찜을 하다가 나중에 삶았어요. )

호박잎의 짝꿍 매콤한 강된장도 넉넉히 끓였어요.

"저렇게 많은 걸 혼자 다 먹어?"

많지 않아요.저거 한 끼에 다 먹었는데요..ㅋ

강된장,말 그대로 간이 강하면서 국물이 없는 된장지짐이잖아요.

근데 너무 짠 음식은 좋지 않으니 싱거우면서도 푸짐하게 먹을려고

강된장에 두부를 으깨서 넣고 짜지 않으면서도 넉넉하게 끓였어요.

어떻게 끓이냐면요..

저는 된장찌개도 늘상 이렇게 끓여 먹는데요..

1.뚝배기에 된장,들기름,국물멸치,고춧가루,다진마늘,아주 약간의 설탕을 넣고

달달달 모든 재료가 잘 섞일 때까지 볶아줍니다.

2.충분히 볶아졌으면 자작하게 물을 붓고..

국물을 끓여 줍니다.

3.국물이 끓으면 두부를 넣고 으깨줍니다.

(물을 조금 많이 넣어서 나중에 두부를 좀 더 넣었어요.

국물이 많으면 쌈 먹기에 불편하니 국물은 자작하게만 잡으세요.)


4.두부가 익으면 청양고추랑 부추(파가 없어서 대신)를 얹고 불을 끄면 됩니다.

(청양고추가 푹 익은 게 좋다 하시면 좀 더 불에서 익히세요.)

호박잎도 찌고,호박잎의 짝꿍 강된장도 끓이고..

짜잔...얼마 전에 담가 그럭저럭 먹을만한 오이소박이도 올리고..

(맛있지는 않터라구요.)

이렇게만 먹냐?

아무리 호박잎쌈이 메인이라고는 해도 얼마만에 먹는 집밥인데 이렇게만 먹을 수는 없지요.

감자 넣고 두툼한 감자전도 데우고..

(사실  먹다 남은 거 다시 데워서..)

금방 지은 뜨거운 밥이 아닌 한김 나간 밥을 호박잎에 얹고..

그 위에 짜지 않은 넉넉한 두부강된장을 얹어서...


4계절 중 여름이 있다는 건 정말 너무너무 행복한 거 같아요.

다시 말 해도, 열 번쯤, 백 번쯤 말해도 여름이란 계절은 다른 계절 못지 않게 좋네요.

그 행복에 호박잎쌈까지 먹을 수 있다는 건 신이 주신 "선물"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손사장,꼴랑 호박잎쌈 하나로 왜캐 호들갑이야?"

억  센 호박잎이 조금 아쉬웠지만 한국에 살아도 호박잎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거든요.

너무 좋아하는 호박잎쌈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챤스,기쁨,만족.....스러운 일이었네요.

저요, 호박잎쌈 배부르게 먹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uscansun
    '13.7.3 10:37 AM

    제가 좋아하는 여름 메뉴와 어찌 이리 같을 수가....여기 캘리포니아에서도 호박잎 구하기가 힘들어요. 한국 마켓에 아주 가끔 나올 때가 있다는데, 저한테는 챈스가 안오네요.. 한국 호박을 집에서 길러 잡수신다는 지인의 걸러걸러 아는 분에게 부탁해서 딱 한 번 먹어봤네요.. 그리워요ㅠ.ㅠ

  • 손사장
    '13.7.13 10:21 AM

    그 마음 충분히 알 것 같아요. 없으니까 더 먹고 싶고 더 그립더라구요.

    마켓 주인에게 전화번호를 주시고 호박잎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하세요.
    그 호박잎이 뭐라고 그렇게 그립더라구요.

  • 2. 코스모스
    '13.7.3 10:41 AM

    아~~정말 호박잎쌈 먹고 싶네요.
    어릴적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맛난음식, 정갈한상차림, 배울것이 너무많은 손사장입니다.

  • 손사장
    '13.7.13 10:18 AM

    저도 어릴 적 형제들과 호박잎쌈 더 먹겠다고 아웅아웅 했었어요.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요...

    음식 관련 좋은 정보를 좀 드려야 하는데 매번 허접한 먹고 사는 사진만 보여 드려서요..-.-

  • 3. 그린쿠키
    '13.7.3 11:32 AM

    지난주에 마트가서 호박잎 샀는데 엄마가 해주시던 야들야들한 그 맛이 안났어요^^. 너무 억세더라구요.
    저희쪽에서는 된장말고 다른 것으로 먹어요.
    고추를 호박잎찔 때 같이 쪄서 고추를 잘게 썰어서 액젓과 조선장을 섞은 장에 넣어요. 그걸로 싸먹어요.

  • 손사장
    '13.7.13 10:16 AM

    맞아요. 제가 산 호박잎도 맛있게 먹긴 했는데 억세서 그렇터라구요.

    오호....그렇군요.
    저도 호박잎 구해지면 이렇게 먹어봐야겠어요.

  • 4. heesun
    '13.7.3 11:49 AM

    시장에서 할머님들이 파시는 연한호박잎이 많이 그리우실것 같애여 ~~
    달달한 얘기에 폭 빠져있다가 점심먹으러 갑니다. 휘리릭 ㅋ~~

  • 손사장
    '13.7.13 10:15 AM

    저도 그 연한 호박잎을 생각했는데 호박잎 자체를 구하기 어렵네요.
    연한 호박잎이 맛있는데 말이죠.

  • 5. 행복밭
    '13.7.3 12:23 PM

    결혼 전에 친정엄마가 해 주신 강된장하고 호박잎쌈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갑자기 손사장님의 호박잎쌈을 보니 그 맛이 너무 그립네요.

    오늘 용기를 내어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

  • 손사장
    '13.7.13 10:14 AM

    저도 엄마가 해 주신 호박잎쌈과 강된장 많이 그리워요.
    호박잎까지도 어째서 엄마가 해 주셔야 더 맛있는지..

  • 6. 퀸76
    '13.7.3 12:31 PM

    호박잎에 쌈싸먹는...
    와~
    그맛이 그리워요

  • 손사장
    '13.7.13 10:14 AM

    겨울에 호박잎을 먹어도 이렇게 맛있을까 의문까지 생겨요...ㅋ

  • 7. 장마물러가
    '13.7.3 12:57 PM

    우리집도 호박잎 자주 먹었는데 작년부터 구경을 못한듯해요. 오늘 생각난김에 호박잎 쌈 먹어야겠어요 ^^

  • 손사장
    '13.7.13 10:13 AM

    여름에 호박잎 최고죠.

    저도 여름이 가기 전 한 번 더 해 먹고 싶은데 호박잎 구하기가 어렵네요.-.-

  • 8. Noelk
    '13.7.3 1:30 PM

    우리는 어머니가 조그마한 가든에다 호박을 심으셨는데 잎을 따서 하여 복아야 겟네요. 된장 레시피는 저의 wish come true.

  • 손사장
    '13.7.13 10:13 AM

    저도 호박잎 때문에라도 호박을 좀 길러 보고 싶네요.

    으깬 두부 넣고 끓인 된장찌개,저도 좋아해요.

  • 9. 라이라이
    '13.7.3 6:18 PM - 삭제된댓글

    호박잎을 그렇게 오래 씻어야하나요??
    전 그냥 상추처럼 몇번 씻고 말았는데 ㅠ.ㅠ

  • 손사장
    '13.7.13 10:11 AM

    아니에요....제가 산 호박잎은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접혀진 호박잎 사이에서 죽은 날파리 무더기를 봐서 찝찝해서 여러번 씻었어요.
    호박잎, 왜캐 구하기 어려운지....-.-

  • 10. pharmacy
    '13.7.4 5:18 AM

    외국에서 보는 이 게시물은...ㅠㅠ 로망입니다

  • 손사장
    '13.7.13 10:09 AM

    저도 그 마음 이해해요.
    외국에 살아서 다른 건 불편한 거 없었는데 호박잎 때문에라도 한국에 오고 싶었었어요.

  • 11. 시골아낙
    '13.7.4 4:38 PM

    호박잎쌈에 강된장~~
    최고의 궁합이며 맛입니다.

  • 손사장
    '13.7.13 10:08 AM

    최고죠..최고...

  • 12. 산처럼
    '13.7.6 7:30 PM

    호박앞쌈에 강된장....여름별미네요.

  • 손사장
    '13.7.13 10:08 AM

    여름이 가기 전 , 한 번 더 먹을려고 했는데 호박잎 구하기가 쉽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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