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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혈압상승 100%, 남편의 브런치.

| 조회수 : 21,040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10-16 16:44:06

전 어렸을 때 부터 요리 잘하는 남자가 그렇게 멋져보이더라구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셨던 친정 아버지는 제 어릴 적 기억에 부엌 근처에도 가 본 적 없으시고 라면 하나도 손수 끓여드실 줄을 모르셨기 때문에 --; 다 커서 알게 된 아는 동생네 아빠가 엄마보다 요리 더 잘 하신다는 말 듣고(엄마는 가정주부시고 아빠는 일반 회사원이신데 살림 오래하신 엄마보다 요리를 더 맛있게 하셨다고 하네요. ㅎㅎ) 그게 참 부러웠어요. ^^

 

그래서 저도... 남편이 이왕이면 요리에 관심 있고 잘 하면 좋겠다... 했으나, 그것은 꿈이었을 뿐;

저희 남편은 어쩔 땐 상한 음식도 구별 못하고 먹을 때도 있고; --;;;; 요리라고 해봤자 라면이 고작인 그런 남자더라구요. 흠...

 

 

가끔 넌지시 아, 나도 일요일에 남편이 해주는 브런치 먹고 싶다 요런 말 흘리긴 했는데 평소에 요리 안해본 남자들 요리 시키면 아시죠?

부엌은 초토화되고 뭐 하나 할 때 마다 소금은 어디있냐 후추는 어디있냐... 더 귀찮아서 그냥 제가 후딱 해치우는 게 더 편하다는 것. ㅠㅠ

그리고 자기가 음식 만든다 해서 재료 새로 산다는 것 보면 다 그냥 생략해도 되는 것 투성이... --;

 

그런데 이번에 왠 일로 저랑 딸에게 브런치를 해주겠다고 선언하더라구요.

의심스럽긴 했지만 이번에 좀 멋진 걸 만들어볼려나 싶어서 못이기는 척 그래봐라 했지요.

 

 

일요일... 아침에 부엌에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봤더니 부엌이 엉망진창.... 꺄오. ㅠㅠ

그 때 부터 혈압이 조금씩 상승했지만 이럴 때 뭐라 잔소리하면 다신 안한다 할까봐 내버려뒀어요.

 

쌀 씻는 스텐 볼 커다란 것 꺼내서 계란 하나 달랑 풀어서 식빵 담궈놓고(프렌치 토스트용),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드부이에 철판에 아끼는 루어팍 버터 팍팍 녹여서는 연기 펄펄 내며 굽고 있고(예열 따윈 알 리 없으니 드부이에는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음;;;),

커다란 냄비 꺼내 소세지를 데치고 있질 않나,

온갖 밀폐용기는 다 꺼내놓고 재료 담아놓고 어수선 그 자체...

 

거기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르크루제 냄비를 꺼내서(그것도 한정이었던 앤틱로즈를!) 칠리 콘 까르네까지 만들고 있더라구요.

(제가 크라제 칠리 치즈 후라이에 올라가는 칠리 엄청 좋아해서 최근에 그거 먹고 싶다 했더니 만들어 준다고 하더라구요)

 

뭐 대충 생김새는 칠리 비슷했지만 내심 불안한 것이... 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비주얼 따위 안중에도 없는 남편의 브런치 탄생.

소세지로 데깔꼬마니 할 일 있는지... 대칭형 플레이팅. ㅋㅋ.  

 

 

프렌치 토스트 중 색깔이 거무튀튀한 건 드부이에 거의 새까맣게 만들며 버터 범벅으로 연기내며 굽고 있던 거예요. ㅠㅠ

제가 도저히 보다 못해 일반 코팅 후라이팬 꺼내줬더니 그나마 옆에 새로 한 건 노릇하네요;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메이플 시럽까지 대동...

평소 빵 엄청 좋아하는 딸래미는 아빠 토스트 몇 점 먹더니 너무 느끼하다고... ㅋㅋ.

(대체 루어팍을 얼마나 때려부었길래. ㅠㅠ) 





그리고 물이 흥건한 칠리 콘 까르네. ㅋㅋ.

치즈도 나름 갈아 올려주고.

아이허브에서 사놨던 칠리 파우더 믹스 쓴 거라 맛은 얼추 비슷했어요.  






요렇게 브런치 먹는 데는 고작 10분도 안걸렸구요.

(전 계속 부엌 상태가 신경이 쓰이고 새까맣게 된 드부이에랑 르크루제 냄비가 과연 무사할 지 신경이 쓰여서 사실 브런치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

일단 해준 남편 성의를 생각해서 최대한 맛있는 척은 해준 뒤 잘 먹었다 하고 부엌을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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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야... 혈압지수 100% 상승. ㅠㅠ



설거지 할려고 남편이 칠리를 끓였던 르크루제 냄비를 보니 아아아아아악~~~ 냄비 속이 완전 새까맣게 눌러붙어있더라구요. 끄어억~ ㅠㅠ

르크루제, 스타우브... 마누라 때문에 이름만 그나마 알지 사용법 따윈 모르는 남편은 불을 약하게 해서 뭉근히 끓여야하는데 이건 무슨 스텐 냄비처럼 활활활~ 끓였나봐요.

 

브런치 먹는 건 10분 걸렸는데 그 눌어붙은 것 설거지 하고 새까맣게 된 드부이에 밀고 초토화된 부엌 정리하는 데 40분이 걸렸습니다. 호고고곡. ㅠㅠ

르크루제 냄비에 눌어붙은 것 소다로 빡빡 미는데도 안되서 얼마나 힘을 줬던지 고무장갑에 구멍까지 다 났더라구요. --;

 

남편은 제 표정 살피더니 심상치 않았는지 담에는 요리 안시키겠네 농담 비슷하게 던지고는 눈치 백단으로 딸래미 데리고 안방으로 쏙 들어가서는 낮잠 자버리고 전 냄비 닦으며 내 팔자에 요리 잘 하는 남편은 무신... 다신 시키나 봐나 혼자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네요.

 

그 소동을 벌이고 한 웅큼 남은 칠리는 꼴도 보기 싫어서 밀폐용기에 담아 넣어놨더니 남편이 다음 날 도시락(점심 도시락 제가 매일 싸주거든요)에 같이 싸가지고 가서 칠리 별 거 아니네~ 식었을 때 먹었는데도 정말 맛나더라 다음에도 종종 해야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네요.

 

예전에 아는 언니 남자친구는 그 언니 집에 놀러와서 남자친구가 라면 끓인다 해서 놔뒀더니 허구많은 냄비 놔두고 하필 빨래 삶는 냄비에다 라면을 끓여왔더란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던데 --; 저희 남편도 라면 하나 끓여도 꼭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그릇 꺼내놓고 있고 그러더라구요.

뻔히 수저통에 있는 젓가락 놔두고 그 놈의 기다란 튀김 젓가락으로 맨날 라면 먹고 있고... --;

뻔히 싱크대 앞쪽에 있는 그릇들 놔두고 저 조차 어디 넣어놨는지 기억도 안나는 희안한 그릇 같은 것 꺼내 쓰고...

남자들은 대체 왜 이런 걸까요?(황현희 음성지원) 

전 걍 앞으로 아무리 귀찮아도 로망이고 뭐고 제가 후딱 먹고 치우고 말렵니다. ㅠㅠ

 

요리 잘 하는 남편 두신 분 복받은 줄 아셔야 합니다. ㅎㅎ.  

5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이엄마
    '12.10.16 4:51 PM

    정말 남자들은 멀쩡한 것 많은 중에 꼭 하나 이상한 거 찾아서 쓰는 능력이 있는 거 같아요.예전에 높은 분 비서할 때 제가 늦으면 기사아저씨가 탕비실에 들어가서 차를 내왔는데, 50개나 되는 멀쩡한 잔을 두고 아주 크게 맥심모카골드라고 써 있는 단 하나의 사은품컵에다가 꼭 차를 내가더라구요.

  • milksoap
    '12.10.16 5:06 PM

    하하핫. 정말 남자들은 신기해요. 그쵸?
    높으신 분 손님이면 잔도 좋은 것 많았을텐데 하필... ㅠㅠ

  • 2. hahahuhu
    '12.10.16 5:12 PM

    그래도 참고 시키셔야 해요. 저도 아침 잘 안먹는데 남편이 만들어준건 끝까지 남기지 않고 다 먹습니다. (나중에 소화제를 먹을지언정) 그래야 계속 하고, 그나마 늘어요. 딴게 문제가 아니라 나중에 늙어서 삼시 세끼 중 한끼라도 자기가 해먹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해요!
    시어머님이 못 키우신 능력, 우리라도 키워야지요. 흑흑

  • milksoap
    '12.10.16 5:37 PM

    남편이 대학 시절 그래도 자취 경력이 좀 있다고 하던데 하는 것 봐선 인스턴트만 줄창 먹은 것 같아요.
    짜장라면이나 비빔면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끓이는데 그 외의 음식들은 할 줄도 몰라요.
    그래도 속은 부글부글하면서도 맛있네 감탄하는 표정은 지어줬어요.
    근데 냄비 설거지 하는 표정 보면서 담엔 안시키겠지 하는 것 같더라구요. ㅋㅋ.

  • 3. 시냇물
    '12.10.16 5:12 PM

    ㅍㅎㅎㅎ
    죄송해요 그래도 님 절규가 행복에 겨운 비명같아서요===333

  • milksoap
    '12.10.16 5:38 PM

    며칠 지나니 저도 웃으며 에피소드 풀어놓지 그 날은 말 그대로 멘탈 붕괴였답니다요. ^^;;;

  • 4. 제닝
    '12.10.16 5:16 PM

    저기 빨래삶는 냄미에 라면 끓여먹은 사람 한명 추가요..
    하필 세제며 어수선한 구석탱이에 처박아둔 냄비를 끄집어 내서 거기에 끓여먹는건 또 뭔가요 -_-
    옆에 냄비 치수별로 쎄고 쎘는데...

  • milksoap
    '12.10.16 5:40 PM

    ㅋㅋㅋ. 아는 언니 남자친구만의 사례가 아니었군요. ^^;
    저희 남편도 보면 후라이 달랑 하나 해먹을꺼면서 작은 사이즈 후라이팬 다 놔두고 커다란 웍 꺼내서 달랑 계란 하나 넣고 하고 있어요. ㅠㅠ

  • 5. Gina
    '12.10.16 5:40 PM

    공감100개 누르고 싶은 글이네요 ㅎㅎㅎ
    8년째 남편이 제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주는데
    변천사가 있지요.
    첫해에는 미역 산을 보았고, 두번째 해에는 고기는 있으나 맹물인 ... 그러면서 점차 발전..
    은 무슨... - -;
    그래도 아무말 안합니다. 노후를 위해서...
    더 나이들어 나 힘 없을때 미역국이라도 스스로 끓여먹고 살아라 라는 뜻? ^^;;

  • milksoap
    '12.10.16 6:11 PM

    미역산. ㅋㅋㅋㅋ.
    누가 뭣모르고 미역국 끓인다고 건미역 한 봉지 다 넣었다가 미역들이 자꾸만 냄비뚜껑을 열고 올라와서 공포에 떨었다는 라디오 사연이 생각나네요. ^^
    저희 남편은 미역국은 기대도 안해요. 그저 앞으로도 짜장라면이나 비빔면만 꾸준히 해달라고 할려구요. ^^;

  • 6. 여름바다
    '12.10.16 8:32 PM

    마지막 사진보고 저도 모르게 목을 잡았어요 ㅋㅋㅋ
    칠리 콘 까르네는 저도 우리 부부도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라 잘 해먹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니
    오늘 당장 수퍼에 달려가야 겠어요!

  • milksoap
    '12.10.16 11:19 PM

    사진이 그 상황에 딱이죠? ㅎㅎㅎ.
    남편이 주말에 칠리 또 만들고 싶다는데 어쩌죠? ㅠㅠ
    여름바다님 칠리 맛있게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

  • 7. 고독은 나의 힘
    '12.10.16 9:22 PM

    아... 힘들게 모으신 아이템들이실텐데... 정말 르쿠르제로 한대 때려주고 싶으셨겟어요..

    저도 하소연을 하나 하자면.. 남자들은 설겆이를 할때.. 왜 정말 개수대 안에 있는 그릇만 씻는 걸까요..

    여자들에게 설겆이라 함은 부억정리를 말하는 거잔아요.. 그릇 씻어 놓고.. 싱크대 주변과 식탁까지 정리하고 깨끗하게 닥고 끝나는데.. 남편이 설겆이 하면.. 제가 다시 정리 다 해야 한다는 (그래도 시켜야 겠죠!!!)

  • milksoap
    '12.10.16 11:22 PM

    저희 남편은 초토화해놓고 달라빼서 설거지는 안하더라구요. --;
    요리 좀 했다고 혼자 진 빠져서 소파에 널부러지며 설거지는 회피하는 거 같아요;
    고독은나의힘님 남편분은 설거지까지 해주시니 멋지네요. ^^

  • 8. 낭만딸기
    '12.10.16 9:58 PM

    너무 공감가요.. 하고 많은 것들중에 그들은 왜 그런것(?)들만 선택할까요. 에혀..
    떡뽁이 한번 얻어 먹으려다 냉장고 계란 한판 다 깨어 주신 신랑님이시여~~

  • milksoap
    '12.10.16 11:25 PM

    헉... 계란 한판을요? ㅠㅠ
    전 아침에 남편이 커피 끓인다고 모카포트 썼는데 뭘 잘못했는지 펑~하고 커피가 사방팔방에 다 튀었는데 직장 간다며 휘리릭 도망가서 제가 그거 한 시간 가까이 닦아내고 수습한 적도 있네요. --;;

  • 9. steelheart
    '12.10.16 10:29 PM

    너무 웃겨요
    전에 직장동료 가 밖에서 남편더러 애들 옷 입혀서 델고 나오라고 했더니 한여름에 옷장 젤 위에 있는 나시 반바지같은거 놔두고 어느 구석에 찡박혀 있던 겨울바지를 입혀서 나왔더라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ㅋ

  • milksoap
    '12.10.16 11:27 PM

    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겨요.
    남편들 꼭 그러더라구요.
    저도 그런 일 겪어본 적 있어서(아빠가 옷 챙겨입혀 나오면 애가 왜 그리 불쌍하고 꼬질해보이는지 ㅠㅠ) 공감백배네요. ^^

  • 10. chirp
    '12.10.16 11:32 PM

    ㅎㅎㅎ 무지 공감 하며 재미있게 읽었네요
    다 못해도 돈버는것 하나만 잘 하면 되는데
    다 못하는데 돈버는 것도 못하는 울 남편은 어쩔까요

  • milksoap
    '12.10.17 4:10 PM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하하. ^^*

  • 11. 마미
    '12.10.17 6:33 AM

    이글..넘 웃겨요..댓글들도..ㅋㅋㅋㅋ 아이고 배야...ㅋㅋㅋㅋ

  • milksoap
    '12.10.17 4:12 PM

    하하핫. 재밌으셨다니 그나마 기분이 낫네요. ^^;

  • 12. 청크
    '12.10.17 11:24 AM

    저도 공감이... 저도 조리기구를 상당히 신경 써서 들이고 또 아끼는 편이라 제가 다 안타깝...;
    그래도 남편이 해주는건 좋아요^^

  • milksoap
    '12.10.17 4:12 PM

    그냥 라면 정도 끓여주는 건 저도 참 좋아하는데 너무 나가지만 않아주면 좋겠어요. ㅎㅎㅎ. ^^;

  • 13. 동범어멈
    '12.10.17 11:48 AM

    저희 남편도 그래요..
    아끼는 조리도구는 귀신처럼 알아내서
    그걸 맘대로 쓰고, 내 팽겨 쳐놓고

    대표적인 예로는 무쇠 후라이팬 쓰고
    설거지통에 담궈두기,,
    그 녹은 어찌 할꺼냐고요..

    매번 말해도..소용 없어요..ㅠㅠ

  • milksoap
    '12.10.17 4:13 PM

    오옷. 무쇠냄비를 물에... ㅠㅠ
    그 녹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듣기만 해도 막 안타깝네요;

  • 14. 녹ㅊrㄹr떼
    '12.10.17 12:32 PM

    ㅎㅎㅎㅎ 추천 꾸욱 누룹니다.
    절대적으로 동감...
    꼭 꼭 숨은 뇨석을 용케도 잘 찾아내요..
    또 눈앞에 있는 자주 쓰는 뇨석들은 절대 안 보이나봐요.
    윗님처럼 저희도 예민한 무쇠 팬이 하나 있어요.
    쓰고 나서는 뜨거운 불에 오일 테닝을 해야 하는 넘인데
    쓰고 나서 싱크대 물속에 퐁당 빠뜨려서 싱크대에 녹이...

  • milksoap
    '12.10.17 4:15 PM

    추천까지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
    남자들은 숨은 그릇 찾아내는 투시력 같은 게 있나봐요. -_-;

  • 15. 치즈맛와인
    '12.10.17 1:15 PM

    ㅋㅋㅋㅋ
    저희 신랑은 설겆이하나 할줄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잘한다잘한다하면서 설겆이 가르치고,
    얼마전엔 저도 신랑이 만들어주는 브런치 먹고싶다~했더니
    온 주방을 폭탄맞은것처럼 해놓고 만들어준게 주먹밥.
    그래도 그릇이며 세팅(주먹밥 주변에 오이지며 멸치등을 자잘하게)은 호텔처럼(말만 호텔)해서 얹어왔더라고요

  • milksoap
    '12.10.17 4:17 PM

    오옷~ 주먹밥에 세팅까지...
    남자들이 또 어설픈 데코 같은 건 꼭 할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칠리에 치즈 갈아올린 건 거의 전문가 수준이죠? ^^;

  • 16. 딸기가좋아
    '12.10.17 2:00 PM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님은 심각하신데.. 전 깔깔깔 웃었어요 ㅠㅠ

    그러게요... 대체... 왜들그러는걸까요... 으하하하하

  • milksoap
    '12.10.17 4:19 PM

    원래 남의 집 이야기면 재밌는데 그게 우리집 일이 되면 심각해지는 거지용. ㅎㅎㅎ.
    저도 다른 집 이야기였음 웃었을거예요. ^^;

  • 17. 써니
    '12.10.17 2:40 PM

    진짜 왜그러는 걸까요?
    밥통에 밥을 싹싹 긁어먹었으면 코드빼놓고 밥통은 싱크대에 넣어놔야지요
    왜 빈밥통을 몇일동안 그냥 놔둘까요? 몇일동안 가마에서 밥통 굽나요?

    왜꼭 옷꺼내 입으라고하면 계절 모르고 여름에 두꺼운 수면바지 꺼내입고 에어컨 켜고 있는걸까요?

    설거지한번 시키면 수영장에 온것처럼 온몸이 물에 젖어서 바닥은 한강이 되고
    그릇몇개 냄비 몇개를 2시간동안 땀 뻘뻘 흘리면서 할까요? ^^ 진짜 신기해요

  • milksoap
    '12.10.17 4:22 PM

    까하하하. 밥통 가마에 굽는단 표현보고 쓰러집니다. ^^
    그러고 보니 저희 남편도 이불 꺼내라 하면 여름에도 꼭 극세사 빨아넣어놓은 것 빼고 그래요. -_-;

  • 18. 오색무지개
    '12.10.17 4:23 PM

    미역산과 공포의 미역에 배꼽빠졌어요. 정말 공감가네요. 재미있었어요. 뒷처리는 정말 멘붕이셨겠어요 ~~

  • milksoap
    '12.10.17 6:04 PM

    다행히 냄비 속 에나멜 코팅이 떨어져나가진 않았더라구요. ^^;
    남편이 주말에 또 칠리 해보겠다고 하는데(자기가 해놓고 자기가 맛있다고 난리;) 자진해서 "이번엔 르크루제에 안할께' 하네요. ㅎ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19. 루이제
    '12.10.17 5:46 PM

    결혼후 한달되..나..그시점에,
    일요일 점심을 비빔국수 해준다길레,,잠깐 티브이보며,,기대하고 있었더니,
    국수 팅팅 불토록 삶아서,
    시판 고추장 하나 넣고,,커다란 양푼에 비벼서,
    냉면대접에 산더미처럼 담아주더군요.
    젖가락으로 집었더니,,모두 한덩어리로 딸려올라와서,
    한쪽 베어먹다가 집어던질뻔한 이후로,
    절대,,절대,,절대,,
    주방에 얼씬 못하게 합니다..
    끔찍해요.
    가끔 요리가 하고싶은지..말려도 계란후라이도 하려고 하고,
    토스트도 하려하고, 라면도 끓이는데..
    어찌나 한결같이 맛없게 하는지,,
    토스터에 버터를 앞뒤로 두껍게 발라 넣어서,,,,꾸욱 눌러놓고 기다리는통에
    필립스 토스터 하나 보내고..
    새로산 후라이팬 다 태워먹고,
    정말,정말,,무서워요.

  • milksoap
    '12.10.17 6:06 PM

    아아악. 버터 발라서 토스터에 넣음 불 활활 올라오지 않나요?
    빕*(패밀리 레스토랑)에 누가 버터 바른 빵을 빵 굽는 기계에 넣어서 불 올라오고 막 그런 거 보고 직원 뛰어오고 난리가 난 걸 본 적이 있는데... --;
    암튼 한 덩어리 국수도 막 머릿속으로 연상이 되서 웃음이 나네요.
    남편분은 진지하게 만들어 오셨을텐데 한 덩어리 국수가... ㅎㅎㅎ. ^^

  • 20. 긍정의힘
    '12.10.17 8:37 PM

    항상 눈팅만 하다가 댓글남기고 갑니다..
    너무 잼나서 ㅎㅎ

    맨아래 사진도 어디서 구하셨는지 너무 웃껴요 ㅎ ㅎㅎㅎ ^^;

  • milksoap
    '12.10.19 4:07 PM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
    맨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 있길래 바로 저게 내 심정이다 싶어서 올려봤어요. ^^;;;;

  • 21. 여니
    '12.10.17 9:54 PM

    행주냄비에 라면 저도 추가요(어디 구석탱이것을 찾아서리.)-이땐 애 낳으러 갔을때(계속 요리냄비로 사용중이더라구요..ㅜㅜ)
    아이 입원해서 며칠병원있다 왔더니 정말로 부엌 살림살이는 다~~~~~~~~~~ 나와 있었어요@@

    설거지를 몇시간 했는지 몰라요. ㅜㅜ
    (물컵 씻기 싫어 커피잔 있는거 다 꺼내쓰고 젓가락 다써서 튀김용.손님용 일회용@@)

    나름 해먹기는 하는데 우리집도 뒷감당이 안되서 안시켜요..ㅎㅎ

  • milksoap
    '12.10.19 4:10 PM

    맞아요.
    몇 시간 집 비워도 컵이랑 수저랑 끼니수만큼 다 나와있는 거 저희 집도 똑같네요. ^^
    근데 시어머님 며칠 시누네 일 봐주러 가셨을 때 시댁에 아버님 반찬 좀 해드리러 갔더니(첨엔 어머님께서 반찬 좀 해놓고 가셨고 중간에 반찬 떨어졌을 꺼 같아 갔거든요) 끼니수만큼 밥그릇, 수저 다 싱크대에 담겨있더라구요. 부전자전. ㅎㅎㅎ.

  • 22. 쿠키왕
    '12.10.17 10:00 PM

    ㅎㅎㅎㅎㅎ 재미지고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는 글이에요 ㅎㅎㅎ 부모님도 저 요리할때 똑같은 마음이셨겠구나 생각하니 이제 안나대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 글을 너무 재밌게 쓰셔서 읽는 내내 쿡쿡거렸습니다 ㅎㅎ

  • milksoap
    '12.10.19 4:12 PM

    부모님께선 좋아하실 거예요.
    저도 자식이 그러면 기특하네 했을텐데 남편이 그러니 부글부글하던데요. 하하하.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 23. 비타민
    '12.10.18 6:35 AM

    ㅋㅋㅋ 원글도 너무 재미있고... 댓글들... 너무 웃겨 쓰러져요..ㅋㅋㅋㅋㅋ
    진짜 다들 비슷한 공통분모가 있어요..ㅋㅋㅋㅋ ^^

    저흰... 원래 잘 시키지도, 할 시간도 없지만, 가끔 간단한 뭔가라도 할때마다.. 정말 혈압 올라요.ㅠㅠ
    주방용품.. 막! 쓰는거 싫어하는데. 저는 싫다, 잘못했단 말은 잘 안해요... 그래도, 제가 싫어하는거 같은 눈치를 알아챈건지... 이젠 꼭 물어보고!!!!!ㅋㅋㅋ 자기도 좀 써도 되냐고..ㅋㅋㅋㅋ눈치보면서, 사용해요.^^

  • milksoap
    '12.10.19 4:15 PM

    저희 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 댓글 보니 그런 사례들이 많아서 저도 웃었네요. ^^
    저도 최대한 뭐라 안할려고 했는데 냄비 눌은 거 닦으면서 표정이 다 보였는지... ^^;
    남편이 이제 물어보고 쓰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ㅎ.

  • 24. 헬렌
    '12.10.18 12:48 PM

    글 보고 답글 읽고 빵! 터져서 로그인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애 친구 엄마가 예전에 해준 말..
    남편이랑 해외여행할 때.. 호텔로비에서 만나기로 하고 어떻게 따로 나왔는데..
    나온 남편이 트렁크에 있던 마누라의 곱디 고운 분홍티를 자기건줄 알거 입고 나와서 뒷목 잡았다는..

    남자들은 정말 재주도 좋아요..ㅋㅋㅋ

  • milksoap
    '12.10.19 4:16 PM

    오옷~ 남편분이 많이 마르셨나봐요.
    아내분 옷이 입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하필 핑크라니... ㅋㅋㅋ.
    빵 터졌어요. ^^

  • 25. 나우루
    '12.10.19 11:33 AM

    ㅋㅋㅋ 너무 재미있는 글이에요.
    저도 요리하는걸 즐겨해서 다행이지. 엉망진창이였어요.
    그나마 옆에서 와이프가 가끔 잔소리에 잔소리를해서 많이 좋아졌어요 ㅋㅋ
    좋아하는 요리니까 잔소리 들으면서 열심히 했찌 아니였음... ㅋㅋㅋ

    이제는 와이프가 절 믿는지... 요리를 혼자하게 냅두는데요...
    그럴때마다 뭔가... 와이프가 이제 날 너무 믿나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게.
    제자신도 혼자 부엌에서...
    신기하면서도 뭔가 불안할때가 있어요 ㅋㅋ

    암튼 글 정말 재밌게 잘봤습니다~

  • milksoap
    '12.10.19 4:19 PM

    오옷. 82 키톡의 인기남 나우루님은 저희 남편에 비하면 요리의 신 정도 되실 것 같은데요? ^^
    요리 잘 하시고 좋아하시는 남편분들 존경스럽습니다. ㅎㅎㅎ.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드리구요, 나우루님 앞으로도 키톡에 깨소금 냄새 폴폴나는 요리 사진이랑 글 많이 올려주세요. ^^

  • 26. 레몬사이다
    '12.10.19 11:43 AM

    그래도 뭔가를 하려고 했다는게 기특하네요.
    울남편은 십년이 다되도록 밥상 한번 안차려봤어요.
    겨우 시키면 설겆이는..... 개뿔..... 세네번했나.
    엊그제는 설겆이통에 있는 수세미 다 놔두고 옆에 담아둔 하수구 씻는 수세미로 설겆이 말끔히 해놨더군요.
    .... 아... 저도 뒷목 땡깁니다.....
    도로 끄집어내서 설겆이 다시 했다능~~~~

  • milksoap
    '12.10.19 4:23 PM

    아아악- 하수구 수세미로 설거지한 전적 저희 남편도 있어요. ㅠㅠ
    (하수구까진 아니고 싱크대 닦는 용이었지만 그게 그거니... ^^;)
    버젓이 눈에 보이는 설거지 수세미 놔두고 청소 수세미 일부러 찾아 쓰는 것이 더 힘들텐데 그런 것도 특화된 능력이다 싶어요. --;;;

  • 27. bersa
    '12.10.20 8:49 AM

    그래도 마음이 너무 예쁜 남편분이세요~

  • milksoap
    '12.10.20 8:48 PM

    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

  • 28. 노매드
    '12.10.22 10:08 AM

    월요일 아침, 회사에서 혼자 큭큭거리고 웃다가 눈물까지 나왔습니다. 아놔~ 너무 웃겨요, 행주 삶는 냄비에 라면 끓이기, 튀김 젓가락, 미역산.. 진짜 웬일입니까 ㅋㅋ

  • milksoap
    '12.10.22 6:49 PM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드려요.
    다 실화라 더 재밌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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