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에 키톡에 올릴려고, 비공개로 썻던 글.. 무려.. 4개월전에 쓴 글이네요..
지난 6월부터, 안그러던 녀석이 저한테 착싹 붙어서, 애기짓을 하며, 어린이집 가길 싫어하는거에요.
둘째 낳고 봄부터 1년 반을 아주 잘 다니고 있었는데,,.어느날부터 갑자기
잠자기전 아주 다소곳이. 귓속말로, "엄마, 저 어린이집 가기 싫어요~" 하고. 살짝 눈감고 자는척 합니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둘째때문에 좀 일찍부터 보낸것도 맘에 걸렸었지만,
근데,, 사실.
말귀 안통하는 두녀석들을 데리고, 아침먹이고, 씻기고,, 옷입히고, 차 시간 맞쳐 내보낸다는게,
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더군요..
자꾸 애를 재촉하게 되고, 윽박지르게 되고... 가까운곳에는 자리가 없어서, 멀리 보내는지라
차를 놓치게 될까봐, 늘 재촉하고, 다그치고...
애들은. 집 나가면서 곰돌이랑도 인사해야 되고, 공룡인형도 한번 만지작해야하고,,
신발도 자기들 맘대로 싣으려 하고, 현관 나가는데 한 30분 걸리고,,
지나가던 개미랑도 인사해야 하고,, 나뭇잎도 따야 하고, 돌맹이도 주어야 하고..구경할건 많고
한걸음 한걸음이 태평인데,,
저는 차 놓치게 될까봐,, 속에 불이 나고 한숨이 팡팡 쏟아지죠..
애들을 괜히 7살에 유치원을 보내는게 아니겠다 싶은 생각이..
제가, 무언가에 쫓기거나 누군가를 닥달하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 인간형이라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빠 나갈 시간 맞춰서 꼭 똥을 싸고, ㅜㅠ
오빠 마중나갈 시간에 맞쳐서 잠이 들어버리는 둘째양의 방해공작에도 너무나 지치고,
차 한번 놓치면,, 차타면 난리 부리는 둘째까지 태우고, 데려다 주고 오면
하루 에너지의 절반은 그냥 다 써져버리는것 같은..
그러고 집에 오면 또 둘째와 전쟁 치뤄야 하고...
고작 몇시간의 자유를 얻어보고자... 아침마다 쌩고생을 하는 그런 기분..
게다가 지난 환절기 끝날때까지, 두녀석다 감기가 끊이질 않아서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데리고 병원 다니고,, 못가는 날도 더 많고, 얼집보냄으로 해서, 추가적으로 얻는 스트레슈까지..
모두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라고 애기하는데,
나는 왠지.. 이것이 과연 아이는 둘째 치고 나를 위한 길인가?
엄마 몸좀 편해보자고,, 보내는건데,, 과연.. 진정 편한것인가,, 육아라는것이 편한길이 있는 길인것인가..
라는 의문이 마구 들면서,,
까짓것 한번 데리고 있어보자..... 하는 섣부른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지요..
원장한테,, 이제부터 집에 데리고 있겠다고 하는데, 어찌나, 심장이 벌렁벌렁.. 쿵쾅쿵쾅..
나... 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난 곧 후회하게 될꺼야,,, 흑....
그러면서, 드디어 후회할짓을 저지르고 말았어요.
역시나,, 일주일정도 지나서, 혹시나 하고 얼집에 물어보니,
벌써 다른 친구가,, 들어와 있더군요.. (아.. 이젠 돌이킬수 없다..)
하하하..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
제군들.. 제군들이 있어야 할 곳은
이 집 뿐이다.
전면전이다 제군들..
자 . 준비됐나~~~
아침에 일어나면, 원할한 배식을 위해 무조건 식탁위에 앉는다.. 늦잠은 없다?. (오~ 제발 늦잠을 자다오~~~)
앞으로의 행군이 험난할것으로 예상되므로,
홍삼액기스 한봉지씩 들이키고,
캬~~ 쓰다 써.. .. 원래 입에 쓴것이 약이된다 제군들.
그리고 의자가 없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서서먹는 훈련도 들어간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밥그릇은 사수하도록.
자리에서 뜨는 즉시. 밥 그릇은 엄마의 차지가 될것이다.
이제부턴
일식 일 반찬 형식으로 간다 제군들.
5구짜리로 줬더니. 왜 빈칸이 있냐 따져 묻는 1번양으로 인해
이제 부터 식판은 2구 짜리로 변경한다.
반찬은 간단하게.. 별다른 조리 기술없는 삶기 방식을 선호하며
가사노동은 기본, 걸레질은 필수이다.
요리에도 적극동참하라.
식사 준비는 항상 함께 하도록 한다. (부디 혼자 할 수 있게 해다오~~)
논땡이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부지런히 일하는 자만이 먹을것을 얻을 수 있다.
식을때까지 얌전히 기다려라.
그러면 맛난 음식을 얻을것이다.
한달전만 해도 식지도 않은 음식앞에서 빨리달라고 난리치고,, 울던 아이. 이젠 오빠와 나란히 앉아서 기다릴줄도 알고,
얌전히 있어야 먹을것을 얻을수있다는것을 슬슬 알아가는것 같네요.
요것들 키우면서 하나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요것들을 조금 편하게 키울려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봤자.. 결국에는 다 소용없다는.. 이 애미의 머리로는.. 도저히.
그저.. 저긋들의 시간에 저를 맞춰야 .. 나도 편하고~ 지들도 편하고~ 휴~~ 휴~~~
처음 6월~ 7월까지는 편했는데, 8월은 너무 더워서 힘들었고,, 9월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애들 집에 데리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잘 해주는건 없고, 가끔씩.. 아 내가 모하는 짓인가. 애들때문에 꼼짝도 못할때는
내가 너무 미련스러운것 같고, 한번씩 폭발합니다. ㅋ 이럴거면, 얼집 보내는게 나았겠다 싶은 날도 많았고
특히 9월 무진장 힘들었던것 같고,, 안좋은건, 첫째가, 외부에 나갔을때 예전보다 더 엄마를 찾는거 같네요.
외부에 나가서, 다른 아이들 하고 어울려 놀아야 하는데, 놀이터 나가면, 아무도 없고. ㅋㅋㅋ
막상 아이들 많은 시간 나가면,, 12월 생이라 그런지. 또래도 다들 크고, 애들이 무리 지어 놀아서,,
잘 안놀려고 하네요. 아 걱정. 이런모습 볼때마다, 얼집을 보냈어야 하나.. 하는.. 후회가.
얼집 안다니는, 비슷한 또래 친구 찾으려 했지만, 잘 없더군요. ㅡ.ㅡ 얼집 친구들은 다 멀리 살아서,,못놀고
처음엔 친구들하고 못노니깐 너무 심심해 했는데, 이젠,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서만 노는걸 좋아해서,
큰일입니다. ㅡㅠ.
좋은건, 두녀석이 친구처럼 잘 지낸다는겁니다. 물론, 하루에 몇번씩. 치고박고,,ㅠㅡ 싸웁니다.
둘째녀석이 오빠를 때리고 머리잡아당기고, ㅠㅜ.. 우리집 천하무적 안하무인입니다.
맞을땐 밉다고 울면서 그래도, 밖에 나가면 동생 엄청 챙깁니다. 둘째가 고집 피우고, 안움직이면, 저는 그냥 두고 오는데,
첫째는 발 동동 구르며,, 동생 두고 갈까봐 난리. 동생 손잡고, 달래고
물론 고집쎈 울 공주님은 그렇게 오빠가 한참을 숙성시킨후 제가 가서 손한번 내밀어줘야 움직입니다...
동생은 오빠 자전거를 아주 잘 밀어줍니다.
오빠가, 좀 더 씩씩하게 자랐음 좋겠는데, 그것도 다.. 때가 있어서, 좀 지나면, 알아서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을까 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두 녀석과 집에서 생난리 치며 지낸지 5개월째. 이제야 저도 좀 여유와 적응을 하는것 같네요.
내년에는 여섯살 되면 누리과정으로 유치원 보낼 생각입니다.
내년 봄까지만 참으면 좀 수월해질런지는 또 내년 되어 봐야 알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