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신선한 멍게 손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보기

| 조회수 : 6,549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04-11 00:47:09
안녕하세요?
얼마 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을 봐왔어요.

3월 28일부터 4월 2일이 해외 부재자 투표기간이었거든요.
제가 사는 곳 총영사관은 규모가 협소한관계로 시 외곽에 따로 투표소가 만들어졌어요.

그러나 도심을 제외하고는 운전이 제일 편한 교통 시스템인 미국.
덕분에 차를 렌트해서! 투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차도 있고, 외곽으로 나가니까 그 근처의 한인마켓을 가자!
이렇게 된 것이지요....

이고 지고 버스 안타도 된다고 이것저것담았더니...ㅠ
남들이 들으면 헉소리 날 만큼 장을 봐왔습니다.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었다는...ㅎㅎㅎㅎ


오늘의 노획물!



바로 멍게였어요.
냉이/달래와 함께 혀끝에서 내내 맴돌았었는데 한국에서 바로 잡아왔다며 팩에 들은 멍게가 저를 쳐다보지 않겠어요?

그래서 두번도 생각안하고 냉큼 집어왔습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보니 멍게를 손질할 줄을 몰라요...ㅠ

그래서 폭풍 검색!
역시 친절하신 82님들이 자세히 알려주셨더라구요.

그러나 사진까지 있는 손질법은 없기에...



네, 저기 보이는 것 처럼 수염 있는 부분 말고 돌기 두개 있는 쪽을 칼로 잘라서 (이때 멍게가 물을 발사할 수도 있습니다!)
안에 있는 물을 살살 빼고,
껍데기와 살 사이를 손가락으로 살살 돌려준 후
손가락으로 살을 쏘~옥 빼주면 (양말 뒤집는 것 처럼요)
주머니 모양 멍게가 나옵니다.

그럼 걔를 반으로 갈라서
안에 검붉은 애들을 떼어주고,
멍게가 들어있던 물에 살짝 헹궈줍니다. (수돗물로 헹구면 멍게 특유의 향이 사라진대요)

그리고 한입크기로 자르면 멍게 완성!



그 이후에는 초장/소주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으로 한표 권리를 행사함을 축하하며 술판을 벌이면 되겠습니다...^-^

너무 신났어요. 해외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발만 동동굴렀었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는 것이..
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다가 (술도 잘 못하는주제에) 뻗어버렸어요..

예전에는 투표하고 하루도 안기다렸는데 일주일을 넘게 기다리자니 심장이 쫄깃쫄깃 해져서, 일단 이것부터 올리고, 내일모레쯤 잔칫상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나나
    '12.4.11 1:13 AM

    아스께끼님
    교포견 봄이가 아스께끼 와 다 유 이팅? 했겠는데요? ㅋㅋㅋ

  • 아스께끼
    '12.4.11 1:19 AM

    그러게요, 생긴건 한국개처럼 생긴 애가 한국 문화를 몰라요...ㅠ

    그래도 사람 먹는건 절대 안건드릴 뿐더러 저렇게 맛있는걸 저 혼자 다먹을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 2. 혜원준
    '12.4.11 8:29 AM

    멍게는 먹는것만 열심히 하고 손질하는건 오늘 처음 봤네요.ㅎㅎ

  • 아스께끼
    '12.4.11 11:24 AM

    저도 항상 부모님 손질하시는 것만 보다가 처음 해봤는데 어렵지 않더라구요.

    다음번엔 전복 손질에 도절할까 고민중 입니다.ㅎㅎ

  • 3. 진선미애
    '12.4.11 9:36 AM

    이번 부재자 투표율이 낮아서 쬐끔 실망이었는데
    아스께끼님 글 보고 나니까 조금 위로가 되네요

    멍게의 상큼한 맛이 막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첫손질을 저리도 깔끔하게 하셨단 말입니까?

  • 아스께끼
    '12.4.11 11:27 AM

    물건너온 해산물이라 손질하면서 '괜찮을까..?'했는데, 멍게 맛있었어요.
    소주를 부르는 맛이더라구요.
    다음날 출근은 일단 까먹고 술판을 벌였답니다...ㅎㅎㅎ

    투표하러가기 힘들었어요..위치도 그렇고, 신청지(등록지)/투표지가 달라서 헷갈리기도 했구요.
    그래도 '나 하나쯤이야'가 작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일념으로 주말 새벽부터 달려갔답니다~~

  • 4. anabim
    '12.4.11 11:19 AM

    일단 투표하신 것~ 와락 안아드려요
    멍게는 검은 것 안떼어도 되구요. 내장, 실처럼 나오는것만 쭉 짜내면 되어요
    전 멍게 10키로 사서 까느라 초죽음 되어서 이제 까져서 파는 것으로 삽니다.

  • 아스께끼
    '12.4.11 11:29 AM

    으흐흐흐 일단 덥썩~안깁니다!

    검은 것 안 떼어도 되는군요. 다음엔 두어젓가락 더먹겠네요~~아싸!
    멍게 까는것 재미있더라구요, 촉감이 껍질과 알맹이가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렇지만...10키로는...ㅠ
    다음번에 멍게가 그리 많이 생기시면 일단 저에게 일부 투척하심이~~그럼 일이 줄어들지않겠습니까!!

  • 5. 김명진
    '12.4.11 12:13 PM

    잘려진 돌기는 버리셨어여?
    꼬돌꼬돌 씹어 먹어야죠

  • 아스께끼
    '12.4.11 12:44 PM

    예리하십니다!

    돌기는...돌기는...
    자르면서 다 잘근잘근 씹어 먹었습니다...ㅠ

    그래서 사진이 없다지요...;;

  • 김명진
    '12.4.11 12:45 PM

    하하하 버리셨나 걱정 했드만...맛나게 드셨나봐요.
    저도 다음주에 연안 부두 가서 해물 좀 또 먹으려구요.
    아아...이놈의 먹성은 멈추지가 않아요

  • 아스께끼
    '12.4.11 12:53 PM

    연안부두!!
    근처 사시나요?

    새벽에 해수탕->연안부두->집에서 해산물을 배터지게 흡입..이 월례행사였는데 말이죠...ㅠ
    아...해산물아...해수탕아...그립다...ㅠ_ㅠ

    저 대신 많이 드셔주세요!!!

  • 6. 불면증
    '12.4.11 1:36 PM

    수고가 많으셨어요.
    저는 해산물 못먹는 사람으로서
    멍게가 무섭긴 합니다만
    마지막 사진에 저도 술잔을 걸쳐놓고 싶은 생각이 모락모락 ㅋㅋㅋ
    저녁에 웃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계속 안절부절중...

  • 7. 푸른두이파리
    '12.4.11 10:58 PM

    이슬이옆 파랑인 머예요?
    아..내 입에서 멍게향 난다 ~~~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0 코코몽 2024.11.22 8,379 2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43 ··· 2024.11.18 13,951 7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37 Alison 2024.11.12 15,691 6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10,543 4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8,459 5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6 백만순이 2024.11.10 9,101 4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616 6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985 4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10,074 5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851 8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800 4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396 8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382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635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203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242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235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214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89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711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143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516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337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231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929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604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644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548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