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셨어요?
매일 아침저녁으로 들어왔지만 글로는
무려 2년 반만의 인사입니다.^^
오랫만에 글을 올리려니 넘 많이 변해서 어리둥절합니다.ㅎㅎ
오늘 사랑하는 사람이 굴을 보내 주었어요.
이중으로 꽁꽁 싸여 얼음까지 넣어져 싱싱하게 배송된 굴.
기쁘기 보다는 왠지 맘이 아립니다.
이제 곧 헤어짐을 앞두고 있어 이 가정의 자라남을 더이상 바라볼수 없기 때문이지요.
말하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였습니다.
항상 기도와 관심이 가던 사람. 그저 믿게 되던 사람. 이제 멀리서 응원하며 바라봐야겠죠.
제가 조만간 오랫동안 (짧게는 만9년, 총22년) 해 오던 일에서 은퇴?를 하거든요.
덕분에 오늘 저녁 메뉴가 굴요리로 싹 바뀌었네요. 저녁에 먹을 양만큼만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물기를 내려둡니다.
저는 왠만한 생선 냄새를 비린내로 느끼지 않고 고유의 향으로 느낍니다만, 남편은 예민한 편이라 비린내 잡는 법을 연구해야합니다. 굴에도 고유한 향이나니 당연히 남편을 위해 제거해 줘야겠죠.
굴 비린내 잡는 법
: 참기름 식초(혹은 레몬즙)-> 참기름 한수저 두른 후 대충 섞고, 식초 한수도 둘러 살살 섞어주면 굴 특유의 비린내가 싹~사라지고 살도 탱탱 맛도 한결 좋아져요. 참기름 넣기 전 멸치 액젓을 약간 넣어주기도 합니다.
굴무밥/무굴밥
1) 쌀 씻어 물을 보통때보다 좀 적게 잡은 후 30분 정도 불려줍니다.
보통때는 압력솥에 하는데~ 굴밥하려고 정말 오랫만에 솥을 꺼냈어요.
2) 무 채썰고 당근도 채썰어 불려진 쌀위에 올리고 밥을 짓습니다. 다시마 두쪽도 넣어줬어요.
3) 뚜껑덮고 중강불로 밥물이 끓어오를때까지 끓입니다.
4) 밥물이 잦아들때쯤 뚜껑열고 손질해둔 굴을 올려줍니다. 참기름과 식초를 버물여두면 굴에서 약간의 물이 생기는데 그 물도 함께 넣어주고 약불로 약8~10분정도 더 익혀줍니다.
5) 불을 끈 뒤 10여분 뜸을 들인 후 완성입니다. 향이 참 좋아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양념장을 곁들이면 또 다르게 맛있습니다.
양념장은 그때그때 다른데 전 제가 따로 만들어 쓰는 간장이 있어서 거기에 발사믹 식초만 첨가했어요.
보통 간 장 매실액 식초(혹은 발사믹식초나 레몬즙) 깨소금 그리고 매콤한 맛이 땡길때면 고추다짐 이나 영양부추, 달래 정도 넣습니다.
울 곰부부 모처럼 굴밥을 정말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굴미역국
1) 미역을 물에 불려줍니다. 미역이 불려지면 씻어건져 물기뺀 후 국간장에 조물조물 무쳐둡니다.
2) 다진 마늘과 밑간한 미역에 참기름을 둘러 볶습니다. 이때 굴을 넣고 볶기도 하는데~ 오늘은 나중에 넣었어요.
3) 물을 넣고 펄펄 끓을 때 손질해둔 굴을 넣고 한번 더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굴향이 시원한 굴미역국 완성입니다.
* 사실 전 항상 국을 끓일때 쓸 밑국물을 냉장고에 만들어 두고 쓰기 때문에 저 상태로도 충분한 맛이 나는지 잘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파 양파 무 다시마 우려 끓이 물에다 디포리나 멸치, 가다랭이포 육수를 첨가하곤합니다.
굴전
1) 손질한 굴에 부침가루나 밀가루를 살짝 뿌려 버무립니다.
2) 달걀물에 빠트렸다 건져
3) 노릇하게 부쳐냅니다.
간단한 음식인데~ 말도 못하게 감칠 맛나고 향기로운 굴전입니다. 굴이 싱싱해서 뭘해도 맛있네요. 울 곰부부 굴밥에 굴국에 굴전까지... 아주 굴요리로만 포식했어요. 두시간후 혈당까지 아주 바람직해서 깜놀했답니다.
오늘 맛있는 굴을 보내준 이는 약6년전 얼굴이 아닌 목소리로 먼저 말을 걸어온 사람입니다. 아마 본인은 잊었을테지요. 그때 너무나도 솔직한 그 음성을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 내년 따뜻한 어느날엔가 집으로 불러 맛있는 집밥해서 먹이고 싶네요. 그때 덜 안타깝도록 지금의 마른 몸에 살좀 붙여왔으면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