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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프로 댓글러로 가는 길

| 조회수 : 9,195 | 추천수 : 9
작성일 : 2019-03-14 16:25:25
안녕하세요,
지난번 글을 올리고 신인 작가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했어요.
몇분이 제 글을 재밌다고 해 주시니 더 재밌게 쓰고야 말겠다는 야망과 빈약한 글발 사이에서 고뇌하다가 잠시 절필을 고민했지만... 
고민끝에 어차피 들어날 바닥이라면 빨리 이실직고 한 후에 속편히 프로 댓글러가 되기로 했어요.




무용한 것을 좋아하는 남편이 또 꽃집 할머니 말에 넘어가서 장미보다 조금만 더 비싸다는 이런걸 사왔어요.
미적 요소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며칠 지나면 잘라 보기로 합의를 보았어요.




몇년새 각종 배달 어플이 생겨나며 이런것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좋은날이 왔어요.
치킨 라이스와 베이비 카일란 볶음이예요. 
닭고기 육수로 지은 밥이 맛있어요.




파스타만 먹는 딸아이는 남들 안하는 특별활동에 들어가서 매일 붕대 감는 연습을 하다가
때론 깡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기부금을 얻어오는 행위도 해요. 
작년에는 자기 깡통이 없었는데 올해는 자기도 깡통이 생겼다며 그 와중에 기뻐하네요.




시험 기간에는 고기도 구워줘요.
여기저기 보고 페퍼소스를 만들어 주었더니 고기를 소스에 적셔서 소스 맛에 먹네요.
고기 구운 팬에 다진 마늘이랑 버터를 많이 넣고 쿠킹 크림 섞어서 끓이다가 후추, 치킨스톡 좀 넣고 
소스 농도로 끓여주면 끝.
치킨 스톡이 들어가니 맛 없기가 힘든 조합이예요.




어느날 콩물이 먹고 싶어서 검은콩을 불려 껍질채로 갈았다가 
냉장고에 숨겨두고 혼자 되새김질 하며 마셨던 적이 있어요. 
콩물을 파는 곳이 있길래 신이나서 콩국수를 만들어 보았어요.
소금을 삼십번쯤 갈아 넣어도 맛이 안나더라고요. 에잇..




아이가 학교에서 1박 2일로 여행을 갔어요.
신이나서 그러는건 아니고 혼자서 오차드를 마구 돌아 댕겨요.
새로 문을 연 Design Orchard 매장 위에 쉬어가기 좋은 쉼터가 있어요. 




오차드 도서관이예요.
저는 주로 그림책을 봐요. 요즘 노안이 와서 글자는 잘 안 보이더라고요. 허허..
도서관 통유리창 방향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오차드에서 살짝 비켜난 한적한 풍경들이 보여서 좋아요. 




아이가 여행 가서 그러는건 절대 아니고 남편과 만나서 외식을 해요. 






프랑스 식당계의 김밥천국 같아요. 
음식은 모두 맛있고 가격도 착하지만 인테리어와 서비스는 그저 그래요. 




밥 먹고 돌아오는 길에 82용으로 쓰려고 자판기 사진을 찍어 왔어요. ㅎㅎ
싱가폴의 명물, 자판기 오렌지 주스예요. 단돈 2달러.
쳐다보며 굴러 떨어지는 오렌지가 네개냐, 다섯개냐로 희비가 갈려요. 
항상 남편이 저를 먼저 주길래 좋아했는데 기계가 좀 씻겨지지 않았겠냐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서로 나중에 먹겠다고 난리예요. 




저희집 베란다에서 놀다가는 청솔모예요 
아이방 처마 사이에는 새도 같이 살아요
‘세상에 이런일이’ 에서 나오듯이 알 부화 시키고 새끼가 나는 연습이 끝나면 갈 줄 알고 그냥 지냈는데 
얘는 알이고 뭐고 없이 들어오고 싶을때 들어오고 또 며칠 안 오기도 하고 그러는 그냥 문란한 새 였어요.
이러다가 자연 다큐멘터리 찍을 기세.. ㅎㅎ

다음에는 싱가폴 주전부리들을 들고 올게요~

꽃소 (cow75)

제가 살고 있는 곳의 풍경들을 영상에 남기고 있어요. https://youtu.be/9NawTr05zL4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9.3.14 4:41 PM

    1등!

    일단 점찍고

    강아지들 산책하다 꽃향기가 술술~~ 올라와 찾아보니
    매화가 부끄럽게 웃고 있네요.

    그 사이 바다양 새끼는 산에 올라가 하산을 거부
    한 시간여 만에 하산하는 바다양을 끌고
    개 세상 편한 곳에 사람 죽을 판이였습니다.

    82용 사진^^
    저도 가끔 82에 혼잣말로 물어봅니다.

    세탁할 때 베이킹소다가 좋은지? 과탄산소다가 좋은지?
    라면이 좋은지? 짜파게티가 좋은지?

    ㅎㅎㅎ

    주전부리 기대합니다.^^

  • 꽃소
    '19.3.14 9:15 PM

    저도 봄을 맞이하는 경주의 산을 보면 좋겠어요~
    늘 여름에만 한국을 가니 봄 풍경이 그리워요. ^^
    고고님,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2. 오디헵뽕
    '19.3.14 6:53 PM

    꽃소님이 프로 댓글러로 가는 것은 82의 상당한 역량손실이라 보입니다.

  • 꽃소
    '19.3.14 9:36 PM

    오디헵뽕님~ 저는 원래부터 자게의 댓글러 출신입니다. 댓글에 나름 철학도 있어요. ㅎㅎ
    예전의 키톡은 요리 고수님들의 영역이었기에.
    그때가 그립네요.

    따뜻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 ^^

  • 3. 별헤는밤
    '19.3.14 9:48 PM

    허허...님은 님의 길을 가시오
    내가 꽃소님을 위한 프로댓글러가 되겠소
    글 쓰시는 스타일도 딱 제 취향이오!!

  • 꽃소
    '19.3.15 11:00 AM

    별밤님.. 애들말로 아침부터 심쿵입니다. ㅋㅋ
    이 무슨 낭만적인 프로포즈란 말입니까! ㅎㅎ

  • 4. 이규원
    '19.3.14 10:00 PM

    도서관에 있는 곡선 책장이 너무 멋져 보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의 도서관의 책장은 모두 직선이랍니다.

  • 꽃소
    '19.3.15 11:05 AM

    이곳 도서관들도 대부분은 직선의 책장들인데 이 도서관은 문 연지 몇 년 안되어서 좀 더 감각적으로 보여요.
    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멋지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5. 최선이
    '19.3.14 11:56 PM

    꽃소님. 오랫만이예요.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려나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남편분 정말 낭만적이시네요.ㅎㅎ 저것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먹을수있는 파인애플은 아니겠죠?
    저도 요즘 돋보기 안써면 글을 읽을수가 없어요. 비슷한 연배같아서 더 기쁘네요. 71년생이랍니다. 오챠드근처에 사시나본데, 기회되면 차라도 한잔 하고싶네요.

  • 꽃소
    '19.3.15 11:12 AM

    싱가폴 생활은 어떠신가요? 지낼만 하신가요? ^^
    제가 몇살 어리긴 하지만 같이 늙어가는 형편이라 형님동생은 의미 없다 보입니다. ㅎㅎ
    저는 만나면 낯도 가리고 재미도 없을텐데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우리도 싱가폴의 두콩과 소년공원이 되어 보기로 해요~ 하하..

    저 식물은 미니 파인애플이라는데 찔릴까봐 근처에도 못가요~

  • 6. 소년공원
    '19.3.15 1:46 AM

    사진 하나 하나가 눈여겨 보며 구경할 점이 많으므로...
    창을 하나 따로 열어서 보면서 댓글을 쓰겠습니다... ㅎㅎㅎ

    먼저, 무용한 파인애플 꽃다발은 장미보다 독특하고 아마 향기도 달콤해서 가격이 더 비싸도 용서가 될 것 같습니다.

    두툼한 스떼끼가 아주 바람직해 보이고요, 고기 구운 팬에 소스 만드는 비법은 땡큐입니다. 저도 한 번 도전해볼께요.

    도서관인지 백화점 로비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멋진 곳에서 저도 그림책 몇 권 읽고 싶고요...

    즉석 오렌지 주스 자판기는 오메~ 참으로 신기해요!

    저희집 베란다에도 자주 출몰하는 큰 다람쥐는 뭐 상대적으로 덜 신기...
    그러나 처마 밑에 문란한 새 이야기를 들으니, 저희집 태양광 발전판 아래에 보금자리를 지은 박쥐인지 다람쥐인지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동물 생각이 나서, 한숨이 나옵니다...
    홈오너의 슬픔...


    마지막 한 줄 요점 정리:
    이렇게 진기한 사진과 재미난 이야기를 댓글로 다 보여주실 수 있다면 프로 댓글러로의 전향을 굳이 막지는 않겠어요 :-)

  • 꽃소
    '19.3.15 11:20 AM

    무용한 파인애플은 향기는 없고 엄청 날카로워서 슬슬 피해 다닙니다. ㅎㅎ
    소스 만드실때 크림에 따라 다르니 물로 농도 조절 해 주세요~

    박쥐나 다람쥐나.. 정체를 모르니 난감하시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남들 놀때 자고, 남들 잘때 돌아댕기는 박쥐보다는 다람쥐였으면 좋겠어요.
    밤이나 도토리를 잔뜩 숨겨 놓을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저희 집 문란한 새는 *만 싸요. 청소하기 힘들어서.. ㅠㅠ

    한 줄 요점 정리에 강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ㅎㅎ

  • 7. 맑은물
    '19.3.15 5:09 AM

    "문란한 새"에 가서 미소 폭발!!
    프로 댓글러로 가는 길이 벌 써 열렸습니다.
    음식 사진도 이미 프로 입니다!!
    문란한 댓글러만 되지 마십시오!! ㅋㅋ

  • 꽃소
    '19.3.15 11:22 AM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저분하고 시끄럽기만 한 문란한 새가 한번쯤은 존재의 이유를 밝히네요. ㅎㅎ

  • 8. rlawlgus
    '19.3.15 9:27 AM

    2015년에 한국왔는데 싱가포르도 그새 많이 바뀌었네요.저있을때에는 오렌지 주스 자판기가 없었는데...
    도서관에 한번 데리고 갔었는데 우리 아들은 빨리 집에가자고 징징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

  • 꽃소
    '19.3.15 11:24 AM

    자판기가 생겨서 개인적으로 참 다행이예요.
    그 쉽고 정직한 오렌지 세 글자를 못 알아 들어서 어뤤지, 오린지... 등등의 해괴한 발음을 내뱉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지요. ㅋㅋ

  • 9. 마리스텔요셉
    '19.3.15 10:30 AM

    파인애플꽃은 처음봐요. ^^ 근데 웃겨요 . ㅋㅋㅋㅋㅋ
    싱가폴에 사는 지인이 일년에 한 번은 한국으로 소풍나와서 이런 저런 싱가폴 살이 애긴 듣긴하는데
    사진으로 보니 더 좋습니다. ^^

  • 꽃소
    '19.3.15 11:27 AM

    저 미니 파인애플이 아무래도 플로리스트들을 위한것 같아요.
    우리집에 있을 애들이 아닌데 오뚜기 병에 가지런히 같은 높이로 자기들끼리 꽂혀 있으니 찔릴까봐 무섭기만 해요. ㅋㅋ

    좋아해 주시니 저도 좋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0. 왕꼬꼬
    '19.3.15 10:26 PM

    올해는 자기도 깡통이 생겼다며...에서 빵터졌어요. 파인애플같은 꽃도 괜찮은데요?
    글 너무 반가워요~~~~~자주 오세요!!! 기다렸잖아요!

  • 꽃소
    '19.3.16 10:31 AM

    아이가 그 깡통을 들고 세시간을 서 있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서 있는거냐고 물어보셨대요.
    눈물이 날뻔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뭔가를 배우는 과정에서 엄마인 저도 같이 배워요.
    그 다음부터는 저도 깡통 든 아이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동전 몇개 꼭 넣어주고 와요. ㅎㅎ

    저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서 날아갑니다~^^

  • 11. mango tree
    '19.3.16 12:25 AM

    저도 20년 전에 오챠드 로드 부근에서 살았어요.
    싱가폴이 제가 떠난 이후 무쟈게 바뀐거 같네요.
    녹음 짙은 베란다 밖은 똑같구요.
    싱 소식 자주 올려주세요.
    꽃소님의 글빨로는 무엇인들 다 재밌겠지만요.
    울딸 OFS 다녔는데 지금도 그 학교 그리워해요
    (따님이 그 학교 다닐 것 같은 예감이..)

  • 꽃소
    '19.3.16 10:42 AM

    베란다 나무만으로도 위치 추적이 가능하신 건가요. ㅎㅎ
    지금은 한류 때문에 한국 식당도 많고,
    한국 제품들을 슈퍼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20년 전의 이곳은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저희 아이는 국제는 아니고 로컬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따님은 이제 성인이겠어요. 저희 아이는 자라면 어디를 그리워 할런지요. ^^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12. 까만봄
    '19.3.16 8:32 AM

    ㅋㅋㅋ
    프로 댓글러 맞으시구요.
    가끔 먹거리 사진도 올려주세욘~
    그 문란한새...
    얼굴도 한번 보고싶네요.^^

  • 꽃소
    '19.3.16 10:49 AM

    네~ 혼자 먹고 다니는 싱가폴의 먹거리 사진도 올려드릴게요. ^^
    문란한 새는 까만 깃털, 노란색 부리와 발이 있어서 노란 장화를 신은거 같은데 싱가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랍니다.
    사시사철 더운 나라에서 딱히 집이 필요하지도 않을텐데 굳이 와서 사네요.
    같이 산 세월 탓인지 도망도 안가요. ㅎㅎ

  • 13. 최선이
    '19.3.16 3:02 PM

    꽃소님 글솜씨가 예사롭지않아요. 이렿게 팬분들이 많으시니, 열심히 활동해주세요. 전 이제야 아들 국제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위에서 mango tree님께서 OFS 이야기 해주셨는데, 그기로 갔어요. 저도 이제 정신 좀 차리고 새로운 분들도 만나고, 싱가폴을 제대로 느껴보고싶네요. 물론 물가가 너무 비싸서, 조금씩 헉헉거리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많은 사진과 글 부탁드릴께요.

  • 꽃소
    '19.3.17 12:08 AM

    아드님 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정말 다행이예요.
    큰 숙제를 해결 하셨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싱가폴 생활을 즐기시면 될듯해요. ㅎㅎ
    저는 최선이님의 싱가폴 생활 적응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14. hangbok
    '19.3.17 1:37 AM

    오.. 아름다운 글 감사. 추천 꾹

  • 꽃소
    '19.3.28 12:51 PM

    감사합니다~ 댓글이 늦었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15. 날개
    '19.3.22 2:48 PM

    글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왠지 꽃소님은 할머니가 되어도 소녀소녀한 할머니가 되실 것같네요.그리고 이런 글솜씨로 댓글만 쓰는 조연만 하심 아니되옵니다. 자주 오셔서 싱가폴의 많은 걸 보여주시고 재치있고 감성터지는 글도 많이 보여주세요.

  • 꽃소
    '19.3.28 12:52 PM

    아~ 할머니가 되어도 소녀소녀 하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근래에 들은 가장 행복한 덕담이예요.
    감사합니다~ ^^

  • 꽃소
    '19.3.28 12:58 PM

    와~ 반갑습니다~!! ^^
    싱가폴 사시는 분들이 82에 많이 계셨어요.
    입싱하신지 얼마 안되셨다니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쁘시겠어요.
    잘 적응하시고 행복하고 즐거운 싱가폴 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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