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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

| 조회수 : 7,766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9-02-24 04:11:12
안녕들 하세요~~?
저는 지금 안개낀 대서양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 :-)







미국 동부 해안선 중에서 한 가운데쯤 위치한 머틀 비치 라는 곳은 제법 규모가 큰 휴양지입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상징 나무가 야자수인 것만 보아도 여기가 따뜻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몇 년 전에는 가족과 함께 여름 방학동안 휴가 여행으로 다녀온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저혼자 왔어요.
학회 발표가 있었거든요.



원래는 작년 가을에 집 가까운 도시에서 하는 학회에서 발표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 때 허리케인 때문에 비상상태가 선포되고 오만가지 비지니스가 문을 닫는 와중에 학회도 취소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다른 도시 - 머틀 비치에서 하는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박사과정 공부할 때와 처음 교수가 되었을 때는 아이들도 없고 경력도 얼른 많이 쌓아야 하니 다른 주 다른 도시에서 하는 학회를 자주 참석하곤 했었는데, 엄마와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는 둘리양이 태어난 뒤로는 집을 떠나 하룻밤 이상 지내야 하는 출장은 엄두도 못내고 살았어요.
마침 학과의 재정 상태도 좋지 못하니, 이미 테뉴어를 받은 선배 교수들은 가급적 출장을 자제하고 그 경비를 신임 후배 교수들에게 양보하자는 분위기가 있어서 잘 되었다 싶었죠.

이제는 둘리양이 만 일곱살이 되었고 (오늘이 바로 그 날, 둘리양의 생일입니다 :-) 저희 학교 새로 부임하신 총장님이 교수들의 학회 참석 출장비를 대폭 인상해주셔서 저도 오랜만에 출장을 나올 수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이런 걸 호캉스 라고 부른다지요?
따로 어디 놀러 안가고 호텔방에서 느긋하게 쉬는 거 말이예요 :-)



출장을 떠나기 전 날 감기에 걸려서 정신을 못차리고, 그 와중에도 집과 직장에서 해야할 일을 하느라 고생고생하다가, 이렇게 호텔에 들어와 있으니 명색은 출장이지만 실상은 휴가를 즐기게 되었어요.
저 대신에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주고, 둘리양 생일 컵케익을 학교에 들려 보내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그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는 남편에게는 조금 (많이는 아니고 조~금 :-) 미안했지만, 이렇게 조용하게 아무 일도 안하고 쉬고 있으니 감기도 금새 낫는군요 ㅎㅎㅎ

학회에서 박사과정 한국인 여학생들이 하는 발표를 들었는데, 십 수 년 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참... 뭐랄까... 흐뭇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반가웠어요.
전공도 저와 같은 분야라서 더욱 반가웠구요.





대서양 바닷물은 우리 나라 황해처럼 물이 푸르지 않고 잿빛을 띠고 있어요.







아침이 되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더욱 운치가 있어요.
이럴 땐 커피 한 잔...







언제 또 다시 짬이 날지 모르지만 아마도 3월 쯤 되면 그 동안 밀렸던 사진과 이야기 올리러 올께요.

저희 학교에서 학생들과 커피 로스팅 했던 이야기...







흐뭇했던 명왕성 이웃의 이야기...







제 생일 이야기...







철판구이 불쑈 이야기...









국뽕 차오르게 만들었던 이 달의 잡지 표지 이야기...







모두모두 꽃피는 봄이 오면 돌아와서 들려드릴께요 :-)



감기 조심하세요~~~~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nabim
    '19.2.24 8:37 AM

    앗, 일등이예요

  • 소년공원
    '19.2.27 11:28 AM

    일등 댓글 감사합니다 :-)

  • 2. anabim
    '19.2.24 8:41 AM

    언제쯤이면 혼자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까 생각했는데, 이제 드디어 막내까지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가니 소원 성취한거죠? 근데 좀 서운해요.
    공원님도 선물같은 휴가~~~ 마냥 행복하세요

  • 소년공원
    '19.2.27 11:30 AM

    아이 둘을 낳아서 11년을 키우니 이런 날도 오더군요!
    대학까지 보내고나면 그 얼마나 큰 해방감이 느껴질런지...
    물론 해방감과 허전함은 함께 오겠지만요 :-)

  • 3. 바다
    '19.2.24 10:07 AM

    황금 시간 마음껏 즐기셔요~^^
    둘리양 진짜 많이 컷네요. 출산 앞두고 준비하시던 글 올려주신거 생각납니다 ㅎㅎ
    파이케잌 소소하니 좋네요. 둘리양 생일두 축하합니다

  • 소년공원
    '19.2.27 11:33 AM

    고작 1박 2일간의 짧은 출장이었지만, 감기로 지친 몸을 쉬기에는 좋았어요 :-)
    둘리양은 일곱살, 저는 마흔 일곱살, 일주일 차이로 함께 나이 먹는 모녀지간입니다.

  • 4. jellyjelly
    '19.2.24 11:29 AM

    먼저 둘리양 생일부터 축하해요! 오늘 사진엔 더 예뻐보이네요. ^^
    소년공원님도 생일이었다니 축하드리고요. 모녀가 생일이 같은 때네요~
    학회 겸 호캉스 다녀오신 모습 보기 좋아요. 멋지고 부러워요.
    한국 엄마들은 아기 낳은 달엔 몸살 잘 난다고들 하는데 소년공원님은 그런 것도 없으세요?
    제가 너무 옛날 얘기를 하는 건지...ㅎㅎ
    여튼 모녀 생일 축하드립니다. 마음으로(만 ^^;;) 박수 쳐 드립니다!

  • 소년공원
    '19.2.27 11:36 AM

    저는 애 낳는 것은 열 번이라도 하겠더군요 너무 쉬워서 ㅎㅎㅎ
    단, 임신 기간 말고, 낳은 후에 키우는 그 시련의 시간도 말고, 딱 아이 낳는 그것만요 :-)

    둘리양과 저는 꼭 마흔살 차이가 나서 한동안 제 나이 세는 것을 잊고 살다가 둘리양 덕분에 제 나이도 요즘은 잘 세어가며 살고 있어요.

  • 5. 디자이노이드
    '19.2.24 11:05 PM

    잘 봤습니다~ 커피 맛이 좋았겠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 소년공원
    '19.2.27 11:37 AM

    네, 실제로 맛있는 커피는 아니었지만 - 호텔방에 구비되어 있는 것 - 혼자서 조용히 안개낀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것은 커피가 아니라 사약이라도 향긋하겠더군요 :-)

  • 6. 해피코코
    '19.2.25 6:06 AM

    소년공원님과 예쁜 둘리양 생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명왕성 이야기들 기다리고 있을게요.
    늘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 소년공원
    '19.2.27 11:38 AM

    감사합니다!
    시간이 날 때 꼭 다시 와서 명왕성 이야기 들려드릴께요 :-)

  • 7. hoshidsh
    '19.2.25 10:00 AM

    마지막 사진 무슨 꽃인가요. 너무 이쁩니다.
    더 이쁜 건 그 앞 사진 둘리 양.^^

    소년공원 님 덕분에
    대서양 바다를 구경해보네요.
    여기서는 정말 머나먼 바다. 그래도 지구는 둥그니까
    우리는 이어져 있겠죠?
    학회 잘 다녀오시길!

  • 소년공원
    '19.2.27 11:40 AM

    대서양과 태평양이 어디선가는 만나고 서로 통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참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
    마지막 꽃 사진은 정확한 이름은 모르고 선물받은 양란이 받을 때는 봉오리였다가 한 달쯤 후에 활짝 핀 것입니다.
    저희집에 들어오는 동식물은 거의 대부분 짧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일상인데, 이 양란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저렇게 예쁜 꽃을 피우면서 혼자 잘 살고 있어서 아주 기특해요.

  • 8. 마리스텔요셉
    '19.2.25 10:57 AM

    저두 소년공원 님 덕분에 대서양 바다 구경합니다. ^^
    출근해서 지루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 마시는 중인데~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

  • 소년공원
    '19.2.27 11:41 AM

    출근해서 커피 한 잔!
    그건 참...
    활력과 고달픔의 이중적인 느낌이죠 :-)
    그래도 일할 직장이 있고, 커피 한 잔을 마실 여유가 허락되는, 그만하면 행복한 삶이라고 믿어요 :-)

  • 9. 개굴굴
    '19.2.26 3:55 PM

    출장! 아이들 엄마에게는 간절한 그 이름. 부러우면 지는건데. 부럽습니다.

  • 소년공원
    '19.2.27 11:44 AM

    고작 1박2일의 짧은 출장이었지만 - 비행기 갈아타는 시간까지 모두 하면 길에다 버린 시간이 열 시간도 넘어요 ㅎㅎㅎ - 휴식도 되고, 비슷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보람도 있었고, 집에 돌아오니 예전과 달리 집이 엉망진창이 아니라 꽤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어요.
    어디 나갔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이 잘 정돈된 모습이면 저는 그게 참 편안하고 좋은 느낌이 들더군요.

  • 10. 하비비
    '19.2.27 10:22 PM

    마음의 여유가점점 없어져서...글 읽고도 댓글 이제 답니다. 솔직히는 너무부러워서 속이 질투가 났습니다.
    학회가신 교수님(소년공원님)도 부럽고 학회참석하신 한국인 학생도 부럽습니다.
    공부가 너무좋았지만 공부바닥에서 열심히하는것 못지않게 잘해야해서 힘듭니다 ㅠㅠ. 잠깐 내려놓는 어느날이 되면 사다놓은 반찬이라도 쫙 깔아두고 키톡에 등단하고싶습니다

  • 소년공원
    '19.2.27 11:52 PM

    하비비 님...
    힘 내세요.
    어른이 되어서 하는 공부는 좋아서 한다기 보다는 그냥 무념무상의 마음가짐으로 무작정 버티면서 하는 것 같더군요.
    이렇게 고생해서 공부마치면 그 다음엔 무엇이 되고 어떤 일을 할지...
    그런 생각에 빠지면 공부가 더더욱 안되고 힘들고... 저는 그랬어요.
    하비비 님은 제가 공부할 때 보다 더 어른이시니까 그런 갖가지 잡념이 훨씬 더 많이 떠오르실거라 짐작합니다.
    보살펴야 할 아이, 가족, 침침해지는 시력, 매일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 기회비용...

    힘 내세요!
    어쩌면 공부를 하는 것 보다 그런 상념을 다스리는 일이 더 어렵지 싶습니다.

  • 11. hangbok
    '19.3.1 1:33 AM

    꽃이 피면 오신다고요? 우리 동네 마트에 꽃 팔 던데.... ㅎㅎ
    저도 혼자 어디 쫌 가고 싶네요.

  • 소년공원
    '19.3.6 6:43 AM

    ㅎㅎㅎ
    꽃은 제 방에도 피어있군요 그러고보니 :-)
    그래도 날씨는 봄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어요.

  • 12. 하비비
    '19.3.1 2:04 PM

    키톡은 키톡으로 매력인데...징징거렸나봅니다.
    정말 힘이 됐습니다. 힘들땐 멀리보면 더 힘든법이라...가까이만 보고 갈수있게 또 새로운 안목주셨어요.
    키톡에 글쓸 날 저도 댓글에 댓글 달수있는 그날 기다려봅니닷....글 감사합니다

  • 소년공원
    '19.3.6 6:43 AM

    네, 언제라도 오셔서 글 올려주세요.
    제가 댓글 꼭 달아드릴께요 :-)

  • 13. 쑥과마눌
    '19.3.4 12:19 PM

    바다는 한국바다가 역시 바다라죠.

    둘리양 생신을 축하하며,
    막내가 대학 입학하는 해에 환갑을 맞을 나님도 있으니,
    부디 형편 쪼매라도 나은 소년공원님은 으시대고 사시라고 권하고 갑니다. 크으

  • 소년공원
    '19.3.6 6:45 AM

    쑥과마눌 님도 막내가 상당한 노산이셨군요 :-)
    임신 기간 동안 막 의사가 이런저런 검사 받으라고 시키고 막 그랬죠?
    저는 둘리양이 대학 2-3학년 쯤 되면 환갑이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

  • 14. 구흐멍드
    '19.3.5 12:04 AM

    생일 축하드립니다 소년공원님(& 둘리양)!^^
    아주 아기라고 생각해왔던 둘리양이 벌써 7살이 되었군요..
    하아,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흐르네요ㅠ
    아무쪼록 즐거운 호캉스 보내셨길 바랍니다 :)

  • 소년공원
    '19.3.6 6:46 AM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아이도 많이 컸지요?
    프랑스 요리 구경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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