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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말이 가까와오네요.

면,ㄹ; 조회수 : 807
작성일 : 2011-02-25 17:24:11
  또 주말이 가까와오네요.
  휴~
  직장맘에 주말부부에 아이셋에...주말이 늘 기다려져요.
  근데 한편으론 가슴을 억누릅니다.
  결혼 10년차...매주 시댁에 방문해요.
  우리집에서 차로 30분거리에 시어머니가 혼자 사세요.
  결혼초부터 신랑은 어머니 혼자 불쌍하다고 매주 주말에 자기집에 가서 밥한끼 먹기를 간청&요구했어요.
  그것때문에 신혼초엔 많이 싸웠구요.
  더이상 싸우기 싫어서 그리고 시어머님도 혼자 적적하시니까 10년 가까이 그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
  다른 형제들은 다 타지에 살아서 뭐 자주 찾아오지 않구요.
  딸도 있고 아들도 있으시지만 다들 살갑진 않은것 같아요.

  근데 이제 저도 한계가 옵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일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시댁에 가야하는게
  이젠 너무 지겹네요.
  아무때나 가도 안돼요. 꼭 밥을 한끼 같이 먹어야해요.
  그러니 점심이든 저녁이든 식사시간 전후로 맞춰서 어머님댁에 3시간정도
  머물러야 합니다. 묵언의 규칙같은거죠.
  그러니 우리부부 오붓한 저녁시간은 일주일에 딱 하루. 토요일 저녁뿐입니다.
  금요일 10시넘어 오고 일요일 저녁은 시댁갔다오면 9시가 넘구요.

  하~ 이런 생활이 지겹네요.
  시어머니 얼굴도 이젠 보기 싫어요.
  사람이 가끔봐야 걱정도 되고 보고도 싶고 궁금도 하고 한건데
  이건 매주 의무적으로 봐야하니 마음보다는 의무감이 더하네요.
  다른걸로 제가 큰 부담을 주시는 분은 아니었으므로 어머님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생각할수도 있었을거같아요. 근데 결혼과 동시에 강요된 이 주말방문이 족쇄가 되어
  어머님이 밉게만 느껴지네요.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전화벨이 울려요.
  언제 올거냐는 전화죠. 신랑은 저녁에 갈께 하고 끊습니다.
  그 전화벨 소리도 지겹죠.
  완전 이건 우울증인가...
  설명절이후 완전 답답하네요.
  어디 여행을 가도 주말이면 득달같이 내려오셔서 나왔다 오거라 하며 전화하시는 시어머니...
  명절에도 1박2일 형님댁에서 같이 보내고 나서도
  내려오는 차안에서 우리집들러 밥해먹고 가라고 조르시는 시어머니
  넘 얄밉네요.
  적당히 놓아주실줄도 알아야하는데
  외롭다는 이유하나로 저를 너무 힘들게 하세요.

  신랑한텐 말도 못하겠어요.
  원래도 좀 옹졸한 편인데다 싸움만 날게 뻔하거든요.
  신랑은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노인네 혼자 있는데 불쌍하지 않냐? 살면 얼마나 사시겠냐 이러면서 저의 양심을 자극합니다.
  사실 신랑말이 맞지요. 불쌍한 노인네지요. 근데 마음이 싫은걸 어떡하나요?
  요즘은 노이네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이런 생각하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무섭기도 하고...근데 해방될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니...
  이러다 사람이 미치는가 싶어요.

  거절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쿨하게 받아들일수도 없고..저 어쩌나요?

IP : 210.109.xxx.8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11.2.25 5:41 PM (1.227.xxx.11)

    이 문제로 남편과 싸우기 보다는 대화로 잘 풀어 나가세요
    남편의 마음을 공감해 주면서 나도 주말에는 좀 쉬고 싶으니 당신과 애들만 다녀 왔으면 좋겠다라고 하면 않될까요

  • 2. 하이쿠
    '11.2.25 5:43 PM (175.112.xxx.214)

    사시면 얼마나 사시냐?

    사시는 동안 며늘 병들어 먼저 죽겠군요.
    남편만 보내셔요. 아프시다 하시고. 다른 형제들에게도 한 달에 한번이라도 돌아가면서 시모집에 가라고 하셔요. 그때 원글님네 쉬시면 되지요.

  • 3. .....
    '11.2.25 5:46 PM (119.69.xxx.55)

    너무 착하고 마음이 여린분이신것 같네요
    직장도 다니신다면서
    그렇게 살면 원글님만 너무 힘들어지고 홧병걸리게 돼요
    저도 그랬어요
    효자병걸린 남편 만나서 5형제중 막내이면서도 매주마다 시댁에 쫓아가 시부모님 밥해주고
    봉양을 했었네요
    그러다가 우울증에 홧병까지 걸려서 죽을것 같아서 그만뒀네요
    처음에는 남편하고 많이 싸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혼자 가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더군요
    저는 마음 내킬때만 쫓아갔구요
    그러다가 5년전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시아버지 혼자 사시니 불쌍한 마음에 1년을
    주말마다 가면서 돌봐드렸어요
    그러다 너무 힘들어서 한달에 한번 정도 가고 싶을때 따라나서네요
    저희 친정 엄마도 혼자 사시는데 친정에는 너무 멀어서 자주 못가니 죄책감도 들고
    내부모한테도 못하고 사는데 남편부모한테만 잘하는것도 양심에 찔리더군요
    남편또한 자기부모한테만 목숨걸고 잘하니
    남편은 18년동안 변함없이 주말마다 부모 한테 갑니다
    가끔씩 한번 따라나서면 저희 남편 엄청 좋아하더군요
    원글님 남편과 좀 싸우시더라도 한달에 한번 정도만 따라나서세요
    그렇게 살다가는 홧병걸리고 제명에 못살아요
    저도 처음에는 착한며느리 컴플렉스 걸려서 엄청 잘했는데
    열번 잘하다 한번 못하면 죽일년 되는곳이 시댁임을 깨달았네요
    예전의 제모습 같아서 안타깝네요

  • 4. 세상에...
    '11.2.25 6:08 PM (222.107.xxx.54)

    직장맘에 주말부부에 아이 셋까지...
    원글님 어떻게 사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일요일 저녁은 그냥 남편만 보내시면 안될까요?

    살면 얼마나 사시냐니...
    요즘 평균 수명이 얼만데,
    그러다 원글님이 먼저 골병들게 생겼네요.

  • 5.
    '11.2.25 6:16 PM (122.34.xxx.157)

    나도 우리집 노인네들 봐야겠다
    당신에 비해 너무 불효한 딸인 거 같다 울면서
    토요일은 친정 일요일은 시댁 매주 가세요. 지역이 어디든 무조건요.
    그렇게 하날 네번만 하면 남편이 처가 발 빼려 할것이고 님도 시댁서 발빼세요..

  • 6. 앞으론
    '11.2.25 7:30 PM (122.40.xxx.41)

    남편만 보내세요.
    뭐라하면 나도 좀 쉬고싶다하고 더이상 말도 하지마세요.
    몇번 그렇게 하다보면 당연한일이 될겁니다.
    애들까지 보내고 혼자 푹 쉬는 일욜이 되시길.

  • 7. ...
    '11.2.25 10:11 PM (115.86.xxx.17)

    저는 20분거리 내외분,도련님 사는 집에 매주 토일 가요.. 주말부부에.
    결혼하고 초기엔 정말 짜증났었는데(특히나 그 암묵적인 규칙성에)
    이혼하던지 가던지 선택할 판이라서 그냥 갑니다.
    정말 피할수 없다는 즐겨라죠.

    원글님은 모시자고 안하니 차라리 다행아니신지..
    저희는 한분 돌아가시면 당연 모시는 분위기구요.
    토일 평균 하루에 5,6시간은 있어요.밤9시가 되어야 일어나요..
    하루라도 안오면 서운해 하시면서도
    말로는 올필요없다 니들끼리 잘사는게 좋다하십니다.
    어쩌다 명절,행사로 멀리 친정다녀와도 일욜저녁엔 꼭 다시 들러요.

    근데 이제 남편과 단둘이 알콩달콩 하는것도 오붓한것도 별로 기대가 안되어서
    그냥 가서 북적거리고 떠드는것도 참을만 합니다.
    저는 남편과 괜한 신경전 벌이지 않고 그냥 나서요.

    위로가 안되시겠지만
    주 1일 세시간이라면..정말..전..부러운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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