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타지역으로 이사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남편에게 조금 빨리 와서 몇가지
짐을 조금 같이 싸놓자고 말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오늘 회사 회식이 있다면서 가능한 빨리 온다고 하네요..
저희 남편 일주일에 5일은 술을 먹는 사람이라 그냥 그럴려니 합니다..
그런데 저녁 8시쯤 문자가 오네요.. "사랑해.. 마누라"
늦게 들어오는 남편 때문에 솔직히 좀 마음이 안 좋았는데 문자보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래.. 나름 술먹고 와서 미안했나보다.. 제가 좀 애교도 없고 마음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문자 보고 그냥 미소만 살짝 지으며 아이들과 저녁 대충 먹고 쇼파에 앉아 tv를 보니 남편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전화하는 장소가 화장실인듯 해요.. 아주 작은 목소리로 ... 숨죽여서..
"문자 못 받았어?"
"받았어.."
"그런데.. 왜 답장 안해줘잉..."
(순간.. 이남자 봐라.. 안하던 짓하네..평소에 그런 문자 한번도 안보냈거든요..
결혼 10년만에 드디어 마누라 귀한 줄 아네.. 별짓을 다하네.. 저 나름 소설을 썼습니다..)
"답장은 무슨.."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 더 숨죽이는 목소리로..
"마누라 때문에 2차 쏴야 한다.. 사실은 부서 사람들 전부 아내들한테 사랑해.. 문자 보내서
답장 안오는 사람이 2차 술값 내기로 했어. 다른 마누라들은 하트 뿅뿅.. 난리가 나던데.."
순간.. 저 열 확 받아서..
"인간아.. 평소에 잘하지.. .. 술 좀 그만 먹어.. 난 술 먹고 정신 줄 놓은 상태에서 보낸 줄 알았지.
아.. 몰라 .. 끊어.. 이사짐 싸야 해.."
으이구.. 괜시리 좋다가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다른 아내분들은 사랑해.. 문자 자주 받으시나봐요..부럽습니다..
경상도 남편 저희 신랑.. 제가 오빠.. 이렇게 콧소리만 한번 해도 도망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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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문자...
문자 조회수 : 1,790
작성일 : 2011-02-24 21:29:12
IP : 118.219.xxx.9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ㅎㅎ
'11.2.24 9:33 PM (175.112.xxx.214)원글님 어째요? ㅋㅋㅋ
술값나가는데 전 너무 상황이 재미있네요.
그럴땐 미 투 라고 보내면 되는데...2. ...
'11.2.24 9:36 PM (115.136.xxx.29)아 웃겨요 ㅋㅋㅋㅋ 신랑분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부분이 너무 코믹하네요 ㅋㅋ
3. 닭살
'11.2.24 9:38 PM (1.101.xxx.131)닭살문자 정말들 잘 주고받던데요??
저도 뚱~ 한 마누란지라 여지껏 그런 문자 ㅠㅠ
주고받아보지 않아봐서요. ㅎㅎ
남자들. 은근 좋아라한답니다.
ㅎㅎ 저도 알면서도 잘 안되긴하네여~4. 가끔
'11.2.24 9:40 PM (110.9.xxx.142)죄지은거 있음 저렇게 보내죠
ㅋㅋㅋ5. ..
'11.2.24 10:06 PM (58.237.xxx.70)하하하하
이젠 돈 아낄라면 뜬금없는 문자에도 답줘야겠군요...ㅋㅋ
저도 경상도남편...
저번에 그런문자받고 이사람이 잘못보냈다하고 말았다는...6. 그냥
'11.2.24 10:11 PM (183.102.xxx.63)응.
..이라고 한 자만 적어 보냈으면
술값은 굳었을텐데..
안타깝습니다.7. 푸하핳
'11.2.24 10:38 PM (121.134.xxx.98)ㅋㅋㅋㅋㅋㅋ 넘 웃겨요...작은 목소리로 ㅋㅋㅋㅋ
술값은 넘 아깝네요.흐미8. ..
'11.2.24 11:02 PM (112.169.xxx.83)작문 실력이 장난이 아니시네요. 반전도 있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9. ㅋㅋㅋ
'11.2.24 11:20 PM (115.139.xxx.35)첨엔 염장글인가 싶었는데ㅋㅋㅋ 정말 반전이 있네요.
울 남편한테 그런 문자 오면 저도 하트 뿅뿅 보내줘야겠어요..
일단 그런 문자가 와야......에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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