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 그램 한번쯤 꼭 해 보셨음 좋겠어요

[추천]

제가 재작년 시험에 합격해서 어느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배정받은 과가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업무가 폭증이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직원이 20명 가까이 됐는데 지시 검토만 하시고 일 안하시는 고위직이 10명이었어요.
4명은 계약직이었고, 6명이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하는데
전 그 6명 중 한명이었습니다.
업무특성상 출근은 매일 새벽에 해야 했고 퇴근도 일정치 않고 주말도 당연히 출근해야 했습니다.
근데 일은 6개월 지나니까 차츰 익숙해 지는데 인간관계가 정말 힘들더라구요.

여기저기 싸움하면서 생의 존재감을 느끼는, 사소한 일로도 소리지르기 좋아하는 독재자이자 이기주의자, 업무는 하나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부하직원에게 일 다 떠넘기는 걸 능력으로 생각하는 윗사람한테 아부는 끝내주게 잘 하는 결제라인 상사 한명,
일처리가 때론 이성적이고 어느때는 이기적이고, 어느 때는 사소한 일로도 감정폭팔을 일으키며 너무나 나와는 안 맞았던 직속 상사,

이렇게 이 사람들과 몇 개월 지나다 보니, 우울증이 심각해져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그랬답니다.
6개월 악착같이 버텼는데, 건강이 정말 한큐에 가더라구요..ㅎㅎ
입사하자마자 몸무게가 5kg늘고, 두달동안 감기 걸려서 낫지가 않고, 생전 처음 생기는 눈병에, 코피가 밤마다 터지고, 입술주위는 돌아가면서 매일 터지고, 몸살에, 우울증까지..

밤마다 자리에 누우면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내일이 오지 않았음 좋겠다,
매일 그만두고 싶었는데,
지인들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다들 미쳤냐고 쫌만 참으라고 말리더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름만 얘기하면 다 아는 회사였거든요.

그나마 다행히 다니면서 다른 회사에 시험봤는데 거기 합격해서 바로 그만뒀습니다만.

궁금했습니다.

그 사람들하고는 왜 그렇게 안 맞았을까.

이래서 요즘 이것저것 심리학책을 보고 있는데요.

그러다가
에니어 그램이라고 봤는데,
아하!! 감탄했답니다.


그래서 그랬구나.

저는 2번유형이고(사회생활할때는 3번유형의 모습으로 타인들에게 많이 인식됩니다만)
결제라인은 8번유형
직속상사는 6번유형이더라구요.

인생 살면서 되돌아보면 저와 가장 안 맞았던 유형이 8번유형이었는데,
가만 보니깐, 전 8번유형의 성향이 별로 없어서 그들과 그렇게 안 맞았었구나.

제게 상처를 많이 준 사람이 아버지였는데 가만 보면 아버지도 8번유형이었어요.


가끔 생에서 나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줬던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게
내 자신을 돌아보라는 이야기였구나.


웃긴건요.
옮긴 회사에도 8번유형의 과장님이 계시답니다..^^

처음에는 정말 적응이 안 됐는데 두어달 지나니 과장님도 아 표현하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해서 소리지르시는 거구나.
그래도 천성이 악한 분은 아니시구나라는 이해가 조금씩 되더라구요.


살면서 나와 안 맞았던 사람들의 유형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게 참 놀랍고도 신기했답니다.
여지껏은 각자 다 개별로만 생각하고 기억하기 싫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서로 부족한 면을 보완하고 서로 배우라는 삶의 뜻이었구나, 조금은 알 듯 싶습니다.

좋은 상황에서 만났다면 그 사람들의 더 좋은 모습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상황이 너무 힘들다 보니
서로 같이 안 좋은 모습들만 보여줬구나.
아직까지는 백프로 용서한다 이해한다 말은 못하겠지만;;;;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눈팅만 하다가 저도 같이 이 작은 깨달음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모두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

저도 책 사보고 싶은데 정확히 제목좀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검색하니 에니어 그램 뭐뭐~로 다양 하네요.. 저도 직장생활에서 좀 힘든데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가로수]

에니어그램 연수를 받아보면 책으로 독학은 피하라고 이야기해요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주 많다고요
그래도 책에서 많은 부분을 알고 익히게 되긴 하지요^^
가능하시면 연수를 받아보세요
전 제인생의 많은 부분을 에니어그램을 통하여 해결했답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많은 부분을 그랬던거 같아요 타인을 이해하고 미워하지 않게 되고요

[애니어그램]

그냥 애니어그램 이라고 책에 써있습니다~~(첫번째님 질문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