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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참 부담스럽네요.

나쁜딸 조회수 : 3,009
작성일 : 2011-02-12 15:22:51
2남1녀 중 장녀인 저...
나름 부모님께 잘 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세월이 자꾸 흐르고
내게도 자식이 생기고 나니 좀 힘이 드네요.

지난번 설날에 뵈었으니 이번주는 그냥 넘어가도 되겠구만
아이들 놀토이니까 늦잠 좀 자자 하고 누워있는데
전화가 오는데 잠이 깨면서 딱 친정엄마구나 하는 생각에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리고는 별 이야기 없이...애들 학교 안갔냐?
이제 아침 먹어야지...아빠는 출근하시고 엄마는 혼자 있다..
너흰 이따 뭐 하냐고 해서 전 아직 아무 계획 없다 뭐 그러다
내일 격일로 일하시는 친정아버지 쉬는 날이라 설때도 못 뵙고 그래서
내일 간다고 하고 끊었죠.
그런데 기분이 막 가라 앉아요.
어느 순간 부터 엄마랑 어딜 가면 기분이 안 좋아져서 결혼 초보다는 좀 덜 가게 되거든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여행도 많이 보내드리고
나름 이곳저곳 많이 모시고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늘 동네 아줌마 딸이랑 비교해서 꼭 기분을 다운시키기도 하고
당신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 하시면서...
당신이 자식들 생각에 얼마나 참고 견디면서 살았는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만큼 사는 거라고 이야기 하시면서
사위나 제가 대단하시다..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해 줬으면 하시죠.
하지만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친정엄마 고생했던 이야기를 듣고 또 듣고 싶은
딸이 그리 많을까요?
그러다 다시 전화를 해서 집앞에 좀 큰 사우나가 있는데 혼자 계시느니 거기나 오시라고
(엄마는 종종 주말에 혼자 오셔서 혼자서 사우나 가시거든요..)
말씀 드렸더니 너희 식구도 가냐고 하셔서 우린 안 간다고 하니까
그래 알았다 하고는 온다 안 온다 말씀 없이 또 전화를 끊으시다가
몇시간 후 다시 전화를 하시는 겁니다.
그러더니 제가 돈을 엄마이름으로 맡겨 놓은게 있는데 그 돈을 어디다 어떻게 쓸거냐고
물어 보시는데 정말 짜증이 너무 나 버리네요.
동생들 보다 누나니까 정말 엄마한테 잘 한다고 했는데...
점점 친정엄마가 부담스러워져요.
당신 성격 강하셔서 자식들이 알게 모르게 얼마나 자존감이 낮아졌는지 모르시면서
지금 와서 왜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고 하면서 끔찍하게 자식 사랑 하시는 것처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저도 어느정도 엄마한테 잘 한다고 하다 보니 이제는 좀 지쳐요.
나도 친정엄마한테 받고 싶은 것도 있는데...저만 바라보고 계시는 거 같은
친정엄마가 많이 부담스러워요.
그냥....내일 간다고 했으니까 그냥 내일 보면 되는데 뭐 하냐...어디 갈꺼냐 하면서
전화를 하시는데 정말 기분이 우울해지네요.
어디 가고 싶으시면 차라리 어디 가고 싶다 말씀을 하시면 좋은데
저번엔 아이들을 시켜서 너희 어디 놀러가면 할머니도 데리고 가라고 하셨다는 걸
들으니 측은한 마음 보다는 짜증이 먼저 올라오는 전 분명 나쁜딸인거 같아요.
이런 말 하는 제가 정말 나쁘다고 알겠는데
놀러가게 되면 친정엄마가 세번에 한번 정도 밥도 좀 사주시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게 없으시거든요.경제적으로는 아주 넉넉하지는 않으시지만 그래도 노후준비는
좀 하신 편인데...어쩔때는 남편 보기 민망할때도 있고...
그러다 보니 같이 다니는 횟수를 좀 줄이고 싶은건데...
친정엄마는 알면서도 모른 척 하시는 건지...정말 모르신 건지 모르겠어요.
IP : 114.206.xxx.24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쁜딸 2
    '11.2.12 3:28 PM (211.211.xxx.53)

    아 그런 맆서비스는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우리 엄마는 저랑 가까이 사는데요 거의 매일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집에 커피가 떨어졌는데 니 아빠가...." "집에 참기름이 없어서 오늘...." 이런 식이에요 첨에는 좋은 맘으로 사드렸는데 지금은 넘 힘드네요, 제가 그런말씀 없으셔도 매달 2-30만원씩은 장 봐드리고 매달 20만원씩 드리는데.. 그러다가 제가 조금만 신경 못쓰면 금방 전 사기꾼 같은년에 천하에 못된 년이랍니다.. ㅠㅠ

  • 2. 저도그래요
    '11.2.12 3:31 PM (211.204.xxx.86)

    좀 간격을 띠우세요.
    저도 욕먹을 각오하고 거리를 두려구요.
    한 일이년 거리두면 달라진다고하데요.
    우리가 뻗을 자리가 되드린 바보라서 그럽니다. 뻗을 자리 탈피하자구요.
    세상에서 가장 소주히 간수할 건 우리가 이룬 가정이랍니다. 친정도 시댁도
    그 가정에 너무 침범을 한다면 당분간은 멀리 두는게 답이라네요.

  • 3. ㄴㅁ
    '11.2.12 3:59 PM (115.126.xxx.15)

    나이들어도
    남편한테서 자식한테서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미성숙한 부모들이 태반이죠..
    오로지 자식 위한 다는 구실아닌 구실로...
    거기다 말도 안되는 효를 강요하는 나라니...
    십여년도 더 된 일본 어느 설문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 게
    절대 자식들한테 부담 주지 않는 부모가 되겠다는 항이라
    그때 저게 뭔가 했는데...

  • 4. ,,
    '11.2.12 4:32 PM (110.14.xxx.164)

    싫은소리 자꾸 하시면 화제를 바꾸세요

  • 5. 동병.
    '11.2.12 5:39 PM (86.128.xxx.209)

    저희 엄마는 순종적인 성격이라 아버지 살아계실 때는 아빠한테 100% 순종하고 사셨어요.
    자라면서 엄마 아빠 다투는 소리도 못들어 봤어요. 엄마가 반응을 안하거나 대충 넘어가는 스타일이거든요. 무슨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고 넘어가질 않고 피하려고만 하고 누군가 해결하겠지..하고 기다려요. 그땐 아빠가 다 해결했는데 아빠 돌아가시고 나니까 그 모든 문제를 저한테 의지하는거에요. 제가 장녀거든요. 모든 대소사를 저희 형제들한테 돌아가면서 전화를 해서 의중을 떠보거나 그 중 목소리 큰 놈 의견을 따르거나.. 전 답답하고 부담스러워졌어요.

    친정엄마의 잦은 전화 때문에 전 전화기피증상이 생겼어요. 전화벨이 울리면 받기도 전에 짜증이 나요. 저건 받으나마나 엄마전화야....
    물론 안스럽죠. 저도 여자고 엄마고 며느리고 딸인데 왜 엄마를 이해하는 맘이 없겠어요..
    엄마는 혼자서는 설 수 없는 오이덩굴 같아요. 여기저기 걸쳐야 살아갈 수 있는...
    그러니 자식 입장에서 챙겨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친정에 가면 엄마는 늘 옆집 아주머니한테 고맙다고 인사드려라.. 뒷집 할아버지한테 인사드려라..마을 회장한테 바카스좀 사다 드렸으면.. 엄마는 맘으로 의지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만큼 감사드려야할 사람도 많은거에요.ㅠㅠ
    심성 곱고 순한거, 자기 의견 없는거..전 좋은건줄 알았는데.. 그게 엄청난 민폐라는걸 알았어요.
    저 원글 아니에요.ㅠㅠ 그냥 저랑 비슷해서ㅠㅠㅠㅠ

  • 6. 알것같아요.
    '11.2.12 10:22 PM (58.123.xxx.65)

    저도 어머니 전화오는거 볼때마다 지긋지긋합니다. 맨날 돈타령... 그렇고도 남자형제인 오빠한테만 은근 다 몰아주고... 제 주머니 털어서 오빠 뒷바라지 한거 죽어도 안잊혀지네요. 안이쁜 손가락 분명 있습니다. 그렇면서도 만만한 애라고 계속 전화하고 연락하는거.. 이젠 지긋지긋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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