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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떠오른 아버지 얼굴, 후회와 슬픔때문에 살 수 가 없어요.

죽음 조회수 : 1,170
작성일 : 2011-02-10 14:52:14
요즘에 의지 하는 곳은 이곳 밖에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글을 또 하나 씁니다.

지난번에 아빠가 얼마 안남으신 것 같다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날 오전에 면회다녀온 동생 목소리를 듣고 아이 잠든 시간에 어찌할바를 몰라 그 글을 올렸는데...
다들 얼른 가서 귀에다 되고 이야기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서 어찌할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아이가 깨자마자 채비를 해서 나갔어요.
저녁면회시간이라 시간이 여유가 있었는데 왠일인지 마음이 너무 급해서요.
가는 도중 전화를 받았답니다.
위독하다고, 얼른 오라고.
그글을 쓸때는 길면 일주일 남았을까, 하는 심정으로 쓴 글이지만...
아니야, 아빠가 잘 이겨내겠지.
일반병실로 옮기면 잘 해드려야지, 이런 속마음도 내심 있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급해서 겨우 아이를 맡기고 중환자실에 들어갔는데..
이미 동생은 콧물 범벅...
둘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아빠 곁으로 갔는데..
아빠 얼굴이 며칠 새 달라져 있더라구요.
복수도 차고 얼굴도 붓고..
근데 길게 숨소리만 심장이 움직였거든요.
아빠 얼굴을 보니 울음이 나와 생각했던 말을 안나오고 통곡소리만 나더라구요.
아빠 귀에다 대고....."아빠, 나왔어..얼른 눈 떠야지. 얼마나 아팠어..얼른 눈 떠서 우리 **(제 딸) 봐야지..."
사랑한다는 말, 죄송하다는 말, 후회의 말 아무것도 못하고 그 말만 반복했어요.
통퉁 부은 손도 만져보고 얼굴도 만지고요...
눈을 감은 아빠 눈 한쪽으로 눈물이 조금 고이는 것 같았는데...
전 그래서 아빠가 제 말을 들을 것이라고 댓글에서 해주신 말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의사가 하나씩 하나씩 기계를 떼고...아빠는 숨소리가 멎었습니다.
의사 말로는...제가 느낀 숨소리는 기계의 의한거고...
아빠는 이미 4시 36분에 돌아가신거였어요.
동생은 임종을 했는데..
저는 5시 좀 넘어 도착...전 임종을 못한거에요..

믿어지지도 않고 그날 경황이 없어서 그냥 흘러갔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지금...
허망하고 슬프고 후회..
설거지를 해도 책을 읽어보 자꾸만 머릿속에서 아빠, 생각이 납니다.
왜 그렇게 갑자기 나에게 죽음을 안겨주고 가신건지..너무 슬픕니다.
아이때문에 며칠 면회를 건너띤 것도 너무 후회가 되고요..
그 며칠 삼십분 면회라도 했다면, 아빠가 제 손길, 제 목소리라도 들었을텐데...

재우는 약에 자고 계셨어도..
아빤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였던건가요.
아님, 아무 생각도...
죽음이 온다는 것도..
자식들에게 말할 뭔가 있어서 답답하다, 뭐 이런 생각도 못하신 채 그냥 가시는 건가요.

그날 아빤 제 말을 들었을까요..

죽음에 한발짝 한발짝 가셨을 아빠의 마음과 머릿속이 어떠셨을까...자꾸 생각을 해봐도..
제 행동이 후회가 됩니다.

의학적으로 그런 상태의 아버진...어떤 상태인건가요.
자꾸 이런 생각만 하게 되네요.

사후 세계의 아빠는 절 보고 계실지도요..

너무 어리석은 생각이지만...자꾸 생각이 나요.
어떻게 이 시간을 견딜지...
정말 후회와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IP : 122.34.xxx.5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3
    '11.2.10 3:07 PM (218.152.xxx.217)

    어쩜 저랑 비슷하네요
    부모님 임종을 지키지 못한 마음 저두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두 엄마의 임종을 보지 못했어요
    그래거 늘 그게 마음에 걸리고 엄마께 죄송한 마음이 한동안 가시질 안않는데 그건 불가피한 경우더군요
    아무리 병상을 계속 지키더라도 그 죽는 순간에는 그 자리에 없을 수도 있구요
    님 너무 마음에 자책하지 마세요
    님이 그런 마음을 계속 갖고 잇으면 하늘에 계신 님 아버지도 맘이 편치 않을꺼에요
    님이 가셔서 아버지 귀에 대고 말한거 다 들을셨을꺼에요
    제일 나중에 까지 살아있는게 귀-듣는거- 라고 하더군요
    저두 병원에 막 들어가는 순간에 엄마가 숨을 거두셨는데 엄마 귀에다 대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외쳤드랬어요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들이 모두 바라는것은 이 세상에서 열심히 행복하게 사는것일꺼에요
    저두 님 때문에 엄마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네요

  • 2.
    '11.2.10 3:19 PM (114.203.xxx.33)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듣고 계실겁니다.
    후회마시구요.
    슬퍼도 마세요.
    앞으로 잘 사시면 그게 젤 큰 효도입니다.
    힘내세요!

  • 3.
    '11.2.10 3:20 PM (121.130.xxx.42)

    님..
    살아계신 동안 님때문에 행복하셨을 거예요.
    태어나서 첫 울음 울 때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부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 존재가 바로 자식이 아니던가요.
    충분히 님의 사랑과 그 마음 아버지께서 느끼고 가셨을 겁니다.
    아버지의 분신인 님이 행복하게, 그리고 열심히 사시고
    님의 자식들에게 그 받은 사랑 온전히 베푸시면 됩니다.

  • 4. 꼬맹이맘
    '11.2.10 3:34 PM (114.184.xxx.73)

    아...읽는 내내 눈물이 나네요 ㅠㅠ
    아버지도 원글님께서 하는말 들으셨을꺼예요..
    너무 자책마시구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꺼라 믿어요.. 명복을 빕니다힘내세요!!

  • 5. 111
    '11.2.10 6:43 PM (118.34.xxx.195)

    저도 아빠가 돌아가신지 7개월이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하루종일 아빠 미안해 라는 말만 나오더군요.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더라구요.
    길가다가도 울고 운전하면서도 울고,마트에서 장을 보면서도 울었습니다.
    그렇게 실컷 울고나니 조금 위로가 되더라구요.
    요즘은 혼잣말로 그럽니다.
    아빠 내가 잘 해준 것만 기억하세요.
    내가,엄마가,언니가, 동생이 사랑했던 것 잘 해주던 것만 기억하시고,
    행복하셨던 기억만 가져가시고,
    이제는 우리 걱정 내려놓고,어깨짐 다 내려놓고,편해지세요.라고합니다.
    그리고 내가 만든 김치 맛있게 드시던 것,
    용돈 드릴때 좋아하시던 것,
    우리 식구 가면 환하게웃으시던 것
    그런 같이 행복했던 걸 자꾸 떠올릴려구해요.
    좋으일 있으면 아빠도 지금 좋지요?그렇게 혼자 물어보기도 하구요.
    충분히 많이 슬퍼해서 그런지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요.
    지금도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슬프지는 않고 참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빠 때문에 참 행복했구나 내가 참 사랑을 많이 받았구나.
    그러면서 웁니다.

  • 6. 청각
    '11.2.10 7:36 PM (211.107.xxx.184)

    숨이 끊어져도 청각은 제일 늦게까지 간다고 했습니다. 아마 2일인가?
    아버님이 원글님 목소리 다 들으셨을겁니다. 좋은 곳에 가시라고 기도해주세요.

  • 7.
    '11.2.10 10:32 PM (121.139.xxx.181)

    돌아가시고 제일 마지막까지 남은 감각이 청각이라고 들었어요
    아마 아버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셨을거라 믿어지네요
    저는 먼거리 살아서 아버지 임종도 못뵈었네요
    2년정도 혼자있을때 특히 설겆이할때 눈물이 나더라구요

    시간이 지나야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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