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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시구들과 소통이 잘 안되네요

조회수 : 974
작성일 : 2011-02-08 19:38:31
설후유증이 아직 안가셔서
여기다 뭐라도 써서 속을 일단 풀어야 편해질 거 같아요.

일단 전 귀가 그다지 얇지 않아서 뭘 잘 안믿어요.
예를 들어서 종교에 빠지지 못하고 사주니 점이니 이런 거 완전 싫어하고
심지어 한의학이니 사상의학이니 이런 것에도 의심이 많아요.

이번 설에도 시어머니가 가족 중에 삼재가 여섯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를 비장한 어투로
다섯번 쯤 이야기했는데 예전같음 네~ 라도 했을텐데 이번엔 걍 못들은 척 했어요.
울어머니가 원하는 건 며느리랑 새벽부터 절에가서 백팔배도 하고 삼재풀인가도 하는 건데
그런 건 생각만 해도 싫어요.
하지만 존중은 해드려요.
그외에도 시어머니가 가르치려고 하는 여러가지 방식이나 가치관을 거의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부부싸움할땐 무조건 여자가 참아야 한다는 둥.. 그래서 한마디했어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그리고 저랑 열살 차이나는 동서가 있는데
전 제가 젊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여겼는데
동서랑도 소통이 잘 안되네요
아기한테 자꾸만 홈스쿨을 해주고 싶어하고 기관에 데리고 다니고 싶어하는데
사실 동서네 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라서 그런 거 안해줘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암말도 안하긴 했어요.
그리고 본인은 아기를 키우니까 남편이 집안일과 아기 목욕시키기 놀아주기 돈벌어오기를 다 해야 한대요.
이거 요즘 사고방식인가요?
이건 정말 세대차이인지 가치관의 차이인지.. 참다 한마디했어요.
아들 키우는 엄마로서 아들들 불쌍하다구요.
외식도 엄청 좋아하고 음식하는 걸 싫어해서 집밥 먹고 싶어하는 시동생이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아들 불쌍해서 시어머니가 반찬 계속 보내주고
아들더러도 니가 차려먹으라고 하는 대단한 성과를 이루기도 했죠.
아기한테도 하루에 한끼는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먹이구요..생각만 해도 싫네요.
그래서 동서랑 얘기할때 표정관리하기가 힘들어요.
내가 시엄마도 아니고 시누이도 아니고 남의 일이니 신경쓰지 말아야 하는데.. 대화를 안할수도 없고
늘 저런 이야기만 하니까 자꾸 싫은 마음이 생기네요.

그리고 시아버지는 골수 한나라당이에요.
예전에 김대중정부와 노대통령 계실 때 뉴스보면서 온갖 욕을 하고 부부사이 참 좋은 시어머닌
옆에서 열심히 거들더니
요새는 정부찬양이 대단해요.
그래서 그런 면으로 시아버지와 말을 아예 안섞어요.
손주들한테 줄 아이스크림과 음료수와 각종 꼴보기싫은 과자들을 냉장고가 터져라 준비해 놓는 엄청 좋은 할아버지죠. 제발 사지 말라고 해도 안들어요.

시어머니 고스톱 엄청 좋아해요.
저 고스톱 엄청 싫어해요.
저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5학년때 엄마한테 배운 고스톱 솜씨가 남못지 않지만
그런 조기교육에도 불구하고 그런 놀이가 너무나 지루하고 불편해서 할수가 없어요.
초창기엔 몇번 접대성으로 했지만 마흔 넘으면서 이젠 접대고 뭐고..
시어머니는 제가 고스톱 안하는 게 불만이죠. 가족끼리 화목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러고보면 제가 그들한테 받는 스트레스 못지 않게 시어머니는 갈수록 며느리가 마땅치 않을테고
동서도 내가 불편할테고 시아버지도 며느리 속이 궁금하겠죠.

전 시댁가서 일하는 거보다 대화하는 것과 표정관리하는 일이 더 힘드네요.

쓰고보니 저 나쁘네요.
저 빼고 다 좋은 사람들인데...
IP : 211.211.xxx.17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2.8 7:43 PM (14.52.xxx.167)

    뭐,,, 저희 시어머니는 욕설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고
    (저 지금 임신중인데 아기 낳으면 시어머니 앞에 아기 자주 보여드리기 싫을 정도입니다. 배울까봐)
    항상 쓰잘데기 없는 남얘기와 남 험담을 입에 달고 사십니다. TV에 나오는 노인 상대 사기치는 행사장 다 쫓아다니시구요.
    어쩌겠어요? 입을 막을 수도 없고, 손발을 묶어 놓을 수도 없잖아요. 시아버지도 통제를 못하시는데요. 그냥 그러려니..

    시댁 식구와 소통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시네요. 나도 나자신과 100% 소통할 수 없고, 남편과도 잘 안되는 소통이 시댁과 되겠나요.
    시댁 식구들을 보면볼수록,, 하루하루,, 세상엔 참 다양한 인간들이 있구나, 다양한 체험만 해요.
    저도 시댁가면 일하는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 2. nobody
    '11.2.8 7:51 PM (220.121.xxx.54)

    원글님께 죄송요..^^ 고스톱을 초등5학년때 엄마한테 조기교육 받았다는 대목에서 숨넘어가게 웃었답니다.ㅎㅎㅎㅎㅎ 저도 고스톱 너무너무 지루하고 재미없거들랑요.

  • 3. 마자요
    '11.2.8 8:00 PM (175.112.xxx.214)

    너무 쉽게 사먹는 거,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너무 당여시 하는거,
    자기 생각을 굳건히 듣든지 말든지 강요하는거,
    하기 싫은 놀이를 안하면 싫어하는거.

    그냥 다 그려려니 할 수 밖에요.
    개개인으로 보면 좋은 사람들이지만 모이면 다른 사람말도 들어주면 더 좋을 테데..

  • 4. 휘~
    '11.2.8 8:29 PM (123.214.xxx.130)

    아아... 고스톱~ 정말 하기싫은데, 친정을 가나 시댁을 가나 왜그리들 고스톱 하자시는지 ㅡ,.ㅡ;
    친정에선 오히려 맘편히 안치면 그만인데, 시댁에서는 자꾸 권하시니 계속 거절하기도 참 민망하고 ㅋㅋ
    저도....고스톱을 초등5학년때 엄마한테 조기교육 받았다는 대목에서 숨넘어가게 웃었답니다.ㅎㅎㅎㅎㅎ 222

  • 5. ..
    '11.2.9 1:35 PM (110.14.xxx.164)

    저도 40 중반이고 젊은 사람들 많이 다르구나 싶지만
    님이 시어머니 이해 안되는거처럼 동서도 님 얘기 귀에 안들어올거에요
    각자 알아서 살게 두는거지요
    뭐라 싫은소리 해봐야 잔소리고요 님이야 나는 바른소리 하는거지만 남들도 다 자기 생각이 옳은거에요
    어쩌다 모이는 자리 그냥 싫은티 덜내고 좋은 소리만 하고 좋게 지내다 헤어지는게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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