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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건가요?

진짜 엄마 조회수 : 1,706
작성일 : 2011-02-07 09:16:16
평소 간섭없고 시집살이 시키지 않는 시어머니를 존경하고 있는 며느리입니다.
누구보다 쿨하고, 합리적인 분이라.. 미래 시어머니상의 롤모델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요.

그런 시어머니가 9개월차 아들을 지난 6개월간 봐주고 계십니다.
시부모님 두분이 아이를 몹시 사랑하시고, 원래 아들며느리보다 손주들이 최우선인 가풍입니다.
요즘 엄마 소리를 입에 달고 있는 아들은,
모든 사람을 엄마라고 하고 모든 대화를 엄마라는 단어로 푸는 단계인거죠.


상황 1.

명절에 일가친척들 모여있는 자리.
엄마, 엄마하며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안겨서 사랑받고 있는 아들.
애아빠 : 쟤는 아무나 엄마래요.
시어머니 : 00야, 내가 진짜 엄마지?(약올리려는 의도나 농담처럼 들리는 늬앙스가 아닌)


상황2.

바쁜 출근길, 아들이 제잘못으로 울음을 터뜨리는데 바로 곁에 있던 시어머니 왈.
"이거 00가 그랬잖아, 엄마가 안 그랬어."


며칠 보고 들은 두 건을 가지고 출근차량에서 남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혹시 어머니가, 00더러 당신을 엄마라고 가르치시나?"
말도 안된다는 듯, "과도한 일반화 아니냐. 농담일수 있는 말에 왜 우리 가족을 그런식으로 이야기하냐.
처갓집도 그렇게 이야기하면 좋냐."
벙찐 저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더군요.
어머니가 왜 그러시지? 라든지, 당신이 잘못 들었겠지, 라든지,
어쩌면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을수도 있지 뭐, 정도까지는 용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진짜 엄마로서, 단지 어머니의 농담이라고 해도 썩 듣기에 유쾌하지 않았다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을까요? 사람들 이혼을 이런 이유때문에 한다,는 말까지 들어야 할 정도로
평소 심각하게 시부모님을 비토하거나 한 적 없었어요. 오히려 늘 존경한다는 말을 했었죠.


내가 예민한건가요. 애 봐주시는 시어머니들은, 그런식의 농담이나 말들을.. 하시는 편인가요.
IP : 59.18.xxx.17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2.7 9:21 AM (203.244.xxx.254)

    첫번째는 농담같고, 두번째는 엄마 출근하는데 애 울까바 빨리 달래주시느라 한 말씀 같은데요. 그리고 두번째 문장에서 시어머니 본인을 지칭한 게 아니고 원글님을 지칭한 거잖아요. 예민하신 것 같아요.
    앞뒤로 굳이 안 붙여도 되는 시어머니/시댁에 불만없다고 말씀하시는 게 엮으로 뭔가 시댁에 걸리는 게 있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일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 하고, 이 시어머니가 이런 걸 농담이라고 하는 거야!라고 어긋나게 받아들이신 것 같구요.

  • 2. ..
    '11.2.7 9:22 AM (1.225.xxx.29)

    저도 윗분과 같은 의견이에요
    여기서 어머님이 자신을 지칭한 '엄마'는 'mother'의 의미가 아니고 주양육자의 의미일겁니다.
    아이가 말을 제대로 배우고나면 할머니가 엄마라고 불러달라고 절을 수십번 해도
    꼭 할머니라고 불러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 3. 진짜 엄마
    '11.2.7 9:31 AM (59.18.xxx.172)

    에또, 위 세 분 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많이 예민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네요. 평소 시댁에 불만은 없구요, 두번째 상황의 '제잘못'은 내 잘못이 아니라.. '아들의 잘못'이란 표현입니다. 되씹어보니, 이 대화를 순조롭게 이어가지 못하고 소통불능에 빠진 우리 부부의 문제가 더 크네요. 남편의 리액션에 황당해서 단초가 되었던 상황을 질문하는 형국이 되었는데. 아직도 남편의 반응이 정당했다고는 생각이 안들거든요. 어쨌든 답변들 감사합니다.

  • 4. .
    '11.2.7 9:35 AM (110.11.xxx.77)

    죄송하지만, 원글님이 좀 욕심이 과하신것 같아 보입니다.
    9개월이면 한창 주 양육자와 애착이 형성되어 갈 시기입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옹알거리는 '엄마'라는 한 단어에 그렇게 많은 의미를 두고 계실거면
    주양육 자체를 원글님이 해야하는게 맞는거죠.

    워킹맘은 둔 아이에게는 주양육자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주 양육자와의 애착형성이라는건 아이가 평생 가지고 가는 발달과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애착을 원글님이 받고 싶다면 직접 양육을 하는수밖에요.

    아이는 1-2년만 지나도 엄마와 할머니의 의미 자체를 깨닫게 됩니다.

  • 5. ,,
    '11.2.7 9:53 AM (121.160.xxx.196)

    "혹시 어머니가, 00더러 당신을 엄마라고 가르치시나?"
    - 어머니가 00더러 당신을 엄마라고 가르치시나본데 그건 잘못된거고
    내가 진짜 엄마인데 어머니 그러는거 싫다. - 아무리 바보천치라도 님의 마음을 다 읽을수 있죠.
    사람은 공격받으면 일단 방어공격하는게 우선이라 남편분 반응은 아주 일반적인것 같네요.
    더구나 부부간에 부모 얘기는 더 발끈하게 되고요.

    차라리..
    '내가 진짜 엄마인데 나는 뭔가 싶고 애가 엄마 모를까봐 섭섭하네'라고 했으면
    아마 동정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내용은 굉장히 일상적인 내용인데 사용하는 언어들이 디게 학문적이시네요.

  • 6. .
    '11.2.7 10:11 AM (124.28.xxx.159)

    원글님 욕심이 많이 과하신것 같습니다...2

    질문을 들은 남편분도 실은 어이없었겠고
    님이 기대했던 용납가능(?)한 답변은 불가능했을뿐만 아니라
    님께 많이 실망했을것 같아요.

  • 7. ㅇㅇ
    '11.2.7 10:28 AM (118.131.xxx.195)

    와 진짜 예민하시다...

  • 8. 정말
    '11.2.7 10:51 AM (183.98.xxx.41)

    예민하시네요.
    남편분이 정말 황당하셨을 듯.
    그런 일에 일일이 신경쓰시면 본인이 직접 아이를 키우시는 게 나을 듯 싶네요.

  • 9. wjsms
    '11.2.7 12:47 PM (211.176.xxx.10)

    모든 댓글이 나랑 생각이 같지 않고 그래서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은데
    여기 댓글은 좀 이해가 안되요.
    정말 많은분 들이 이렇게 생각하시는지 제가 오해하는지
    아무리 할머니가 돌봐 주신다고 해도 어떻게 손주에게
    당신이 엄마라 할 수 있나요.
    다른 애정 표현도 많고
    아기를 맡기는 엄마의 마음 입장은 고려 안되나요.
    시어머니가 남편을 너모 사랑해서 아들에게 여보라 부르면 어찌 되나요.
    제가 너무 크게 확대 해석한것 같기는 하네요.

  • 10. 양이 아닌 질
    '11.2.7 3:35 PM (175.120.xxx.212)

    저도 할머니, 엄마와 살았는데,
    엄마가 두분이라고 생각해요. 마음 속에서 할머니도 엄마 같은 존재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 사촌들도 대부분 어린 시절에 할머니가 키우셨고
    지금도 할머니 얘기 나오면 눈물 흘릴 정도로 애틋해요
    사촌 간에도 돈독하고, 친 자매같고..
    어린 시절 생각하면 조부모님과 함께 자라지 못한 아이들은
    참 좋은 것을 모르고 사는 구나 싶을 정도로요..
    물론 엄마가 소유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살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한 소중한 일이예요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구요. 어짜피 크면 할머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양육자가 할머니라고 하더라도, 양육은 양보다 질 입니다.
    질로써 승부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거든요.
    질에 관한 것은 심리학책으로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고...
    너무 작은 것에 불만 가지시면(물론 원글님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수도 있겠지만)
    그 심리가 고스라니 아이에게 전해져요
    아이들 눈치 엄청 빠르거든요.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어쨋든, 주양육자가 할머니라면, 지금은 어머님의 말씀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할 시기가 아니라, 부양육자로써 아이와 애착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할 시기 같아요

  • 11. 근데
    '11.2.7 4:28 PM (116.37.xxx.60)

    아기가 9개월이면, 아직 옹알이 단계나 마찬가지여서,
    사용할수 있는 단어가, 맘마, 엄마 정도 지요.
    이제 겨우 기어다닐텐데, 할머니가 '할머니'란 단어를 가르키는것도 우습구요.
    아마 원글님 스스로 아기의 주양육자가 되지못한 자격지심이 있는것 같습니다.
    시어머니와 경쟁상대가 되지 마시고, 시간날때마다 아이와 좋은 시간보내세요.
    위엣분들 말씀처럼, 양보다 질로 가셔야 합니다.
    좋은 엄마 되세요.

  • 12. 진짜 엄마
    '11.2.7 4:35 PM (59.18.xxx.172)

    주옥같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주양육자, 부양육자.. 부양육자로서 아이와 애착관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윗분 글에 마음이 가네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미래 내 아이의 인식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 단순히 내 지금의 감정문제로 접근할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방면으로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네요.
    평소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아이를 건사하고 안고 옮기고 하는 것들, 저는 당연히 아이가 할머니를 더 따르고 부모님이 아이를 사랑하니까 엄마지만 뒤로 빠져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아이를 챙기지 않았어요. '부양육자'로서, 이건 좀 방치에 가까웠던 것 같네요. 내 아이라면 당연히 엄마를 알아보고, 주변에서도 엄마의 위치는 지켜주는 걸로만... 생각했다가 어머님의 행동에 좀 당황한 것 같습니다. 좀 쓸쓸해지네요. 늦은나이에 결혼해서 마흔 다되어 낳은 아이인데.. 아직도 덜 큰 내 마음이 싫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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