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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시는 한약.

둘째딸 조회수 : 548
작성일 : 2011-02-05 14:41:42
결혼 3년차..

약 1년반전 임신초기 유산 후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그 뒤로 친정엄마와 한번 한약방에 가서 맥을 짚고.
한약을 먹었어요.
시댁 방문할때 한약 먹는 모습을 보신 후..
시어머니께서도 왠지 한약을 해 먹여야 겠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3~4달 전에 한약을 보내오셨네요. (저에게 묻지 않으시고 그냥... 지으셨어요.)
친정엄마가 해주는 한약과
시어머니께서 지어주시는 한약.. 왠지 느낌이 다르더군요.
'아. 시부모님께서 아이를 많이 기다리시는구나..'라구요. 부담도 가고...요.
그런데 그 한약을 먹고 난 후인지.. 그때쯤 다른 알러지 때문인지.
저녁이면 몸이 가렵고 두드러기 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했다가..
피부가 민감해 졌어요.
다음날 피부과라도 가려면 아침이면 멀쩡,하고요.
그렇게 몇주.. 먹는 내내 찜찜했어요.

그런데 아시는분 통해서 용하다는 한의사 분을 뵐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분께. '한약을 먹고 있는데.. 밤마다 이런증상이 있다.'
'부담을 갖고 먹어서 그런건지..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는것 자체가 죄스럽다. 시부모님께서 걱정되어서 해주신 것인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하는데... ' 라고 말씀드리니.
그분께서는 한의사와 상담없이 시어머니께서 그냥 지어오셨다는것에 놀라시면서
저의 체질이 차지도 열이 많지도 않은데 아마도
그쪽에서는 제가 몸이 차다는 가정하에 한약을 지어온 것이면 열이 너무 나서
그런것일수도 있다며.. 먹지 말라고.... 하네요.
요즘 한의원에서 소위 '약빨'이 서게 하려고 한약에 스테로이드 처럼 그런 것을
넣기도 한다면서..걱정해 주셨어요.

집에오니..   괜히 갔다 싶기도 하고..
한약은 쳐다보기도 싫어지고..

시댁에 갔을때.
"어머니.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한약먹고 감기도 안걸리고..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요 어머니.. 저 한약을 먹고 밤마다 두드러기 같은것이 올라오고 해서..걱정이 되네요."

시어머니께서 "그럼 한약방에 전화해보자!"라고 하시더군요.

2박스중 한박스 30%도 안먹은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어머니 앞에서
바로 전화했어요.
그런데. 전화하니 그쪽에서 하는말.

"아. 그거 몸에 있는 안좋은 균들이 나오는거니.. 계속 드세요~"

허걱. 전 안좋은 균을 왕창갖고 있는 며느리가 되었네요.
제가 남편에게 말하니... '그럼, 먹지마.' 라고 아무일도 아닌듯 넘기네요.
그래서 설연휴 지나면... 남편없을때 쫌 버려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솔직히 그냥 먹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한의원이랑 통화해보니.... 먹고싶은 마음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오늘 어머니께 전화왔어요.
"너 그 한약 다 먹었니?"
"네. 한박스 정도 남았어요.."
"응. 거기서 너 그거 먹고 또 먹어야 한다고 해서.."
허걱..

"어머니.. 제가 다 먹으면 말씀드릴께요~"
"그리고 좀 쉬었다가 먹죠. 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전화끊고 5분뒤 다시 전화왔어요.
"너 그거 잘 챙겨먹고 있는거니? 왜 한박스나 남았어?"
(어머니도 제꺼 지을때 지으셨는데.. 아마 비교해보니 어머니는 조금 남으셨나봐요.)

"네, 조금 빼먹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용기를 내어)
제가 얼마전 한의사를 만날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사람이 제가 몸이 특별히 차지 않다고 하네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한약이... 제 몸을 너무 뜨겁게 해서
혹시.....

"아니. 그래도 먹어야한데~"

"네....."

눈물 나네요.

남편은 그냥 먹지 말고 다음에 엄마 갖다주라고 하는데...
(너무 쉽게..)
제 마음은 너무속상해요.

남편은 티비보고 누워있는데..
너무 속상하고 눈물나려고 해서... 방에들어와. 82에 하소연하네요.
IP : 220.78.xxx.1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약을
    '11.2.5 3:16 PM (221.140.xxx.75)

    진맥도 안보고...
    저 아는 사람은 아예 버리더군요.
    참 시어머니들 왜 헛돈 쓰시는지...
    그냥 돈으로나 주시지
    그냥 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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