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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공화국

오경숙 조회수 : 672
작성일 : 2011-01-31 17:35:53
말 그대로 이제 금방 설입니다.

좋은 날이지요.^^

주부들에게는 이혼에 버금가는 스트레스라고 하지만

방송에서는 끊임없이

즐겁고 행복한 날로 포장됩니다.

고속도로가 아무리 막혀도

그 길은 엄마를 찾아가는 고향을 찾아가는

행복한 길일 뿐입니다.

주부들 당신들도 정말 열시간을 가는 그 길이 행복하신가요?



명절증후군이라는 뉴스기사도 심심치않게 나오지만

그 기사의 양과는 비교가 안되게

설날 명절을 맞이한 (혹은 추석을 맞이한)

화목한 가족을을 보여줍니다.

설 전날부터 3대 이상이 모여사는

섭외한 가족들을 한복입혀 세배하게 하고,

그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또 보여줍니다.

원래 가족이 적은 집이나,

가족이 모이지 못하는 집들을 죄의식이 들게 만드는 기사 혹은 방송...

(현대의 가족은 농경사회의 가족사회와 분명 다름에도

방송에서는 그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지요.)



그리고  헬리콥터로 반드시 모든 방송국에서

성묘하는 가족들을 하늘에서 마구마구 찍어서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분노하고 혐오하는 장면입니다.)

그걸 보시는 어르신들께서는, 혹은 나의 남편은, 혹은 시댁식구들은^^

두 주먹 불끈쥐고,

그래 명절을 저래야 해!라고 되네이며

머리속깊이 새기십니다.

화장하는 문화는 문화고

어쨌든 무덤이 역쉬 있어야해!!!

설날과 추석마다 방송국에서

무덤문화를 강조하고, 무의식으로 새겨넣습니다.

무의식에 새겨넣는건

의식적으로 강조한 것 보다

더 큰 위력을 낳지요^^



설날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농경사회에서 시작된 명절이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화사회를 지나기까지

매우 압축된 시간에

경험되다보니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치지 못해

매우 부담스럽고, 비생산적이며, 여성에게 가혹한 노동 혹은 정신적 폭력을

주고 있습니다.



설날에 대한 시각, 특히 뉴스시간들

반성하기를 바랍니다.

뉴스PD가 해도해도 끝이 없는 설거지담당 막내 며느리이고,

카메라기자가 나물 다듬고, 떡국끓일 고기국물 내고,  사이사이에 남자들 술상 차려줘야해서  촬영을 못하고,

헬리콥터조종사가 하루종일 기름냄새 맡으며 전부치고,

일하는 사이 애챙기고, 밥상차릴 걱정하고,

방송국보도국장이  며칠에 걸쳐 허리가 휘고 지갑이 텅텅비는 차례지낼 음식들 장보는걸 경험해봤다면

명절에 대한 뉴스기사는 분명 달라질 겁니다.


설날 공화국.

내일 모레 글피인가요?

82동지들 잘 보내고 살아 오시길^^



IP : 114.205.xxx.7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31 5:38 PM (211.44.xxx.91)

    괜히 눈물이 글썽해지는 글입니다

  • 2. 헬리콥더
    '11.1.31 5:40 PM (58.123.xxx.177)

    무슨 때만 되면 헬리콥터 타고 돌면서 방송하는 건 언제쯤 끝나나요? 정말 그런 거 보기도 싫더라고요..짜증나요.헬레콥더 보면서 손흔들고..젠장...맨날 했던 얘기 또하고...암튼 방송 보면 역겨운 게 많아요.방송처럼 좋은 세뇌 수단은 없는 듯....좋은 게 좋은거야....하면서 세뇌하고 베풀고 살아라 하면서 세뇌하고..맨날 없는 사람들끼리만 모금하고....있는 것들은 지들끼리 잘먹고 잘 살고....방송이라면 다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은연중에 당하는 세뇌..이 세상은 메트릭스....

  • 3. 원글님
    '11.1.31 6:08 PM (121.135.xxx.110)

    원글님 글---- 개념찬 글
    윗 댓글들---- 심하게 감정이입하고 갑니다.
    대한민국의 신문, 방송 하는 꼬라지들 해방후 이승만 정권때랑 하나도 다름없고(강자에게 빌붙고 냉전논리 확산시켜 그걸로 먹고살고)
    국민들 의식 수준, 특히 명절,장묘문화, 제사는 조선시대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같아요.

  • 4. 헬리콥터.
    '11.1.31 6:22 PM (175.114.xxx.146)

    오. 맞아요... .동감입니다.
    티비에선 명절만 되면 성묘객들 모습 빠지지 않고 소개하죠... ㅎㅎ
    진짜 웃겨요... 그게 그리도 자랑스러울까....

  • 5. \
    '11.1.31 7:20 PM (211.208.xxx.195)

    꼭 북새통 역이나 터미날에서 기자가 한마디 합니다
    " 몸은 고되도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있습니다 "
    -> 이 멘트 들을 때마다 기자 입을 쫙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 6. ///
    '11.1.31 11:52 PM (59.14.xxx.121)

    속이 다 시원합니다.
    원글님 글 정말 시원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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