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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왜 결혼했을까 후회하게 되지요.
주중엔 각자 일이 있고 바쁘니 남편과의 사이에 조금 기분 상한 일이 있어도
그럭저럭 넘어가지만 그렇게 사소하게 뭉친것들이 주말만 되면,
그러니까.. 주말이 되어서 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도대체. 왜. 결혼을. 했을까.
연애할 때도. 저랬던. 사람이었던가.
아. 이래서 사전 동거 후. 결혼 제도가 필요한거야. .. 그런 생각 자주 합니다.
저는 오전에만 나가는 일을 하고, 남편은 학원을 운영하고,
두돌 된 딸래미 하나, 제 뱃속엔 5월에 태어날 둘째 하나. 그렇게 있지요.
피곤 피곤 피곤. 그놈의 피곤은 어쩌면 그렇게 정확히도 주말에 잘 찾아오는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비 앞에만 앉아있는 남편이 너무 싫어서
주말만 되면 늘 어디론가 나가는 계획을 잡곤했는데,
요즘 계속 날이 너무 추워서, 게다가 주말이면 더 추워져서 몇 주 연속 집에만 있었더니.
정말 월요병이 아니라 금요병이 다 생길 지경이 되었네요.
아, 이제 주말이구나 신난다.. 그게 아니라. 아.. 또 주말이네.. 남편 늘어진 모습 또 보겠구나.. 그거죠.
애들이 좀 크면 주말에 엄마도 좀 늦잠자고 쉴 수 있을까요?
두돌 짜리가 주말인지 뭔지 잘 알리도 없고, 주말이라고 늦잠자고 하는 것도 없이
아이는 언제나처럼 7시면 기상해서 주중엔 잘 못 보던 엄마아빠가 있으니 신이나서 계속 엄마 엄마 아빠 아빠..
하지만 아빠는 불러봤자 반응없는걸 아니까 결국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엄마엄마엄마엄마..
딸아이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두돌이라 고집도 좀 생겼고 저랑 종종 다투기도 하지만 너무너무 예뻐요.
하지만 제 몸이 몸인지라 배도 불러왔고 주말이라 저도 좀 쉬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남편은 느즈막히 10시쯤 일어나 대충 과자부스러기나 과일들로 허기 때우고
그후론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티비 앞에 떡하니 자리잡고 누워서 점심 때 저녁 때 딱 30분 빼곤 그자리 붙어있지요.
특별히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계속 채널 검색만 하는겁니다.
그러다가 아주 흘러간 옛 드라마, 옛 예능 프로들 나오면 혼자 막 집중해서 보고 있지요.
거실에 티비가 있으니 온 집안에 울려퍼지는 티비소리. 애는 애대로 놀아야겠으니 그 앞에서 얼쩡대고.
저는 저대로 밀린 일을 좀 해야하니 중간중간 애랑 놀아주다 빨래 하다 식사 때 밥 준비하고 또 설거지하고..
그렇게 살게 된게 큰애 태어난 이후로 2년 다 되어가는 스토리. 그대로 주말의 모습은 굳어버린겁니다.
집안 일 안도와줘도 되고 애랑 안놀아줘도 되니 제발 티비 소리를 줄이거나 좀 끄라면
그제서야 남편은 살아있었다는걸 알리려는 듯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요.
마흔도 안되서 가는 귀를 잡쉈는지 웬만한 볼륨 아니면 자기는 소리 안들린답니다..
이것도 아니면 도대체 주말에 뭐 하라는거냐고 더 버럭 성질을 냅니다.
할 일? 아직도 총각 때 자취하던 시절이라고 생각하는지. 자기는 주중에 열심히 일 했으니
주말에 쉬는건 당연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밥 때 되면 밥달라, 밥 먹으면 과일 가져와라 어쩌라 합니다.
차라리 큰 애가 태어나기 전에는 저도 같이 큰 소리쳤고 집안일도 같이 하자 했다가 안통하면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그냥 내버려 두기도 하고 다른 방법도 같이 찾아보곤 했었는데,
애가 태어난 이후로 일은 더 많아졌지만 애 앞에서 실랑이하고 같이 큰소리 치기가 싫어서,
아쉬운 소리 해 가며 도움 받기 싫어서 그냥 이 악물고 참고 참은게, 결국은 이렇게 역할이 나뉘었나 봅니다.
아.. 정말 저놈의 티비소리 싫어요. 낮에 남편 없을 때 정말 어디로 갖다 버리고 싶어요.
하지만 저 성질에 그랬다간 또 무슨 사단이 날지 모르니
그저 주말이 다 끝나가는 이 시간에, 그래 몇 시간만 더 참자.. 하면서 또 이를 악물고 있네요.
아무것도 하지않고, 아침 10시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열두시간 째 티비 채널 검색중인 남편.
정말 그 뒤통수만 봐도, 한 공간에서 나누는 숨소리만 들어도 너무너무 열이 뻗어 올라서..
정말 왜 결혼을 하고 사는걸까.. 그 생각만 합니다...
1. mm
'11.1.30 10:04 PM (121.182.xxx.174)그런 남편이 애한테 공부 이야기라도 하면 저 빽 돌아버립니다.
보여주는 모습이라곤 자빠져 자는게 다 인데
어디서 설교냐고~.2. 각자의인생
'11.1.30 10:06 PM (121.147.xxx.79)차라리.. 자빠져 자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하루 종일 거실 한 가운데 차지하고 앉아서 집안 공기 답답하게 하고 있느니요..
환기라도 좀 시키려하면 추운데 문 연다고...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별 진상을 다 떨어요.3. TV
'11.1.30 10:09 PM (118.216.xxx.102)작은방에 넣어 버리세요...먹을 거 많이 넣어 주고...간식 훌륭하게 챙겨주고...방치하세요...-,.-
4. 간식
'11.1.30 10:10 PM (118.216.xxx.102)아니고.... 밥 훌륭하게 챙겨 방에 넣어 주고...
5. 둘째낳기전에
'11.1.30 10:21 PM (122.35.xxx.125)큰애 남편보고 보라하고(두돌이면 남편이 밥챙겨먹일수 있을듯) 님혼자 월1회라도 나들이 가세요..
님은 뭐 주중에 쉬시나요? 주말중 하루는 남편 쉬라하고, 하루는 님이 하고픈거 하시면서 쉬세요...
(매주가 힘들면 월1회라도)
주말 한두끼는 외식이나 배달음식이라도 시켜먹구요...
둘째나오면 지금 생활이 그리워지실듯;;; 진짜 정신없어요...
남편이 집안일 안 거들어주면 최소한 큰애라도 돌봐야 생활유지됩니다...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시켜야 둘째 나오면 님 숨이라도 돌려요;;;6. 공감백배
'11.1.30 11:03 PM (180.64.xxx.189)제 신랑 가는귀먹은건 게임떄문이지 싶어요. 주중엔 퇴근하고 밥먹고 씻으면 게임으로 5시간
주말엔 게임파티?공성? 내가 젤 싫어하는게 게임됐어요.
애보라고하면 tv틀어서 봅니다 애는 옆에서 혼자 놀고.. 애를 보는게 아니고 돌보란 소린데..
이건 컴에서 tv만 바뀐 수준..
그래서 둘째 안낳으려고 신랑 수술했어요.
참나. 집안일 하면 하늘무너지는줄알고 육아에 신경도 안쓰면서 애때문에 힘들다고
둘째는 무리라고 합니다.
난 너키우고 갓난애 키우느라 이미 둘이라고!!7. 에구
'11.1.31 10:28 AM (203.249.xxx.25)ㅜㅜ 남자들 정말 못된 것 같아요.............지겨워요....ㅜㅜ
가정적이고 자상하고 사랑 넘치고 배려심많고 따뜻한 남자들은 다 누가 데려갔을까요?8. ..
'11.1.31 1:44 PM (210.222.xxx.1)아휴..그 심정 100배 이해가요.ㅠㅠ
TV를 작은방으로 넣어버리니 진짜 좋던데요. 완전 추천해요.
거기서 뭘 하던 말던 방치하세요.
저희는 결국 큰 아이 교육 문제로 TV선 끊었습니다.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