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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싸우고 한숨도 못자고 출근했어요..ㅠㅠ
전 축구 원래 관심도 없고 일찍 자는 편이라 자다깨다하면서 봤거든요.
전반에 너무 못하길래 좀 관심이 없어졌고 자다가 잠시깨서 동점골 넣은 거 보고
우와~ 잘했네? 이러고 다시 잠들었어요.
근데 제 문제가.. 정말 머리대면 3초면 잠드는 스타일이라.. 제가 깜빡 잠든 건 잠든 사실을 인지를 못해요.
남편이 나 들어가서 잔다~ 하고 들어가길래.. '연장전 안봐요?' 한마디 했거든요..
그랬더니 버럭버럭 화를 냈어요.ㅠㅠ
생각을 하고 말하래요. 자기가 연장전 안보고 들어가겠냐고.. 본인이 잠들었단 생각은 안하냐고..
저는 황당해서.. 아니.. 자다깨서 무의식적으로 한 말인데..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그랬더니 자기는 화가 난대요..
같이 티비보자 뭐하자 해놓고 항상 잠든다며. 그래놓고 뻔히 잠든거 다 봤는데도, 아닌척 하면서 할거 계속 하자는 식으로 나오면 정말 짜증난다구요..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러니까..
저도 남편이 짜증나는 건 이해가 가요.
남편이 짜증내는 부분에 대해서 제가 그게 잘못됐다 그러는건 아니구요.. 저도 제가 잘못하고있는 거 알고 인정해요.
그치만 문제는.. 노력한다고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라는 거죠..
뭐 언제 빨래를 해라, 청소를 해라.. 이런 건 그냥 하면 되는데.. ㅠㅠ
저도 조심한다고 하지만 무의식중에 그러는 거라..
답답하고 쉽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좋게좋게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버럭버럭 밑도 끝도없이 화부터 내니.. 저는 소리지르지 말라고 소리치게되고..
지난번에도 이런식으로 싸웠을 때 제가 차츰차츰 고치려고 노력하겠다. 대신에 나한테 소리는 지르지 말아달라..
나는 화내는 일도 익숙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비난 받는 것도 싫다.
무턱대고 화부터 내면 나도 소리부터 지르게 된다고.. 좋게좋게 얘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근데 어젠 얘기하다말고 문 쾅 닫고 나가버리고..
(지난번엔 제 옆으로 물건 던짐.. 절 조준한 건 아녔는데 화나서)
또 어제는 본인이 문 닫다가 문이 잠긴 거예요.. 그럼 좋게 열어달라 그러면 될 걸..
문이 부서저라 열려고 해요..(전 소리가 너무 커서 발로 차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대요.)
저희 결혼한지 3달됐거든요. 뭔가.. 분노조절을 못하는 사람같아요..
서울대나오고 번듯한 직장에서 인정받고 다니고.. 키도 크고 인물도 좋아요.
평소엔 정말 천사같거든요.. 맞벌이니 일 분담도 잘 해주고 저 위해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하고..
근데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행동에서 벗어나면 저렇게 소리지르고 버럭버럭대요..
솔직히 본인도 제가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들 자주하거든요.
근데 본인은 매사에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거 보고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냥.. 사람이 다 그럴수도 있지.. 하루아침에 바뀌겠냐고..
제가 치우든지 그냥 포기하고 넘어가든지.. 그런식이라 불거지지 않을 뿐인데..
(이렇게 얘기하면 저보고 같이 버럭대래요;;; 자기는 그래야 알아들으니까 그때그때 화내래요;;)
결혼 전에 이 문제로 헤어지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어요.
잠버릇 문제는 아니었지만 지금이랑 비슷하게.. 말 한마디 꼬투리 잡아서 버럭버럭 화냈었거든요..
그때 저는.. 학벌은 그냥 인서울 이름 들어본 곳이면 된다.
돈도 명품같은 거 휘감는 거 욕심도 없다. 나도 능력있으니 맞벌이하면서 아이들 어느정도 여유있게 키우고 돈에 쪼들리지 않을정도면 된다.
내가 보는 건 딱 두가지.. 시댁과 남편의 인품이다.
(시댁도 정말 좋아요. 스트레스 안 주시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하시고)
나는 온화한 사람이 좋다. 싸우는 거에 익숙하지도 않고 화내는 것 자체가 나한텐 큰 스트레스다..
오빠는 학벌도 경제력도 가족 분위기도 내가 생각하던 기준 이상이지만, 온화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랬더니.. 그땐 잡으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자기는 아무리 화가 나도 그게 너를 향해 나는 건 아니라고.. 본인 스스로 화가 나고 어쩌고..
결혼준비하던때라 그냥저냥 넘어갔는데.. 결혼하고나니 그 화가 매번 저한테 향하니까..
못견디겠어요.. 자꾸 자존감은 낮아지고 우울해지고..
제가 잘못한 게 없다는 건 아니에요. 단지.. 서로 다른 걸 인정하고 이해해줬으면 하는건데..
(예를 들면.. 저는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남편은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요.
주말이면 오후 4시에 일어나요. 시어머님이 전화하셔서 좀 깨우라고 하실정도..
게임 좋아해서 금/토요일엔 새벽 4-5시까지 게임하고 자거든요. 평일에도 최소 두세시간씩은 하구요..
저는 이런 거 문제삼지 않거든요. 그냥 그 시간에 혼자 할일 하고..)
평소엔 정말 좋은 사람이 화나면 돌변하니까 적응도 안되고 자꾸 눈치보게되고..ㅠㅠ
아침에 얼굴 마주 볼 자신없어서 그 새벽에 오늘 내일 입을 셔츠 다려놓고 잤어요.
본인도 안깨우고 그냥 출근했네요.. 평소엔 싸워도 자기전에 꼭 화해하고 잤는데.. ㅠㅠ
1. ...
'11.1.26 12:58 PM (183.98.xxx.69)분노조절이 잘 안되신다는 말이 맞는 것 같은데요. 한번 같이 상담 받아보시면 어떨까요?
본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 말 잘 안듣고
다 너의 잘못이고 니가 이상해서 그렇다고 니가 나를 깎아내리려고 한다고
꼬아서 보는 경우 많으니.. 전문가 조언을 초장에 미리 같이 받아서
적어도 나한테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가 판단하고 있구나 정도는 걸어놔야 할 것 같아요.
별 일도 아닌데 그렇게 큰 소리 치고 본인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거 위험해보여요...2. 사랑이여
'11.1.26 1:02 PM (210.111.xxx.130)내가 볼 때 앞으로 더 싸워야 동화(assimilation)될 것 같습니다.
결혼이란 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데 아직은 한 가족이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에 말입니다.
별 거 아닌 거 갖고 서로 말다툼하는 것이 부부인데 처음부터 이러면 앞으로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더 말다툼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역설적으로 말이죠.
단 이번 '싸움'은 전반전에 1:1이 된 걸 보고 화가 난 모양입니다.
자신의 분노를 아무 죄없는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생각해 볼 문제군요.3. 롤리폴리
'11.1.26 1:11 PM (182.208.xxx.133)그게요.. 평소 행동보니 남편분 그럭저럭 가정적이고 괜찮아요. 문제는 "같이"하고 싶다는거죠.
축구도같이 보고 일대일되서 같이 짜증도 내고 흥분도하고 게임도 시간될때 잠깐이라도 같이
해주고 흥미 보여주고.. 한단어로 말해서 동감해주는것.
남편분 이걸 바라는데 자꾸 엇박자니 그점이 스트레스인거같네요.
그리고 서로 다른 점 인정해주는게 상식적으로 합당하긴한데 남편분한테는
서로 다른 점 인정해준다는 부분이 애정이 덜한거라고 인식되는듯 합니다.
제 생각에는 가끔씩이라도 남편분과 같이 해보세요. 중간에 졸거나 자지마시고..
남편분 취미에 동조도 해주고요. 글쓴분 좋아하는 취미를 남편분도 같이 하자고
말씀해보시구요..
다 스텝바이스텝 입니다. 천천히 하나씩..4. .
'11.1.26 1:16 PM (119.70.xxx.86)전문가 조언같은것은 받으려 하지도 않을것 같고 무엇보다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고 자아가 강한거 같네요.
제가 아는 인간 하나도 그런 인간이 있습니다.
절대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수긍하려 하지않는... 이게 머리좋고 자기 자아가 강할수록 심한거 같아요. ^^::
이런 사람을 다루는 법은 살살 애기다루듯 해야 해요.
이런 사람들은 의외로 단순한면도 많아서 자기 잘못은 인정하는걸 잘 못하는대신 상대방이 마음아파하고 상처받는거에도 신경을 쓰는 편인것 같은데 남편분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일단 저렇게 버럭거리면 그 자리를 피하세요.
버럭 거릴때 난 지금 당신하고 대화하고 싶지 않다 서로 감정을 가라 앉힌다음 이야기하지 이렇게 해보세요.
그다음에 남편을 비난하는 말은 빼시고 본인이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이야기 하세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한건 미안하지만 그게 그렇게 심하게 비난받고 싸워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다.
당신이 그렇게 화를 내면서 이야기 하면 내가 한 행동을 반성하기 보다는 당신이 나한테 화를 낸 자체가 화가 나게 된다.
이렇게 싸우는 상황이 너무 싫고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너무 힘들거 같다.
이렇게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 해주셔야 알아 먹습니다.
아! 이런 인간형의 특징중에 하나가 눈치가 좀 없다(상대방을 배려하는 부분이 부족)는 것도 있습니다. ^^::5. .
'11.1.26 1:17 PM (119.70.xxx.86)남편분에가 폰메일로 님의 마음을 이야기 해 보세요.
남편도 오늘 마음이 편치는 않을거 같네요.6. 저는
'11.1.26 1:27 PM (218.239.xxx.110)저희부부는 좀 반대인데여~
맨날 그렇게 남편이 졸아여. 남편이 꼭 영화보자고 해놓고 중간에 졸구있고 저혼자 끝까지 그 영화보구 있어여
그럼 솔직히 재미없거든여
중간에 잼있는건 같이 잼있고 싶고 감동적인건 같이 감동적이였음 좋겠는데...
아마 남편분두 원글님이 한두번이 아니라 늘 그러시니까 참다참다 한번에 분출하시는 스탈인거 같아요
다만 분출하는 방법이 좀 원글님 입장에서는 많이 불만이신걸테구여.
근데 본인이 느끼고 고쳐야 할 문제이네여
저두 약간 급 뷁~ 하는 스탈이였는데 남편이 뷁~ 했을떄 바로 말하는게 아니라
좀 나중에 분위기 좋아졌을때 차분히 나는 이런게 좀 너무 그렇더라 고쳐줬음 좋겠다
이렇게 몇번 말하니까 저도 좀 조심하게 되더라구여
그 순간에 말하지 마시고 나중에 분위기 좋아지면 차분히 얘기해보세요
그리고 원글님도 같이 보자해놓고 졸지 마세요!!!
그거 디게 기분 나쁘단말예요! ㅋㅋㅋ7. ...
'11.1.26 1:32 PM (112.151.xxx.37)같이 뭔가 하기로 해놓고 상대방이 무성의하면 당연히 실망하고 화나요.
남편분이 화가 난 것은 이해가 되긴해요.
원글님은 자야하는 시간인데 노력해서 맞춰주려고 했지만 역부족인건데
남편이 화를 내니 서운하실거구요.
문제는..^^...원글님이 상대방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다는거예요.
아주 좋아하는 영화같은거 볼때 좋아하는 사람과 교감하면서 같이 감동하면서
보고 싶은거하고 마찬가지인데...
자신없으면 '난 피곤해서 분명히 보다가 잠이 들거야.그러니깐
이해해줘야해'라고 미리 밝히셔야지 상대가 실망을 덜 하죠.
같이 시간보낼 것처럼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는 딴짓(잠이더라두..)하면
무시당하는 기분 들거든요.8. .
'11.1.26 2:09 PM (122.101.xxx.210)그런데 본인은 주말에 오후까지 잔다면서요? 너무하네요~
9. 원글이
'11.1.26 2:12 PM (203.112.xxx.2)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에요..ㅠㅠ
저 시간은 제가 같이 있고 싶어서 일부러 만든 시간이에요..
남편은 제가 일찍 자도 상관 없대요. 본인 할 일 하면 되니까.. (게임)
신혼인데.. 퇴근해서 돌아오면 밥 차리고 저녁먹고 저 씻는동안 남편 설거지하고..
남편 다시 게임하러 들어가고 전 거실에 우두커니있고.. - 이렇게 반복하다가..
저녁먹고나선 거실에 나와서 부부의 시간 갖자고 제가 제안했거든요..
남편도 제가 일찍 자는 거 아니까 자는 거에 대해선 암말 안하는데..
(오히려 본인만의 시간이 있어 좋다고 함, 주말 오전엔 저도 저만의 시간을 즐기래요.. 본인 자는동안)
그냥.. '잤으면서 안 자는 척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대요..ㅠㅠ10. 원글이
'11.1.26 2:20 PM (203.112.xxx.2)지난번에 싸웠을 땐 울고불고 하다가.. 장문의 편지를 썼어요..
이러이러하니.. 나도 잘못했다. 고치려고 노력하겠다. 화는 내지 말아달라.. 물건 던지지도 말고..등등
근데 저도 저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되는데..
제가 인정할 수 없는 부분에서 나를 '비난'한다는 느낌이 들면 저도 같이 목소리 높여요.. ㅠㅠ
그냥 가만히 있으니 더 막대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느끼나.. 싶어서요..11. 제
'11.1.26 3:19 PM (180.64.xxx.147)남편이 원글님과 똑같습니다.
극장에 가면 200명씩 죽어도 자고 TV보면 천명이 칼싸움을 해도 자고
깨우면 안잔척 하고...
차라리 "아이고 조느라 잘못봤는데 미안해"라고 말하면 화라도 덜나지
안잔척 시침 뚝 하면 진짜 짜증나요.
그렇다고 원글님 남편처럼 화를 내는 건 아니지만 그런 시간 자체를 안갖게 됩니다.
차라리 혼자 컴퓨터 하고 노는 게 더 편해요.
아마 원글님은 상대방 마음 절대 모르실 거에요.
진짜 짜증난다니까요.12. 작은 도움이라도
'11.1.26 4:45 PM (71.238.xxx.182)원글님의 글 중에 "자기는 아무리 화가 나도 그게 너를 향해 나는 건 아니라고.. 본인 스스로 화가 나고 어쩌고.. "는 매우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축구를 보다 잠이 드는 게 뭐 이상한 일인가요.
정말 다정한 남편이라면 피곤한 아내가 안스러워야 합니다.
원글님 남편이 앞으로도 모든 일에 원글님의 핑계를 대고, 원글님을 깍아내리고, 원글님한테 화내는 일이 잦아지는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시댁 식구들이 온화하고 좋다는 것도 겉치레일 수 있습니다.
신혼에 화내고 물건 던지는 것은 아주 나쁜 경우입니다.
자기 안에 내재된 분노가, 가장 약한 상대인 원글님한테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남편이 밖에서 다른 어떤 사람한테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일단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그 일이 점점더 잦아지고 심해진다는 것이지요.
성격장애에 대한 글들을 읽어보시고,
남편의 행동을 시댁과 친정에 투정처럼 알리면서 지켜보세요.
단순한 신혼갈등이기를 바랍니다만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13. 그리고 또
'11.1.26 4:54 PM (71.238.xxx.182)이런 사람은 죽어도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모든 원인이 원글님한테 있다고 하고, 거기에 맞는 이유들을 만들어냅니다.
원글님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설득할 수 없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면 원글님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남편한테 종속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나쁜 케이스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만,
남편의 어린 시절, 시아버지의 젊은 시절에 대해 알아보시는 게 좋구요.
물건 던지기와 상대를 두렵게 만드는 분노는 폭력입니다.
곧 욕설을 하게 될 지 모르니 조심하시고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