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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안 안겨드리는 죄를 어찌하면 좋을지요?

묘안좀.. 조회수 : 1,498
작성일 : 2011-01-24 14:10:46
안녕하세요

전 33살 결혼 3년된 딩크예요.
사실 전에 여기에도 딩크 자체를 고민하는 글을 올리고 고견들 많이 들었었는데요
이제 그 고민은 그만 해도 될 것 같아요. 전 딩크가 맞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런데 다른 고민은 아무래도 양가 부모님들이세요.
여기저기 다른 딩크 분들 이야기도 듣고 해 보면 그냥 노력하는데 안 생긴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게 서로가 좋다고 하는데요
저희 부부도 상의 끝에 노력 중이라고 하고 있어요. 세대가 다르다보니 이해시키는 것이 무척 어렵고 또 서로가 괴로운 일일 것 같아서요.(부모님들이 그래 너희들끼리 잘 살아라, 라고 해 주실 분들이 아니시거든요)


근데 문젠..저희 친정이 제가 애를 원치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세요. 결혼 전과 결혼 초에 아이 낳기 싫단 이야기를 했었거든요(요즘은 아니지만) 그래서 제가 노력중이라고 해도 반만 믿으시는 것 같아요. 자꾸 그런 쪽으로 물어보시거든요.

아까 낮에도 엄마랑 통화하는데 애들 가르치는 일 하다 보니 힘들고 애들에게 질려서 낳기 싫으냐, 엄마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낳아야 아이 봐준다, 아빠는 시댁에서 친정이 신경도 안쓴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이시다, 한약 지어줄테니 먹자...등등등..

저는 노력 중이다, 그 동안 바쁘고 그래서 노력을 많이 못했다, 그리고 난 낳아도 엄마께 길러달라는 부담드리지 않을 거다, 그리고 아이는 둘이 낳는 건데 왜 친정에서 그렇게 시댁 눈치를 보느냐, 원래 한약을 진짜 싫어하는 거 엄마도 아시잖느냐 한약 진짜 먹기 싫다...등등..

그러다가 제가 그랬어요. 노력해서 생기면 낳을 것인데 안 생기면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 그래도 나는 불만없고 행복하다. 엄만 딸인 제 행복이 중요한 거 아니냐.

근데 엄마가 엄마도 이제 나이들고 그냥 길가다 애들만 봐도 이뻐서..니가 낳은 애 보고 싶다
하시는데...여기엔 할 말이 없네요............



진짜 어째야 한답니까. 그렇다고 효도하는 셈 치고 낳을까 생각이라도 해 보면 1분도 안돼 절대 안된다 싶어요.
어젠가 결혼도 출산도 뭣모를 때 하는 게 속편할 수 있다, 그런 글 본 거 같은데 전 딩크를 고민하다 보니 육아와 출산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진심으로 원치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거든요. (남편은 원래 이런 거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고 결혼하면 그냥 낳는 거 아닌가, 생각하던 사람인데 지금은 낳길 원치 않아요)


물론 답은,
부부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머리론 알면서도 그리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도
우리 나라 문화와 정서상, 또 제 마음속의 양심(?), 그 걸리는 부분에서 아무래도 양가 부모님껜 본의아닌 불효를 하게 되는데....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실망시켜드릴 수 있을까요...

묘안 없을까요..ㅠ_ㅠ
(참고로 저희 부부 둘다 자식 둘 중 맏이인데 둘째들이 아이 낳으면 좀 나으련지요..근데 결혼들을 아직 안해서리....ㅠ_ㅠ)

IP : 124.50.xxx.17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4 2:15 PM (1.225.xxx.88)

    둘째들이 애를 낳으면 더 볶습니다.

  • 2. .....
    '11.1.24 2:17 PM (125.130.xxx.156)

    근데... 애를 낳지않으면 '죄'인가요?
    본인 생각부터 바꾸세요. 그게 원글님 양심에 꺼리낄 정도면 애를 낳으시구요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 정서상 부모님한테는 좀 미안할 수 있지만요.
    그게 '죄'라 말씀하시는건 오버네요.

  • 3. ...
    '11.1.24 2:18 PM (123.109.xxx.203)

    죄송스런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게 죄라고 생각하진마세요.
    그저 그 분들 자손복이 많지 않으신거죠.
    그래도 아들,딸 결혼하는건 보셨쟎아요.
    사위도 보시고, 며느리도 보시고...요즘 그것도 안하는 자식들 많습니다.
    사위복,며느리복 까지 인가보다...하실겝니다.

  • 4. ~
    '11.1.24 2:18 PM (119.207.xxx.198)

    그런 상황이시면 언제든 터뜨려야 할 거 미리 말씀드리고 포기시키시는게 낫지않을까요.
    부모님 뜻에 꺾이실것도 아니고.. 부모님은 희망만 가지고 계속 원글님네 부부 볶잖아요.
    진심으로 원치 않으시면 그냥 당당해지셨으면.. 너무 제 3자 입장에서 말씀드린건지..

  • 5. 그게
    '11.1.24 2:26 PM (152.99.xxx.7)

    어렵죠...

    저희는 저희 집에는 제가 안되고.. 시댁에는 신랑이 안되는 걸로..
    말하는게 최선이다라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 6. 개 사드리셈
    '11.1.24 2:32 PM (220.127.xxx.237)

    부모님께 사랑스러운 강아지 안겨드리세요.
    손자손녀 보고도 우리 강아지~ 하시쟎아요.

    내가 못키우겠으면 안 낳는게 아이입니다.
    안 낳는다고 결정하셨으면, 안 낳는걸 기준으로 대응하셔야죠.

  • 7. 원글
    '11.1.24 2:32 PM (124.50.xxx.176)

    죄는 아니라고 말씀해주신 것에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네요. 다른 분들 의견도 감사합니다...시간이 좀 흐르면 낫지 않을까 하기도 해요..

  • 8. 그렇죠
    '11.1.24 2:38 PM (110.9.xxx.213)

    저희는 딩크 10년차인데
    어버이날에 전화드리는것이 제일 힘들어요..
    결혼초에는 시간이 가면 괜찮아 질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저희는 3년정도 됐을땐가 양가에 말씀을 드렸어요.. 원치 않으니 낳지 않겠다고)
    여전히.. 다른날은 그래도 괜찮은데 어버이날에는 죄송한 마음이 들고
    전화하거나 찾아뵙거나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단지 손자를 안겨드리지 못한것에는 죄인같은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중 조금 큰 부분이 시부모님때문이기도 했었는데도
    그래요. 그런데.. 어떤 상황이고 어떤 이유이던간에
    양가에 확실한 생각을 말씀드리는것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하는것보다는
    나은것같아요. 대신 미리 미리 납득하실만한 핑계거리를 생각해 가셔야해요.
    사실이 그렇든 아니든..지금처럼 잘 안생긴다거나 노력하는데 원인을 모르겠다거나
    그런 핑계는 안돼요.. 시부모님들은 시간이 갈수록 며느리탓이고 결국 며느리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편분과 원글님의 생각이 확고하다면 미리 의논해서
    단단히 준비하시고 찾아뵙고 말씀드리세요.

  • 9.
    '11.1.24 2:43 PM (114.203.xxx.104)

    죄는 아닌데요, 원글님은 덜 실망시키는 방법을 물으셨지만, 그런 방법이 딱히 있을까요?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요. 하나를 얻으셨으면 포기하는 부분도 있으셔야죠.
    부모님께 죄송한 행동을 하지만, 살면서 마음은 편히 살고 싶다...이거 욕심 아닐까요?

  • 10. .
    '11.1.24 2:50 PM (210.106.xxx.234)

    원글님 스스로도 애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시는게 더 중요해요.
    글속에 원글님도 애는 있어야 하지 않냐..라는 생각이 (아주조금은)남아 있는거 같은데 맞나요?
    그게 해소되지 않으면 답이 없는거 같습니다.

    자기가 가는 길이 정답이고 확실한 길이라 생각되면
    부모님께 죄스런 마음도 한결 줄어듭니다

  • 11. 국민학생
    '11.1.24 3:03 PM (218.144.xxx.104)

    저 아는 분은 유전될 가능성이 병이 있어서 아기를 안낳기로 하셨는데요. 남자쪽 집에는 남자가 불임이라고 하고, 여자쪽 집에는 여자가 불임이라고 했다합디다. 더이상 말이 안나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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