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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보내신 분들..어떻게 보내셨나요.

목이 매는 딸 조회수 : 1,405
작성일 : 2011-01-20 12:27:42
얼마전 아빠가 중환자실에 계신다는 글을 올렸던 딸입니다.
저는 아직 어리기만 한데...
이제 어린이집도 못 보내는 딸하나 키우고 있는 철없는 딸입니다.
결혼하고 지방으로 온 이후에는 아빠 얼굴 일년에 10번도 못 봤습니다.
늘 맛있는 것 해서 친구들 초대하면서 아빠 대접해드리는 것도 하지 못했어요.
연말에 오셨을때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시골에서 드셨던 전을 해달라고 하셔서...
투덜거리면서 했는데...아빠가 맛있다고 드셨는데...
그게 아빠와의 마지막 식사가 되었습니다.

아빠가 수술후 마비가 되셨는데...
지방에 있는 아이키우는 저로선 너무 감당이 안 되어 그런 처지에 있는 아빠를 조금 원망했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닌데...
아빠 얼른 재활해서 일어나시라고 모질게 말한건데...
아빠 중환자실 들어가신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엔 의사들이 치료하면 나을거라고 지켜보자 했는데...
오늘은 위독하신 상태,고 투석기까지 설치했습니다.
의식이 있어 눈을 뜨고 저를 보셨는데..
이젠 눈을 뜨지 않으시네요.
눈 보고 이야기 할 수 없냐고 의사선생님께 물었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의식이 있는 채 치료를 못한다고 합니다.

동생이라 얼마 못사시겠다, 라는 말은 하지 못했지만 서로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근데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뭘 준비해야 할지요.
제발 아빠 얼굴 한 번만 서로 보고 아빠 마지막 목소리라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뭘 바라시는지 그것만이라도요.
제 이야기라도 한마디 들었음 좋겠어요.

딸내미도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서 통곡하게 되는데 이건 또 어째야 하나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생각안한 건 아니지만 갑자기 아빠가 이렇게 되시니 뭘 어찌 해야 할지..
아빠를 미워하기만 한 제가 너무후회가 됩니다.
IP : 122.34.xxx.5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0 12:31 PM (121.181.xxx.66)

    힘내세요...
    전 대학생때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그땐 참... 실감이 안났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많이 생각이 납니당... 그땐 어렸고... 뭘 잘 몰랐구... 세상의 중심이
    저인지라... 슬플때 어떻게 슬퍼해야하는지... 아빠한테 어떤게 잘해드리는건지
    몰랐습니당... 제 경우는 사랑한다는 말 한번도 못해드렸는데...
    참... 후회되요... 힘내세요...

  • 2. 돌아가시면
    '11.1.20 12:36 PM (120.50.xxx.210)

    잘못한것만 생각납니다
    투석까지 하시면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시고
    마음 준비를 하셔야해요
    원글님도 아이가 있는 나이시면
    그나마 위안을 얻으세요
    조실부모하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까요

  • 3. 아..
    '11.1.20 12:42 PM (112.150.xxx.92)

    저도 비슷한 경우라 답글달아요.
    저희도 아빠가 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셨는데 하루하루 병색이 짙어질뿐 차도가 보이지 않던차에
    남편이 문병 가자는걸 제가 싫다고 했어요. 몇번 갔었는데 준중환자실이라 애들 못들어오고
    남편이랑 번갈아 문병을 하다보니 애는 엄마찾고 다른 환자들께 폐되고, 엄마도 정신없으니 오지말라고 하시고,, 네 사실 이런건 핑계고 제가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구요.
    죽음이 가까이온 사람의 얼굴,,아빠가 그랬거든요.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고..
    남편이 가자고 한 날 가봤으면 아빠 의식있으실때 한마디라도 나눠봤을텐데,
    그러고 얼마안있다 돌아가셨어요.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뭔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도 두아이의 엄마라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시간이 없더군요.
    빨리 일상으로 복귀해야하는게 절망스러웠지만 어쩌겠어요.
    아,,쓰다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못해드린것만 생각나고, 반대로 아빠가 저한테 잘해주셨던것만
    생각나서요.
    님,,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손이라도 잡아주세요.
    잘 이겨내시길바랍니다.

  • 4. 가장
    '11.1.20 12:43 PM (175.210.xxx.34)

    마지막까지 열려있는 곳이 귀라고 하더군요.
    아버지 목소리는 못들으실지 몰라도
    따님이 말씀하시면 들으실 수있을겁니다.
    뵐 때마다 다 해드리세요.
    아직 살아계시잖아요...

  • 5. 쌍용아줌마
    '11.1.20 12:44 PM (58.230.xxx.22)

    아빠가 큰 고통 중이시긴 해도 한가닥 의식은 있으실 거예요.

    귀에 대고 큰 소리로 아빠 사랑한다고 자꾸 외치세요. 하고 싶었던 말들도요.

    저는 꽃을 사랑하셨던 친정아버지와 어린시절 자주 불렀던 `꽃밭에서` 를

    귀에 대고 큰목청으로 불러드리면서 한없이 울었답니다.

    들으신다 생각하고 하고 싶었던 말들 다 하세요.

    듣고 계시다는 느낌이 올 거예요.

  • 6. 친정엄마
    '11.1.20 12:55 PM (118.37.xxx.179)

    친정엄마 소천하실때가 생각나서 너무 가슴이 미어지네요

    엄마 보내드릴때... 정말 가족하나하나 사랑한다 고맙다고 말씀많이 드렸네요

    손주 하나하나 까지도 손잡아드리고 안아드리고 ... 그리고 보내드렸어요

    정말 눈만 동그랗게 뜨시고 숨 헐떡거리는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 7. 아이린
    '11.1.20 1:39 PM (119.64.xxx.179)

    저도 친정아버지 돌아가신지 15년정도되어가는데 이제서야 서서히 받아들여지네요
    참 가족들을 힘들게하셨어요 ..
    제가 실직해잇을동안 점심밥을 차려드려도되는데 전혼자서먹고 아버지도 혼자서 김치에다 밥하나놓으시고 드시는모습이 당연한줄알고 그랬던것이 돌아가시고나니 얼마나후회가되던지요
    시아버진 저한테 모진말하시면서 그래도 시아버지라고 정성껏밥차릴때마다 돌아가신아버지생각나서 참 많이도 울던기억이납니다 결혼초에 너무 심했어요
    돌아가신아버지한테 지금이라도 따쓰한밥한끼대접해드리고싶어요 ..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려야잊혀져요 ....

  • 8. ...
    '11.1.20 1:59 PM (125.176.xxx.49)

    님 전 나이가 50이고 아직 부모님 생존해 계시지만 어저께
    친정 엄마 심장 수술하러 입원하시고 전 코스트코에 전복사러
    갔다가 22년 운전 경력 무사고였는데 기둥 받아버렸어요.
    귀신에 홀린 것 같다 그랬어요. 정신이 많이 혼미해지고
    내가 왜 이러지 했는데... 위로의 말 전합니다. 힘내세요.

  • 9. .....귀는
    '11.1.20 2:30 PM (115.23.xxx.17)

    마지막 순간까지 들린다고 하더군요. 힘드시겠지만 면화히실 때 하고 싶은 말 쌓아두지 마시고 이야기 하듯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만질 수 있으면 손이나 얼굴 등 많이 어루만지면서 사랑과 감사를 많이 표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죄송하거나 미안한 것 있으면 그것도 말씀드리면 다 듣고 이해하실 거예요.

  • 10. 흰눈
    '11.1.20 4:02 PM (121.145.xxx.19)

    우리 아빠도 의식은 없었지만 제가 말 할 때마다 꼭 듣는 느낌을 받았어요.
    얼마전 이한위씨가 나와서 그러더군요. 아버지 가실때 귀에다 대고 자식들 모두 각자의
    유언을 해드렸다고.... 정말 와닿는 말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빠귀에 더 많은 얘기를
    담아드릴걸 하고 후회가 돼요. 님도 아버지께 하고 싶은 말 해드리세요.
    마음 편하게 가시라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난 우리 아빠 염할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울 아빠 많이 좋아하셨을거예요. 아빠! 보고싶어요.

  • 11. 말하세요...
    '11.1.20 4:14 PM (1.225.xxx.229)

    슬프고 아프다고 잡지마시고
    아빠사랑해요...아빠고마워요...
    아빠딸이어서 행복했어요...라고 계속 귀에 말씀해주세요...
    아빠손 꼭 잡고...
    들으시더라구요...손잡고계시면 아빠가 듣고 계신다는거
    원글님도 느끼실수 있어요....

    제 나이 오십바라보면서 아버지를 보내드린지 5년이 되가는데도
    이글을쓰면서 또 눈물이 흐르네요...
    보고싶어요....

  • 12. ..
    '11.1.20 4:59 PM (110.14.xxx.164)

    사연이 많아 더 슬프시겠지만 그래도 부모님은 세월이 지나니 잊혀지나봐요
    시어머니가 2년반쯤 누워만 계시다가 가셨는데 한동안 힘들어하더니 자기 식구들 있고 워낙 연세도 있으시고 그동안 고생하시던거 끝나서 그런가 잊더군요
    더 편한 좋은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믿고요

  • 13. 울 아빠
    '11.1.20 6:09 PM (211.60.xxx.67)

    마지막 병문안 갔을 때 같이 사진 한장 못 찍은게 너무 후회돼요.
    멀리 계셔서 자주 가 보지도 못했거든요.
    쓸데없는 셀카는 잘도 찍으면서 아빠 보고선 어찌 그 생각을 못했는지...
    나중에 아빠 납골묘 사진만 잔뜩 찍어 오면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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