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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관계설정을 너무 잘 못한것같아요....

헛똑똑이 조회수 : 1,969
작성일 : 2011-01-19 22:45:04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수 있을지요?

우선 전 남편과 5살차이나는 결혼 23년되는 여자입니다.
전 어렸을적부터 아주 부유한 집안에서 부모 형제의 사랑을 (늦둥이 막내였어요) 아주 많이 받고
축복된 성장과정을 거쳐sky 대학을 졸업한 석사 출신 입니다. 지금은 전업이구요. (거부감을 갖으실지 몰라 두려워요. 이런 내용을 쓰는거는 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지 몰라서요;;) 그래서 악착스러운것도 모르고 성격도 그저 좋은것이 좋은거다 싶어 제가 생각해도 어떤 경우에도 먼저 양보하고 끝까지 자기주장 못하는 여인넵니다.

여기 82에서 다부지고 주장 확실한 주관있는분이 젤 부럽기도 하구요....
남편과 첫선으로 만나 눈에 콩깍지 씌워서 제가 남편을 더 좋아하는것이 보인다고 첨부터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핀잔을 주고 그럼 결혼생활이 힘들다고 당겼다 놨다 해야한다고 조언했지만 그게 전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거든요.

댓가를 바라지도 않았고 한없이 사랑하면 제가 한없는 사랑을 받을줄 알았던거죠.
그런데........... 남편은 절 너무 만만히 본다는 겁니다.
평소 술담배 하지않고 가정작이긴 하지만 너무 자기 아집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힘들어요.

항상 좋은 말만 해야지 아주 쪼~~~~금이라도 기분에 거슬리는 말을 했다 하면 삐져서 절 슬슬 기게 만들었어요.
아니 제가 너무 바보같아서 일방적으로 길들여졌다는 게 옳은 표현일 꺼예요.

자기 기분이 100프로 회복 되기까지는 은근히 사람을 힘들게해요. 입을 꼭 다물고 대화는 하되 맘이 없는 형식적인 말들... 그게 너무 오래간다는 거죠. 제가 온갖 아부하고 슬슬기며 달랠때까진 기분 안풀어요.
백프로 만족이 어디있냐? 한가지 흉허물 없는사람 없다더라.... 하고 스스로 위안하며 산지 어언 23년째네요.

그...러...나... 이제 제 맘이 풀리지 않는걸 어떡해야 할까요?
아이들 앞에서 농담삼아" 아빠 나쁘다 그지? " 한 말로 애들 앞에서 아빠 쫑 줬다고 절 스트레스를 며칠째 주길래
제가 반란을 일으키고 일주일째 각방쓰며 밥도 안차려주고 있는데 이런적 처음이라 심장이 콩콩거리다 마침내는
너무 힘들어 병원에 갔더니 부정맥 이라네요;;;

자랑이 아니라 저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애들한테만 매달려(여기 82 들어오시는분들 대부분이 살림밖에 모르시는 분이라 당연하겠지만;;) 둘 다 남들이 다 부러워 하는 대학 보냈네요.
이제는 모든게 다 허무해요. 애들도 집안 이런 분위기 싫다며 밖으로만 돌아요.

사실 결혼 초기에 싸우다 폭력도 행사했고 딱한번 그래서 시부모님 모셔놓고 일렀더니 그건 잡혔어요,
몇년전엔 바람도 피다 걸렸어요. 그래도 이 바보는 참고 살았어요.
이번엔 못참겠어요. 더이상은...

이 인간 고집이세서 제가 풀지 않으면 기본이 3달이예요. 그러던중에 바람도 났구요.
제가 너무 잘못 산것 같아서 이제와서 허무하니 어떡하면 좋을까요?

어떻게하면 제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버텨 버릇을 따끔히 고쳐줄수 있을까요?
남편이 절 너무 만만히 보는것 맞죠?

저 정신이 들도록 질책해 주시고 지혜를 나눠주세요.
친구나 자매들에겐 제 자존심상 못하겠어요. 애들 공부 잘하지, 바르지 , 여기보면 경제적으로 힘드신 분들
정말 많던데 경제적으로도 안정 되었어요. 그래서 행복한지 알거든요. 제가 진실되지 않은게 아니라 가족들의
기대에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 남편의 바람도 그래서 시댁, 친정 아무도 모르게 넘어갔어요.
저와 남편 단 둘이서만 해결하구요.

남편이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스트레스에 부정맥이 심해져요. 맥박이 한번씩 건너 뛸때마다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끝까지 버텨보려는데 이게 도움이 될지? 아 @ 저 어떻게 앞으로 대처해야 할까요?
IP : 222.102.xxx.18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1.1.19 11:25 PM (119.71.xxx.80)

    지금 남편이랑 냉전중인데 저희 남편두 마초맨에 꽁생원이라 지가 먼저 잘못한지도 몰라요

    이거 나두면 세달 가는군요 벗어논 양말도 보기 싫어요 지금 큰애 학원 픽업끝나면 각자방에

    들어가서 사실 좀비 처럼 살아요 주말이 오는데 밥은 어쩨야 하는지 주말이 싫으네요

    시댁도 가야하는데 꼴도 보기 싫어죽겠어요 저도 좀 알려주세요

    저도 고집이 좀 쎄고 남편도 아집이 쎈 경상도 마초맨이라 만만치않거든요 저희딸이 참코드안맞

    는 사람끼리 결혼했다고 하네요 저도 그게 참 의문이구요 그땐 왜그랬는지 참

    뭐 지금 처럼 좀비로 살아도 뭐 문제는없지만.. 얼굴보기도 싫으니 문제네요

  • 2. ..
    '11.1.20 12:07 AM (112.119.xxx.118)

    저도 고칠 수 있었으면 하지만 회의적이네요. 오래동안 네네하면서 살아서 정말 혼자 잘나고 혼자 멋진데, 저도 나이들어가니 이제 정말 싫어요. 남편은 자기가 늙어가면서 조그만한 일에도 섭섭하다고 저보고 더 양보하고 더 잘해줬으면 한다고 하더라구요. 헐, 그동안 날 잘 우려먹고는 마지막까지 나의 양보와 순종을 바라니... 본인 맘을 좀 다스릴 생각은 안하고...저도 원글님하고 꼭 같아요. 남보긴 너무 좋아요. 겉보기만 왕비에 사모님이고 실상은 구박떼기에 이런 무수리도 없네요. 맘고생이 심해요. 참, 원글님과 남편성토대회라도 하고 싶네요.

  • 3. 인생무상
    '11.1.20 12:09 AM (118.47.xxx.199)

    남성(남편)들은 나이가 들면 이래저래 위축된다고 하던데..
    꼭 그런것만도 아닌가 보군요.

    글쎄요, 저는 사십대 후반으로 한 여인의 남편입니다만..
    노안도 찾아오고 세월과 인생을 돌아보는 나이가 되다 보니..
    적어도 아내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좀 더 관대해 지는 것 같은데..

    간 큰 남자(남편)들 에게..
    세월을 느끼게 하므로써, 자신 또한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는(?) 건 어떨까요?
    긍정적 의미로서의 인생무상을 느끼게 되면, 가장 가까운 사람(가족-아내)에게 좀 살가워지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던데..

  • 4. ...
    '11.1.20 1:01 AM (115.86.xxx.17)

    아...23년..

    저는 3년인데 원글님이랑..아~주 비슷합니다.
    좌절..

    마지막 냉전 이후로
    사랑을 놓았습니다.
    (그때 오죽했으면 교통사고라도 나길 바란적이 있었지요.
    이혼녀보다 과부가 낫다는 식으로)
    지금은 또 아주 단란하게 살지만,
    저는 남편에게 연연해하는 마음을 버렸어요.
    남편에게 잘해주고..지금 단란한 생활에 만족하지만
    제가 정한 선 이상 넘지 않고,
    이결혼에서 내가 얻은것에 만족하려고 노력하고요.
    행복한 순간에 맘이 느슨해져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씁슬하지만,
    지금 나쁘지 않아요.

    내가 변하면 남편이야 어쩌든지 상관 없죠.
    내 마음에 우러나서 잘해주고,
    내키지않으면 그냥 때로는 각방써요.
    좋은 관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헤어지면 또 어쩔수없는 운명이겠거니 하기로 하니 아주 무서울것도 없구요.
    (그저,남편이 죽기를 바랐던 악한 마음이 사라진것에 안도합니다)

  • 5. 조언보다는
    '11.1.20 10:51 AM (219.254.xxx.170)

    그냥 글 읽고 난 뒤 느낌을 한번 적으로 볼께요
    원글님이 도움이 되실까 해서
    사랑받고 아무것도 부족할것없는 공주님같은 느낌을 받았네요
    아주 사랑스러운 소녀같은,,,
    한없이 자기를 귀여워만 해줄꺼 같던 남편도 어느날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려서 거기서 받은 충격도 심하구요
    사실 시작이 잘못된거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남편위주로 비위를 맞춰 주셨구요
    본인이 반란을 일으키는거에 본인이 겁먹고 부정맥까지 생긴걸 보면 마음이 여리고 착하신분 같아요
    일단 남편만 바라보는거 하지 마세요
    각방쓰면서 남편 눈치보고 남편 잡으려고 하는거 제가 보기엔 남편분이 원글님을 다 알아 챌꺼 같아요
    너무 허술 하세요
    그냥 쿨 하게 하세요
    문화센터 같은데 등록하고 친구와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고 혼자 만에 일을 다 많이 하고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세요
    애들이 집안 분위기 때문에 집에 오기 싫다고 하는데 아빠 성격보면 아이들도 많이 힘들꺼예요
    엄마 마저 힘들다고 애들한테 징징거리면 애들은 짜증이 납니다
    남편이 살짝 굽히고 들어오면 바로 반응해주세요
    그래야 다음번에 또 굽히고 굽히고 결국 동등해 질수 있습니다
    남편분 자존심땜에 (그 자존심 원글님이 다 만들어 놓은거네요) 숙이고 들어가기 엄청 힘들껀데 원글님 잘 보고 있다가 먼저 살짝 말 걸고 그러면 바로 반응해주세요
    그러면 남편은 이 사람은 결국 내가 말걸면 화풀린다 라는 생각을 심어주세요
    그러다 점점 남편이 원글님 화를 풀어 주는 단계로 발전합니다

  • 6. 저도감히
    '11.1.20 2:22 PM (218.153.xxx.181)

    저도 윗분하고 비슷하게 느꼈어요 너무 여리고 착해서 그러신거 같아요
    덤덤한듯 무심한듯 남편에게 당분간 대해보세요
    당신이 그래봤자 나 눈하나 깜짝 안한다는 심정으로..(성향상 힘들것 같긴하지만요)
    남편이 눈치보도록 만드셔야죠..
    저도 평소에는 웬만한건 다 받아주지만 진짜 아니면 말도 안하고 상대안해요
    남편도 사실 한 성깔(?)하는데 제가 그러면 눈치를 슬슬 보더라구요
    너무 맞추려하지마시고 정말 아니다 싶은면 세게 나가세요

  • 7. 조언
    '11.1.20 6:13 PM (112.150.xxx.121)

    윗 두 분과 같은 의견이에요. 여리고 착하고 기가 약해서 그런 거에요. 게다가 남편은 워낙 성질이 못된 사람을 만난 거구요.
    저는 신혼부터 한 7, 8년간은 그런 관계였던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약하지만 죽 그런 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제가 보기에 저희 남편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분노 조절이나 남녀관계에서 시행착오를 겪다가 또 저희가 그때 형편이 어렵다 보니 생활에 지쳐서 그런 면도 있기는 해요.
    그러다 결정적으로 관계를 다시 설정한 계기가 있었어요.

    큰 애가 5학년때 완전 사춘기로 아이에게 반항, 그걸 아이에게 화를 못내니 제가 엉뚱한 화를 내다 제가 반항하니 와서 뺨을 두 대 때린 거에요. 그 이전에 몇년에 한 번 꼴로 그렇게 순간을 참지 못하고 그런 식의 폭력이 몇 번은 있었어요. 물론 때마다 사과를 받기는 했고, 우발적 사고 비슷해서 넘어간 경우들이었구요.
    그런데 그때 아, 이혼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탁 들었어요.
    내가 20대때보다 그 당시 30후반이 되니 이혼도 대중화 되었고, 더 이상 친정부모 실망시키지 않겠다 라는 체면치레 생각도 필요없다 느껴지고...아, 물론 저는 직업이 있었기에 가능했구요.

    이혼하자 하고 재산 정리 했습니다. 겁 주는 것이 아니라 이혼을 택하는 것이 훨씬 낫다라는 결론에 슬프지도 않고 막 새희망이 솟는 것을 느낄 정도...
    며칠 뻣대던 남편의 사과로 없던 일이 되었지만, 그 이후 저희 부부는 그런 식의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관계를 완전히 청산 했습니다. 동등해진거에요.
    그 이후 6년이 흘렀네요. 남편과 저는 아주 바람직하고 사랑도 의리도 있는 좋은 부부관계를 맺고 삽니다.
    남편이 성질내더라도 밥 해주고 빨래 해주시되 정신을 분리 시켜 놓으세요.
    그 못된 기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너한테 휘둘려 인격이 고갈되느니 나 홀로 독야청청하겠다 라는 마음으로 떨어져서 보세요. 저 여자는 혼자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근성이 되는 여자라는 생각을 해야 남편이 만만히 보지 않습니다.
    힘든 생각이지요. 전업인데 어떻게...지금 기득권 다 놓고 지하셋방 살이 하면서 최저생계비로 산다 라는 각오로 마음을 다지셔야 해요. 그 대신 내게는 카드가 있지요. 아이들이 심정적으로 내 편이잖아요. 그 나이에 남편이 가정이 깨지면 그것은 남편에게 공포입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어 보세요. 그리고 남편에게 전전긍긍 하지 마시고 떨어지세요. 그러면 저쪽이 눈치봅니다. 남편이 굽히고 들어오게 하세요. 마음을 냉정하게 하셔야 가능해요.
    예전에는 저 위의 분처럼 남편이 사고사 하기를 바란 적도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정말 제가 결혼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둘이 눈치보는 관계니까요. 한 쪽만 눈치보는 관계가 아니라...
    잘 하실수 있을꺼에요. 더 늙기 전에 마음고생 털어버리는 계기를 마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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