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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아저씨께 너무 죄송해요.

코코아제가마셨어요 조회수 : 1,667
작성일 : 2011-01-18 23:10:43

10시 35분즈음 갑자기 집으로 전화가 왔어요.

거의 모든 전화를 핸폰으로 하고 딱 두분 시어머님과 우리 엄마만 집 전화로 통화하거든요.
두분이 이 시각에 전화할리는 절대로 없구요.

제가 예전에 음란전화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멍청하게 친척오빠인 줄 알고 미주알고주알 떠들다 막판에 벙~
진짜 그거 안당해보신 분 몰라요.
완전 소름끼치고 기분 더럽고. 그거 극복하느라 힘들었거든요.

신랑도 없고 애들은 자고 ...놀래서 너무 티나게 전화 받았아요.
네..네... 대답만 했지만 나 지금 아저씨 못믿겠어요.. 이런 투로.. ㅠ.ㅜ..
아저씨도 많이 조심스럽게 택배인데 물건 지금 가져다 드린다고 내일 가져다 줄까요 하시더라구요.

차라리 택배인데 많이 늦었다 하시면서 시원시원하게 하시면 덜 의심했을텐데.
좀 성격이 조심스러운 분이셨나봐요.

해서 오셔서 그냥 문 앞에 두시면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아파트 입구에서 화면상으로 보니 택배상자 들고 계시길래 얼른 코코아 한잔 탔어요.
추운데 한잔 드시고 가시라고 할라구요.

그런데 한잔 타서 문 열어 놓고 기다릴려고 나갔더니 벌써 물건 놓고 가시고
소리 들려 복도 창으로 봤더니 이미 내려가셔서 또 다른 집 전화하고 계시더라구요.
저층세대다 보니 그 계산을 못했어요. 바람같이 사라진 아저씨.. 휑~


정말 죄송했어요. 너무 티나게 아저씨 의심한 거...
명절 전이라 이렇게 늦으셨을껀데 물건 가져다 주면서 의심받는 거 참 언잖을거 잖아요.

사람 의심하는 거 참 그렇네요. 세상탓하기엔 제 바닥이 보인듯 싶어 입맛이 너무 씁쓸하네요.
IP : 58.148.xxx.6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11.1.18 11:15 PM (121.138.xxx.123)

    그렇다고덜컥 늦은시간에 문열어주거나..그럴 수 없잖아요. -.-
    사건 사고가 워낙 많아야지요. 택배 기사님도 그부분은 씁슬하나마 다 이해 하실거라 봐요.

    게다가..코코아 한잔에 기운도 나시겠지만, 워낙에 시간에 쫒기는 분들이다 보니 얼른 문앞에 두고 또 볼일 보시는게 더 나았을 수 도 있을거 같아요.

    넘 자책 마세요..
    원글님 같은 따듯한 마음 가진 분들이 점점 많아져야 될텐데요..

  • 2. 택배
    '11.1.18 11:16 PM (114.207.xxx.7)

    날도 추운데...택배 아저씨들 고생 참 많으시더군요.
    주문할 물건이 있으면 이번주내로 모두 해야겠어요.
    다음주는...명절 선물때문에 택배 대란이 일어날꺼예요.^^

    그 아저씨 따뜻한 코코아 마셨으면 좋았을텐데....^^

  • 3. 원글님
    '11.1.18 11:24 PM (180.66.xxx.4)

    코코아 뜨거우면 마시는데 오래걸려요. 아저씨도 빨리 가시고 싶으셨을 껄요.ㅎㅎㅎ
    택배아저씨도 뭐 아시겠지요. 세상 험하다는거..ㅋ

  • 4. 이렇게
    '11.1.18 11:26 PM (121.131.xxx.107)

    하면서 더 지혜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저한테도 해당되는 말이예요.
    저도 인간관계에서 님과 같은 경험 한 적 많거든요.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아름답게 사람들을 대하고파요.

  • 5. 저도
    '11.1.18 11:46 PM (125.129.xxx.102)

    비슷한 경험했어요 엊그제. 등기왔다길래 싸인해달라구 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어린거에요 마치 10대 중고생같은 느낌..게다가 살짝 불량스러운 듯한 목소리 톤이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집에 혼자있는데 혹시 강도 아닌가 싶어서.. 집배원아저씨가 저렇게 어릴리가 없는데..하는생각이 들어 그냥 문 안열고 나중에 다시 오라고 했는데 웃으면서 집배원 맞다고 해서 살짝 열었는데 정말 맞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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