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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둘째 이야기입니다.

통통곰 조회수 : 662
작성일 : 2011-01-13 18:32:13
제 둘째는 아주 귀여운, 아직 두 돌도 안된 아이입니다.
앞짱구 뒷짱구에 흰 피부, 오막조막 이목구비
아가임에도 길쭉길쭉 손가락, 또래보다 큰 키.
먹을 게 있으면 꼭 엄마 입에 넣어주고
놀아주고 안아달라고 엄마만 보면 팔을 쫙 벌리는 아이.
제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

그렇지만 제 둘째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천덕꾸러기였습니다.
함께 사는 친할머니는, 쓸데없는 계집애라 생각해서 그런지
낳아서부터 둘째에게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둘째만 마음껏 사랑하고 안아달라 도우미분을 불렀지만
아이 할머니는 아이 어릴 적, 그렇게 오신 도우미분께
아이는 유아 식탁의자에 앉아 울게 내버려 뒤도 되니 본인 살림 해달라 하셨습니다.
바보같은 애 엄마는 그것도 모르다, 아이 8개월에 도우미분이 그만 두면서 하신 말씀 듣고 알았습니다.
아이가 어째서 식탁의자라면 질색했는지
어째서 밤이면 서럽게 울었는지를요.

새로 오신 도우미분께서 아이에게 많은 사랑을 배푸셨습니다.
저도 시간 나는 대로, 안아주고 업어주고 놀아주었습니다.
지금의 둘째는 꺄르르 잘 웃는, 장난끼 많은 아이입니다.

저와 아이를 돌보는 이모님에게는요.

이모, 엄마, 언니라는 말을 하는 제 아이는
지금껏 아빠, 할머니란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큰 애만 예뻐하던 아이 아빠, 아이가 커가면서 마음을 바꾸고 아이에게 나름 잘 했습니다.
큰 손녀만 보던 시어머니, 둘째가 걷고 예쁜 짓 하는 때가 되니 아이에게 다정해지셨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빠를 보면 무덤덤하고, 아빠가 주는 물은 받아 마시지 않고
할머니가 부르면 고개를 돌리고, 안으면 울면서 저나 이모님께 손을 뻗습니다.

아이는 자신에게 관심없던 아빠를, 자기를 싫어하던 할머니를 지금도 기억하는 걸까요?

오늘은 웬일인지 아이가, 아빠가 주는 빵을 받아 먹었습니다.
아빠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아이가 아빠와 사이가 좋아지고 마음껏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IP : 112.223.xxx.5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1.1.13 6:34 PM (121.190.xxx.29)

    ㅜ.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꼭 아기와 아빠가 가깝고 살가운 사이가 되길 빌어요~

  • 2. 0323
    '11.1.13 7:27 PM (175.117.xxx.226)

    생각하니 맘 아프네요.. 딸 줄인 저는 둘 다 너무 예쁜데... 하여간 노인네들은.. 그 넘의 아들이 뭔지.

  • 3.
    '11.1.14 10:46 AM (211.108.xxx.77)

    더 커서 아빠가 목욕탕도 데려가고 아플때 병간호도 살뜰히
    하면 아빠랑만 다닙니다 ㅡㅡ;;
    제 남편은 더 심했어요.. 아빠의 의무만 지켰어요.. 짜증만 내고.
    병원은 데려다 주고 잠깐 와보고 기사 역활만 하고..
    4살때까지 아빠에게 안 가고 무조건 엄마 엄마..
    몇달전까지 제가 안방에 있음 제 옆에서 놀고 작은방에 가 있음
    또 따라와서 제 옆에서 놀고..
    지금도 아빠가 옆에 있든 없든 무조건 엄마.. 엄마 엄마
    아빠를 잘 안 부릅니다만..
    작년엔 제가 직장다니면서 간호도 같이 해야했고
    놀이동산도 보냈더니만 많이 친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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