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데리고 몇달전에 한 동남아국가로 2년 예정으로 온 기러기여요.
한국 살때는 아이도 저도 친구가 참 많았어요. 저는 성격이 사교적인 편이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는 편이라 항상 제 스케쥴엔 약속이..여행도 항상 아이친구 가족과 같이 다니고요. 제가 운이 좋아서 제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으셨는지 82에 올라오는 안좋은 경험 한 적 없습니다. 저희가 떠날때 제친구 아이친구들 통곡하면서 울었구요, 이런 저희 떠나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지요..하지만 여기서 또 새로운 친구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만들겠지..라는 기대를 했지요.
바삐 정착해서 아이 학교 보내고 나니 제가 8시간이란 자유시간이 나더군요. 아이 activity있는날은 10시간..이 긴시간 저는 혼자 있어요. 대화상대는 경비아저씨와 쇼핑몰 직원..눈을씻고 찾아봐도 주변에 한국인은커녕 외국인들도 애딸린 집 없구요. 제가 시내 중심가 근처의 작은 아파트를 잡아서 그런지 주변엔 싱글 또는 커플뿐이네요. 죽겠더군요. 하루종일 혼자 미친사람처럼 벽보고 중얼중얼..나중엔 우울하고 외롭고 향수병에..순대생각나서 눈물나고..
성당을 10년간 안갔었는데 외로워서 한인 성당에 갔어요. 그런데 10년간 냉담하다가 외로우니까 성당간것 너무 찔리고..주눅들고..분위기가 쌩~한것이 원래 아시는 분들끼리만 앉아서 식사하시고 우리모녀는 벽보고 식사하다가 보니 왠지 서글프고..어떤분은 여기서 잘 지내려면 줄 잘서라고 그러고..놀래서 그다음엔 모임에 안 나갔네요. 그냥 혼자 미사보는게 더 마음 편할것 같아요.
학교에 몇 안되는 한국인분들 만나봤는데 외국생활을 오래하셔서 그러신지 손해볼까봐 극도로 신경쓰고 정이 좀 없은 느낌 받았어요. 또 저는 별 생각없이 안녕하세요? 인사하면 홱 도망가시는 분도 있고...젊었을때 미국에서 몇년간 공부하고 일했었는데 그때 만난 교포분들 아주 마음이 넉넉하셨고 유학생들끼리는 서로 챙겨주느라 바빴던지라.이런 분위기 솔직히 좀 놀랐어요. 학교 밖에서 만난 두 엄마는 제게서 필요한 정보만 빼가고 연락없으시구요..그래서 느꼈지요..여기선 사람들에게서 즐거움을 찾으면 안되겠구나..
얼마전부터 요가 1년짜리 등록해서 매일 매일 가는데 너무 좋네요. 요가 가는길 20분동안 녹음이 우거진 길 걸으면 아이파드로 음악듣고 요가 하고 나면 몸도 상쾌하지만 머리도 개운해요. 요가 한 다음부터는 제 자신이 더 친절해지고 아이에게도 더 잘하게 되요. 머리가 잘 돌아가서 그런지 아이반찬거리도 잘 생각나고요. 요건 제가 앞으로 죽~할 예정이랍니다.
그리고 서점에서 요리책 사고 이것 저것 해보려구 해요. 가끔씩 재미있는 책도 사서 보구요. 미드랑 일드 요즘은 성스에 꽂혀서 야금야금 아끼면서 보구있어요. 이 나라에서 혼자서 재미있게 지낼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 해요. 걸으면서 새로운 식당이랑 가게 발견하는 재미도 크구요..
저는 혼자서라도 행복하지만 아이는 친구가 필요하잖아요. 제일 좋은건 같은콘도에 친구들과 수영장이나 집에서 왔다갔다 하며 노는건데 위에 쓴대로 아이있는집이 없으니 약속을 만들어야 하는데...외국 친구 엄마들이랑 연락해서 playdate 해야하는데 왜이리 귀찮고 겁이나는지요? 그래서 아이에게 친구들과 의논해서 그쪽 엄마 허락받아오면 내가 놀리겠다..했어요.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것도 할수 있는데 사람들이랑 얽히기가 싫네요. 외국 엄마들이고 한국엄마들이고 여기와서 몇번 사람때문에 놀랜적이 있어서 만남 자체가 겁이 나요.
1년 계약 끝나면 가족단위로 많이 사는 콘도로 이사가면 아이친구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될테니 저는 여기서 그냥 혼자놀면 안될까요? 혹시 일하시라는 리플 달릴까봐서..제비자가 동반자비자라 일하는건 금지라네요. 일하고 싶은데ㅠㅠ 혼자 2년간 놀다가 한국돌아가면 성격파탄자 반사회인이 되는건 아니겠죠? 어차피 한국 돌아가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 다시 만날건데 나이들어서 새로운 사람 만나는거 솔직히 좀 귀찮기도 하고 겁도 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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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나는게 겁이나요
혼자 조회수 : 729
작성일 : 2011-01-11 11:30:39
IP : 202.156.xxx.10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1.11 11:50 AM (112.186.xxx.248)교제 범위 넓히기 싫고, 익숙한 사람하고만 지내고 싶고.
나이들수록 그렇게 되더라고요.
외국 생활 중에는 특히 더 하는 것 같아요.
성당은 원래 딱딱한 분위기로 느껴지는 거 같아요.
차라리 처음에는 교우들 말고,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다가가는 건 어떠세요?
저는 그 마저도 못했지만...
저라면 혼자서 즐겁게 살 것 같아요.
아이는, 몇살 인지 모르겠지만 아이 세계에서 나름대로 친분을 쌓지 않을까요.
저도 외국생활 8년 마치고 지난 주에 들어왔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 손에 꼽을 정도지만, 좁고 깊게 사귀었어요.
친구는 숫자보다 깊이인 듯 해요.
힘내세요.2. 혼자
'11.1.11 4:02 PM (202.156.xxx.104)맞아요..지금 있는 사람들만으로도 넘치는데 굳이 인간관계 넓히는게 내키지 않아요. 단기로 있으니까 혼자 놀래요.ㅎ
좁고 깊게 사귄다..너무 매력적이네요.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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