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년전쯤 일이다.
무슨 일론가 서초동에 가서 차를 주차시켜 놓고 있었다. 주택가 골목에 시동을 켜놓은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앞에서 백발의 경비원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 양반은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 당장 시동을 끄란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바로 옆 건물 빌라에 검사님이 살고 있단다.
검사 아니라 검찰총장이 살고 있다 해도, 공유지인 도로에 주차를 시켜놓고 있는데 왜 시동을 끄라고 하느냐 했더니, 자기가 차문을 열고 키를 빼서 나에게 건넨다. 연세가 많은 분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고, 어이가 없어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 분은 검사 사모님이 임신을 해서 신경이 날카롭다며 이해를 하라며 나의 등을 토닥이곤 사라졌다. 이 사회에서 검사를 대하는 일반인의 태도가 이렇다.
정동기는 검사 재직시 15년간 9차례 이사를 다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사를 다닌 게 아니라 여기저기에 전출입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지역이 주로 부동산 투기붐이 불던 지역이라 투기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자, 전세기간이 만료되어 어쩔 수 없이 옮겨 다닌 거란다.
100% 거짓말이다. 9군데 건물 주인이 모두 판사출신도 아니고 검사가 전세를 사는데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 나가라고 할 사람은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건물주들은 별탈없이 조용히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을 것이다. 건데 잘 나가는 검사가 계약기간 때문에 2년에 한 번씩 9차례나 이사를 다녀야 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정동기는 2006년 대구고검장이 되면서 9억6천만원의 재산신고를 했다. 건데 이듬해 대검차장이 되면서 재산은 13억7천만원으로 불어났다. 1년새 4억이 불어난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면 도저히 벌 수 없는 금액이다. 게다가 그 이듬해인 2008년 대통령민정수석으로 부임할 때는 재산이 21억2천만원으로 불어났다. 또 1년새 8억이 불어난 것이다. 포럼에서 7억을 받아 3억원의 세금을 떼면 4억이 남는데, 별도로 또 4억원을 번 것이다. 이건 또 어떻게 벌었을까. 부동산 투기가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보낸 정동기의 감사원장 임명동의 요청사유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고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해왔고, 공직기강 분야의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매사에 공정하고 소신있는 자세로 어떤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
부동산 투기로 1년에 4~5억씩 버는 자를 어떻게 “도덕성이 높고 청렴성을 유지해왔다”고 평가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청와대는 정동기에 대한 모의청문회를 실시해 검증을 끝낸 상태인 데도 말이다.
“공정하고 소신있는 태도로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 아니, 그 반대로 해석해도 이의를 제기할 이가 드물 것이다. 정동기가 공정성과 소신 면에서 지은 죄가 적지 않아 간단히 제목만 뽑아보겠다.
- BBK사건 이명박 무혐의 처리
- 이명박 도곡동 땅 이명박과 무관 발표
- 노무현 대통령 비자금조성 의혹 수사 지휘
- 대우조선 사장연임 로비사건 연류 의혹
-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주도
- 미네르바 구속 기소 지휘
- 촛불집회 가담자 등 공안사건 기소 남발
- 민간인 대포폰 사찰 주도 의혹
- 동문 한양대 교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임명 인권 무력화 시도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이명박 정권 등장이후 국민의 분노를 산 대부분의 반민주적 사건에 정동기가 적극 개입되어 있다. 이런 자를 감사원장으로 임명한다고? 정동기는 감사원장에 임명되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고, 임명되지 말아야할 이유가 100가지는 되는 자다.
감사원장은 정말 청렴결백해야 한다. 공직사회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감사를 통해 비리척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청와대와 대통령에 대한 감시 견제까지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자리이다. 정동기 같은 자를 감사원장에 임명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헌법 유린행위로 보아도 틀림이 없다.
정동기는 기업을 운영하는 재벌도 아니고. 검사출신 공직자로서 현금을 무려 10억 가까이 예치해 놓고 있다. 이런 자를 청렴결백하다며 감사원장에 임명하려고 하는 자는 비슷한 부류의 인간이거나, 아니면 미친 인간이라 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정동기는 언감생심 감사원장은 커녕, 그 10억원의 현금을 자기 구제를 위해서 사용해야 할 날이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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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가 감사원장이 될 수 없는 100가지 이유
한토마 조회수 : 826
작성일 : 2011-01-10 10:31:20
IP : 119.67.xxx.7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한토마
'11.1.10 10:31 AM (119.67.xxx.71)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politics:001001&uid=306...
2. 완전
'11.1.10 11:00 AM (221.138.xxx.83)떡검 전형이네요.ㅠㅠ
3. 정동기
'11.1.10 11:18 AM (123.214.xxx.109)마누라는 완전히 강남 곗꾼인것 같더니 임신 중엔 또 그런 난리까지..ㅎㅎㅎ
4. 참..
'11.1.10 11:31 AM (218.236.xxx.88)이 정권 말해 뭐하겠어요..
5. 와!
'11.1.10 4:33 PM (182.209.xxx.82)정말 할 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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