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넋두리, 사람을 놓쳤습니다

coltrane 조회수 : 1,211
작성일 : 2011-01-09 12:49:52
안녕하세요. 서른 훨씬 넘어서 해외로 도피(?)한 남자입니다.ㅎㅎ
한국음식 생각나면 가끔 와서 글 보고 따라해보곤 하는데 친한친구들은 다 한국에 있고 답답한 맘에
글이라도 올려보고자 가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촛불집회를 인연으로 가끔 오게된 82쿡의 글들을 보면 여긴 따뜻하신 분들이 참 많으신것같아요


4개월 전 이곳에서 만난 한 여자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4개월 전 제가 있는곳으로 오게 된 것이죠. 제 친구의 친구구요.  첫눈에 서로 반했는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나고 보냈습니다, 서로 말을 하진 않아도, 남들이 보기에도 둘이는 사귀는 모습 이였어요. 그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제게 고백을 했는데, 제가 자신을 속이고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잘못된 만남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그 고통을 치유해줄 줄 알았던 저에의해 한번 더 고통을 받고 말았습니다.

전 참 나쁜사람이지요.

그 후 그녀는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지만 전 마음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근데 이런 저런 이유로 불과 열흘 전까지 같은 집에서 룸메이트로 지내게 되었고 12월 초순 경 제 마음을 보여줬습니다만 이미 그녀는 멀리 가 버렸더군요. 같은집에서 살면서 조금씩 다가가 편하게 마음을 보여주려했습니다만, 이미 늦어버린거였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1. 첫사랑 이후로 누구 그리 깊게 좋아하기 힘들고, 실증을 내고 오래 사귀지 못했다.
2. 본인이랑 만나면 서로 힘들어질거고 오래 가기 힘들거다.
3. 사귀다 헤어지면 서로 감내해야할 부분이 너무 크고, 많은 것을 잃을것이다.
4. 알고있는사람이 거의 공통된 상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오는 거 싫고 복잡한거 싫다
  - 그녀는 저희가 속한 그룹의 다른 친구가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열등의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언니한테 잘 하고 그 언니랑 잘 어울린다 말합니다. 또 그룹의 모든 사람이 제가 그녀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알고있는데, 사귀게 되면 '거봐 아니라고 우기더니 결국 그렇게 되잖아' 이런말을 듣는것도 싫다고 합니다.
5. 오빠 정말 좋은사람이고, 오래 보고싶은 사람인데 사귀게 되면 그것조차 잃어버릴꺼다
5.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식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1월 1일부로 제가 다른곳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저도 1주일동안 마음정리를 했죠. 그 감정이 단순한 짧은 감정인지 정말 좋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구요. 정이 들었는지, 그녀는 제가 살고 있는 집으로 매일 놀러오게 되고,  타인들이 보기에 여전히 사귀는듯한 행동과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즉 고백 이후에 별로 변한게 없었어요.

오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한번 물어봤고, 대답은 같았습니다.

전, 이제 시간이 필요한것같습니다. 흘려버리는 시간이요. 그녀 집에 가면 집안의 거의 모든 구석에 제 손길이 묻어있지요. 그냥 해주고싶어서 그랬고, 그 순간이 좋았고, 순간순간 흘러가며 했던 말들 새겨들어 소소하게 챙겨주기도 하였습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소중한데, 그런 표현조차 조심스럽기때문에 받는것도 부담스럽다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그녀와 처음 만났던 날의 사진과, 제가 찍은, 제가 가장 좋아하던 그녀 사진을 전해주었죠

제가 가장 하고싶었던 그때의 안일했던 행동과 미안한 마음과 제금의 제 마음은 다 전했고, 지금 할 수 있는것은 없는것같아서. 저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은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뭐 항상 사람이 가면 사람이 오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거라는거는 불변의 진리이지만, 사람 마음또한 하루아침에  정리되지는 않는것같습니다.

항상 그랬듯 그녀는 제게 또 연락하여 도움을 청하고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거절하려 합니다. 저를 위해서도, 어쩌면 그녀를 위해서도 그게 좋을것같네요. 남아있는 감정들 조차 깨어버리긴 싫거든요.


타이밍에 지배되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돌리긴 힘드네요
. 시원한맘도 들고 섭섭하기도 하고 허하기도 하네요.

그 흔하디 흔한 사람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IP : 174.0.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연이
    '11.1.9 1:02 PM (119.67.xxx.77)

    아닌가 봅니다.

    이 또한 흘러 가리니~

  • 2.
    '11.1.9 1:32 PM (175.115.xxx.226)

    만사가 다 그렇겠지만,특히 사랑은 타이밍인데, 그게 어긋났어요.
    여자분은 어럅게 고백한후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듯 해 보입니다.
    하지만 글로봐서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님을 좋아하는듯 해보여요,
    님이 잡고싶다면 충분히 고백하고 그 여자분을 잡아서, 자존심 회복을 시킨후에,
    서서히 다가가 보심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3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3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3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